추즌 이상의종말 사건

 

1. 소개
2. 배경
3. 전개
4. 여파
5. 결론


1. 소개


유명 MMORPG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 시절 한국서버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중 하나.
당시 한국 와우의 레이드를 이끌었고, 준 세계급 공격대였던 추즌(The Chosen)을 공중분해시켜 버린 대사건이다. 아이템 분배 문제로 공대가 분해되는 일은 간혹 있었지만, 추즌은 '''와우 최초의 공격대 우두머리를 세계 최초로 킬한 공대'''라는 점에서[1] 다른 분쟁과는 궤가 달랐다.

2. 배경


'이상의 종말 사건'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 사건이 오리지널 말기 낙스라마스의 골렘 지구의 두 번째 우두머리 '그라불루스'가 주던 주문력 둔기 '이상의 종말(The End of Dreams)'에서 비롯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당시 이상의 종말의 옵션은 다음과 같다.
'''이상의 종말'''
영웅
획득 시 귀속
고유 아이템
주장비  둔기
공격력 45-121  속도 1.90
체력 +13
지능 +13
착용 효과: 모든 주문 및 효과에 의한 피해와 치유량이 최대 95만큼 증가합니다.
착용 효과: 표범, 광포한 곰, 곰 변신 상태일 때 전투력이 305만큼 증가합니다.
착용 효과: 매 5초마다 5의 마나가 회복됩니다.
아이템 정보
게임 컨텐츠가 늘어나고 파워 인플레도 꾸준히 진행된 2020년 시점에서 이상의 종말은 약한 아이템으로 보일지 몰라도, 당시에는 안드로메다 너머에서 날아온 아이템으로 불리며 캐스터용 최고급 무기 중 하나로 통했다. '모든 주문 및 효과...'는 이후에 '주문력'으로 바뀌었다 지능으로 통합되어 사라진 주문 강화 능력인데, 여기 붙은 95란 증가량은 한손무기 중에서 최강[2]이었다. 그리고 변신 전투력 305는 시궁창스럽던 오리지널 시절의 드루이드를 힐노예 인생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는 끝내주는 옵션이었다.[3] 낙스라마스 한손무기/보조장비 하나의 능력치 합이 40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 전투력 300은 힘 혹은 민첩 150에 상당하는 값이다. 더군다나 이 시기는 드루이드의 야성 특성이 대폭 개선되고 네임드 유저였던 무쏘(덤프)의 뒤를 이어 클로라는 유저로 야드가 재조명받은 시기이기도 해서, 필드 녹용이 드랍하는 야수의 분노 망치와 더불어 드루이드 유저들이 눈에 불을 켜고 먹으려는 아이템이기도 했다.
일단 드루이드 전용 옵션이 붙었기 때문에 와우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상의 종말은 '''일단은''' 드루이드의 것이라는 불문율이 있었다. 그런데 이 변신 전투력을 제하면 이 장비는 도검을 못 쓰는 캐스터 딜러, 즉 암흑 사제, 정기 주술사 에게도 졸업 무기였다는 점이다.[4] 뿐만 아니라 도검을 쓸 수 있더라도 이 무기보다 좋은 캐스터용 무기는 별로 없었다. 때문에 둔기를 들 수 있으면서 주문을 쓰는 직업은 전부 이상의 종말을 노렸고, 아쉬칸디진로크만큼 분쟁을 야기하는 아이템이었다.

3. 전개


추즌이 그라불루스를 잡자, 이상의 종말이 나왔다. 당연히 추즌의 드루이드들은 앞다투어 포인트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한 주술사가 더 높은 포인트를 부르고 이상의 종말을 획득했다. 당황한 드루이드들은 주술사에게 이상의 종말은 드루이드의 것이라며 설득하려고 했지만, 주술사는 억울하면 드루이드들도 포인트를 내고 먹으라며 무시했다.[5]
결국 화가 난 드루이드들은 레이드에 불참하겠다며 단체로 파업을 선언한 후, 전원이 게임을 접었다. 당시의 낙스라마스는 아이템이나 공략 상태가 수준급인 유저들이 40명이나 필요한 최고 난이도 레이드 던전이었기에, 힐 하나 버프 하나로도 난이도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였다. 2군 멤버들은 여러 모로 1군 멤버들에 비해 딸려서 데려갈 수도 없었다. 추즌의 공대장은 드루이드들을 회유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추즌 공대는 그대로 망해 버렸다.

4. 여파


이 사건 이후 거의 모든 와우 팬사이트에서 주술사가 잘못했다, 드루들이 잘못했다, 이상의 종말은 다른 클래스도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등의 화두를 놓고 수많은 논쟁이 일어났다.
참으로 허망한 것은 얼마 후 등장한 확장팩 불타는 성전에서 블리자드가 큰 폭으로 템렙 인플레이션을 일으켰고 이상의 종말 따위는 씹어먹을 아이템들을 '''고작 렙업 퀘스트 보상'''으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확팩이 등장하고 나서 이 사건은 별 화두가 되지도 못했고 이상의 종말도 금세 잊혀졌다. 곧 쓸모 없어질 아이템 하나 때문에 오랫동안 함께한 공격대가 와해된 모습은 당사자들에게나 지켜보던 사람들에게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추즌 공대원들에게는 함께 꾼 좋은 꿈들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하필 아이템의 이름이 End of Dreams 라는 것도 소름끼치는 부분.
많은 시간이 흘러 2019년 여름에 와우 클래식이 나온 이후, 와우 인벤에서는 와우 바닐라 시절의 이슈에 대해서 설문조사 이벤트의 7번 항목으로 등장하여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드루 우선이다 - 타직업도 동등입찰해야 한다 는 의견이 거진 반반이다. 앞서 질문들에서는 특정 직업의 옵션/재질 특성을 배려해 주다가 이상의 종말에 오자마자 반반으로 맞서는 것이 웃픈 포인트.[6]

5. 결론


클래식 출시 당시엔 이미 오리지널에 대한 분석이 많이 진행된 상황이었고 각자의 역할에 가장 최적화된 BIS(best in slot) 아이템 목록이 정립되었는데, '''이상의 종말은 조드, 야드(탱/딜 둘다), 보기, 암사, 정술의 BIS'''라는 결론이 나왔다.[7] 그리고 이상의 종말은 분명 회드에게 좋은 아이템이긴 할테지만 순수히 힐의 역할로만 봤을 때는 이상의 종말보다 더 나은 아이템들이 여럿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클래식 와우헤드 기준으로 회드의 BIS는 뒤틀린 황천 망치 등의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상의 종말은 회드 BIS 선택지에 없다. 더욱 재밌는 것은, 조드나 야드에게도 엄밀히 말해 '''이상의 종말이 BIS는 아니'''라는 것이다. BIS 목록을 보면 조드에게는 이상의 종말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충분히 있고 딜야드에게도 안퀴라즈 사원에서 구할 수 있는 축복받은 퀴라지 전투망치가 이상의 종말에 버금갈 정도로 좋은 무기라 크게 아쉬울 게 없다. 딜야드는 오리지널 당시 징기/고술 다음으로 형편없는 스킬세팅 탓에 야수 전투력 305(이상의 종말) 와 280(퀴라지 전투망치)의 차이는 거의 없는것과 같았다. 게다가 탱야드는 방어력 때문에라도 이상의 종말보단 퀴라지 전투망치를 더 선호하게 된다. 즉, PVE를 기준으로 본다면 통념과는 달리 이상의 종말은 드루이드보다는 다른 직업에게 더 쓸만하다!

물론 뒤틀린 황천 망치는 켈투자드 드랍이고 이상의 종말은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그라불루스 드랍이며 분명히 이상의 종말의 모든 옵션을 다 써먹을 수 있는 직업이 드루이드임엔 이견이 없다. 특히 PVP에서라면 이상의 종말은 드루이드에게 있어 최고의 범용성을 가진 한손 무기이다. 물론 방어력 상승이라는 매력적인 스탯의 퀴라지 전투망치를 버릴 이유는 없고 상황에 따라 바꿔 착용하게 될 것이지만 어찌 됐든 전장에서는 하이브리드로써의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지능과 마나 회복, 근접 공격력 상승을 모두 노리고 싶어하는 유저에게 이상의 종말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유용한 무기이다. 따라서 드루이드가 이상의 종말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은 필연적이긴 하다.[8]
문제는 BIS 목록이 증명하듯이 이상의 종말은 분명히 여러 직업에 골고루 유용하다는 것이다. 와우 클래식은 기사든 전사든 BIS템이라면 천이나 가죽을 집는게 아무렇지 않은 분위기이다. 당장 드루이드만 해도 BIS를 이유로 오리지널 때보다 더 다양한 아이템을 당당하게 입찰할 수 있다. 이상의 종말만 예외로 쳐달라는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포인트 공대보단 골드 경매가 더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착용만 가능하다면 직업에 상관없이 골드 많은 사람이 먹는데 아무도 문제삼지 않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정술의 입장에서는 눈치를 보면서까지 이상의 종말을 노려 볼만한 충분한 당위성이 있다. 이상의 종말조차 압도하는 캐스터 최강의 무기는 아티쉬지만 정술은 지팡이 착용 클래스중에서 유일하게 아티쉬 착용이 불가능하다. 이는 라이벌인 성기사가 지팡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짝을 맞춘 것이다. 이상의 종말보다 좋은 캐스터 한손 무기가 있긴 하다. 멕스나 드랍 망령의 검인데 이게 도검이라 주술사는 또 착용을 못 한다! 아티쉬도 못껴, 망령의 검도 못끼면 남는 무기라곤 이상의 종말 아니면 네파리안 드랍의 로크아미르 뿐이므로 스펙업을 하지 마라=정술 하지 마라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북미 서버의 경우 클래식에선 (누군가가 특정 아이템을 찜해두지 않는 이상) 주 스펙과 보조 스펙으로 아이템 배분을 따진다.[9] 따라서 만약 저 상황이 클래식 시점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면 정술인 해당 유저가 이상의 종말을 '주 스펙'을 근거로 원하는 것에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드루이드들은 조드나 야드라면 몰라도 회드라면 딜러가 아니기 때문에 '보조 스펙'으로 간주되어 오히려 '''우선권이 정술보다 떨어졌을 것이다.'''[10] 다만 저 정술 유저도 '주 스펙'에 해당하는 다른 유저들과 주사위로 경쟁을 했어야 할 것이고 쉽게 그냥 가져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엄격한 포인트제로 운영되는 공대라면 해당 정술은 당당하게 이상의 종말을 더 높은 포인트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며 당시처럼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1] 한국 내에서만 이렇게 인정하는 것일 뿐, 외국쪽에선 츄즌의 오닉시아 WFK을 인정안해주는 경향 100%라고 보면 된다. 자세한 사향은 오닉시아의 둥지 참고.[2] 95를 가진 다른 장비가 하나 더 있는데, 맥스나가 주는 한손 도검인 '망령의 검'이다. 그쪽은 변신 전투력 대신 주문 적중과 극대화가 붙어 흑마법사와 마법사가 주로 노리는 아이템이었다.[3] 이보다 높은 야수 전투력옵은 420을 제공하는 양손지팡이 '''아티쉬'''라는 점에서 목을 멜 수밖에 없었다. 아티쉬는 드루이드만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도 아닌데 하물며 '''전설''' 아이템이니까.[4] 물론 주문력이나 변신 주문력이 동일하게 달린 아티쉬가 있긴 하지만, 한번 뜨면 끝인 이상의 종말과는 달리 이건 조각도 모으고 연퀘도 진행해야 하며 결정적으로 경쟁 직업이 주술사를 제외한 캐스터 딜러 전원이라는게 문제.[5] 이 글에는 해당 주술사의 입장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개인 스펙을 올리기 위해 다른 레이드 던전을 가고 싶었지만, 추즌은 낙스라마스 공략만 노리고 다른 던전은 돌지 않았다. 2진은 따로 하위 던전을 돌면 되지 않나라고 할 수 있으나 그마저도 2진은 1진이 트라이할 때 다른 공대 용병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1진을 위해 외부버프나 혈장 버프 준비 등 서포팅을 하는 구조였다. 공대의 사정과 더불어 대접받는 1진과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는 2진으로 나뉜 서열 시스템은 평균적인 스펙을 올릴 기회를 주지 않았고, 그렇다고 다른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억눌린 불만, 욕구와 더불어 포인트는 한없이 쌓여만 가는데, 마침 원래 노리던 아이템의 상위호환에 가까운 이상의 종말이 나와 버린 것이다. 결론은 레이드 포인트제의 단점이 곪다못해 터진 것.[6]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게 이상의 종말은 옵션/재질에서 야드와 캐스터 모두에게 BIS템이다. 옵션만 봐도 드루이드 관련만 제외하면 완전 캐스터용이고 1차 스탯도 지능이 붙어 있다. 그만큼 좋은 아이템이었다는 것이다.[7] 이상의 종말을 포인트로 가져간 주술사는 정술로 알려졌다.[8] 오리지널 당시 드루이드 유저들은 아이템 입찰에 눈치를 많이 봤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피해 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BIS 개념도 없었기 때문에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클래스 특화 내지는 전용 아이템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상의 종말은 드루이드 전용은 아니지만 그래도 드루이드 전용 옵션이 통크게 붙어 있었으니 이상의 종말은 그냥 드루이드를 주자는 불문율이 있었을 것이다.[9] 막공은 거진 다 저렇고 길드 공대는 포인트제와 엇비슷한 시스템을 겸하기도 한다. 서버에 따라 골드 경매가 주가 되기도 한다.[10] 일반적으로 와우 오리지널에선 주문 공격력과 치유량 증가로 구분되어 있다. 주문력이 치유량도 증가시키되 치유량은 오직 치유만 가능한 관계로, 치유량이 주문력보다 동 템렙 기준 2배에 육박하기도 한다. 힐러 역할을 극대화 해야 할 회드가 켈투자드 드랍 뒤틀린 황천 망치(치유량 238) 말고 주문력95(치유량95)를 얻겠다고 하면 당연히 뭐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종말이 회드 BIS 목록에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