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소포자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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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톡소포자충' 또는 '톡소플라즈마 곤디'는 정단복합체충류로 고양이를 종숙주로 하는 기생충이다. 인간은 중간숙주다.
2. 생활사
고양이의 대변에 알이 섞여서 나온다. 이를 섭취한 동물의 체내에서 부화하며 이 동물을 다시 고양이가 먹으면 고양이 체내에서 성충으로 성장해 사이클이 완성된다. 주요 중간 숙주는 쥐, 토끼, 돼지 등이지만 대다수의 동물이 중간숙주가 될 수 있다. 톡소포자충의 생활사는 감염된 고양이의 변에 섞여 나온 난모세포(oocyte)가 중간 숙주(intermediate host)에 감염 후 빠른분열소체(tachyzoite)로 된 뒤, 중추신경계나 근육세포 등에 정착한 뒤 느린분열소체(bradyzoite)로 변하고, 이 중간숙주가 종숙주인 고양이에게 먹혀 포자생성 난모세포(sporulated oocysts)로 변하면서 증식하게 된다. 중간숙주 감염 시에는 포자생성 난모세포(sporulated oocysts) 과정을 거치지 못해 외부로 번식을 못하기 때문에, 고양이가 없으면 번식 못하는 종의존적인 원충이다.
체내에서 알이 부화하면 감염병을 일으키는데 이를 숙주가 이겨내면 톡소포자충과 숙주의 면역간의 싸움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톡소포자충 유충은 자가보호를 위해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에 숨는다. 이런 경우 보통 감염 증상은 없어지거나 매우 경미해진다. 톡소포자충낭이 자리를 잡는 곳은 주로 뇌이며 이외에 눈, 근육, 간 등에도 자리를 잡는다.
3. 인간의 감염과 증상
톡소포자충은 고양이, 개, 닭, 소, 돼지, 말 등 대부분의 온혈동물 가축을 감염시킬 수 있고 인간은 주로 이런 가축의 생고기를 생식함므로서 유충을 섭취함으로서 감염된다. 고양이의 대변으로 알이 나와서 그것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 고양이가 알을 배설하는 기간도 매우 짧기도 하며,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는 톡소포자충에 노출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인간은 주로 유충을 포함한 날고기를 섭취해서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 돼지고기 육회를 통한 감염이 잦고, 국내 감염은 대부분 야생동물의 육회나 생피를 통한 감염이었다. 근데 한국은 현재까지 톡소포자충이 발견된 적이 별로 없기에 감염률이 매우 낮으나 영국, 프랑스, 미국, 호주등 선진국이 감염률이 높다. 또 일반적으로 사냥을 하는 야생 길고양이의 감염율이 높고 사료를 먹는 집고양이는 감염율이 낮다.
대부분의 인간은 감염되어도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만다. 전세계적으로 30~50%, 특히 프랑스에서 84%의 감염율을 보이고, 한국의 경우 항체 검사 결과 국민의 약 5%가 톡소포자충에 감염됐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의 경우 11%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람들의 이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단 SBS에 따르면 한국민의 25% 정도가 톡소포자충 보균자라고 한다. 링크) 산모에서 톡소포자충의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다양하며, 애묘문화가 발달한 유럽 국가들의 유병률은 38%에서 71%까지 치솟는다.[1] 한국의 경우, 2011년 대전지역 산모 78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과거감염율 2.3%(IgG 양성)이며 급성 감염은 0.1%(IgM 양성)였다.[2] 또 다른 연구에서 2005년 시행한 한국 전체 산모 572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감염율은 0.88% 였으며, 급성감염은 5725명 중 단 한 명이며 다행히 선천성 톡소포자증은 일으키지 않았다.[3] 2010년 서울지역에서 시행한 고양이 역학 조사에서 길고양이의 감염율은 38.9% 였으나, 집고양이는 한 마리도 감염된 개체가 없었다.[4]
다만 암환자 등 면역이 저하된 경우 감염은 치명적일 수 있으며, 톡소포자충낭이 눈에 자리잡아 염증이나 통증, 시력 저하나 실명을 일으키기도 한다. 임신 전에 감염된 여성은 보통 태아에게 그것을 전파시키지 않으나 톡소포자충 항체가 없는 여성이 임신한 상태에서 이에 감염된다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수직감염이 일어나 선천성 톡소포자충증을 발병시킬 수 있다. 톡소포자충은 선천감염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므로, 산전(産前)진찰이 꼭 필요하다. 이 경우 실명, 뇌염, 간질, 정신지체, 발육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도 특히 한국에서는 극히 드문 경우에 속한다.
톡소포자충으로 인해 정신질환 특히나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이 발병할 확률이 2배 이상 높다고 한다.[5][6]
또한 에이즈에 걸리거나 각종 면역 치료, 항암 치료나 스테로이드제 투여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뇌염이나 폐렴 등의 심각한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은 아니지만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쥐가 치매 진행이 느렸다는 한 연구 결과가 있었다. 아밀로이드가 쌓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한건의 연구와는 달리,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확률을 높일 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링크
2019년도에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논문과 최신 연구결과에 따르면, 톡소포자충으로 인한 조현병 등 정신병 발병 위험은 존재하지만, 톡소포자충 단독으로 병을 일으키지는 않으며, 다른 체내 유전적 변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신질환을 유병 시키는 것으로 학계에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연구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병 위험을 '작지만 주목할 만하게' 증가시키는 환경요인"'''이라는 것이다. 2019년 2월에 연구자에 의해 작성된 BRIC 등재 동향 기사 해당기사에 연구동향을 알아볼 수 있는 논문자료가 많이 링크되어있으니 학문적으로 더 궁금하고 연구성과를 알고 싶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4. 숙주 조종
톡소포자충이 학계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인간 감염을 일으켜서기도 하지만 숙주를 조종하는 독특한 기생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감염된 쥐는 고양이 오줌냄새 대한 혐오감이나 고양이에 대한 선천적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조심성이 떨어지고 더 활발하게 활동하게 해서 결과적으로 고양이에게 포식당할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즉 숙주인 쥐가 고양이에 잡아먹히게 해서 톡소포자충이 쉽게 번식할 수 있게 쥐의 뇌를 조종한다고 한다.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쥐는 행동 양상이 변한다. 쥐는 고양이의 소변 냄새만 맡아도 도망갈 정도로 고양이에 대한 공포감이 매우 강한데 톡소포자충은 쥐의 소뇌편도에 자리잡아 다른 감정은 그대로 두면서 고양이에 대한 공포를 누그러뜨려 고양이 소변이 뿌려진 방에 더 자주 들락날락 한다는 등, 쥐가 고양이에게 먹힐 확률이 더 높아지도록 행동이 변하게 된다.
쥐나 고양이 뿐 아니라 영장류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으나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 대한 연구는 아직 불확실하다.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노처녀나 중년여성들의 히스테리등 행동이상이 이와 관련있다는 세간의 속설이 있으나 과학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톡소포자충이 더 독특한 것은 인간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계속 보고되기 때문이다.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은 많지만 인간까지 영향을 끼치고 일부 조종이 가능하다는 점이 많은 반향을 낳았다.
플레그르라는 체코의 학자는, 정신을 차려보니 도로 한가운데에 서있었거나, 총격전이 일어나도 태연했다거나, 공산당의 명령에 불복해 감옥에 갈 뻔한 자신의 이상 행동이 톡소포자충의 조종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결과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사람은 교통사고 발생률이나 자살률이 유의미하게 높으며 친구도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연히 처음에는 주류 학계에서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지만 체계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자 당연히 이를 검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시행되었으며 플레그르의 주장 뿐만 아니라 톡소포자충이 조현병의 위험인자라거나, 톡소포자충 감염자는 고양이 냄새를 더 좋아한다는 연구까지 발표되었다. 또 감염자는 번지 점프 같은 위험하고 모험적 활동을 더 선호한다거나 주변을 살피는 주의력이나 조심성이 떨어져 교통사고나 폭력 피해 같은 위험에 더 잘 노출된다는 연구도 있다. 한마디로 겁대가리 없어진다는 것.
물론 이런 겁이 없어지지고 용감해지는 "위험을 피하지 않는" 행동이 감염자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고 안정된 직업보다는 보다 독립적인 창업을 한다든지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든지 사회적 사업적 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경향이 높은 등 사회적 이익을 보는 경우도 많아 꼭 나쁜 증상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겁이 많은 것이 이익과 손해가 다 있듯이 위험을 피하지 않는 경향도 이익과 손해가 공존하므로 일반적으로 이런 영향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5. 진단과 치료
톡소포자충은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를 종숙주로 삼기 때문에 대변검사로는 검출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톡소포자충은 혈액 항체 검사로 감염 여부를 진단한다. Toxoplasma specific IgG와 Toxoplasma specific IgM 항체를 측정하여 감염의 존재 여부와 함께 감염이 급성 감염인지 혹은 과거 감염인지를 구분한다.
치료에는 약물을 쓰는데, 아직 톡소포자충 감염에 특효인 약은 없다. 피리메타민, 스피라마이신, 클린다마이신 등을 투약한다. 단, 피리메타민의 경우 임산부, 신생아를 대상으로 처방해서는 안 되며 식용동물을 대상으로 한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1] Jeannel D, Niel G, Costagliola D, Danis M, Traore BM, Gentilini M. Epidemiology of toxoplasmosis among pregnant women in the Paris area. Int J Epidemiol 1988;17:595-602.[2] Ko YH, Lee M, Shin SY, Koo SH, Song JH, Lim J, Kwon KC. Seroprevalence of Toxoplasmosis in Pregnant Women in Daejeon, Korea. Lab Med Online. 2011 Oct;1(4):190-194.[3] Song KJ, Shin JC, Shin HJ, Nam HW. Seroprevalence of toxoplasmosis in Korean pregnant women. Korean J Parasitol. 2005 Jun;43(2):69-71.[4] Lee SE, Kim JY, Kim YA, Cho SH, Ahn HJ, Woo HM, Lee WJ, Nam HW. Prevalence of Toxoplasma gondii Infection in Stray and Household Cats in Regions of Seoul, Korea. Korean J Parasitol. 2010 Sep;48(3):267-270.[5] http://m.mdtoday.co.kr/mdtoday/index.html?no=255207[6] 이 때문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선 영국의 고양이 화가 루이스 웨인이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하는 영상이 방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