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컨

 

'''Pemm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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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 방식으로 제조된 페미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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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명
2. 재료
3. 보존성과 용도
4. 경쟁
5. 배리에이션
6. 창작물에서


1. 설명


서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발명한 보존식품의 한 종류, 페미컨이라는 명칭은 크리(Cree) 부족 언어에서 기름 또는 지방을 뜻하는 피미(Pimi)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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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컨을 만드는 광경.

2. 재료


대개 잘게 빻은 마른 육포에 곡식의 가루나 열매를 넣어 섞은 후 이를 지방으로 반죽하고 굳혀 만든다. 따로 정해진 레시피는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무슨 고기로 만든 육포에 무슨 곡식이나 열매를 써야 하는지는 만드는 사람 마음대로다.
어쨌든 기본 재료는 들소, 엘크, 무스, 사슴 등 들짐승의 고기이다. 사냥한 동물의 고기를 얇게 저미고 불에 천천히 말린 후 이를 거의 가루가 될 정도로 빻아 내장지방의 일종인 수엣과 1대 1 비율로 섞어서 만드는데, 지방이 전혀 없는 살코기와 골수를 섞어 만든 것을 최상품으로 쳤다. 페미컨에 크랜베리나 사스카툰 베리(Saskatoon berries), 버찌나 다른 열매류를 첨가하기도 했지만, 과일을 첨가한 것은 축제나 결혼식 때 주로 사용했다.
먹어본 이들의 평은 많이 갈리는 편인데, 톱밥처럼 퍽퍽하다는 평이 많다. 육포를 빻은 뒤 지방으로 뭉쳤으니 당연한 일. 게다가 품질이나 보존 상태에 따라 누린내가 진동하기도 한다. 그래도 재료를 풍부하게 써서 정성을 들이면 충분히 맛있는 물건도 만들 수 있는 모양.
쇠고기와 쇠기름을 1대 1로 섞어 만든 것을 기준으로 100g당 열량이 650kcal라고 하는데, 쇠고기 100g이 대략 220kcal 정도이므로 거의 3배에 달한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군의 평상시 식단은 하루에 1인당 3100kcal를 제공하도록 하는데, 페미컨 약 480g에 해당한다.[1] 여름이 덥지 않고 겨울이 길어 조금만 움직여도 칼로리 소모가 매우 클 수밖에 없는 냉대습윤기후나 한대기후에 매우 적합하다.

3. 보존성과 용도


보존식품으로서는 상당히 우수하다. 보존성이 좋은 것은 물론 따로 조리할 필요가 없고, 열량에 비해 부피가 작기 때문. 또한 물을 이용해 스프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모피 무역이 한창 성하던 17-19세기에는 북미의 카누 뱃사공들이 식량으로 애용했고, 로알 아문센이나 어니스트 섀클턴 등 유럽인들이 남극을 탐험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의 원주민, 개척자, 자원 개발자, 극지 탐험가, 금광 개발자나 상인을 다룬 소설이나 수기에는 거의 요즘에 스팸 등장하듯이 한다. 실제로 스팸 만드는 원리와도 비슷하고, 그 정도 기능과 위상을 가졌던 식품이다.
남극점을 먼저 정복하기 위해 아문센과 로버트 스콧경쟁을 할 때 스콧은 통조림을 가져갔지만 아문센은 이 페미컨을 가져갔는데, 이 둘이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린 까닭은 스콧은 철저히 이론에만 입각하여 준비한 반면 아문센은 직접 극지방에 사는 원주민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생존 노하우를 배워왔기 때문에 경험에 입각하여 준비했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역시나 아문센의 승리였는데 이는 아문센쪽이 좀 더 현지 맞춤형으로 제대로 된 준비를 한 덕분인 것도 있고, 더불어 당대 통조림 제조 기술이 미비해서[2] 스콧이 들고 갔던 통조림들이 얼어서 터져버렸기 때문인 탓도 있다.

4. 경쟁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필수품이었고, 생산과 유통에 큰 이권이 걸렸다. 심지어는 회사 간의 경쟁이 심해지다 못해 전쟁까지 벌어졌는데, 이를 페미컨 전쟁이라고 한다.[3] 이 전쟁은 1812년부터 1821년까지 이어졌는데, 결국 보다 못한 영국 정부가 두 회사를 강제 합병함으로써 끝났다. 다만 합병 와중에도 허드슨 베이社에 유리한 조치가 취해졌고, 이로써 최종 승리자가 된 허드슨 베이는 현재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자 최대 소매회사가 되었다.

5. 배리에이션


19세기 영국 탐험대는 쇠고기로 만든 페미컨을 썼는데, 단백질이 3분의 2이고 나머지는 지방이었다. 원래 개 먹이용으로 만들어 탄수화물이 전혀 없었으므로 개 페미컨(Dog pemmican)이라고 불렀다. 섀클턴 탐험대가 남극에서 돌아오는 길에 조난을 당했지만,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살아남은 이유가 바로 페미컨 덕이었다. 다만 단백질 비율이 너무 높아 사람이 먹기에는 별로 좋지 않아서 밀가루를 섞어 '배넉 비스킷'을 만들어 먹었는데, 밀가루가 다 떨어진 뒤에는 페미컨만으로 비스킷을 만들었지만 맛이 끔찍하게 없었다고 한다. 결국 먹을 게 없어서 먹었지만. 오늘날 관점으로는 19세기판 무탄수화물 고지방 고단백질 다이어트인 셈.
현대 초콜릿 바가 탄생하는 데 영감을 주기도 했으며, 비슷한 물건으로는 몽골인이 만들어낸 보르츠가 있다.
과거 캐나다에서는 주로 프랑스계를 위시한 유럽인 아버지와 원주민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메이티인(Métis)들이 페미컨을 다시 가루로 만들고 옥수수, 콩과 섞어 스튜 비슷하게 끓여 먹기도 했다(영문 위키피디아).

6. 창작물에서


일본의 요리만화 <맛의 비밀노트>에는 야채와 고기를 볶은 다음 녹인 버터를 부어 굳힌 짝퉁이 나온다. 물론 이것과 진짜 페미컨은 지방을 사용한다는 점 외에는 공통점이 전혀 없으며, 그냥 먹지도 못하고 스튜, 볶음밥, 카레라이스 등의 재료로 쓸 수 있다는 듯하다. 버려도 후회하지 않을 부담 없는 비용으로 이를 흉내내고 싶다면 아무거나 볶은 곡물 가루를 조금 준비하고, 껍질과 지방이 붙은 수육용 돼지 뒷다리 고기를 갈아 마늘, 생강, 후추, 소금을 조금 쳐서 잘 볶은 것에 반죽해 굳히자. 지방이 많이 붙었다면 기름은 따로 필요 없다. 맛은 보장할 수 없지만 어쨌든 먹을 수는 있다.
엘리엇 아놀드의 소설 <하얀 매>에 묘사되어 있는데, 백인 개척민 소년이 인디언들에게 납치되어 그들 속에서 성장해 마침내는 부족민들을 이끄는 용맹한 전사가 되는 내용이라서 북미 인디언의 생활상을 자세히 다룬다.
게임 림월드에 보존식량으로 비중 있게 등장한다. 부족민 상단이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며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를 5개씩 써서 만들며 보통 1년 넘게 보관할 수 있는데, (아직 연구를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냉장고를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식량을 장기 보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 아예 보존기간이 무한인 보존식량이 있지만 높은 테크의 연구 없이는 만들 수 없다. 그리고 패미컨이 보존식량에 비해 큰 패널티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시간을 들여가며 연구할 필요도 없으니 두 종류를 있는대로 쓰게된다
제리 퍼넬과 래리 니븐이 공저한 SF 소설 ≪루시퍼의 해머≫(1977)에서 혜성충돌을 앞두고 등장인물 한 명이 보존식량 용도로 대량으로 만들어 보관하는 장면이 나온다. 대체 화폐로 쓸 술도 대량으로 구매하고 여러모로 재난에 꽤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문제는 강도들에게 털려버렸다는 것.
문명 6크리 문명의 지도자 파운드메이커가 플레이어에게 대표단을 보낼 때 들소 가죽 예복과 함께 '피미칸' 을 보낸다고 언급한다. 이 대표단은 실제 이득[4]을 주지만 대화로는 각국의 특산품을 보낸다고 하는데, 크리의 주요 특산품으로 피미칸이 언급되는 것.

[1] 지방이 꽤 역할이 큼을 알 수 있다. 탄수화물로 이 정도 열량을 공급하려면 밀가루나 쌀 6-700g에 식용유 50mL 이상이 필요하다.[2] 스콧 탐험대가 주석 땜납을 실험적으로 적용한 통조림을 가져갔다는 기록이 있기에 주석 페스트 현상이 생겨 땜납이 부스러져 터졌다는 해석이 있다. 물론 오늘날의 통조림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수분이 함유된 식품이 담겨 있기 때문에 얼어서 섭취하기 어려워질 위험은 충분히 있다.[3] 자세한 내용은 Pemmican War(영어 위키) 항목을 참조.[4] 약간의 금과 우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