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이그나츠 폰 비버
'''바흐보다 중요한 바로크 시대 작곡가.'''
'''지난 세기를 통틀어 비버는 가장 훌륭한 바이올린 연주자일 것이다. 그리고 그의 독주 작품들은 내가 본 동시대 작품들 중 가장 어렵고 기발하게 작곡되었다.'''
―찰스 버니, 『음악 일반사A General History of Music(1789)』中
1. 개요
체코 출신의 오스트리아 작곡가로 잘츠부르크 대주교 밑의 궁정 예배당에서 평생동안 일했으며, 일련의 소나타들도 유명하다.
2. 생애
현 체코 북부의 스트라스 포드 랄스켐 출신으로 어린 시절 요한 하인리히 슈멜처에게 바이올린을 배웠던 것으로 추정되며 그후 오스트리아와 체코 주교궁에서 음악활동을 하게 된다.
1670년 잘츠부르크 대주교였던 막스 간돌프의 궁정에 채용되어 1679년에 부악장, 1684년에 악장으로 승진한다. 뒤이어 황제 레오폴트 1세를 알현하는 영예를 얻게 되고 음악가로써의 재능을 인정 받은 비버는 귀족에 봉해지게 된다.[1]
3. 작품세계
3.1. 바이올린 소나타
비버 자신이 전 유럽에 적수가 없는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때문인지 바로크 시대에 바이올린 음악으로 비버와 견줄 작곡가는 거의 없으며, 그가 작곡한 음악은 전 독일의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요한 게오르크 피젠델이나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요한 파울 폰 베스트호프 등이 그 대표적인 음악가들이다. 안토니오 비발디, 아르칸젤로 코렐리 같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은 협주곡으로 유명하지만, 비버는 협주곡에 비해 당시 바로크 시대의 모든 바이올린 기교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소나타를 많이 작곡하였다. 비버의 바이올린 독주곡은 협주곡에 비해 조용하지만 그만큼 다양하고 심오하고, 깊은 주제를 느끼게 해 준다.
잘츠부르크 대주교에게 헌정한 《16개의 신비로운 소나타(C 90–105)》(묵주 소나타)는 비버의 가장 유명하고 또 자주 연주되는 명곡들이다. 기악 작품에서 종교적 내용을 묘사하는 것은 당시로써는 무척이나 파격적인 시도였는데 이 묵주 소나타는 16개 소나타 각각에서 신약성경의 여러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특별한 효과를 내야하는 이 작품은 변칙조율(스코르다투라)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칙조율은 연주자가 더 풍부한 다성 음악적인 짜임새를 연주할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은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시도였으며, 바로크 시대에 새로운 바이올린 연주법이 대거 생겨났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중 스톱, 빠른 패시지 등 화려하고 난이도 있는 주법을 대거 사용하지만 성경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며 동시에 폭넓은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표현력 또한 갖추고 있다. No.1 《수태고지》(The Annunciation》
그 외에도 1681년 출판된 《8개의 바이올린 소나타(C 138-145)》는 대단히 혁신적이고 굉장히 부담이 많이 되는 작품들이다. 왼손이 지판의 끝음을 눌러야 하는, 비버의 음악적 기교가 그대로 드러난다.
3.2. 실내악곡
이러한 독주 소나타 이외에도 현악 앙상블을 위한 여러 개의 소나타나 트리오 소나타를 작곡하기도 했다. 그중에 1673년 작곡된 《Battalia(전투, C 61)》라는 소나타 중 술 취한 군인을 묘사한 2번째 곡에서 비버는 d단조와 D장조의 복합조성을 사용하였는데 당시가 17세기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현대음악에서나 쓰이는 복합조성이 그때에 쓰였다는 것은 무척이나 파격적인 시도였다.
3.3. 성악곡
이런 유려한 바이올린 곡들을 써내면서도 비버는 잘츠부르크 주교 아래서 화려하고도, 독창적인 레퀴엠, 송가, 및 열 곡의 미사들 같은 대규모 종교음악 뿐 아니라 다섯 편의 오페라를 쓰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은 단연 1682년의 《잘츠부르크 미사(Missa Salisburgensis, C App. 101)》로,10대의 트럼펫을 요구하는 등 잘츠부르크 대성당에 걸맞는 엄청나게 장대한 작품이다.
[1] 풀네임에 보면 'Von' 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독일권에서 귀족들에게 붙여지는 칭호다. 예를 들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