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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荷香亭
1. 개요
경복궁의 건축물.
'하향정'이란 이름은 '연꽃 향기 정자'란 뜻으로 경복궁 안에 있다. 정확한 위치는 경복궁 내 국보 제224호 경회루(慶會樓) 연못의 북쪽 변인데, 분명 조선시대 건물 같으나 위치 선정이 조악하기 그지없다.[1] 경복궁 내 어떠한 정보란에도 설명되지 않고 언급도 되지 않았으며 인터넷 검색으로도 정보를 찾기가 힘들다. 경복궁을 꼼꼼하게 탐방한 사람이라면 의아하게 여길 법한 건물이다.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한데 '''이 건물은 문화재청으로서든 대한민국 정부로서든 숨기고 싶어하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하향정은 조선시대에 지은 것도, 조선 왕조에서 지은 것도 아니다. 고종 4년(1867)에 경복궁을 중건할 때에도 하향정은 없었다.
이것의 정체는''' 이승만 대통령이 경복궁 내에서 휴식하고 낚시를 하기 위해 지은 정자이다.''' 광복되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얼마 지나지 않아 만들어 정확한 연혁조차 알 수 없는데, 일설에 의하면 6.25 전쟁에 대해서도 하향정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2. 존폐논란
이승만은 전주 이씨 양녕대군파 자손임에도 불구하고 대한제국 부활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공화제를 주장하였다. 하지만 막상 본인은 경복궁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하향정에서 휴식을 취했다. 현대의 대통령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엄청난 역풍에 휩싸였겠지만, 전후 복구와 경제 발전에 집중한 터라 문화재 보존과 같은 가치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할 때였고, 다들 그냥 하향정이 마치 조선왕조 시절부터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사실을 알리고 철거하자고 주장하여 널리 알려졌다.
이승만 대통령 지지 여부에 관계없이 문화재의 훼손이라면서 철거를 요청하는 주장과 이 또한 역사의 일부분이고 이미 60년도 더 된 건물이면 그 자체가 문화재니 그냥 보존하는 게 좋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문화재청으로서는 어느 쪽도 편들기 곤란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
3. 청동 용 발견
1997년, 경회루 못 바닥에 쌓인 흙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던 중 11월 8일 하향정 동쪽 옆 연못 축대 아래에서 구리합금으로 만든 용이 나와 화재가 되었다. 인부들이 못 바닥에 깔린 큰 돌을 치우자 그 안에서 뻘에 파묻힌 용이 나왔다. 발견 당시에는 용이 좌우로 나뉘고 머리가 없었지만, 11일에 발견장소로부터 1m쯤 떨어진 곳에서 머리가 나왔다. 언론들은 소식을 동년 동월 13일에 전하였다.
그렇게 발견된 금속 용은 길이가 146.5 cm, 무게는 66.5 kg이었다. 학자들은 고종 4년(1867) 흥선대원군이 경회루를 확장하던 때에 만들어 넣었으리라 추정했다. 1865-66년에 씐 《경회루전도慶會樓全圖》에, 경회루를 중건하며 주역의 원리에 따라 짓되, 불을 막기 위하여 경회루 못 북쪽에 구리로 만든 용 2마리를 넣는다는 내용이 있다. 1997년에 발견된 용이 경회루전도에서 넣는다고 한 구리용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또다른 구리 용이 경회루 못 바닥에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문화재전문가들은 부정적이었다. 이미 1960년대에 준설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만약 또다른 용이 있었다면, 준설작업 때 뻘에 파묻혀 발견되지 못한 채 그대로 버려졌을 거라고... 경복궁에서 화재방지를 기원하는 주술적인 부적 등이 발견되었으므로, 구리 용도 (경회루전도의 기록대로) 불을 막으려는 주술적인 용도로 만들어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보면 만듦새가 상당히 조악하다. 해당 유물은 지금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1] 건물 자체는 준수하나 벽에 너무 가깝고, 접근할 수 있는 동선이 매우 열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