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1. 소개
1998년 개봉한 영화. 감독은 이은[1] 주연은 임창정과 고소영, 차승원. 조연에 명계남, 이범수, 강정식 등
2. 줄거리
교통 의경 범수(임창정 분)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대생 현주(고소영 분)를 우연히 보게 된다. 며칠 후,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가 가로수를 들이받는 현주를 발견한 범수는 딱지를 떼는 대신 초등학교 운동장에 데리고가 T자, S자를 그려가며 운전 연습을 시켜준다. 야구 선수 대신 야구 심판이 되기로 한 자신의 꿈과 연기지망생의 소망을 서로에게 이야기하며 가까워지는 둘은 어느덧 마흔 일곱통의 편지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어렵게 사랑을 고백하는 범수에게 유학 결심을 털어놓으며 그의 프로포즈를 거절하는 현주. 둘은 그렇게 멀어진다.
시간은 흘러, 범수는 야구심판의 꿈을 이루고, 현주는 유학 도중 만난 유능한 매니저 배봉수(명계남 분)에게 발탁되어 탤런트의 길을 걷게 된다. 빠른속도로 유명 배우로 성장한 현주는 라면 회사의 젊은 사장 지민(차승원 분)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는다. TV에 화려한 탤런트로 등장한 현주를 발견한 범수는 그녀에 대한 변치않는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이제 자신의 마음이 닿기에는 너무 먼 곳에 있는 그녀를 보며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둘은 한국시리즈 개막식의 시구를 위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톱스타와, 1루심을 보는 심판의 위치에서 재회를 하게 된다. 톱스타와 야구 심판의 비밀스런 만남이 몇 번 이어지고 범수에게는 꿈만 같은 시간이 흐르는데, 스포츠 연예부 기자 저널 K(강정식 분)의 집요한 추적과, 라면 회사 사장 지민의 구애는 계속된다.
3. 명장면과 명대사
Cliff Richard - "Early in the morning"
마지막 엔딩 장면
현주가 유학가는 길에 범수가 그 차 뒤를 뛰어가면서 넘어지는 장면과 마지막 한국시리즈 장면 정도가 명장면으로 꼽힌다.
4. 결말
야구 심판들의 회식에 범수와 같이 현주가 나타나자, 최고참 심판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 현주가 와서 시구를 해준다면 풋내기 심판인 범수에게 주심을 양보하겠다고 하고, 이에 현주는 승낙한다. 이후 현주는 범수에게서 자신을 잊겠다는 편지를 받고 심판실로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볼걸과 다정하게 얘기하는 범수의 모습을 보고 실망한채 돌아선다. 그리고 외국으로 촬영차 현주가 나가있는 사이 신문 1면에는 지민과 현주의 결혼설이 대문짝만하게 나오고, 범수는 이를 보고 절망한다.
외국에서 돌아와 이게 무슨 일이냐는 현주의 말에 지민은 우리 사이를 확실히 해야겠다고 기자회견을 하자고 하고, 이를 준비하는 현주에게 지민의 비서[2] 가 기자회견에 나올 질문 리스트를 써서 건네준다. 현주는 그 리스트를 읽다가 범수에게서 온 마지막 편지와 질문 리스트의 글씨체가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와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잠실 야구장으로 향한다.
지민과 그의 비서 역시 기자들을 대동한 채 잠실 야구장으로 이동하고, 시구를 하러 나오는 현주를 보고 범수는 놀랐으나 장내 방송으로 지민과 현주가 결혼예정이라는 방송이 나오자 낙담한 채 현주가 시구를 하게끔 도와준다.[3]
야구장에 도착한 현주는 대기실에서 범수의 개인락커를 발견하고 열어보는데 여는 순간 둘이 만났을 때 같이 샀던 티셔츠와 본인이 대학생 때 연극한 연극포스터가 붙여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시구를 마친 현주는 범수에게 마지막 편지 잘 받았노라며 편지를 건네주고 돌아서고 주심 자리로 향하며 편지를 읽던 범수는 플레이 볼이 아닌 현주의 이름을 외치고, 현주는 뒤돌아서 범수의 품에 안긴다.
5. 기타
- 영화에서 범수(임창정)의 직업이 야구 심판이다보니 야구 경기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재밌는 그림이 많다. 일단 주로 나오는 팀은 해태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이며, 주로 나오는 경기장은 잠실 야구장과 무등야구장. 영화 속 배경인 1998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팀도 이 두 팀[4] 이다. 한국 시리즈 1차전은 12회 끝에 해태가 승리한 걸로 나온다. 참고로 1997년 한국 시리즈가 이 두 팀간의 대결이었다.
- 실제로 해태 타이거즈의 감독 역에 김응룡, 코치 역에 김성한이 나온다. 대사가 거의 없는 김응룡("저거 스트라잌 맞어? 김코치 나가서 항, 항의 한 번 하지 그래?" 그나마도 버벅거린다.)과 달리 김성한은 상당히 많이 나온다. 중간에 심판 판정에 항의하러 나와서 어제 술을 많이 먹었으니 죽겠다며 퇴장시켜 달라고 범수(임창정)에게 요구하고, 퇴장을 시키자 화내는 척 하며 윙크하고 퇴장하는 장면은 그 중에서도 백미!
- 야구팬들의 입장에서는, 부족한 고증이 거슬릴 수 있다. 당장 단역으로 스쳐 지나가는 야구선수들을 보면, 실제 선수들은 단 한 명도 안 나온다. 당장 위의 김성한 출연씬만 봐도 어째 해태 유니폼이나 LG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는 선수들의 유니폼 마킹을 보면 실제 유니폼과 다른데다가, 선수들 이름이 다 처음보는 사람밖에 나오지 않는다. 선수 성명권때문에 저랬다면 말이 되겠지만 그런 인식이 없던 때이니...
- 범수(임창정)가 개막식에 시구하러 온 현주(고소영)의 눈에 띄기 위해 아웃, 세잎을 외칠 때마다 크게 오버액션을 하는데, 그 와중에 큰 목소리로 아웃을 당하자 "저 아웃인거 알아요." 하면서 면박을 주고 들어가는 배우는 무명시절의 김상경이다. 그리고 김상경잉 아웃될 때 공을 잡은 해태 1루수는 박성웅이다. 박성웅은 타석에서도 삼진을 당하고 들어가는 모습으로 먼저 나온다.
- 마지막 엔딩장면인 야구장 키스신은 당시로써는 엄청난 화제였다. 촬영은 98년 플레이오프 3차전 때 이루어졌다고 한다.[5][6] 이후 임창정은 고소영이 적극적으로 해서 찍을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 당시 21만의 서울관객이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개봉한지 오래되어 이 영화를 잊은 팬들도 많지만 극 중 OST로 쓰인 Early in the morning은 기억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 명곡이다. 지금도 간간히 팝송을 다루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비 오는 날 자주 신청이 들어와 쉽게 들을 수 있는데다가, 삼성 라이온즈가 어레인지해서 응원가로 쓴다.
- 극중 고소영이 라면 광고를 찍는데, 광고 상품으로 등장한 '너면'은 지금은 단종된 빙그레의 라면 뉴면이다. 그리고 '콩기름으로 만든 라면(뒤에 출시한 매운콩라면)도 나올 거에요'라는 대사를 한다.
- 범수(임창정)와 현주(고소영)가 처음 만난 곳은 분당구 서현동 시범단지 삼성한신아파트정문사거리이며, 범수가 현주가 타고있는 차 뒤를 뛰어가는 장면은 정자동 정든마을사거리에서 불정사거리 사이 에서 촬영했다 또 범수가 폭포에서 현주를 외치던 곳은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무릉계곡 용추폭포다.
[1] 본업인 연출보다는 제작자로 더 유명하며, 부인인 심재명과 함께 설립한 명필름의 공동대표. 명필름은 접속과 본 작품을 시작으로 조용한 가족, 해피엔드, 공동경비구역 JSA, 섬, 와이키키 브라더스, 그때 그사람들, 광식이 동생 광태, 사생결단, 건축학 개론 등을 제작한 충무로의 전통있는 제작사 중 하나이다. 강제규필름과 합병하여 MK픽처스란 사명을 사용한 적도 있으나 이후 결별하여 명필름으로 복귀.[2] 말이 비서지. 깡패 꼬붕 같은 역할이다. 이범수가 역을 맡았다.[3] 현주는 본명이고, 배우로써는 유하린이라는 이름을 썼는데 시종일관 현주라고 부르던 범수가 이 때는 하린씨라고 부른다. 즉, 잊겠다는 의미[4] 실제 98년 한국 시리즈는 현대 유니콘스와 LG 트윈스의 대결이고, 현대가 우승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현대의 자리에 해태가 대신 들어가버려서 실제 우승팀이 영화에선 한국시리즈 진출도 하지 못했다는 설정이 되어버렸다.(...)[5] 키스신 장면에서 임창정과 고소영 주변으로 배경을 한바퀴 도는데 3루쪽에서 삼성 라이온즈 엠블럼이 보인다.[6] 이 경기를 중계한 SBS는 인기가요 방송 시작이 임박하자 중계방송을 조기 종료한 다음 인기가요 시간에 남은 경기 상황을 영상과 자막으로 동시 중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