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병
1. 개요
회관이란 군대 내에 있는, 돈을 주고 사먹는 식당을 말하는데 사회에 있는 고깃집처럼 식사류 일체를 판매한다. 보통 사단 급 이상의 사령부에 편제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서 근무하는 병사를 회관병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사회에서의 식당 종업원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따박따박 월급 받아가며 일 하는 사회의 식당 종업원들과 다르게 턱없이 형편없는 급여를 받아가며 일한다는 점에 있어서 사실상 합법화된 식당 노예라 할 수 있다.
정규 군사특기는 아니고, 일선의 전투병 (소총수, 지뢰병, 야전 공병 등)을 편법적으로 차출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군 회관은 군사 보안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서 민간 업체나 민간인한테 맡겨도 전혀 상관없는데 인건비를 이유로 징집병을 굴리고 있다.[1] 또한 간부들 입장에서 민간인에 비해 대하기 편해서 그런것이라 볼 수 있다. 미군이 이러한 시설들을 민간인이 일하게끔 하는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보통 소대 편제이며 소대장이라 할 수 있는 회관 관리관은 병참 병과 상사가 보직되며 특기번호는 234 조리(부사관)이다. 소속은 해당 부대 사령부 본부대 소속이다.
2. 업무내용 및 고충
아침 점호 직후~점심 영업 시작 2시간정도 전부터 바로 영업 준비를 하고, 밤 늦게까지 마무리를 하고 복귀한다. 그래서 내무생활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심지어 회관 건물에 생활관이 있는 경우까지 존재한다. 게다가 보통 회관이 있는 부대는 면회 장소도 회관이라, 면회도 잘 하지 못 하고 주말에도 영업을 해야해서 당연히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종교 행사도 가지 못 한다. 남들이 매주 2일 쉴때 회관 관리병은 평일에 하루밖에 못쉰다. [2] 심지어 공휴일에도 영업을 하는 관계로 쉬지 못한다. 또한 매일 늦게 복귀하니 PX나 사이버 지식 정보방 이용도 거의 못 한다고 보면 된다.
상술했듯, 회관 건물이 본부대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간부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폐쇄적인 특성을 띠고 있어 회관병들만의 추가적인 부조리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만약 자신의 군번이 꼬였다면, 다른 보직일 때 진작에 열외를 탈 짬에 고생하며 일을 하게 될 수가 있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사령부 본부근무대, 근무지원단 내 타 보직 병사들은 회관 쪽 보직을 결코 땡보라고 여기지 않는다. 사령부 행정병이 업무 부적응으로 자진해서 작업병으로 좌천될 지언정 회관병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회관병 업무의 난이도는 그 부대 복지 회관의 시설이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달라진다. 적은 부대는 식당 시설 하나 뿐이다. 이럴 땐 그나마 고깃집 알바생보다 살짝 더 어려운 정도의 난이도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는 호프바, 노래방, 오락실, 외부 손님용 숙소, 치킨 및 피자 판매시설[3] 까지 딸려있다. 그것을 모두 관리하고 청소하는 것은 회관병의 몫, 이렇게 많으면 업무의 난이도도 자연히 올라간다. 그래서 복지병으로 취급해서 매달 분대 외출이나 포상 휴가(위로 휴가)를 챙겨주는 부대도 있다.
상관을 수발하는 보직들은 대다수가 감정노동의 성격을 띄고있는 경우가 많지만 회관 관리병은 이 정도가 좀 더 심하다. 왜냐하면 술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보직이기 때문.
군 회관은 장소의 성격상 장관급 지휘관들의 회식장소로 빈번히 애용되는데 맨 정신으로도 상대하기 껄끄러운 장군들이 술 까지 들이켰는데 이게 결코 상대하기 쉬울리가 없다. 주사가 술만 먹었다 하면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유형이라면 내쫓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고를 할수도 없어서 그저 참아야 하니 정말 괴롭다. 심지어 흡연자라면 버젓히 실내에서 담배를 태우는 막장스러운 경우도 많은데 이 역시 말리자니 털리고 참자니 그저 괴롭다. 여기에 더해 간부가 데려온 아이가 뛰어다니며 난동을 피운다면 회관병의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더구나 이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한번 회식을 하더라도 다수의 인원을 대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같이 따라온 사람들도 만만찮게 상대하기 힘든 계급이거나 사회적 위치의 사람들인지라 그 중압감은 배가된다. 술만 마셨다 하면 떡이되고 필름이 끊기는 유형의 주사라 좀 설렁설렁 해야겠다는 마인드 역시 곤란하다. 왜냐하면 지휘관이 아무리 술에 흠뻑 취했다 할지라도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계속 지켜보고 있기 때문.
지휘관의 식성이 까다로워서 생기는 문제도 종종 존재한다. 대개 메뉴상에 존재하는 고기류를 많이 먹는 편이지만 간혹 회 같은 재료 수급이 어렵거나 적잖은 기술을 요하며 메뉴에 없는 음식을 요청하는 경우도 생긴다. 요리에 능숙한 민간 조리원이 없는 회관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일개 병사로선 상당히 난처해진다. 이런 고충들을 중재하고 회관병을 관리, 감독하는 간부가 바로 회관 관리관이다. 규모가 큰 사령부 급 부대에는 관리관을 두 명을 두기도 한다. 상술한 생선회처럼 없는 메뉴 요청이나 타 부대 회식에 대응한다.
회관도 식당 시설인지라 간부, 병사 식당처럼 민간 조리원 아주머니를 두기도 하며 부대에 따라서 조리병 생활관 혹은 본부 생활관에 관물대를 둔다.
[1] 실제로 군 회관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등 고기들의 가격은 시중의 절반 이상 저렴하다. 이게 다 사실상 없다시피한 인건비 때문에 가능한것.[2] 하지만 그 하루 쉬는 날에 회관을 청소해야 하는데, 선임병들만 쉬고 후임병들만 죽어라 청소만하다가 일과가 끝나는 경우도 심심찮다. 이를 관리관이 제어하지 않는다면, 후임병들은 사실상 쉴 수 없다. [3] 그나마 이쪽은 알바를 뽑거나 아예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맺어 민간인이 영업을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