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죠시 매니페스토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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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잡지 kakeru에 보도된 이미지
1. 개요
2. 상세
3. 논란
4. 대응 및 반응
5. 유사 사례


1. 개요


2015년 8월경, 진챙총이라는 사람이 주도한, BL 오타쿠 웹 및 인디 미술계,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후죠시부녀자라는 단어를 '''일본어 발음 그대로 읽은 것'''이다. 이 때문에 후죠시를 클릭하면 부녀자로 리다이렉트 된다.

2. 상세


2015년 8월 6일, 커먼센터[1][2]에서 8월 7일부터 열리는 전시회, 후죠시 매니페스토[A](부녀자 선언)라는 제목의 진챙총의 개인전의 오프닝 이벤트가 열렸다. 내용은 7일부터의 개인전과 다르지 않지만.
한/중/일 동인들이 투고한 BL그림을 텐트천에 재인쇄하여 전시장을 빙둘러 걸어 놓았다. 문제는 이 그림들이 동인 씬에서 제한적으로 공유되던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챙총은 사전 양해/통보하나 없이 전시장에 큼지막하게 인쇄해 걸어놓은 것이다. (다만 전시장 내에서 사용된 그림의 출처를 인쇄한 프린트물을 배포했다는 듯하다.) 수위가 상당히 높은 이미지들을 엄선해 저화질로 대형인쇄를 해놓은 그로테스크한 큐레이션 방식은 자신이 '구원'하겠답시고 나선 후죠시에 대한 진챙총의 존중 여부를 의심하게 한다. 이 전시회를 다녀온 사람들이 해당 전시장을 찍은 사진을 필터링 없이 올리면서 트위터에도 알려졌다. 이어진 논란에 현대 미술은 원래 그런 거라는 진챙총 지인계들의 실드가 낭낭하다.

3.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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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들의 덕밍아웃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이 전시회를 연 진챙총[3]은 원래부터 오타쿠들이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던 걸로 유명한 사람이다. 동인을 검열하는 것은 사실 동인 내부의 도끼병에 걸린 인원들 뿐이며, 정작 대중들은 동인 내부의 수위에 별다른 관심도 없을 것이며 오히려 폐쇄적인 동인문화가 대중들로 하여금 동인 문화를 저속하게 여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동인이 핍박받는 핵심적인 이유는 동인이 음지에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자신이 동인을 양지로 끌어내어 동인을 구원하겠다는것이 진챙총의 주장이었다. 해당 전시회 주최자 및 그 옹호자들은 덕밍아웃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꽉 막히고 보수적이고 쓸데없이 예민하며 자기보호적으로 행동해서 오히려 사회적 입지를 좁히고 있는 오타쿠로 취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진챙총과 그 지인들은 정작 이 '덕밍아웃'의 목록에 포함되어있지 않았다. 대의명분상으로는 동인계의 자유로운 정체성 확보 등등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주장의 당사자들이 익명성을 유지하는 구조라는 것.
당연하지만 옳다/그르다의 가치평가를 떠나서 당사자의 동의나 의지, 결단 없이 개인정보를 퍼나르는 것은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시회 관련 옹호자들과,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덕밍아웃 당한 작가 사이의 감정적 골이 사라질 일은 아직까지도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 저작권 및 권리 문제 및 타인의 그림을 그저 재촬영/인쇄하고 걸기만 하는 방식이 과연 예술의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리처드 프린스가 뉴욕 프리즈 갤러리에서 열었던 전시회의 예시를 들기도 한다. 해당 전시회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과 리플들, 그리고 작가 자신이 단 리플을 그대로 캡쳐, 인쇄하여 전시한 것으로 1억까지 받고 팔렸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예술의 자유라는 권리와 저작권이라는 작가가 가지는 권리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연 어떤 권리가 더 우선해야 할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전시회 옹호자들은 선민사상에 빠져 피해자들과 일반 오타쿠들을 예술의 자유에 대해 이해 못 하는 미개한 후죠시 취급을 하고 있으며, 그 태도가 예술의 관점에서 보고자 하는 사람들마저 화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진챙총이 동인 내부의 2차 창작 저작권 문제를 건드리려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신들의 그림들을 '도용'당한 후죠시가 자신의 그림의 '저작권'을 위해 움직이면, 암묵적인 회색지대인 2차 창작 저작권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게 진챙총의 계산이었다는 것이다. 만약 정말 그런 의도였다면 진챙총은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위해 후죠시들을 체스말로 이용하려고 했었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으며, 동인을 나름대로 사랑하고 동인씬에서 입지를 얻어왔다는 작가가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동인에게 피해를 줘서라도 이용해먹으려 했다는 말이 된다.

4. 대응 및 반응


이 사실이 알려지고 트위터를 통해 사건이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문제의 개인전을 열었던 인물은 말도 안 되는 궤변만 늘어놓다가 트위터 계정을 폭파하고 도망쳤다. 한 때 갤러리 홈페이지 접속이 느려져서 전시 관련 페이지를 폭파했다는 의혹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자 접속이 잘 되는 것으로 보아 트래픽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전시회 옹호자들의 발언 중에 "화가 난 오타쿠들이 그림을 찢으러 가면 퍼포먼스의 완성이다" 라느니 "한국 동인계의 폐쇄성을 타파한다"느니 하는데 그러면 중국, 일본의 그림은 왜 사용한 것이란 말인가? 해당 전시회를 문제삼기 위해 수위 높은 그림이 걸린 갤러리 사진이 확산되면서 일본의 동인작가는 2차 피해도 호소하고 있다. 한국 내에서도 문제지만, 타국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항의조차 변변히 하기 어려운 다른 나라의 작가들의 그림을 사용한 것이 더 큰 반감을 불러오고 있다.
8월 7일 오후 1시 개장하자마자 경찰이 출동했다. # 후에 밝혀진 바로는 음란물로 신고하였다고 한다. # 신고 사유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 음란물 유포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는 친고죄라 제 3자 입장에선 신고가 불가능하고, 음란물 유포죄는 유포한 사람이 처벌을 받기에 제대로 성인 인증이 필요한 곳에 업로드한 존잘님들은 무고하다는 옹호 의견도 있다.
8월 7일 오전, 피해 작가들 중에 서울문화사에서 운영 중인 만화 웹진 윙크 소속 작가도 있었던 모양으로, 윙크에서 공식 대응을 하겠다고 커먼센터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공식 트위터 계정에 밝혔다. 그리고 오후에 담당자가 커먼센터를 직접 방문했지만 전시 담당 디렉터와 연락이 안된다는 추가 트윗을 올렸고, 일부러 연락을 피하는 듯 보인다고 언급했다. #
이어 당초 이 전시회의 부대 행사로 잡혀 있었던, 작가와 한일 양국의 후죠시 문화 연구가 김효진과 미조구치 아키코, 미술평론가 임근준이 동석해 열릴 예정이었던 심포지엄에서 작가가 불참하고 비밀리에 고려대학교 일본연구소 회의실로 장소가 옮겨졌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4] 한국과 일본 후죠시 문화를 주제로 열린 이 심포지엄은 별 탈 없이 끝났지만, 여기에 참가한 이들은 애당초 전시회의 부대 행사로 잡힌 것을 애써 부정하는 등 그다지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편 임근준은 진챙총의 이번 작업을 두고 "뻔뻔한 도둑질"이라고 일갈하며, 자신이 그간 가능성을 엿보았던 '후죠시 아트'의 탄생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고 선언했다.
8월 7일 해당 전시회의 전시장인 커먼센터의 트위터 계정은 작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한 어느 트위터 유저를 차단했다. 심지어 해당 트위터 유저는 커먼센터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갤러리'''가 직접 작가명을 검색하며 트위터를 실시간 감시 중이라는 놀라운 사실. # 열심히 쉴드를 치던 진챙총의 지인들도 블락행진을 벌이며 실로 대국적인 쪼잔함을 보여주었다.
블락이 당사자의 발언권을 훼손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엄밀히 말하면 '검열'은 아니다- 라는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는데, 저 '블락'에 담긴 지배적인 정서는 '내가 근거가 딸려서 더 이상 당신과 말안하겠다는게 아니라, 현대미술로서의 취지를 볼 학력도 되지 않고 단지 존잘님들의 명예훼손에만 발끈하는 미개한 후죠시와는 말을 섞을 가치가 없기 때문에 블락.'이다. 실로 선민사상으로 똘똘 뭉친 행태. 이런 멘탈이니 진챙총이 사태가 진정되면 멀쩡히 행동을 재개할 가능할 가능성 또한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5]
이 와중에 한국 패션잡지 나일론은 진챙총을 인터뷰하고 후죠시 매니페스토를 소개하는 기사를 9월호에 올렸는데, 저작권 문제가 터지고 경찰이 출동한 후에 한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6], 나일론 측에서는 진챙총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심지어 수록된 진챙총의 사진은 전시장 내부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며, '도용된'그림들이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버젓이 배경으로 들어가있다.#
게다가 진챙총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동인계의 폐쇄성 타파가 아니라 어느 동인 행사에서 열린 등신대 경매[7]에 실패한 뒤, 좋아하는 그림을 커다랗게 만들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고 말해 조롱거리가 되었다. 현대미술이니 뭐니 거창하게 말했지만 '''결국 등신대 못산게 속상해서 이런 찌질한 만행을 저질렀다는것'''. #
그리고 일본의 소셜 미디어 이슈를 다루는 kakeru라는 곳에서도 이 사건이 보도되었다. # 해당 사이트에서도 이 사건을 불법 복제의 연장선에서 보면서 작가들이 그림을 올릴 때 다국어 저작권 표기와 적극적 대응을 권장하는 등 반면교사 격으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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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챙총 인터뷰를 기사화한 나일론은 10월호에 행사의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것과 2차 가공된 그림의 원작자를 표기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
2016년 1월 31일에 전시장이었던 커먼센터가 문을 닫았다. 물론 이 사건 때문은 아니었지만,[8] 폐관에 즈음해 전시회 옹호자들은 SNS로 이 전시회에 부정적이었던 이들이나 그림을 무단 도용당한 동인 작가들을 '방공호 후죠'등의 멸칭으로 조롱하며 여전히 정신 못차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 유사 사례


무슨 생각으로 저런 작업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위의 작가들 성향은 팝아트 계열에 가까워 보인다. 이와 비교할 수 있는 사례로, 외국의 콜라주 작업이나 전유(專有, Appropriation) 작업들과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작업들의 경우 저작권 개념이 사실상 없던 과거의 작업이고, 유럽이나 미국의 법체계와 아시아권의 법체계가 같은 판결을 내릴 지도 의문이다.
  • 피카소 : 피카소도 콜라주 작업을 한 바 있다. 신문 이미지를 오려 작업. 다만 인물 사진이나 다른 작가의 이미지를 오려 작업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 한나 회흐 : 다다 계열 작가로 신문 이미지를 오려 콜라주를 만들었다. 물론 저작권은 신경쓰지 않았다.
  • 뒤샹 : 아마도 위의 작가들에게 영향을 준 원흉으로 추정된다. 변기라는 공산품을 멋대로 도용해서 거기에 사인해 내놓는 작업인 <샘>과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앤디 워홀 : 마릴린 먼로 사진을 제멋대로 도용해 실크 스크린으로 프린트했다. 나아가 범죄자 사진을 프린트하기도 했다.
  • 리처드 프린스 : '전유예술가' 혹은 '도용예술가'라 불리는 꽤 악명높은 작가. 위의 작가들이 뒤샹 못지않게 참고했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말보로 담배의 이미지를 ‘재촬영’해 인쇄하고 전시하는 작업을 주로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타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캡쳐해 전시하고 1억원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 작가가 놀라운 건 교묘하게 사회적 인식의 공백과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작업한다는 것. 2008년 재판에서 법원은 프린스가 사진을 변형했기 때문에 저작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으며, 예술가의 선택에 따른 표현의 자유가 더 우선이라고 보았다. 최근의 페이스북 사건의 경우 현재 도날드 그래험, 데니스 모리스 등의 사진작가들이 리처드 프린스를 고소한 상태이다.## 미술계는 SNS에 게재된 사진들에 대해 어느 범위까지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방관 중이다. 다만 리처드 프린스 뒤에는 유명 갤러리인 가고시안 갤러리 법무팀이 있어 교묘하게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무라카미 다카시 : 오타쿠 관련 이미지들을 묘하게 뒤트는 작업을 많이 했다.
  • 일본 : 카오스 라운지 사건 참조.


[1] 주류 미술계에서 젊은 작가들에게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 현실을 타파하고자 만들었다고 하는 전시장. 디렉터 함영준, 디자이너 김형재, 미술가 이은우, 디자이너 김영나가 설립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중 함영준은 성추문 오명을 얻는데... 자세한건 2016년 문화계 성추문 폭로 사건항목 참조.[2] 하지만, 하단에 서술되다 시피 2016년 1월 31일부로 문을 닫았다.[A] 현재는 접속 안됨[3] 이전부터 디시인사이드 영드갤 등에서 도촬 등의 행위로 덕밍아웃을 시키는 등 문제가 많았던 인물이었다.[4] 해당 심포지엄에 참가한 인물 중 김효진이 일본연구소 소속 교수다.[5] 사실 진챙총은 자신의 전시회가 이슈가 된 이후 세미나에 불참하는 등 전체적으로 잠수를 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 사건이 한창 뜨거운 감자가 되어 있던 8월 15일에도 전시장인 커먼센터의 디렉터 함영준 등과 함께 모 파티에서 DJ로 출연하는 등 이런저런 이벤트에 계속 얼굴을 내밀고 있다. 참조[6] 인터뷰에서는 음란성만 언급하고 저작권 이야기는 쏙 빼놨다.[7] 보통 30~40만원 정도의 상한가를 정해놓고 마지막엔 가위바위보로 낙찰자를 결정한다.[8] 이미 저 전시 이전부터 커먼센터는 한시적으로만 운영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