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옥쇄

 

1. 개요
2. 아베 신조의 1억 총활약 발언 논란
3. 창작물에서

'''一億玉砕(いちおくぎょくさい)'''

1. 개요


말그대로 1억 명의 사람들이 옥처럼 부숴진다는 뜻으로, 한국에서는 1억 총옥쇄라고 부르기도 한다. 왜 일억이냐면 대동아공영권에서 본토로 규정된 조선과 일본, 대만의 인구를 모두 합하여 1억이었기 때문이다. 민간인 신분으로 대의도 없는 전쟁에 끌려나가 단지 천황 한 사람을 위해 개죽음 당하는 것이 '옥이 부숴지듯' 아름다운 죽음일 턱이 없는데도, 사람들을 선동하기 위해 이러한 미사여구를 만들어내는 것을 통해 태평양전쟁 말기의 일본 제국이 얼마나 미쳐 돌아갔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예이다.
2차대전이 장기화되고, 미국과의 전쟁에서는 이미 패색이 짙었으며 급기야 일본의 두 도시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신형 원자폭탄, 즉 리틀 보이팻 맨이 떨어지고 소련마저 전쟁에 참전하면서 전황은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되었다. 이에 대해서 일본의 지도부는 어전회의에서 항복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려고 하였으나 3:3으로 결론을 내지 못함으로서 성단(聖斷), 즉 천황의 결단을 따르게 되었는데, 히로히토는 이미 항복을 결심한 상태였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할 것을 지시한다.
그러나 반쯤 미쳐돌아간 구 일본군의 혈기왕성한 젊은 장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아나미 육군대신의 지휘를 받아서 '1억 총옥쇄'를 내세우며 쿠데타 반란, 즉 궁성사건을 획책하였으나 15일 새벽에 아나미 육군대신이 자결하고 동부군 사령관의 반란군 진압명령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일본 지도부는 실제로 본토결전을 준비하며 민간인들도 훈련시키기에 이르렀는데, 이들에게 쥐어준 무기라는 것이 죽창따위의 것들이다. 위에서 언급한 이들의 쿠데타가 성공하였다면 전쟁은 장기화되고 이런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1억 총옥쇄'가 현실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2. 아베 신조의 1억 총활약 발언 논란


일본국의 총리대신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2015년 9월 24일 일본인 한 명 한 명이 가정, 직장, 지역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저출산 고령화 흐름 속에서 50년 후에 일본 인구 1억 명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담은 '1억 총활약 사회'라는 구호를 발표하였는데, 아베 신조 본인이 가뜩이나 우경화 행보로 비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이 발언이 너무나도 당연히 제국주의 전시체제의 '1억 총옥쇄'를 연상시켜서 논란이 되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51003053200073 그러나 이런 '1억 총~'식의 조어법은 '1억 총중류'(一億總中流)[1], '1억 총 샐러리맨화' 등 일본의 범국민적인 사회현상을 설명할 때 이미 많이 쓰여 왔던 말이기도 하므로, 아베의 본래 의도가 설령 그런 쪽에 있다 하더라도 단어 자체로 그것이 '1억 총옥쇄'와만 연관되어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3. 창작물에서


  •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미와 와사부로(三輪和三郞) 경부는 일본 제국이 패망하고 조선이 해방되는 날 종로경찰서로 찾아오는 김두한에게 자신이 경찰에 투신한 이유를 말하고 이제 그만 가야겠다며 "존경합니다 천황 폐하. 이 미와 경부, 조국을 위해 옥쇄를 좇나이다.[2] 마지막 충성을 받아주십시오.(尊敬致します、天皇陛下。この三輪警部、祖国の為に玉砕を追ってあります。 最後の忠誠をお受け取りください。)" 라 말하고 "천황폐하 만세!! 대일본제국 만세!! 천황폐하 만세!!!!(天皇陛下万歳‼︎ 大日本帝国万歳‼︎ 天皇陛下万歳!!!!)"와 같은 대사를 날리는데, 옥쇄를 좇는다는 말이 바로 이런 뜻으로 쓰인 것이다.
  • 일본 영화 일본의 가장 긴 하루에서는 일본 항복에 반대하며 본토결전을 주장하는 소장파 장교들이 독일의 바르바로사 작전과 소련의 독소전 승리를 언급하며 "소련도 독일의 기습을 받아 큰 피해를 입고 본토를 유린 당했음에도 항복하지 않고 국민 2,000만명을 희생해 국가와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 전쟁에서 이겼으니, 일본도 국민 2,000만명만 특공시켜 희생하면 을 몰아내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며, 덴노의 옥음방송 녹음 테이프를 탈취하고 항복을 막기 위해 궁성사건을 일으킨다.

[1] 일본 경제의 전성기였던 1970~80년대에 나왔던 표현으로 일본의 1억 인구 모두가 중산층이라는 뜻이다. 이 시기엔 일본인들의 90% 이상이 스스로를 중류(중산층)라고 생각했다. 이들을 실제 중산층으로 분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당시의 일본인들이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균질적이고, 평등한 사회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2] 방영시 한국어 자막에는 '옥쇄를 선택하였나이다'라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