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수능 물리Ⅱ 복수정답 사태

 


'''역대 수능 복수정답 사태'''
2004학년도 수능 언어 영역 복수정답 사태

''' 2008학년도 수능 물리Ⅱ 복수정답 사태 '''

2010학년도 수능 지구 과학Ⅰ 복수정답 사태
[image]
위 그림은 논란이 된 문제. (하이탑 물리Ⅱ에서도 이 문제를 볼 수 있다.)
1. 개요
2. 사건 전개
3. 여담


1. 개요


2007년 11월 실시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물리2 11번 복수정답 인정 사태. 복수 정답이 필요해진 이유는, 평가원 측에서 실수로 "단원자"라는 조건을 빼먹었기 때문이다. 9월 모평때는 조건을 달아놓고 정작 수능에서는 왜 그랬는지 미스테리하다. 평가원 측이 정답으로 설정했던 것은 4번, 즉 ㄴ과 ㄷ이 참이라는 것인데, ㄴ이 참이려면 단원자라는 조건이 붙어야만 한다.
ㄴ에서 설명하는 열역학 과정이 단열 과정이므로 흡수한 열의 양을 Q, 내부 에너지의 변화량을 ΔU, 계가 한 일의 양을 W라고 할 때 열역학 제1법칙 Q = ΔU + W 의 식에서 Q = 0이 되어 ΔU = -W로 ┃ΔU┃= ┃W┃가 되어 내부 에너지의 변화량과 일의 양의 절댓값이 같게 된다. ΔU = nCvΔT인데, 문제의 기체 분자수는 1몰이며 온도 변화는 T만큼이므로 답은 W = CvT이다. 이때 정적몰비열 Cv의 값이 단원자[1], 2원자[2], 3원자[3] 분자에 따라 다르므로 해당 문제처럼 아무런 조건이 주어지지 않으면 오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2원자 분자인 경우에는 분자 스스로의 병진운동 뿐만 아니라, y축과 z축으로 회전운동을 하기 때문에 ㄴ 이 맞지 않는다.

2. 사건 전개


수능 시험 당일 밤 메가스터디에서 생방송으로 해설 강의를 진행하던 도중, 물리 강사 배기범[4]이 문제에 이상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할 것을 요청했다.[5]그리고 이 강의를 들은 이 모 학생이 가장 먼저 평가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이튿날까지 총 10건의 이의제기가 접수되었다. 그러나 평가원은 7차 교육과정 범위에서는 단원자 조건을 기본적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이의제기를 접수한 다른 학생이 물리학회에 제보를 했고 물리학회에서 문제에 이상이 있다고 언론에 보도하였다. 이에 대해 평가원에서는 "왜 우리를 안 통하고 언론을 통해 직접 공개하나"라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는 교과서에는 해당 조건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을 하다 나중에는 관습까지 들먹였다. 그런데 사실 평가원의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게, 고등학교 물리Ⅱ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단원자 분자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조건을 주지 않더라도 단원자 분자로 고려하는 것이 맞고 교과서에서도 단원자 분자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 교과서 9종 중 4종과 과학고용 특수교과서 '고급물리'에 2원자 분자에 대해 서술되어 있었다. 중심 내용은 아니고 참고적으로 서술해 놓은 것이었으나 어쨌든 적혀 있었기 때문에, 평가원의 '교과서에 조건이 없다'라는 반론이 곧바로 폐기되었다. 평가원의 입에서 관습으로 개념을 학습시켰다는 의미의 발언 자체가 말이 안된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복수정답이 인정되었다.''' 굉장히 심각한 사태였는데, 물리 II 응시자 중 1000명의 등급이 바뀌었고, 08수능이 성적표에 등급만 공개(수능 등급제)했기 때문. 이 사건으로 5대 정강정 평가원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다음은 평가원장의 기자회견이다.

먼저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2008학년도 수능 물리2 11번 정답처리 과정에서 원장인 제가 관리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 해결의 최우선 과제는 사랑하는 수험생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것이라 판단하여 다음 같이 하기로 하였습니다.

첫째, 수험생들의 요구에 따라 '''물리2 11번 문항의 정답을 4번 외에 2번도 인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수험생중 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수험생의 성적표를 조속히 다시 발부하겠습니다.

둘째, 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수험생이 응시 원서를 제출한 해당 대학에 등급이 새롭게 산출된 성적을 빨리 송부하겠습니다.

셋째, 수시 모집에 응시한 학생중 후속 처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해당 대학에서 수험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넷째, 이 일련의 과정에서 국민들과 수험생 학부모 교육인적자원부 그리고 교육관계자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음을 깊이 사과드리고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직을 물러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3. 여담


역사는 9년 후 2017학년도 수능 9번 문제에서 반복되었다. 이때는 당시 대학생이 이의제기를 하였는데 이 역시 관습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조금만 엄밀히 생각해보면 답이 없다는 점에서 본질이 같았다(자기장 방향이 평면에 수직이라는 조건이 없어서 임의의 각도로 자기장 방향이 설정될 수 있음). 겨우 1건의 이의제기만 있었음에도 평가원이 자세한 해명을 탑재함과 함께 빠르게 수긍하여 네이버 모 카페에선 반응이 핫하였다. 배기범도 직접 이의신청을 하진 않았지만 당시 이투스에도 같은 내용의 긴급 영상을 올렸다. 거기서 08수능 사태에 대한 후일담을 밝혔었는데, 그때에는 패기가 넘치던 젊은 시절이다보니 거대한 국가 권력과 당당히 맞서 싸웠지만 지금은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 것도 있고 훗날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결국 영상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공식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답안은 아직도 정답이 4번으로만 나와있다. 복수정답이 인정된 후에도 수정된 파일을 올리지 않아 그런 듯.[6] (원본 문제가 포함된 게시글)
이 사건이 있은 후 골방환상곡에서 어려운 문제라는 내용의 만화가 업데이트 되었을 때, 일부 사람들은 해당 사건을 회상하기도 했다.

[1] Cv = 3/2 R[2] Cv = 5/2 R[3] Cv = 3 R[4] 당시 메가스터디 소속 강사였다. 이후 이투스로 이적했다가, 2020년 12월 메가스터디로 복귀.[5] 배기범 본인은 강의를 마치고 당시 교육과정에 사용했던 10종 물리 교과서는 물론 대학 전공서적까지 살펴보며 근거를 찾았다고 하며, 모교의 대학 교수들에게까지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평가원에서 쉽게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않자 이의제기를 접수한 학생들을 모아 소송까지 준비하려고 했다고.[6] 업로드 자체는 이 수능이 끝나고 8일이 지난 2007년 11월 23일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