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지역예선(아시아)/최종예선/플레이오프
1. 개요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위 시리아와 B조 3위 호주의 홈 앤드 어웨이 플레이오프이다. 승자는 북중미 최종예선 4위와 본선행 티켓을 놓고 대결하게 된다. 건곤일척의 싸움에서 결국 호주가 1, 2차전 합산 점수 3 : 2로 시리아를 꺾고 남은 티켓 0.5장을 확보해 북중미 4위인 온두라스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었다.
2. 1차전 시리아 vs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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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0분에 호주의 라이트윙인 매튜 레키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안으로 들어오면서 왼발 슛을 날린 것이 골망을 흔들었고 그대로 레키의 골이 되는 줄 알았으나, 느린 화면으로 다시 돌려보니 골문 바로 앞에서 로비 크루스가 공을 살짝 건드려 골이 된 것이 밝혀져 크루스의 득점으로 정정되었다. 여담으로 이 골은 로비 크루스가 2015년 1월 아시안컵 이후로 처음으로 터뜨린 A매치 골이다. 전반에는 호주의 애런 무이가 거의 호주의 피를로라고 해도 될 정도로 놀라운 패스 센스로 호주의 거의 모든 공격 빌드업의 시작 역할을 맡았다. 시리아나 호주나 여느 아시아 국가들이 다 그렇듯이 이 경기도 누가 실수를 적게 하냐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었다.
후반전에는 호주의 토미 유리치가 뒤에서 들어온 킬패스를 받아 왼쪽 골대를 맞히고 튀어나온 공을 또 같은 골대에 맞히며 아쉬움을 삼켰는데, 이 장면 이후 약 30분 동안 호주는 슈팅을 때리지도 못한다. 후반 20분경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약 30분간 시리아가 호주에게 주도권을 한번도 내주지 않고 맹공을 퍼부었기 때문. 그러나 전술했듯이 이들의 슈팅은 호주 수비들의 살신성인 수비에 막히거나 부족한 골 결정력으로 시청자들을 암에 걸리게 만든다던가 둘 중 하나였다. 수비를 기껏 뚫어냈더니 골키퍼가 쳐내질 않나, 공격수는 툭하면 오프사이드에 걸리지를 않나.... 시리아의 공격이 얼마나 막장이었냐면, 후반 중반에 교체로 들어온 시리아의 83년생 베테랑 피라스 알 카티브가 들어오자마자 시리아가 호주를 압도할 정도였다. 카티브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스피드로 호주 수비들을 제치고 송곳같은 크로스를 올려 골대를 맞히게 했다.
이후 몇 번의 슈팅이 모두 무위로 그치고, 후반 40분경 시리아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낸다. 30분간의 개고생에 비하면 다소 허무한 결말인 셈. 아무튼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킥오프를 하자마자 호주가 프리킥 찬스를 얻고, 그 프리킥으로 날아온 공을 트렌트 세인즈버리가 시리아 골문 코앞에서 헤딩슛을 내리꽂았으나 이브라힘 알마 골키퍼가 번개같은 반응속도로 쳐냈다.
결국 호주가 시리아의 총공세를 버텨내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호주로서 유일한 위안은 원정골을 기록했고 2차전은 시드니에서 열린다는 점. 그러나 안 그래도 부실한 쓰리백에 부상 공백까지 생기면서 새로 들어간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 측면과 뒷공간을 아낌없이 내주는 것은 분명히 고쳐야 할 점이다. 게다가 2차전을 이긴다고 끝이 아니라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는 것도 문제.
보통 한 팀이 주도권을 잡고 맹공을 퍼붓다가 결실을 맺지 못하면, 즉 골을 넣지 못하면 상대편에서 카운터 어택으로 골을 노려 허를 찌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호주는 이것을 못했다. 30분간 시리아가 슈팅을 쏟아붓는데 전부 골대 밖으로 나가서 골킥만 된 것이 아니다. 골키퍼에게 안겨 빠른 역습으로 이어질 수가 있는 찬스가 여러번 있었는데 '''호주는 이것을 슈팅으로 연결하지조차 못했다.''' 2015년 AFC 아시안컵 이후, 아니 최종예선이 시작하고 지금까지 약 1년 동안 호주 축구가 얼마나 쇠락했는지가 여러 군데서 드러났는데 결정적으로 지난 일본전과 태국전에서 그것들이 한번에 폭발했다. 이 경기에서도 시원한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호주가 월드컵 본선에서 얼마나 잘할지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에 북중미에서 온두라스가 올라오든 파나마가 올라오든 본선 진출 여부를 진지하게 걱정하게 생겼다.
3. 2차전 호주 vs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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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팀 케이힐, 위기의 호주를 구하다'''
'''패배했지만 너무 잘 싸워준 시리아'''
득점이 반드시 필요한 시리아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왔고, 때맞춰 일어난 호주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은 오마르 알 소마의 득점으로 시리아가 먼저 앞서나갔다. 늘 그래왔지만 호주 수비진들은 상대 공격수들의 전방압박에 쉽게 당황하여 불안한 키핑을 보여줬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그 문제점이 처음부터 터지며 6분만에 수비진영에서의 패스미스로 선제골을 내주면서 1차전에서 어렵게 얻어낸 원정골을 순식간에 의미없게 만들어버렸다. 시리아가 한 골만 더 넣어서 2점을 넣으면 호주는 3점을 만들어야만 이길 수가 있었기 때문. 그러나 7분만에 오른쪽에서 매튜 레키가 올린 크로스를 헤딩장인 팀 케이힐이 쇄도하며 공을 헤딩으로 밀어넣어 동점골을 뽑아내며 1 : 1이 된다.
전체적으로 1차전과 비슷한 양상이었으나 이번에는 홈팀 호주가 압도하고 시리아가 간간히 역습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둘 다 추가골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연장전으로 향했고, 시리아는 연장 전반에 마흐무드 알 마와스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는 악재까지 겪는다.
그리고 연장 후반 4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로비 크루스가 살짝 올린 크로스를 케이힐이 엄청난 서전트 점프로 역전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시리아 관중들은 좌절감에 휩싸였지만, 경기가 끝나가던 119분경 시리아가 페널티 박스 바로 바깥에서 프리킥을 얻었다.[2] 못 넣으면 호주가 올라가고 넣으면 시리아가 원정 다득점으로 올라가는 상황. 알 소마의 대포알 슈팅은 매튜 라이언 키퍼의 손을 지나 빨려들어가는 듯 했으나 골대를 강타하고 튀어나왔다. 결국 2:1로 경기가 종료되며, 1, 2차전 합계 스코어 3:2로 호주가 대륙 플레이오프로 향하게 되었다.
케이힐의 극적인 역전골이 나온 이후 호주 선수들은 침대축구를 시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오히려 침대축구로 유명하다는 중동 지역 팀인 시리아가 여기에 대해 격렬하게 항의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1차전에서도 1:1로 비기고 있을 때 시리아도 침대축구를 시전했던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장면.
북중미 지역예선 결과 호주의 대륙 플레이오프 상대는 온두라스로 확정되었다. 파나마가 본선에 직행하고 미국이 지역예선에서 탈락하는 이변[3] 이 발생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