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재
1. 소개
대한민국의 소설가.
2. 생애
서울의 교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자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2학년 때 결혼하면서 중퇴하였다.[1]
가정 주부로 일하던 중 1949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등단하였다. 소설가가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결혼하면서 대구 시댁에 내려가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다 보니 문득 주부로서는 낙제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적부터 소설을 비롯해서 많은 책을 읽기는 했지만 감히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품지 못하다가 주부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에야 소설로서 탈출구를 찾아보겠다고 마음먹은 거지요. 어이없는 얘기지만 훌륭한 주부보다는 뛰어난 작가 쪽이 쉽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시대에 희생당하는 기구한 여인의 삶을 소재로 삼아 소설들을 집필하였다. 그러나 6.25 전쟁이 막 끝난 당시 문단의 화두는 거시적인 이데올로기 문제였기 때문에 초기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1957년작 '표선생 수난기'이다. 주인공 여인이 방황하던 중 아들 친구와 불륜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충격적인 내용이어서 문단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960년 1월 사상계에 대표작 젊은 느티나무를 발표하였다. 이 작품은 문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재혼을 통해 남매가 된 두 남녀의 사랑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보수적인 문인들은 통속적인 대중소설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나 감각적인 문체로 청춘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표현한 이 작품은 당시까지 이데올로기 문제와 어두운 한국 근현대사에 치중한 한국 문학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발표와 동시에 화제가 되어 젊은 연인들 사이에 '비누 냄새'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강신재는 여성의 삶을 그리는 작품을 많이 집필하였다. 그러면서 배경에 역사적 사실, 사회상 등을 녹여내었다. 서울의대 부속병원 학살 사건을 담은 장편소설 '임진강의 민들레'가 그 예이다. 강신재의 소설 속 주인공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기도 하지만 작가는 따뜻한 시선과 손길로 주인공을 감싸안는다.
주변인들의 말에 의하면 자상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박경리가 딸의 결혼식 중 눈물이 나서 뒤에 가서 혼자 울고 있을 때 선배인 강신재가 와서 등을 토닥이고 따뜻한 말을 해주었다.
한 평론가가 강신재의 작품을 거론하면서 ‘강신재는 가장 여성스러운 여류작가’라고 하자 강신재가 노골적으로 불쾌해 했다. "여성이 여성스럽다는 것이 무슨 이야깃거리가 되느냐, 작가면 작가지 왜 꼭 앞에 ‘여류’를 갖다 붙여야 하느냐"라고 하였다.
남편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교수, 수필가, 국회의원, 국민대 총장 등으로 일한 서임수이다.
신문에 연재소설을 쓸 때 같이 일하는 남자 기자와 바에서 맥주를 마시던 중 남편이 젊은 여성 두어명과 함께 바에 들어왔다. 젊은 기자가 이상한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는데 부부는 눈짓으로 인사하고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장면이었다고 한다.
2001년 78세의 나이로 작고하였다. 유족들이 관련 서적 등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하여 2006년 본관 5층에 '강신재 개인문고'가 생겼다. 국립중앙도서관에 단일 작가의 개인문고가 생긴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