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칼부림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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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8년 7월 1일 오전 11시 50분 경, 경상남도 하동군 진교면 인근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던 통영발 광주광역시행 고속버스에서 여성 박 모씨(22세, 무직[1] )가 같은 버스에 탑승한 남성 B씨(44세, 대학교수)의 목 등 신체 부위를 흉기로 찔러 중상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
피해자는 입술 옆에서 귀밑까지 길고 깊게 찢어진 상처, 목덜미에도 깊진 않지만 역시 찔렸고, 왼쪽 팔도 손바닥에서 손등까지 길게 찢어진 좌상 등 상처가 상당히 깊었다. 피로 상의가 다 젖고 거즈 부위에서도 피가 계속 넘치는 상태였다. 그를 태워준 차에는 세차를 한 뒤에도 혈흔의 흔적이 남았을 정도라고 한다.
2. 진행상황
평온하던 버스에서 칼부림 사건은 정말 느닷없이 발생했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한 남자가, 선잠이 든 사이 느닷없이 칼로 공격을 당한 것. 블루투스 이어폰 덕에 급소를 빗맞았긴 했으나 피해자는 중상을 입었고, 비명을 듣고 그쪽을 바라봤다가 끔찍한 사태가 일어난 것을 목격한 다른 승객들이 서둘러 가해자를 필사적으로 제압했기에 다행히 추가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비명이 나자마자 운전사는 차를 세웠고, 그 과정에서 112에 신고가 들어갔으며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출동해 가해자를 버스 안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한편, 피해자를 포함한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지나가던 차를 향해 손짓을 하며 도움을 청했고, 이를 본 차량 한 대가 갓길에 멈추자 피해자는 차주 유 모씨에게 차창을 두드리며 도움을 청했다.[2] 차주는 그를 태워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로 갔고, 그곳에 119구급대가 도착해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겼다고 한다.
B씨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병원에 도착한 뒤 치료를 받았고, 1주일 만에야 큰 고비를 넘길 정도의 중상(얼굴 부위는 40~50바늘을 꿰맸다고 한다)이었으나 그나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이 매우 크다고 한다.
경상남도 하동경찰서는 사건 다음날, 살인미수 혐의로 22세 여성 박 모씨를 구속했다.
이후 사건을 수사중인 경상남도 하동 경찰서 관계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해당 가해자 박 모씨가 피해자인 B씨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으며, 조울증 치료전력이 있고, 2-3일 전부터 이상징후가 포착된 흔적이 있으며, 조울증 외에 다른 정신장애도 얽힌 복합적 원인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내며 묻지마 범죄로 추측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였다. # 조울증 치료제를 6개월간이나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도 등장하였다. # 집에서도 칼부림을 하려 한 적이 있었다.
일면식도 없고 사소한 다툼조차 없던 사람을 갑자기 잔인하게 공격한 묻지마 사건이라 수사하는 경찰들도 황당하다고 발언한 사건이다.
3. 가해자의 범행 직전 행보
전술한 '2-3일 전부터 포착된 이상징후'를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가해자는 몇 년 전부터 조울증을 앓아왔는데 6개월 전부터 증상이 좋아져 치료를 중단했다. 그런데 2, 3일 전부터 다시 말도 안 하고 기분이 가라앉는 등 증세가 도졌고, 이에 부모는 마침 주말이라 다음주 월요일에 병원에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건 이틀 전인 6월 29일, 가해자는 집을 나와버렸다. 집을 나서면서 집에 있던 칼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백화점에서 가정용 세트로 판매하는 칼 두 자루를 구입했다.[3]
친구를 만나러 광주에서 통영으로 간다고 했던 가해자는 정작 아무도 만나지 않고 조용히 여관방 안에만 틀어박혀 식사도 배달로만 때우고 있었다. 이때 검색한 것들이 '자살 사이트', '자살' 등이었다. 자해에 관심을 보이던 사람이 타해에 이르른 사건인데,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 소장은 이에 대해 그녀가 정상적/비정상적인 사고 패턴이 왔다갔다하는 이중인격적 상태였으며, 악한 자아가 칼을 들고 다른 사람을 공격하려고 했는데 선한 자아가 계속 말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였지만 내면에선 두 인격이 치열하게 싸웠을 가능성이 크다, 여관방에 틀어박혀 있었던 것도 자기 자신을 가둔 것이다.
그리고 범행 전날 저녁, 아버지에게 전화해 나를 데리러 오면 안 되냐고 물었으나 아버지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친구랑 있으니 자고 내일 오라고 거절했고, 사건이 벌어진 후 아버지는 이 일을 몹시 후회했다고 한다.
그렇게 이틀간 틀어박혀 있다가 나온 그녀는 범행 직전 한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때 소주 두 병을 마셨다고 한다. 식당에서 그녀를 본 직원들은 그녀가 한참 동안 주문도 하지 않고 말없이 가만히 앉아있는 등 이상행동을 하고 어쩐지 분위기와 눈빛이 섬뜩해서 기억에 남았으며, 소주를 두 병이나 마셨지만 전혀 취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리고는 버스에 올라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우발적 범죄가 아닌, 사전에 준비한 계획적 범죄이자 묻지마 범죄인 것은 확실하다. '사람을 찔러야 되겠다는 그런 심정으로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 '칼 한 개로 불안해서 결국 두 개를 더 샀다'고 진술했으며, 피해자를 왜 찔렀느냐는 질문에는 '나하고 제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찔렀다.' 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4. 여담
- 가해자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달려들어 추가 범죄를 막고, 피해자의 이송을 도운 의인들이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
- 국토교통부의 고속버스 국민안전 승무원제 도입 발표 며칠만에 고속버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짐에 따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사건으로 인한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4번 좌석을 힘 좋고 건장한데다 젊은 성인 남성만 앉도록 강제할 수는 없는거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멀미가 덜 해서", "앞좌석은 전망이 잘 보여서" 등 이유로 상당수가 앞좌석을 선호하는 상황에서[4] 3번 좌석 승객이 무장한 경비원도 아닌데 범죄자까지 막으리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 2017년부터 시행된 정신건강복지법의 영향으로 환자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더 어렵게 된 상황에서 이 사건을 기점으로 환자의 인권이냐, 정신병 환자들로 인한 범죄 미연 방지냐 하는 차원의 논쟁에 다시 한 번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 그러나 강제입원에 규제를 심하게 한 이유는 진짜 정신질환자가 아닌 멀쩡한 사람을 불법 감금하는 데에 정신병원 입원이 악용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와인빌 양계장 연쇄 살인사건(영화 체인질링으로도 만들어졌다)처럼 말이다.
- 한국은 고속버스를 아무렇게나 탈 수 있는 나라 중 하나인데, 총기가 풀려있지 않아서 그렇다. 미국, 멕시코 등 총기가 마구 풀려있는 나라에서는 몸수색과 차내 수하물에 대한 짐검사를 보안요원으로부터 받고 탑승하도록 되어있다. 총기가 마구 풀려있는 나라처럼 버스 탑승 전 보안검색만 실시했어도 예방할 수 있던 사건이 아닌가 싶다. 다만 보안검색을 받고 탑승하게 하려면 현재 한국 터미널의 구조상 어려운 점이 많은데, 공항 터미널처럼 면세구역과 일반구역의 분리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분리가 불가능하다 해도 버스 탑승 전 보안검색 및 소지품 검사를 통해 탑승하도록 조치할 수는 있으나 수많은 보안요원들을 고용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이런 곳에서는 (버스 기사나 회사 관계자가 허락한다고 해도)보안요원 및 터미널 운영주체에 의해 버스 사진 촬영을 제재하는 터미널도 있어서 버스 동호인들의 문화적 충격도 상당할 것이다.
- 2018년 7월 13일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 412회 방송에서 다루어졌다. 피해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도운 사람과 칼부림을 제지하고 칼을 빼앗아 제압한 학생이 출연했다.(여담으로 이들은 용감한 시민상을 받았다) 또한 다이어트 약(펜터민으로 추정)의 부작용인 망상, 환각 등이 원인이 되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1] 대학에도 다니지 않고 취직을 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사건 한 달쯤 전부터 간호조무사 공부를 시작한 상태였다.[2] '아들이 하나 있다. 병원으로 가야 한다, 살려달라'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3] 과도와 부엌칼 세트로, 꽤 비싸고 예리한 고급 칼이었다고 한다. 가격이 14만 5천원이었다.[4] 지금도 대부분 나라에서 3~4번 좌석은 인기가 상당히 높은 좌석으로 다른 좌석은 자리가 남아도는데 3~4번 좌석만 누군가 미리 예약한 경우도 매우 흔하다. 다만 멕시코의 ETN, ADO Platino (우등고속)와 같이 운전석 공간에서 커텐으로 막아놓아 승객이 커텐을 조작할 수 없는 곳은 그런 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