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밀랍인형

 


猫と蠟人形
1. 개요
2. 소개
3. 등장인물
4. 줄거리
4.1. 스포일러


1. 개요


요코미조 세이시의 탐정 소설 유리 린타로 시리즈의 한 작품.

2. 소개


1936년 월간지 《킹》 8월 증간호에 발표된 단편. 미츠기 슌스케의 단독 사건이다. 미츠기의 가족이 처음으로 등장한 사건이기도 하다.
첫 발표 당시와 단행본판에서 여러 부분에 수정과 가필이 가해진 작품이다. 첫번째 단행본판에서는 잡지 연재 당시의 예고 문구가 그대로 수록되어 있었고[1], 3번째 챕터 '강가의 집'과 마지막 챕터 '의외의 결말'은 원래 잡지 연재 당시에는 편집부 측에서 두 챕터를 통째로 삭제했던 것을 후에 단행본 출간시 복원하였다.

3. 등장인물


  • 미치코(通子)
야타가이 사부로의 아내.
  • 야타가이 사부로(矢田貝三郎)
미치코의 남편. 실력있는 유명 외과의사지만 인간성에 대단히 심각한 하자가 있는 인물.[2]
  • 오가타 겐지로(緒方絃次郎)
미치코의 옛 연인.
  • 타카하시 모토(高橋もと)
겐지로가 세들어 사는 집의 주인 노파.
신닛포사의 간판 기자. 미치코의 오빠.
  • 도도로키 경부(等々力警部)
경시청의 형사.

4. 줄거리


외과의사 야타가이 사부로의 아내 미치코는 오빠인 미츠기 슌스케에게 남편의 실종을 알리면서 전날 목격한 광경을 이야기한다. 3일 전쯤 아침에 장마로 불어난 집 바로 옆 강물에서 장미 한 송이가 들어있는 빈 마요네즈 유리병을 발견한 직후 가슴에 단도가 박힌 섬뜩한 모습으로 떠내려 온 밀랍인형을 목격한다. 그 밀랍인형의 가슴 부분에는 심장을 관통한 화살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야타가이의 가슴에도 이것과 완전히 같은 모양의 문신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츠기가 찾아오기 바로 전날 밤 야타가이가 외출한 이후로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미치코는 그의 안위를 걱정한다. 하지만 지독한 수전노인데다 시기와 질투가 심한 야타가이의 인간성을 잘 알고 있던 미츠기는 그가 과연 이렇게까지 걱정해줄 가치가 있는 인간이냐며 내심 격한 분노를 느낀다. 애초에 미치코와 야타가이는 나이 차이가 30살도 넘는데다가, 원래 오가타 겐지로라는 청년과 연인 사이였던 미치코가 야타가이에게 팔려가다시피 해서 성사된 결혼이었던 만큼[3] 미츠기는 처음부터 이 결혼 자체를 굉장히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참이었다.
한편 미치코는 얼마 전부터 남편 앞으로 협박장 비슷한 편지가 종종 온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협박장은 야타가이의 수술 때문에 자식을 잃었다는 한 어머니가 보낸 것이었는데, 이를 본 야타가이는 이런 일로 일일이 원한을 샀다가는 의사가 어떻게 사느냐며 씁쓸해했다지만[4], 야타가이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런 태도가 상대방의 감정을 더욱 상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남편의 안부를 걱정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래쪽에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은 미츠기와 미치코는 전날 밀랍인형을 발견했다는 강가로 내려갔다가 그곳에서 온 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요란하게 울고 있는 미치코의 애완묘 '펄[5]'과, 밀랍인형과 같은 모습으로 가슴에 단도가 박힌 야타가이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리고 미치코의 방에 있던 것과 같은, 장미꽃이 든 마요네즈 병이 강물을 따라 떠내려오는 것을 목격한다.
친구인 경시청의 도도로키 경부와 함께 배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 사건 현장을 둘러보던 미츠기는 야노쿠라의 강가에 자리한 한 황폐한 집 안에서 피로 찍은 고양이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벽장 안에서 입에 재갈이 물린 채 결박당한 한 노파를 발견하는데, 이 노파는 바로 집주인인 타카하시 모토였다. 모토 할멈은 원래 혼자 살고 있었지만 한 달쯤 전 한 신사가 찾아와서 강가에 접한 방을 빌려달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신사의 행동거지가 원체 점잖고 호감이 가는 인상이라 모토 할멈은 흔쾌히 방을 빌려 주었는데, 기묘한 것은 그는 방을 얻어 놓고는 여기서 눌러 사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한 번씩 찾아와서는 창 밖으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쉬어가는 정도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전날 밤 8시쯤 검은 목도리로 얼굴을 절반쯤 가린 괴한이 찾아오더니, 난데없이 모토 할멈을 때려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모토 할멈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던 중 미츠기는 방 한구석에서 미치코의 집 쪽으로 떠내려왔던 것과 같은 마요네즈 병을 발견하는데, 직후 방으로 들어온 문제의 신사를 보고 경악한다. 그는 다름아닌 미치코의 옛 연인이자, 미츠기와도 면식이 있던 오가타 겐지로였다. 그리고 하필이면 오가타가 들어온 타이밍이 영 좋지 않았던 탓에, 그는 졸지에 야타가이 살해 용의자가 되고 만다.[6]
오가타는 미치코의 결혼 소식을 듣고 절망한 나머지 두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홀연히 외국으로 떠났다가 귀국했는데, 두 달쯤 전 우연히 미치코를 만난 그는 한눈에 그녀의 불행한 결혼 생활과 야타가이의 결함투성이인 인간성을 꿰뚫어본다. 그리고 미치코에게 가끔 자신을 만나 달라고 부탁하지만, 남편의 성격을 잘 아는데다 이제와서 오가타를 다시 만나다가는 오히려 자신만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미치코는 거절한다. 그러자 오가타는 직접 만나지 않겠다면 하다못해 편지라도 주고받자고 했지만 그마저도 거절당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 오가타는 미치코 앞으로 편지를 보내, 하다못해 이 선물만이라도 받아달라며 강에 장미꽃을 띄워 보내겠다고 한다. 미치코는 이것마저 거절하려 했지만 결국 오가타의 진심어린 부탁에 장미꽃이 든 빈 병을 건져올리게 된다. 미츠기가 미치코의 집을 찾아갔을 때 방에서 시든 장미꽃이 든 마요네즈 병을 보았는데, 이 병의 정체가 바로 오가타의 '선물'이었던 것.[7]

4.1. 스포일러


야타가이 사부로는 미츠기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음험하고 썩어빠진 인간성을 지닌 인간이었다. 그는 미치코가 결혼 전에 다른 사람과 연인이었다는 것에 앙심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결혼한 이후로 오가타와의 관계를 끊고 어떻게든 남편을 이해하고 잘 지내 보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자기가 아닌 다른 남자와 관계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결혼하자마자 태도를 바꾸어 아내를 냉대했다.[8] 그리고 야타가이의 일그러진 성격은 결국 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을 빌미로 미치코에게 '복수'하고, 그도 모자라 처남인 미츠기와 오가타까지 끌어들여 한꺼번에 파멸시킬 계획을 세우기에 이른다. 그는 일단 자살할 계획을 꾸민 뒤, 오가타가 미치코에게 장미꽃을 담은 병을 띄워 보내는 것을 이용해 교묘하게 타살로 위장하여 오가타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려 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야타가이는 강 상류 쪽에서 자신의 집 쪽으로 온갖 물건이 떠내려온다는 점에서 착안, 우선 밀랍인형을 이용해 자신의 시체가 집 앞까지 제대로 떠내려올지 시험했다. 그 뒤 오가타가 세들어 사는 모토 할멈의 집을 알아내 그 집에서 자살한 뒤, 오가타의 양복 단추를 손에 쥔 채 죽은 모습으로 그에게 혐의를 씌우려 했다. 그리고 이 일련의 계획을 적은 유서[9]유리로 된 의안 속에 넣은 뒤 펄의 눈에 이 의안을 억지로 구겨넣어서 숨겼다.[10] 이렇게 하면 웬만해서는 고양이의 눈에 유서가 숨겨져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미츠기라도 자신의 계획을 밝혀내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던 것. 그렇게 야타가이의 자살 계획은 성공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이 계획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갔다. 야타가이의 사인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었고, 그것도 오가타가 세들어 있던 셋집 주인 '''타카하시 모토에게 살해당한''' 것이다.
발단은 모토 할멈의 외아들이 받은 맹장염 수술이었다. 당시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야타가이였는데, 수술 자체는 맹장을 절제하기만 하면 되는 비교적 간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야타가이가 당시 '''술에 만취한 상태로 수술을 집도'''하다가 그만 '''아들의 뱃속에 거즈를 넣은 채 그대로 봉합'''해 버렸고, 아들은 이 사고가 원인이 되어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것만 해도 기막힌 노릇이건만, 야타가이는 사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모토 할멈이 자신에게 트집을 잡는다느니, 협박을 한다느니 하며 고압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더니 나중에 가서는 모토 할멈의 집에 사람을 보내[11] 이 일에 대해 함구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피해자인 모토 할멈을 협박하는 막장스러운 짓을 저지르기까지 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의료사고로 허망하게 잃은 것도 모자라 도리어 협박까지 당한 모토 할멈은 그 이후로 야타가이를 증오하게 되었다.[12] 그래서 야타가이의 집에 수 차례 협박장을 보냈지만 그가 아무런 반응도 없자 그녀의 분노는 점점 더 커져갔다. 그러던 중 야타가이는 자신의 복수 계획을 위해 오가타의 방을 찾아와 준비해 간 나이프로 가슴을 찌르려 했지만, 막상 자살하려 하자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계속 주저하고 있었다. 그 때 마침 모토 할멈이 집으로 돌아왔고, 방에서 아들의 원수인 야타가이를 본 순간 그 동안 쌓인 분노와 복수심이 폭발한 할멈은 그의 나이프를 빼앗아서 그대로 단칼에 찔러 살해해 버린 것이었다. 할멈이 벽장 속에서 재갈이 물린 채 발견된 것도 자작극이었던 셈.[13]
자칫 단순한 치정살인으로 종결될 뻔했던 이 사건은 미츠기가 펄의 한쪽 눈에서 야타가이의 유서를 발견하면서[14] 모든 진실이 밝혀졌고, 오가타의 무죄도 증명되었다. 또한 미츠기는 후에 모토 할멈을 찾아가 자신이 알아낸 사건의 진실을 확인한 뒤, 이 사실은 세상에서 자신과 할멈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며 누구에게도 이 진실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15]
[1] 2019년에 출간된 카시와쇼보판 선집에서는 삭제되었다.[2] 이 인간의 성격에 대해 작중에서 표현하기를, "어떠한 학문이나 교양도 인간의 성격을 교정하는 힘은 없는 모양이다."[3] 작중에서는 미치코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나, 정황상 미츠기의 집안이 경제적으로 뭔가 어려움에 처해 있었고 그 때문에 지원을 조건으로 성사된 결혼으로 보인다.[4] 말이 씁쓸한 반응이지 실제로는 완전히 적반하장의 태도다. 자세한 것은 후술.[5] 진주처럼 새하얀 털을 가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6] 오가타가 들어온 타이밍도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죽은 야타가이가 양복의 단추 하나를 손에 쥐고 있었는데, 이 단추가 오가타의 것이었다.[7] 미치코는 평소 깔끔한 것을 좋아하고 뭐든지 제대로 갖추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동생의 이런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미츠기는 장미꽃이 든 마요네즈 병을 처음 봤을 때 왜 이렇게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데다 꽃을 꽂아뒀을까 하고 의아해했다.[8] 미치코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위에 언급되었듯 자신을 만나달라는 오가타의 간청도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몇 번이나 거절했다. 그런데도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 인간이 얼마나 찌질하고 졸렬한지 짐작할 수 있다.[9] 말이 유서지 미츠기를 대놓고 도발하는 내용이다.[10] 모토 할멈의 집에서 고양이 발자국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정작 할멈은 고양이를 싫어해서 키우지는 않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정황상 야타가이가 펄을 미치코 몰래 데리고 와서 유서를 숨긴 의안을 수술로 집어넣은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야타가이의 시체가 발견되었을 때 펄이 온통 피를 뒤집어쓴 모습이었던 이유가 이것으로 설명된다. 모토 할멈의 집안에서 발견된 고양이의 발자국은 펄이 도망치는 과정에서 찍혔던 것으로, 현장에는 펄의 발자국 뿐만 아니라 창가 쪽으로 길게 이어진 핏자국도 남아 있었다.[11] 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보냈다는 작중 묘사를 보면 폭력배를 고용해서 보낸 듯하다.[12] 사실 모토 할멈도 처음에는 의사도 신이 아닌 이상 수술이 잘못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하려 했다. 하지만 실력있는 유명 외과의사라고 해서 아들을 맡겼더니 만취 상태로 수술을 집도해서 생떼같은 아들을 죽게 한 만큼, 할멈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13] 미츠기는 모토 할멈을 처음 발견했을 때 결박을 풀어주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렸지만, 이 당시에는 굳이 도도로키 경부에게 말하지는 않았다.[14] 야타가이가 살해당하고 나서 다시 미치코를 찾아왔다가 응접실로 들어온 쥐를 뒤쫓던 펄의 한쪽 눈이 이상하게 흐릿한 것을 보고 무언가 있음을 직감했다.[15] 작중 미츠기의 발언으로 미루어 보면 대외적으로는 야타가이가 자살하면서 오가타에게 누명을 씌운 사실까지만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모토 할멈을 배려해서 야타가이의 유서 내용만을 기사로 작성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