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비
1. 개요
전투에서 양측의 병력이 얼마만큼의 퍼센테이지로 죽었는가를 의미하는 말이다. 당연히 숫자가 클수록 그만큼 더 많이 죽은 것이며 '''교환비가 낮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숫자가 작을수록 '''교환비가 높다'''고 한다. 길게 말할것 없이 '''현실판 K/D 레이트, 즉 킬뎃'''이다.
2. 실상
게임에서의 킬뎃이 게임 전체를 좌우하지 않듯이, 교환비도 밀덕들이 물고 빨면서 항상 입에 오르내리는 이론이긴 하나 실제로 교환비라는 것은 전쟁 전체로 보면 '''아무런 의미조차 없다'''. 그 나라 병사들의 질, 훈련 수준, 전투 능력 등을 고려하는 데도 '''큰 의미는 없는 허황된 이론'''에 불과하다. 교환비가 높은 군대일수록 병사들의 훈련수준이 높고 전투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무조건 그렇다고도 말할 수 없는 노릇.
교환비만 놓고 전쟁의 승패를 따지는 게 얼마나 의미 없는 거냐면,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 제국군과 독일 국방군 및 슈츠슈타펠은 연합군을 상대로 대부분 1대 1.2~3 정도의 더 높은 교환비를 자랑했다. 특히 독소전쟁 초기, 국방군/슈츠슈타펠 같은 경우, 소련군을 상대로 1대 20 이상 되는 압도적인 교환비를 선보인 적도 있었다. 그러나 독일은 양차대전에서 모두 비참하게 패배하였다.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을 상대로 미군은 1대 9~20, 한국군은 1대 24, 호주군은 1대 40~50 정도의 교환비를 평균적으로 내고 다녔다. 그러나 미군, 호주군, 한국군 중 그 어떤 군대도 베트남이 공산화되는 것을 막지 못했으며, 그 누구도 베트콩을 완전히 소탕하지도 못했고, 전쟁에서 패배한 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된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의 소련군도 무자헤딘을 상대로 1대 9~20 정도의 교환비로 늘상 압도하였으나 결국 아프가니스탄에서 패배하여 철수하고 말았다.
또한 그 나라 병사들의 교환비가 높다고 무조건 그 나라가 군사강국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게,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과 호주군이 미군보다 압도적인 교환비를 냈다고 해서 한국이나 호주가 당시 미국보다 강한 나라라고 볼 순 없는 것이다. 또한 독소전쟁에서도 바그라티온 작전, 베를린 공방전을 제외한 모든 주요 전투에서 독일군이 소련군보다 더 우세한 교환비를 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독일이 소련보다 강한 나라라는 건 아니다.
즉, 이 교환비라는 것은 밀덕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이론이긴 하지만 군사학적으로 보면 아무 의미도 없는 공허한 개념에 불과한 것이다. 특정 전투를 분석하거나 전술적인 측면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교환비는 분명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지만, 모든 분야에 다 적용되는 개념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