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야행
1. 겉 뜻
비단옷을 입고 밤거리를 돌아다닌다
2. 속 뜻
자랑할 만한 일이 생겼음에도 그것을 자랑하지 않는 것은 아무 가치 없는 일이란 의미로 쓰인다.
3. 유래
진나라가 멸망한 후, 항우는 공이 있는 군벌들과 측근들에게 땅을 나눠주었다. 이것이 항우의 18제후왕 분봉. 이 때 자신도 어디를 영토로 삼을지 고민을 했는데, 유생 한생이 유방과 다른 제후들을 견제하면서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 진나라의 수도 함양에서 머무르면서 세력을 기르자고 했지만 항우는 반대했다. 그는 황폐한 함양 지방이 싫었고 초나라로 돌아가 고향 사람들에게 공적을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고사성어는 항우가 그만큼 고향을 좋아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고향 사람만을 잘 대해주는 것을 나타내주는 말이기도 하다. 또 항우의 전략적 식견이 얼마나 좁은지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함양이 자리잡은 관중 평야를 둘러싼 하수와 진령산맥은 천혜의 요새였고, 두 자연 요소가 만나는 함곡관만 틀어막아버리면 외부 세력이 관중 안으로 진격하는 것은 당시로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한 관중 평야의 무시무시한 생산력은 그 당시 중국 어디와 비교해도 제일의 생산력을 자랑했다. 여길 포기하고 당시로서는 깡촌 중에도 깡촌이던[1] 초나라로 돌아간 것은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실책이었다.부귀해졌는데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것은 '''비단 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 것이나 다름없소'''(錦衣夜行). 누가 그것을 알아주겠소?
단, 이 말이 나왔을 때는 항우의 몇 달에 걸친 파괴로 관중 땅의 생산력은 일시적으로 끊어지다시피 한 상태이기는 했다. [2] 만약 항우가 지나치게 파괴하지 않고 적당히 처리하고 눌러앉았다면, 관중은 유방이 아니라 항우의 중요 거점, 더 나아가 대륙 통일의 기반이 충분히 될 수 있었다. 결국 상태가 안 좋은 것도 항우 스스로 만든 결과니 자업자득이다. 이런 처지에서 어떻게든 물자 공급과 내정을 해낸 소하가 워낙에 괴물이었을 뿐이다.
한생은 이 말을 듣고 물러나면서 '''인언 초인목후이관, 과연!'''이라고 뇌까리며 항우를 깠고, 그걸 들켜 격분한 항우에게 팽형을 당하고 말았다.
여기서 파생된 사자성어인 금의환향이 더 유명하며 설명도 거기에 더 잘 돼있다.
세조는 이 말을 항우가 아니라 유방이 한 줄 알았다고 한다.
4. 관련 문서
[1] 초나라의 영역이던 양자강 일대의 경제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10세기 무렵부터다.[2] 농담이 아니라 항우는 '''사람 목숨 파리 목숨이던 그 옛날 기준에도''' 지나치게 학살을 많이 한다고 욕을 먹었다. 항우 문서와 신안대학살 문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