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성론
1. 개요
뜻 자체는 그리스도의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이 겸재(兼在)할 수 없으며 신성 아니면 인성, 둘 중 하나만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2. 에우티케스주의(단성론)
아리우스파와 네스토리우스파 논쟁이 끝나고 난 이후 드디어 '''단성론'''이 등장하였다. 처음 이에 대한 주장을 하고나선 것은 알렉산드리아의 신학자 에우티케스의 주장에서 비롯되었다. 에우티케스는 신성과 인성이 융합되었으며, 인성은 마치 포도주가 바다에 빠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이 인성도 신성에 흡수되어 하나의 본성만이 남았다고 주장한 것이었다. 이런 단성론은 로마 교회의 반발을 사, 결국 교황 레오 1세의 논박[1] 에 따라 451년 칼케돈 공의회에서 에우티케스의 교리가 단죄되고 삼위일체 교리 및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겸비를 선언한 신조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단성론 논쟁은 칼케돈파 교회에서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3. 합성론
그러나 문제는 전체 교회에서 에우티케스의 이론을 이단으로 처리하는데에는 동의하였으나 정통 교리를 정식화하는 데에서 잡음이 터진 것이었다. 처음 네스토리오스를 관광 보내다시피 했으며 '그리스도의 육화'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를 내던 알렉산드리아 교회에서 '육화하신 하나의 본성'을 전임 총대주교 키릴로스의 정식이라며 주장한 것이었다.[2] 그에 비해 전체 교회에서 합의한 정식은 '그리스도께서는 신성과 인성을 겸비하였으며, 이 둘은 나누이지도 서로 섞이지도 않으며 고유한 성격을 유지하며 속성을 교류한다.'는 것이었다. 즉 키릴로스의 주장을 '육화하신 하나의 '''위격''''으로 정리한 것이었다.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 디오스코로스와 안티오키아 총대주교 대(大) 세베로스는 이 정식이 네스토리우스적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했고, '하나의 본성'을 고수하였다. 결국 알렉산드리아 교회와 안티오키아 교회에는 그리스인들과 토착민들 간의 교리 분쟁으로 내부 분열 사태가 일어났으며, 원주민 신자들은 그리스인들을 '멜카이(황제파)'라 부르며 경멸하였다. 아르메니아 교회는 아예 교회 전체가 칼케돈 공의회를 부정하고 칼케돈파 교회와 갈라서기에 이르렀다.
이 합성론 논쟁은 동방 속주와 중앙 정부, 그리고 칼케돈파와 비칼케돈파 간의 반목의 상징으로 남았다. 유스티니아누스 1세와 그를 이은 동로마 제국 황제들은 합성론파와 양성론파의 반목을 해소하려고 노력하였고, 그 시도 중 하나가 이라클리오스 황제 시절에 세르기오스가 주장했던 단의론이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실패하였고, 합성론을 믿는 시리아와 이집트가 이슬람의 지배에 넘어간 이후 오리엔트 교회는 칼케돈파와 영원히 분리되었다. 지금까지도 합성론파는 초기 분리주의 교회 중 가장 큰 교세를 가지고 있으며, 시리아와 이집트의 주요 종파이다. 참고로 합성론 교회로 출발한 이들 오리엔트 정교회들은 현재 자신들이 단성론파로 불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단성론(에우티케스주의)은 오리엔트 정교회에서도 이단이다.
다음은 가톨릭과 콥트 정교의 공동 발표인데, 이를 보면 이들의 주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진 사도들의 전승에 입각해서, 그리고 처음 세 개의 보편공의회에 준해서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육화하신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고백한다. 그는 삼위일체의 두 번째 위격이며 하느님의 말씀이요 성부의 영광의 광채시며 성부 본질의 모상이시다. 그분은 우리를 위하여 스스로 참된 육신과 이성과 영혼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시고 죄 없이 우리와 같은 인성을 나누신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주님이시며 하느님, 구세주, 우리 모두의 왕으로서 신성으로 말하자면 완전한 하느님이시고 인성으로 치자면 완전한 인간이시다. 그분 안에서 그의 신성은 그의 인성과 실제로 완전한 방법으로 섞임 없이, 혼합 없이, 혼동 없이, 바뀜 없이, 갈림 없이, 나뉨 없이 결합한다. 그분의 신성은 인성으로부터 단 1초도, 찰나의 순간에도 분리되지 않는다. 영원하시고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느님께서 눈으로 볼 수 있게 육신을 갖추시고 종의 형상을 취하셨다. 그분 안에서 신성의 모든 전유물과 인성의 모든 전유물이 하나의 참되고 완전하고 불가분한 결합 안에서 온전히 보존된다.
-1973년 교황 바오로 6세와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 셰누다Shenouda 3세가 공동 서명한 "공동 교서"(dichiarazione comune).[3]
우리는 하느님이시며 우리 인간의 구세주이시고, 육화한 말씀이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신성에 대해서도 완전한 하느님이시고 인성에 대해서도 완전한 인간이심을 고백한다. 그분은 자신의 인성을 신성 안에서 섞임 없이, 혼동 없이 하나로 만든다. 그분의 신성은 자신의 인성과 단 1초도, 찰나의 순간에도 분리되지 않는다.
동시에 우리는 네스토리우스와 에우티케스의 주장을 단죄한다.
-1988년 2월 12일. 대화촉진위원회 공동정식.[4]
4. 단성론과 합성론
에우티케스의 주장은 '''mono'''physitism, 키릴로스(치릴로)의 주장은 '''mia'''physitism으로 따로 불린다. 이 논쟁이 진행되던 당시에는 키릴로스파는 에우티케스파를 공격했지만, 칼케돈 공의회를 따르는 파는 키릴로스파 역시 단성론이라고 비판했다.
이 정식에서 '하나의' 원어는 그리스어 'mia'라는 단어이다. 즉, 단순한 하나의 본성이 아니라 육화해서 하나로 합쳐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Monophysitism 대신 Miaphysitism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용례가 많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본성(신성)이 육체(인성)을 수용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어쨌든 신성과 인성이 공존한다는 칼케돈 공의회의 교리와 핵심이 비슷하기 때문에 표현상 문제라는 의견이 세월이 지나면서 대두되었고 지금의 가톨릭/정교회와 오리엔트 정교회 간의 신학적 대화가 가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