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1. 의미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하느님'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 「1」 『종교 일반』 우주를 창조하고 주재한다고 믿어지는 초자연적인 절대자. 종교적 신앙의 대상으로서 각각의 종교에 따라 여러 가지 고유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불가사의한 능력으로써 선악을 판단하고 길흉화복을 인간에게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제(上帝)·상천(上天)·천공(天公)·천제(天帝)·현제(玄帝)·황천(皇天).
- 「2」 『가톨릭』 가톨릭에서, 신봉하는 유일신. 천지의 창조주이며 전지전능하고 영원한 존재로서, 우주 만물을 섭리로 다스린다. ≒상주(上主)·주(主)·천주(天主).
- 「3」 『기독교』 그리스 정교회와 프로테스탄트 일부 분파[1] 에서 ‘「2」’를 이르는 말.
2. 설명
원래는 토속 신앙의 하늘을 절대자로 여긴 경천사상에서 하늘 자체를 신격화한 '하늘님'에서 출발한다. 한국 무속 신앙의 '''일월성신'''(日月星辰)이나 '''천지신명'''(天地神明), 천도교의 '''한울님'''(天主)이 이와 유사한 개념이다. 현대 표기인 하느님은 하늘님에서 ㄹ 이 탈락된 결과이다. 비슷한 표현으로 해님, 달님, 별님 등이 있다. 직역하면''' "하늘(천국)의 주인(지배자)"이라는 뜻'''(하늘+님)으로 사실 기독교에서 써도 그다지 논란이 없을 표현이긴 하다. "하늘"이란 단어는 동양권에서 신을 의미하는 전형적인 단어이니 사실 서양 성경에서도 '''하늘에서부터 복을 내리신다.'''라는 표현이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하늘은 "신"을 의미하는 개념이기는 했다.
3. 용어의 기원
하느님이라는 표현은 19세기에 나타난 것이지만, 그것이 지칭하는 하늘님의 의미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또한 하늘님은 기독교의 신에게만 해당되는 표현이 아니라, 환인이나 천주, 상제를 비롯한 전통적인 신에게도 해당되는 표현이기 때문에 하늘님은 말 그대로 천신(天神)을 가리키는 말로 정착되었다. 예를 들어 조선 중기의 시인 박인로가 쓴 노계가에서 하님을 확인할 수 있다.링크 원문 기준 맨 왼쪽 줄/번역본 기준 밑에서 두 번째 줄로. '비옵나다 하나님아(비옵다하님아)'라는 표현이 보인다.
4. 그리스도교에서의 차용
유일신교에서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의 숭배 대상인 유일신(야훼)을 뜻하는 단어로도 쓰이는데, 한국 가톨릭(천주교) / 정교회 / 콥트 정교회 / 대한성공회(특히 1977년 공동번역 이래) / 여호와의 증인 / 바하이에서는 하느님이라는 표현을 쓰고, 대한성공회를 제외한 개신교 /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 이슬람에서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렇게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하느님 표현은 언어적 기원이 윗 문단과 같을 뿐, 토테미즘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단어다. 토테미즘은 사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신앙이며, 기독교에서의 하느님은 위 단어를 차용해 그들의 신인 야훼를 지칭하는 표현이지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일부 개신교인들은 애국가의 '하'''느'''님이 보우하사' 부분을 '하'''나'''님이 보우하사'로 부르기도 한다. 과거 아래아로 발음하던 것의 영향으로 '하나님'과 '하느님'은 의외로 발음이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으로 바꿔 불러도 티가 별로 안 난다. 현 정부는 애국가의 하느님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절대자인 야훼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사실 작사자로 추정되는 윤치호나 안창호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므로 기독교의 유일신 야훼를 염두하고 가사를 썼을 확률이 높다. 실제로 윤치호가 해방 직후 수기로 남긴 애국가 가사지에는 “'''하나님'''이 보우하사”로 명백하게 기재되어 있다. 작곡가 안익태의 모교인 개신교계 미션스쿨인 숭실대학교에서도 “하느님이 보우하사” 부분을 주선율 악보와 함께 “'''하나님'''이 보우하사”라는 가사로 학교 건물 외벽에 장식해 놓았던 사실도 있다.
하느님은 "하느님이 보우하사"의 하늘님으로 대표되는 경천사상에 근거한 전통적인 하느님과, 야훼를 의미하는 하느님(또는 하나님)으로 구분되며, 전통적인 하느님은 인격신이 아닌, 천지신명같이 좀 더 포괄적인 신성(神性)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어사전이 정의한 표현 자체는 인격신을 뜻하는 것으로도 해석이 돼서 전통적인 하느님보다는 기독교의 하느님에 좀 더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경천사상에 근거한 전통적인 하늘님이 "초월적이며 궁극적인 존재"로 인식되었으며, 기독교의 하느님 개념 또한 인격신이지만 동시에 그런 개념들을 넘어서는 "초월적이며 궁극적인 존재"라고 할 수 밖에 없으니, 이 둘이 다르다고 하는 건 결국 모순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 둘을 다르다고 주장하게 되면 결국 유일신 사상을 부정하게 되는 모습이 된다.[2]
1992년 불교 미륵종의 한 분파인 '한세계인류성도종' 종파의 대표인 정근철이라는 사람이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원래 ‘하느님’이란 명칭은 한민족의 것인데 그동안 기독교에서 허락도 없이 로열티도 내지 않고 무단으로 써왔기 때문에 보상금으로 1억을 내라고 재판을 신청했다. 죄목은 ‘한민족 하느님 도용죄’였다. 이것이 일명 ‘하느님 이름 도용 사건’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하느님’이 기독교의 것이어서가 아니라, ‘하느님’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고유명사여서 기독교에서도 쓸 수 있으니, 보상금 1억을 줄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고소를 기각하였다.
4.1. 하느님과 하나님의 차이
어원적으로 유래는 하늘+님으로, 같은 단어이나 방언의 차이로 갈라진 것이다.
5. 여담
2000년대 후반부터 이 단어를 살짝 변형한 '허느님'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뒤로 '느님'이라는 인터넷 은어 접미사가 활용되기 시작한다. 해당 항목으로.
일본어로는 카미사마(神様)로 번역되는데, 이걸 국내에서 '신님'이라고 무식하게 직역을 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1] 현재 교단 차원에서 절대자를 칭할 때 '하느님'을 공식적으로 쓰고있는 프로테스탄트는 대한성공회가 유일하다. 교회중에서도 진보적이라고 여겨지는 향린교회에서는 하나님과 섞어저 자주 사용되는 단어이다.[2] 이런 견해는 사실 스피노자로 대표되는 범신론 사상과 다소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