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씽
The Thing
1. 개요
남극의 탐사대 기지에 외계괴물이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SF 호러영화 시리즈. 1951년작, 1982년작, 2011년작까지 세 작품이 있다.
The Thing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음역하면 '더 싱'이지만 Sing(노래)과 한글 표기가 같아지므로 다들 '더 씽'이라고 한다. 사실 이 또한 정확하진 않다. 한국어에는 무성 치 마찰음(th, /θ/)이 없기 때문. Thing은 '어떠한 것, 무언가'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한국말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지칭하는 접두사로 괴(怪)를 사용하여 단어를 만드므로(괴생명체 등), 영화 원제가 의도하고자 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한국어로 옮긴다면 가장 적당하고 간결한 단어는 '괴물'이다.
2. 원작 소설
원작은 존 W. 캠밸 주니어의 1938년작 단편소설 《Who Goes There?》.[1] 국내에는 오멜라스 출판사의 'SF 명예의 전당' 제4권의 표제작으로 번역 출간됐다. 2018년에 단편소설이 사실은 잡지 분량에 맞추기 위해 원판에서 여러 부분들을 삭제하거나 편집했던 요약본이었다는게 알려졌고, 이후에 발견된 소설의 원고는 본래의 제목이었던 《Frozen Hell》로 재출간되었다.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3가지 작품들 중 존 카펜터의 1982년작이 원작 소설에 가장 가깝다.[2] 물론 각색하여 생긴 차이가 없진 않다. 원작소설에선 괴물의 본래 모습이 따로 있다고 암시한다.[3][4] 또한 원작에선 혈액검사로 (파머가 아니라) 개리가 괴물이라고 밝혀지는데, 개리는 영화처럼 사람 모습을 버린채 달려들지 않고 고압전류 전선을 먼저 빼앗으려고 했다. 괴물 모습으로 바뀌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 사이에 때려잡기 때문이다. 최후반부에는 반중력장치를 만들려고 하는 등 지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는 편.[5] 감염능력도 원작소설은 좀 다르게 나온다. 혈액검사 후 괴물이 드러냈을 때 사람 여러 명이 달려들어 '''맨손으로''' 찢었는데도 그 사람들이 감염되었다는 묘사는 없다.[6] 또한 1938년 소설이라서 SF 요소가 강한데 1982년 영화와 달리 화염방사기 대신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으로 지져서 괴물을 잡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연구소를 빠져나가는 알바트로스를 보여주어 독자로 하여금 혹시 괴물이 새로 변해서 도망간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을 주기도 한다. 이 결말은 1993년에 출판된 다크호스 코믹스 시리즈의 마지막판인 The thing -Questionable research-에 재활용되었다.
이외에도 82년판 영화 속 기지에는 총합 12명에 썰매견 6마리가 있을 뿐인데, 원작소설 속 기지는 사람이 무려 37명에 썰매견 70마리, 소 5마리나 있어서 사실상 작은 마을 수준이다. 이처럼 인구수+동물 수가 다르기 때문에 원작소설에서는 괴물에게 감염된 숫자도 훨씬 늘어났다. 혈액검사 장면에서 감염된 사람이 13명이나 나왔다고...
여담이지만 이 소설은 H.P. 러브크래프트가 쓴 광기의 산맥와 유사점이 있다. 사람들이 남극에서 학술적인 목적으로 탐험을 하다가 얼음에 갇힌 미지의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와 본래 작가가 썼던 원고가 편집본으로 출판된지 오랜 시간 후에 다시 온전한 완전판으로 재출간된 사정이 비슷하다.
3. 1951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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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니비 연출, 하워드 혹스 제작.[7] 원제는 《The Thing from Another World》. 우리말로는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쯤이지만, 82년작이 《괴물》이란 제목으로 수입되었기 때문에 이 영화도 국내에선 괴물로 번역됐다(…). 그래서 한국 영화 《괴물》과도 헷갈리는 사람도 있다. 일본 제목은 《遊星'''より'''の物体X》(《유성으로부터의 물체 X》).[8]
더 씽 관련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이질적으로 여겨지는데, 원작의 전개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부분들이 많지만 작품의 핵심존재인 괴물이 소설이나 이후 작품들[9] 에서 나오는 모습과 전혀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작중에서 등장하는 괴물은 외계에서 온 식물이 인간 형태로 진화한 모습인데 의태능력이 없는 대신에 사람을 일격에 쓰러트리는 괴력과 손이 잘리거나 온몸이 불에 휩싸여도 잠시 후에 원상복귀되는 재생력을 가지고 있다. 영양분을 뱀파이어처럼 생물의 피를 흡수해서 보충하고, 자신과 똑같은 개체로 성장할 외계식물의 씨앗들을 몸 속에서 생성하기도 한다.[10] 작중에서는 인원들중 기자 한 명이 야채성 세포들로 구성된 괴물을 두고 '지성을 가진 슈퍼당근'(...)이냐고 어이없어 한다.[11] 또한 원작소설의 괴물이 텔레파시를 사용한 것을 반영하듯 작중 대원들이 혹시나 괴물이 자신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언급한다. 괴물 역은 제임스 아네스(1923~2011)라는 배우가 맡았다.
원작소설을 영상화한 작품들 중 사상자가 가장 적어서 '''2명만 죽는다.''' 괴물에게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살아남은 카링턴 박사는 쇄골이 부숴지고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그래도 원작소설은 무려 23명, 82년판와 2011년판은 13명이 죽었음을 고려하면 가장 해피엔딩으로 끝난 판일 듯.
평론가들과 유명 영화 제작자들한테 1950년대 SF 영화들의 고전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비록 당시 영화 특수효과 기술의 한계로 원작대로의 괴물을 재현시키지는 못했지만, 작중 외계괴물을 발견하는 때 및 여러가지 도구를 이용한 지략으로 맞서싸우는 과정을 1950년대를 기준으로 긴장감있게 보여준 연출력이 호평을 받았다. 또한 영화에서는 (몇몇 비중이 없는 소수를 제외하고) 자신들만의 다채로운 캐릭터성을 가진 인물들이 외계생명체와의 조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예를 들으면 작중 사람들을 해치려는 괴물과 직접적으로 맞서싸우는 대원들, 외계인과의 조우에 관한 특종기사를 쓰려고 안달이 난 기자, 괴물의 정체 및 능력에 감탄하면서도 인류에 큰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하는 학자들과 미지의 외계생명체와 소통하려는 욕망에 심취해 문제를 일으키는 고위급 박사[12] 등이 나오는데, 후에 나온 리메이크작들과 비교해봐도 전혀 흠이 없는 인물구성을 선사한다. 그리고 원작 소설을 반영한 1982년작에는 괴물의 의태 능력 때문에 인물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여 갈등이 벌어지는 데 반해, 1951년작에서는 식물인간 괴물이 단일개체인 데다 의태능력이 없기 때문에 인물들이 서로를 믿고 협력하여 괴물한테 맞서 싸우는 전개가 주를 이룬다. 하워드 혹스 본인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팀워크가 두드러진다고 보는 평자도 있다.
존 카펜터가 이 작품의 광팬이라 자신의 1978년작 《할로윈》에서도 이 작품이 TV방영하는 장면을 잠깐 보여주었고, 1982년작 《더 씽》도 해당 영화를 토대로 리메이크해서 만든 것이다. 작중에서 노르웨이 팀이 남긴 필름의 형식으로 이 영화에서 나오는 몇몇 장면들이 그대로 나오기도 한다.
4. 1982년 영화
5. 2011년 영화
6. 리부트
블룸하우스와 존 카펜터가 1982년작을 리부트하기로 결정했다.#
7. 게임
8. 더 씽에서 등장하는 괴물들
9. 여담
비세라 클린업 디테일의 Frostbite 맵은 더 씽의 오마주다.
Distrust라는 인디 게임은 더 씽에서 모티브를 얻은 생존게임이다.
게임 Among Us가 이 영화에서 어느 정도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동료들 사이에서 위장자 괴물을 찾는다는 내용이 비슷하며, 그외에 메뉴 음악도 더 씽의 테마곡과 비슷하다. 또 게임상에서 등장하는 맵 중 Polus 맵은 영화에서 나온 남극기지를 연상케 하고 사보타지 시스템도 이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1] 발표 당시에는 Don A. Stuart라는 필명으로 발표했다.[2] 매크리디, 베닝스, 블레어, 개리 등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대부분 같은 데다가 전체적인 플롯과 괴물의 형태 등이 원작에 꽤 충실하다. 사실 세 번째 영화는 대놓고 카펜터 영화의 프리퀄을 표방한 작품이라 당연히 원작 소설과 같을 턱이 없지만.[3] 묘사를 보면 머리가 푸른색이고 붉은색 눈 3개에 전체적인 체형은 인간형이다. 소설에서 나온 외계인의 모습은 2011년 프리퀄에서 쓰이지 못한 외계인 조종사 장면#에서 오마주되었다. 다만 프리퀄에선 괴물의 본모습이 아니라, 괴물에게 희생된 다른 외계생명체들 중 하나라는 설정이 있었다. 이 장면은 블루레이에마저 수록되지 않고 완전히 삭제되어서 공식 설정에 포함되는지 불명이다.[4] 또한 82년도 영화와 달리 피튀기면서 잔인하게 변신한다는 묘사도 없다. 묘사를 굉장히 애매하게 했지만 일단은 그냥 자기 본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암시가 있다.[5] 작중인물들도 이 괴물이 꿈에 자주 나온다는 이유로 텔레파시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한다. 그래서 주민등록번호나 가족, 자신의 집 주소를 대도 텔레파시로 친구들 정신을 금방 읽어낼 수 있으니 소용없다는 말을 주고 받는다.[6] 소설 묘사가 충격적인데 인물들 여러 명이 그 괴물을 찢어놓으면서 히죽거리며 웃는다. 주인공 격인 매크리디마저도 '이 괴물을 찢으니까 기분이 시원하다.'는 투로 독백한다.[7] 후일 영화업계에서는 하워드 혹스가 제작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영화의 감독직을 맡았다는 주장이 나왔다.[8] 이 영화와 82년작의 일본어 제목은 조사가 다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뜻은 거의 똑같지만.[9] 존 카펜터 감독이 만든 1982년작과 그로부터 파생된 2002년 게임과 2011년 프리퀄작.[10] 이를 괴물의 세포를 연구하던 중 발견한 학자들은 괴물이 지구에 불시착한게 아니라 사실은 자신의 종족을 대량으로 자가번식해서 지구를 정복할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닐까라고 걱정한다.[11] 여담이지만 1982년작의 비공식 후속편인 만화 시리즈에선 (1982년판) 괴물은 식물로 의태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공식 설정으로 책정되진 않았지만, 이 경우 82년판 무형체 바이러스성 괴물이 51년판 인간 형태 식물성 괴물을 감염시키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온다.[12] 카링턴 박사는 작중에서 대원들한테 인간은 아직 모르는 수많은 지식을 지녔을 외계생명체와 폭력적으로 교류해선 안 된다고 괴물을 옹호했고, 주변 사람들의 우려를 무시한 채 괴물의 몸체에서 나온 외계씨앗들을 몰래 재배하였다. 심지어는 괴물을 잡기 위해 설치한 전기함정을 작동시키는 발전기를 꺼버리고 괴물을 설득(!)하려는 등 대원들의 작전을 방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