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레스 클레이본
1. 소개
1992년에 출판한 스티븐 킹의 소설. 국내에서는 1995년에 권국성 번역으로 잎새에서 영화표지를 단 번역본이 나왔고, 2004년에 김승욱 번역으로 황금가지에서 다시 번역본이 출판되었다.
2. 소설판 (1992)
미국의 작은 섬 리틀톨에서 돈 많은 노과부 베라 도노반이 죽자, 망자의 하녀 돌로레스 클레이본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는다.
돌로레스는 과거의 사건 때문에 더욱 섬 주민들에게 용의자로 취급받자, 결백을 주장하며 과거의 사건을 서술하는 내용이다.
과거의 사건은 돌로레스의 남편이 개기일식 때 우물에 빠져 죽은 사건이다. 이 남편이란 작자는 술주정뱅이에 아내를 두들겨 패는 걸로도 모자라 자기 딸 셀레나를 습관적으로 성폭행하기까지 하였다. 딸이 본래 남편을 잘 따랐고 어머니가 아버지를 위협한 걸[1] 보고는 더 그랬는데 언젠가부터 이상해지자 돌로레스는 의아하게 생각하다가 남편이 딸에게 한 짓을 알아차렸다. 그리하여 자기가 그 동안 모아둔 돈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도망가서 새로운 삶을 꾸리려 했지만, 그 돈마저 남편이 이미 횡령해버린 상태다. 그 상황에서 돌로레스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그 일이 훗날 고용주 베라 도노반이 죽었을 때 살인 용의자로 몰리는 굴레가 된 것. 참고로 원작에서는 돌로레스에게는 뉴욕의 유명 저널리스트가 된 셀레나 외에도 두 아들인 메인 주 상원 의원인 조 주니어와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막내 피트가 있다. 두 아들 또한 어머니, 누나처럼 아버지의 언어, 육체 폭력에 시달렸음에도 누나처럼 아버지를 잘 따랐다고 묘사된다.
킹의 소설 중에서도 특이하다. 일단 순문학에 가깝기 때문에 이야기도 상당히 현실적이며 페미니즘 경향이 강하다.
또한 돌로레스가 재판장에 나와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형식이라 실제로 이야기를 듣는 듯한 문체를 사용하였다. 장(챕터) 구분이 없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돌로레스의 이야기로만 진행하다가, 마지막 한 페이지에 와서야 시치미 뚝 떼고 웬 뉴스 기사 스크랩이 등장하는데, 이 스크랩이 감동의 쓰나미를 일으킨다... 물론 진짜 뉴스 스크랩은 아니고 킹이 초기에 즐겨 사용하던 소설의 기교. 한 예로 처녀작 캐리는 전체가 이런 형식이다. 돌로레스가 증언하는 부분이 작품의 주요 내용인데, 정말로 재치있으면서도 흥미진진하고 내용 자체도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킹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스티븐 킹의 다른 작품 중 영화로도 유명한 쇼생크 탈출의 쇼생크 교도소도 본작에서 언급된다.
1964년 실제 메인 주에서 일어난 개기일식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소설에 등장한다.
바로 이 소설에서 일어난 개기일식과 같은 날 발생한 사건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자매소설''' 제럴드의 게임이 있다.
양쪽 다 여자가 주인공이고 페미니즘 요소가 강하다는 것이 특징. 한쪽'''만''' 읽은 독자는 중간에 나오는 갑툭튀한 심리의 흐름이나 무언가 느끼는 장면에서[2] 어리둥절하게 된다. 다만 제럴드의 게임은 킹 소설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인등급 판정을 받은(...)[3] 작품이고 구하기가 극히 어렵다. 넷플릭스에서 영화화했다.
3. 영화판 (1994)
1994년에 테일러 핵포드 감독 아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도 나왔다.개기일식(eclipse)으로 유명한 미국의 메인주 리틀 톨 아일랜드의 바닷가 외딴 언덕, 음산한 바람 속에 버려진 한 채의 집에 셀리나 조지(Selena St.George: 제니퍼 제이슨 리 분)가 15년만에 돌아온다. 이 집은 그녀가 증오하며 떠났던 어머니 돌로레스(Dolores Claiborne: 케시 베이츠 분)의 집이다. 셀리나는 뉴욕에서 명석하고 날카로운 문채로 유명해진 여기자로, 발신인이 밝혀져 있지 않은 한 장의 팩스를 받는다. 자신의 어머니 돌로레스가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는 지역 신문의 기사였다. 셀리나는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어머니 곁에 찾아왔지만, 마음 깊은 곳에선 어머니의 유죄를 확신하고 있다.
돌로레스는 그 지방 여류 부호인 베라 도노반(Vera Donovan: 주디 파핏 분)의 살해 혐의로 곧 정식 심리를 받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그녀는 변호사 선임을 완강히 거부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 사건에 특별히 늙은 형사 매키(Detective John Mackey: 크리스토퍼 플러머 분)는 돌로레스의 유죄를 확신하며 집요한 수사를 벌인다. 86건의 사건 중 85건을 해결하는 완벽에 가까운 수사 기록을 갖고 있는 매키 형사. 그런 그에게 단 한번의 오점을 안겨준 여자가 18년전 남편의 살해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유죄가 밝혀지지 않았던 돌로레스다.
18년전, 돌로레스는 어려운 살림 속에서 딸 셀리나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도노반 저택에서 하녀로 일하고 있었다.
술주정뱅이 남편 조 세인트 조지(Joe St. George: 데이비드 스트라다인 분)의 학대로 몸과 마음이 상한 돌로레스는 고된 노동 속에서도 희망인 딸 셀리나를 위해 모든 걸 참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날 어린 딸 셀리나가 남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아빠를 무조건 따르던 셀리나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지고, 돌로레스는 그 동안 저금한 돈을 찾아 딸과 함께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 돈마저도 조가 빼돌렸음을 알고 절망한다. 돌로레스의 사정을 알게 된 베로 도노반은 '세상에 모든 사고가 모두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아님'을 언질해 주며 \''''때론 악녀가 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지(Sometimes being a bitch is all a woman has to hang onto)''''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얼마 후 개기일식 축제가 벌어지던 날, 일식을 하늘이 어두워진 순간 조가 술에 취해 낡은 우물에 실족사하고 만다.
매키 형사 외에, 지난 18년간 끈질기게 돌로레스의 유죄를 확신한 사람은 바로 딸 셀리나였다. 셀리나는 무의식적으로 아빠의 추행에 대한 기억을 상실한 채, 엄마에 대한 증오심만을 품고 고향을 떠났지만 심한 신경쇠약 증세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시 베라 도노반의 죽음으로 돌로레스와 셀리나, 매키 형사는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미저리에서 애니 윌크스를 연기한 캐시 베이츠가 여기선 돌로레스로 등장하는데 여기서도 연기가 장난 아니다.
돌로레스의 딸은 제니퍼 제이슨 리가 연기했다. 남편은 데이비드 스트라탄이 연기했다. 원작이 재판정에서 돌로레스가 증언하는 형식으로 푼 반면, 영화는 의문의 살인사건 때문에 돌로레스의 딸이 고향을 찾아오고, 과거의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반장 존 맥키가 얽히는 드라마로 만들었다. 킹 영화 중에서 꽤 수작에 속하는 작품. 단, 국내 개봉시에 과거 미저리로 유명세를 떨친 베이츠의 이력 때문인지 '''"미저리의 그녀가 돌아왔다."''' 라는 슬래셔 무비 광고 같은 카피를 전면에 밀기도 했었다. 흠좀무...당연히 영화 내용은 미저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베이츠도 미저리의 광년이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유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심지가 굳은 외유내강의 어머니 역할을 잘 연기했다. 쇼생크 탈출의 그 새뮤얼 노튼 교도소장을 연기한 배우(밥 건든)도 영화에서 비정한 은행 직원으로 등장한다.
스노우캣은 이 영화 한 장면 때문에[4] 호러 같았다고 리뷰한 적이 있는데 솔직히 정말 으스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