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밥
1. 개요
북한 두부밥 만들기
두부를 삼각형으로 자른 뒤 튀기듯 구운 두부 한 가운데에 칼집을 내어서 그 속에 밥을 채운 뒤 위에 양념장을 올려서 먹는 북한의 요리이다. 유부초밥과 레시피 및 생김새가 비슷한데 차이점은 유부초밥은 이름 그대로 '유부+초밥'이라 밥에 식초 기반의 조미료가 섞이는 반면 두부밥은 '두부+밥'이라 유부 대신 두부/식초 기반 대신 일반 밥+양념장 정도. 인조고기밥[1] 과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인조고기밥 레시피 두부밥은 현재 북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길거리 음식이기도 하다.
2. 상세
두부밥은 전통 요리는 아니고 부대찌개나 닭갈비, 고추장 떡볶이처럼 현대에 만들어진 음식이다. 두부밥이 본격적으로 북한에서 만들어져 먹기 시작한 시기는 길어야 고난의 행군 때 부터로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시기 식량 구입을 위한 즉, 살아남기 위한 장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그 여파로 유동인구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기존에 북한에 없던 '길거리 음식'들이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결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결국 돈이 되는 것이면 보잘것없던 음식까지도 상품으로 팔리는 세상이 되면서 두부밥 또한 그런 세태 속에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아무튼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북한의 장마당이나 역 근처의 길거리에는 음식 장사들이 계속 늘어났고, 이 속에서 유동인구와 장사치들 그리고 더 이상 배급을 못 받게 된 북한 주민들의 주머니를 겨냥한 두부밥이 시장에서 최고 히트상품으로 인기를 끌게 됨에 따라 두부밥이 자연스레 북한에서 가장 인기있는 길거리 음식으로 북한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참고로 북한에서 김밥이 길거리 음식이 되지 못하고 두부밥이 길거리 음식의 주류가 된 이유가 있는데 이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김이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황해도 지방에서나 김을 구경 할 수 있는데 고난의 행군으로 철도가 급속히 노후화되면서 다른 지방에서는 자주 먹어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함경도 지방 같은 내륙 지방에서는 구하기 힘든 김(김밥) 대신 주먹밥을 주로 많이 만들어 먹었는데, 장사에 눈을 뜬 북한 주민들이 주먹밥 보다는 단백질도 풍부하고 맛도 더 좋은 길거리 음식으로[2] 두부밥을 개발하여 시장에 내놓으면서 북한에서는 남한과 달리 김밥이 아닌 두부밥이 길거리 음식의 대세가 된 것이다.
초기의 두부밥은 그냥 소금을 약간 뿌려 놓았다가 기름에 노릇노릇하게 지진 다음 두부의 사이를 갈라 그 안에 밥을 넣어 먹는 지극히 간단한 길거리 음식이었는데 현재 북한에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부밥에 넣는 것이 다양해지면서 양념장도 종류별로 준비해서 파는 등 두부밥의 종류와 형태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3]
3. 여담
북한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시절부터 생계를 위하여 장마당에서 두부밥을 만들어 팔았기 때문에 두부밥은 그 당시를 기억하는 탈북민들에게는 일종의 '향수'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한다. 또 두부밥을 먹고 자란 세대를 북한에서는 '장마당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4. 관련 문서
[1] '인조고기'는 북한에서 대두단백을 부르는 명칭이다.[2] 기본형은 먹기 직전에 밥 위에 양념장을 올려먹지만, 으깬 야채나 감자같은 부재료를 섞거나 이미 양념이 된 밥을 쓰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3] 시장에서의 경쟁이 북한의 장마당에 도입됐다고 볼 수 있다. 국가주도 계획경제를 일관되게 추구해 온 북한의 정책이, 좋게 말하면 유연해졌고 나쁘게 말하면 유명무실해진 것을 보여준다. 다른 상인들보다 더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신메뉴를 개발하는 모습은 시장경제 체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것이 '자본주의'로 돌아갔다고 해석하는 것은 오류이다.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는 '소유'의 주체가 공적이냐 사적이냐이지 '경영'의 주체가 국가냐 개인이냐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개인의 경영과 시장에서의 경쟁은 존재할 수 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한전이나 코레일의 사례를 보듯 국가의 경영과 독점적 공급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 아무튼 장마당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경쟁 양상은 북한 사회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