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초밥

 


일본어 : いなりずし(稲荷寿司, 이나리즈시)[1] / あげずし(揚寿司, 아게즈시)[2]
영어 : Cone Sushi / Inarizu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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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사이(관서)의 삼각유부[3]
칸토(관동)의 사각유부
1. 개요
2. 상세
3. 여담
4. 바리에이션


1. 개요


달게 조린 유부 속에 초밥을 채운 일본 요리다.
일본에서는 스시의 한 종류로 일단은 분류하지만, 거기서도 일반적인 생선회 초밥과는 다른 영역으로 취급하는 편이다.

2. 상세


유부초밥의 기원을 알 수 있는 기록으로는 1853년경에 간행된 모리사다만코(守貞謾稿)[4]라고 하는 책에 쓰여 있는데 '에도 지방에서 유부의 한쪽 끝을 잘라내고 그 속에 잘게 썬 버섯, 박고지 등을 밥과 함께 섞어 넣어 만든 유부초밥을 팔았다.'라고 기록되어 있고 이것이 유부초밥의 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부초밥의 일본 이름인 이나리즈시의 이나리(稲荷)는 원래 신토에서 곡식을 상징하는 신을 가리키며, 그 신을 상징하는 동물이 여우다. 따라서 여우가 튀김을 좋아한다는 구전 이야기와 합쳐서 유부초밥의 이름이 탄생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과거에는 기름이 상당히 귀했고, 기름으로 튀기는 건 식재료를 정갈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깃들었다. 따라서 신수인 여우가 쥐를 잡아먹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이나리 신에게 쥐를 잡아다 튀겨서 제물을 바치는 풍조가 있었는데, 이후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무의미한 살생을 자제하는 풍조가 생겼고, 튀긴 쥐 대신 튀긴 두부를 제물로 바치게 된 것이다. 그것이 여우가 튀긴 두부를 좋아한다고 알려지게 된 이유이다.[5]
물론 여우가 실제로 유부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는 기름이 귀했던 당시의 튀김과 영험한 여우를 엮어서 나온 속설이다. 한국에서는 호랑이가 하나 주면 안잡아먹지 하는 햇님달님 이야기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 역시 실제 호랑이는 떡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지만 귀한 떡과 값비싼 담배를 영물인 호랑이의 이미지에 빗대서 만든 말이다.
맛을 설명하자면 새콤달콤하고 담백하여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소풍갈 때 도시락 메뉴로 김밥과 함께 인기 메뉴로 꼽히나 아직까진 김밥에 밀린다. 유부를 직접 만든다면 유부초밥은 김밥에 비해 자리도 많이 차지하면서 조리하는데 수고로움도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그래서 유부부터 만들기보다는 흔히 시중에 판매되는 DIY형 유부초밥 재료 모음을 써서 만드는 편이다. 집에 밥만 있다면 10분 투자로 2인분 가량을 괜찮은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유부초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몇 가지 없다고는 하나 처음부터 직접 만드는 것은 의외로 난이도가 높고 귀찮은 작업이 많다.
유부의 제작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두부를 썰어 튀긴 다음 조림국물로 조려놓고 밥에 배합초를 섞어 넣은 것을 준비해야 하는데, 여기까지만 해도 3가지 조리과정인 튀기기, 조리기, 밥짓기와 2가지 소스인 유부조림소스, 배합초를 만들어야 한다. 자세히 설명하면, 유부를 직접 만드는 것 자체가 꽤 힘들다. 두부는 물기가 많은 채로 기름에 튀기면 폭발하니 물기를 누름돌[6]을 사용해 잘 빼고 적당한 두께로 썰어 기름에 튀긴 뒤 식히고 다시 한 번 튀겨서 기름을 잘 빼면 완성이다. 만든 유부를 잘 말리면 과자처럼 바삭해지는데, 유부초밥을 만들 때 살짝 데치든지 끓는 물을 부어 주면 남은 기름이 빠지고 부드러워진다. 자신은 시판하는 유부조림소스에는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몹시 달콤해 뭔가 역한 맛이 나서 싫다면, 간장, 술, 미림, 설탕을 알아서 취향대로 적절히 섞어 데우고 유부를 넣되, 끓으면 부서지므로 주의하면서 맛을 입힌다. 소금을 매우 적절히 넣어 지은 밥에 초를 뿌리고 식힌 뒤 유부 속에 채워 넣으면 완성이다.
시판 유부초밥 재료를 사서 해먹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며 번거로운 조리 과정을 덜 수 있다. 시판 유부초밥은 대부분 조미된 유부피와 말린 야채 볶음과 배합초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 당근이나 양파, 말린 우엉 등 다양한 재료를 추가하여 보다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유부를 돈으로 구할 수만 있다면 확실히 김밥보다 만들기가 간단하다. 김밥은 재료들을 길쭉하고 가늘게 썰어서 요리해야 하고 무엇보다 숙달되지 않으면 김밥을 망치기 십상인 '''말기''' 과정이 있는 반면, 유부초밥은 재료를 대충 다져서 비빔밥 하듯 섞은 다음 유부에다가 적당히 채워 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
만들 때 의외로 밥의 양 조절이 힘들다. 공기밥으로 계량하여 양 조절을 하면 좀 더 쉽다. 손이 큰 초심자들은 간혹 옆구리 터진 유부를 생산하기도 한다.
초밥계(?)에서는 대놓고 무시당하는 경향이 크다. 재료는 다른 초밥보다 저렴한데다가, 흔히 떠올리는 초밥(스시)과 달리 생선이 곁들여져 있지 않고,[7] 영양학적으로도[8] 그다지 괜찮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3. 여담


  •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 서양권 스시집에서는 롤, 연어, 참치 다음으로 자주 구경할 수 있는 재료이다. 아무래도 한국, 일본과 달리 날생선살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권이라 그런 것.
  •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의 책에서도 김정일에게 유부초밥을 처음으로 맛 보여준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 북한에서는 두부를 튀긴 후에 그 칼집을 내서 속을 가르고, 양념을 버무린 밥을 넣어 먹는 두부밥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겉모습은 유부초밥과 매우 비슷하다. 당연히 유부도 두부니까... 이 두부밥은 현재 북한에서 레시피가 비슷한 '인조고기밥'[9]과 함께 북한내에서 매우 인기있는 길거리 음식이라고 한다.

4. 바리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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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의 쇼우텐즈시(聖天寿司)
[1] 흔히들 부를때 お稲荷さん(오이나리상)이라고 보편적으로 부르기도 한다.[2] 튀긴 두부를 쓰기 때문에 붙은 관서식 별칭 중 하나.[3] 한국에서 팔리는 유부초밥 키트가 이와 유사한 형태를 갖고 있다.[4] 키타카와 모리사다(본명 키타카와 쇼헤에)가 저술한 책으로 에도 시대 후기 에도와 교토, 오사카 지역의 풍속과 사물들을 기록해 놓은 일종의 백과사전이다.[5] 현대에도 일본에선 튀긴 두부와 여우를 연관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예를 들면 튀긴 두부를 올린 소바우동을 여우를 뜻하는 키츠네라고 부른다.[6] 진짜 돌을 쓰면 다 부서지니 무게가 적당하고 평평한 무엇을 사용한다.[7] 물론 일본식 초밥계에서 생선/해산물이 아닌 재료를 올리는 것은 이것뿐만은 아니고 예를 들면 계란이나 쇠고기를 올리기도 한다. 다만 계란 초밥은 격을 갖춘 초밥집에서도 취급은 하는 편이다.[8] 회초밥은 단백질이 많지만 유부초밥은 지방과 탄수화물의 비중이 너무 높다. 유부초밥에 밥과 다른 재료를 함께 넣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다만 유부초밥을 뒤집어 드러난 밥 위에다 고기고명이나 채썬 계란지단을 소복히 올려 마치 군함초밥처럼 만든 변형이 존재한다. (일부 대형마트 즉석식품 코너에서 확인) 아니면 밥에 직접 고기나 기타 야채들을 다져넣는 경우도 있다.[9] 콩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를 뭉쳐 만든 일종의 대두단백으로 만든 음식이다. 북한에서는 대두단백을 인조고기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