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 쌀밥(cooked rice)보다 더 넓은 의미의 밥(식사, meal)에 대한 내용도 이 문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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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 Rice
쌀, 보리, 밀, 조, 기장, 녹두, 수수, 콩, 메밀, 팥, 피, 강냉이 등의 곡식 알갱이들을 물에 특정한 방법으로 익혀서 먹는 것을 칭한다. 죽 역시 갖은 곡물 알갱이를 물에 익히지만 조리 방법이 다르다. 밥은 죽과 달리 곡식 알갱이의 형태가 유지되며, 물과 온도의 조절이 중요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곡식을 끓는 물에 강한 압력을 넣어 고온, 고압에 익히는 독특한 요리법이다. 또한 글루텐화 가공(반죽)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떡, 빵과도 확연히 구분된다.
2. ‘밥’이라는 단어
한국어의 '밥'이라는 어휘는 아무리 늦게 잡아도 고려 시대부터 그 존재가 확인된다. 고려가요 중 《상저가》에 등장하고, 계림유사에서도 朴擧(박거)라고 음차되어 있다.[1]
동아시아권에서 널리 섭취하는 '밥'(飯)이라는 음식의 정의는 전통적으로 먹어왔던 곡물을 이용한 모든 주식의 총칭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밥하면 쌀밥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경제 사정이 나아지면서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밥이 거의 대부분 흰쌀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쌀의 완전한 자급자족화가 이루어진 시기에 유년기를 보낸 40대 이하 젊은층에서는 밥 = 흰쌀밥의 이미지를 대체로 떠올리지만, 보릿고개가 있었던 50대 이상 중년층과 노년층에서는 보리밥, 현미밥, 조밥, 수수밥 등등 밥에 대한 이미지가 다양하게 형상화된 편이다.[2] 반면에 아직도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는 밥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쌀밥 뿐 아니라 옥수수(강냉이)가 들어간 옥수수밥, 조밥, 수수밥, 보리밥 등등 각 지역의 곡물 수확에 따라 다양한 밥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동아시아권에서는 주식으로 먹는 밥의 의미가 단순한 요리의 명칭을 넘어서, 아침, 점심, 저녁과 같이 배고픔 해소와 에너지 보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음식 섭취, 즉 식사의 의미를 뜻하게 되었다. 간식은 단순히 식욕을 해소하고, 맛으로써 쾌락을 느끼기 위한 것이므로 제외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흔히 밥하면 쌀을 이용한 흰쌀밥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어떤 곡물이든 식용으로 쓰이는 곡식을 물에 불리고 끓이는 과정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의 주식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런 국가들에선 끼니, 즉 식사 자체를 밥이라 부르기도 해서(아침밥, 점심밥 하는 식으로) 밥 대신 다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도 밥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밥으로 빵을 먹었다" 처럼.
우연히도 영어의 “meal”(끼니, 식사)이란 단어 또한 우리말의 “밥”처럼 중의적인 단어이다. Meal은 식사라는 의미 외에 빻아서 부순 곡식(알곡보다는 곱지만 밀가루보다는 굵은)이란 의미도 있기 때문. 허나 식사라는 의미의 meal과 곡식 가루라는 의미의 meal은 서로 어원이 달라, 오늘날 둘 다 meal이라 불리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밥은 한국인의 일상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 단어이다 보니, “진지 드셨습니까”(연장자를 만났을 때 올리는 인삿말이며 실제로 식사를 했는지 질문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 밥 먹자”(친한 사람과 헤어지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작별 인사) 등 다양한 경우에 밥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게다가 우리말의 은어에는 콩밥(감옥에 감), 짬밥(군대에 갔다는 의미, 또는 특정 분야에서의 경력을 의미), 떡밥(복선을 깔아둠), 밑밥(특정 목적을 가지고 미리 손을 써 둠) 등 밥이 포함되는 단어도 많다.
3. 밥을 짓는 방법
정의에서는 너무나 간단하게 "쌀을 물과 함께 가압, 가열"한다고 말했으나, 쌀을 밥으로 만드는 과정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해 초심자는 실패하기 쉽다. 예를 들어 쌀을 물에 넣고 잘못 끓이면 밥이 아니라 죽이 만들어진다. 밥은 죽과는 다르게 곡식 알갱이의 형태가 유지되며, '''물의 양'''과 '''온도의 조절'''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비숙련 취사병에게 밥짓는 기술을 연마시키는 대신 고압 고온의 수증기로 쌀을 쪄낸 "찐밥"을 밥 대용으로 공급하는 편법을 쓴다. 물론 찐밥도 밥과 영양가는 같지만 밥에 비해 식감이 열악해 맛이 없다.
위에 언급되어 있듯이 밥을 만드는 과정은 여타 요리와 다르게 고도의 가공법이 필요한 조리법이다. 따라서 인류가 농사를 지은 이래로 대부분의 기간에는 곡식 알갱이들을 가루내어 반죽해먹거나[3] 죽처럼 물에 넣고 끓여먹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밥은 고작 2천 년 전에 개발된 조리 방식에서 탄생한 것으로, 1만 년이 넘는 오랜 농업의 역사에 비하면 대단히 짧다. 그래서 실제로는 농업이 시작되고 인류는 지역과 무관하게 대부분 기간 동안 곡물로 죽을 해 먹었다. 또한 밥이라는 조리 방식 자체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그나마 낮은 난이도에서 최상의 맛을 끌어올리는 곡물이 바로 쌀이었다.[4]
이것이 동아시아권이 밥 문화권에 포함된 결정적 차이점이 되어서, 밀을 주식으로 삼는 유럽 및 중동 문화권에서는[5]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서 밥 문화가 들어오기 전까지 곡물의 반죽을 조리해먹거나 가루 또는 알갱이를 물에 끓여먹는 것이 전부였고, 현대에도 밥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나 민족이 단 한 군데도 없다.
또한 아시아와 직접적 교류가 거의 없었던 아프리카에도 밥 문화가 전래되지 않아, 쌀을 주로 먹는 서아프리카 상당수 국가들에서도 우리가 아는 것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쌀을 조리하여 먹어왔다. 즉, 위의 2천 년 전에 처음 밥이 생겨났다고 하는 것도 동아시아권 한정으로, 기타 문화권에서는 밥이라는 조리 방식이 아예 개발되지 않았던 동아시아(쌀 문화권) 고유의 조리 방식이었다는 이야기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전기밥솥을 이용하는 것. 크게 압력기능이 있고 없고로 나뉘는데 후자의 경우 금액대가 많이 저렴하고, 물론 맛도 떨어진다. 간단히 쌀을 씻은 후 적정량의 물을 부어 작동만 시키면 꽤 괜찮은 퀄리티의 밥이 만들어진다.[6][7] 취사가 완료되면 덮개를 열고 밥이 잘 섞이게 저어주는 게 좋은데, 아예 음성지원으로 "밥을 저어주세요."라고 하는 모델도 많다. 매번 절차대로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귀찮아서 씻는 횟수나 물의 양 같은 건 적당히 눈대중으로 하는 사람도 많다. 전기밥솥을 쓰면 워낙 방법이 간단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결과물에 별 차이 없다. 예전에는 일본제 코끼리표(조지루시) 밥솥이 명품취급을 받았으나, 현재는 쿠쿠를 위시한 국산 전기압력밥솥이 훨씬 우월하므로 적절히 선택하면 된다.
쌀을 씻는 과정을 생략하는것은 좋지 않다. 요즘 시대에 돌 같은게 섞일 염려는 없지만 쌀도 콤바인으로 수확하고 도정기계로 들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포장할 때 까지 먼지가 상당히 많이 묻어 그냥 조리하면 위생상 썩 좋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쌀을 씻지않고 그냥 밥을 지으면 밥이 빨리 삭아버린다. 밥이 누리끼리해지고 빨리 굳어버려 먹기가 상당히 곤란해져서 버릴수 밖에 없게 되어 버린다. 아무리 좋은 밥솥이라도 얄짤없다. 쌀을 처음 씻을때는 거의 우유같은 흐린물이 나오는데, 씻고 비우고 하다보면 점점 나아진다. 맑은 물이 보일 때까지 해도 되지만 어지간하면 살짝 뿌연끼의 물정도가 나올때까지만 해도 괜찮다.[8]
전기밥솥이 없을 경우 냄비나 솥 등의 조리기구를 사용하는데, 전기밥솥의 취사기능으로는 생기지 않는 누룽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9] 솥을 사용할 경우 다음과 같은 순서로 밥을 지으면 된다.
- 혼자 먹을 경우 쌀 1컵, 물 1.25컵을 준비한다. 물론 이 물은 솥에 넣는 물이고, 쌀을 씻거나 불리는 물은 따로다.
- 쌀을 충분한 양의 물 속에 넣고 손으로 휘저어 가며 깨끗이 씻는다. 물이 허옇게 되면[10] 물을 버리고 물을 새로 추가해 가며 4~5회 반복한다.[11] 아주 빡빡 씻을 필요는 없고 살살 주무르고 문지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면 오히려 쌀이 부서진다. 손으로 비벼씻는 게 아니라 물살을 일으켜 씻는 것이다.
- 쌀을 물에 담가 약 30분간 불린다. 이 과정을 생략할 경우 밥알이 딱딱해진다.
- 끓는 물(처음에 준비한 1.25컵)에 쌀을 넣고 약한 불에서 12분 가량 끓인다. 이 때 증기가 달아나지 않게 뚜껑이 무거운 솥이나 냄비를 쓴다. 이 과정에서 절대로 뚜껑을 열면 안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불이 너무 세면 솥 하부의 밥이 타는데, 적당히 탈 경우 누룽지로 먹을 수 있다.
- 불을 끄고 약 10분간 더 기다린다. 이때도 솥 뚜껑을 열면 안 된다.
- 밥을 먹는다.
숙련된 사람들은 개개인의 노하우가 있어, 위의 과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불리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고 끓이다가 열어서 젓고 중간에 불 바꾸고 해도 전기밥솥 같은 밥이 나온다. 초보자는 따라할 수 없는 영역.
정식으로 밥을 지으려면 이렇게나 어려운 과정을 지나야 한다. 참을성이 부족하거나 밥을 빨리 지어야하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서양식 밥 짓는 법을 참고토록 한다. 곡물이란 게 한국에만 있는 건 당연히 아니므로 많은 국가들이 종과 맛이 다르지만 밥을 지어 먹고 있다.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남아시아는 물론 남미에도 주된 곡류로는 쌀을 쓰기에 공통 분모만을 모아 보면 대충 아래와 같이 된다. 모든 음식이 그럿듯 정성에 따라 맛도 차이가 나기 마련이니 차이를 감수하고 실행하도록 하자.
- 위의 과정을 씻는 과정까지 똑같이 한다.
- 물을 비율에 맞추어 넣은 뒤 불을 세게 한다.
- 물이 보글보글 끓으면 솥(또는 냄비)안의 익고 있는 쌀을 휘저어서 골고루 섞어 준다. 이는 속화된 조리법의 키 포인트이며 전분이 풀어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한눈 팔면 금방 물이 넘쳐 버리기 때문에 절대로 한눈 팔지 말고 여기까지는 지켜봐 줘야 한다.
- 익던 쌀이 골고루 섞였으면 불을 아주 약하게 하고 뚜껑을 덮고 15~20분 정도를 기다린다.
- 그 뒤에 불을 끄고 10분 정도 기다리면 완성. 맛있게 먹으면 된다.
밥 짓는 법은 야외 취사 시에 발휘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의 하나이기 때문에 익혀 두면 좋으나, 스킬이 있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들에게 발각되는 순간부터 밥 전담 셔틀로 굳어져 버릴 수 있다. 특히 반합으로 야외에서 밥을 먹을 만 하게 짓는 능력은 가정주부들도 갖지 못하는 특수 능력이니, 반합으로 밥을 잘 짓는 능력자를 만나면 그 노하우를 전수받아두면 좋다. 반합 취사 능력이 있는 사람은 쌀만 있다면 어디서든 밥을 해먹을 수 있다.
산에서 밥할 때[12] 돌을 올리는 사람이 있는데 높은 산은 대기의 밀도가 약간 적어서 기압이 약하기 때문에 밥물이 일찍 끓고, 그로 인해서 끓는점이 낮아지는 만큼 내부 온도 역시 내려가서 설익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도가 높은 곳에서 밥을 잘 익히려면 기압을 지상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므로, 돌을 올려서 뚜껑을 무겁게 하여 틈새가 잘 벌어지지 않게 할 수 있고 그렇게 내부의 기압을 더 높이려는 목적이다. 뚜껑이 원래 무거운 무쇠솥이나 잠금장치로 강제로 기압을 유지하는 압력밥솥을 흉내내는 것이다.
고슬고슬하게 볶음밥하기 좋은 밥을 만들고 싶거든 식용유나 참기름을 아주 약간 밥물 표면 위에 뿌리고 밥을 해주면 된다.[13] 간간한 밥이 먹고 싶다면 소금을 아주 약간 첨가해보자.
식은 밥은 전자렌지 전용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냉동시켰다가, 나중에 꺼내 물을 조금 붓고 전자렌지에 돌리면 거의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방식으로 밥을 자주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4. 영양가
밥은 거의 전부 탄수화물이며, 소량의 단백질과 미량의 지방이 포함되어 있다[14] . 도시인이 한 끼에 먹는 밥의 양, 즉 한 공기는 대략 300㎉(1250kJ)로, 식빵 3 ~ 4 조각 정도에 해당한다.
사람은 사실상 모든 에너지를 탄수화물에서 얻으며, 밥이 주식인 한국인은 사실상 모든 에너지를 전부 밥에서 얻는다. 육류, 지방, 채소 등은 유용한 영양성분 및 섬유질의 공급원이지만, 주된 에너지원은 탄수화물, 밥이다. 때문에 고된 농사일을 해야 했던 우리 조상들은 엄청나게 많은 밥을 먹었으며, 지금도 농촌에 가서 농민들의 식사량을 보면 도시인은 깜짝 놀라게 된다. 물론 이들은 이 에너지를 일하는 데 몽땅 쓰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으며, 웬만한 아저씨들은 온몸이 근육질이거나 오히려 삐쩍 마른 편이다.[15]
"한국인은 밥심(즉 밥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유행어도 있으며, 밥은 정말 양질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거의 전부 다당류인 밥은 단당류에서 얻는 포도당, 과당, 자당 따위와 달리 흡수와 대사가 느리면서도 완만하여, 소위 "슈거 크래시"[16] 가 없고 장시간 지속되는 꾸준한 에너지를 공급해준다.[17]
5. 각국의 밥 문화
옛날 중국에서는 쌀에도 독이 있다 생각해 한 홉 이상 먹지 않았고 그것마저도 독을 빼기 위해 한 번 삶은 물을 버리고 찌는, 보리밥과 비슷한 방법으로 만들었다 한다. 이 방법은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먹는 인디카쌀의 전통적인 요리법이다. 우리가 많이 먹는 것은 자포니카쌀. 대한민국의 경우 볶음밥을 만들 때도 찐 것을 볶기 때문에 찌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불린 쌀을 볶아서 볶음밥을 만들기도 하며 서양·중국처럼 안남미를 쓰는 경우 대부분 이렇게 만든다. 서양에서도 특히 유럽의 경우 쌀을 재배하는 곳이 거의 없어 리조또나 빠에야 같은 요리가 동양에서 유래했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터키나 아프리카에도 쌀을 이용한 요리가 있었기에 이쪽의 영향을 먼저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위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이나 일본처럼 밥을 찰기 있게 지어 먹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밥의 찰기를 빼는 조리법을 쓰거나 아예 찰기 없는 품종을 주로 먹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중일 삼국 중에 한국 요리가 특히 밥의 비중이 꽤 높은 편에 속한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조선인의 1인당 밥 소비량이 중국이나 일본보다 많았기도 했다. 일례로 중국에 다녀온 조선의 사신 홍대용은 '청나라의 밥그릇은 찻잔만하더라'는 감상을 전했고, 일본에 다녀온 사신은 '왜에서는 한 끼에 쌀 3줌밖에 먹지 않더라'며 놀라워했다고도 한다.[18] 실제로 당시의 밥그릇 크기를 보면 포스가 장난 아니다. 농민의 밥그릇도 아닌, '''명성황후'''의 밥그릇의 크기를 보면 무슨 국그릇인가 싶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조선의 밥 짓는 솜씨와 밥맛은 주변국에게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그 예로 청나라 학자 장영(張英)은 12가지 조건이 맞아야 밥이 맛있다는 <반유십이합설>(飯有十二合說)을 썼는데, 여기에 '조선 사람이 밥을 잘 짓는데 밥알이 부드럽고 기름지며 윤기가 흐른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한 밥을 먹는 솜씨도 극찬을 받아서 조선의 별칭은 대식국이었다. 한국 옛날 사진에서 밥공기 위로 산처럼 쌓여있는 밥을 볼 수 있다.[19] 한민족의 식사량 문서로.
이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명나라에 사신으로 간 조선 선비가 개인적으로 잘 아는 명나라 관원의 집을 찾아갔는데, 마침 그 관원이 출타중이라 없었다. 기다리다 밥 때가 되어 그만 가봐야겠다 말하니 그 관원의 집에서 이런 저런 요리들을 내주었다. 그것을 먹고도 선비는 계속 식사시간이 되었으니 그만 가보겠다 말하였고, 손님을 밥때 대접 않고 그냥 돌려보냈단 망신을 당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다른 요리들을 계속 올려주었다. 그러나 결국 밥을 먹지 못한 선비는 그 집을 떠나고 말았는데, 뒤늦게 찾아온 관원이 이 소식을 듣고 가솔과 하인들에게 '조선 사람은 식사 때 항상 쌀밥이 있어야 하는데 너희가 그걸 몰랐구나' 하면서 혀를 찼다고 한다.
한국인들 입장에서야 타국의 밥 문화를 잘 모르다보니 한국이 밥을 중시하는 문화라고 하지만, 일본도 만만치 않은 편이머 일본은 백미밥을 중시하는 문화가 엄청나게 발달했다. 일본은 쌀의 2모작도 무로마치 막부 시대에 퍼져서 쌀 중심으로 한 식사 문화가 발달했고, 에도 막부 시대에 이미 쌀 도정 기술이 발달해서 백미 식문화가 비교적 일찍 자리잡았다. 특히 에도 시대에는 무사 계급이 쌀을 기준으로 세금을 거뒀는데, 상업이 발달하여 쌀을 돈으로 환금하는 과정에서 도시로 대량의 쌀이 공급되었으며 일본에 청주, 즉 사케가 공장제 수공업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여 보급된 것도 에도 시대의 일이다. 정작 농민들은 쌀을 있는대로 지배계급들에게 착취당해서 구경도 못하는 것이 부지기수였는데, 덕분에 일본인들 대다수에게 '백미밥은 고급스럽고 기품있는 식사'라는 관념이 자리잡았다. 심지어 흰쌀밥 한 그릇에 단무지 몇 조각을 곁들여 먹는 식사를 고급스럽고 기품있는 식사라고 생각했다(...).[20] 저 심각한 영양 불균형 때문에 에도에는 각기병이 상시 유행이었고, 덕분에 각기병을 에도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러한 쌀밥 선호는 근대화 이후에도 이어졌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일본 육군에 입대한 이유 중 하나가 식사 때 쌀밥을 원하는 만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나이드신 분들이 자꾸만 밥을 찾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밥 이외 음식의 소화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쌀 문화권 사람들은 주식인 쌀을 소화시키기 위해 녹말 소화효소가 발달되어있기 때문에 식사 후에도 속이 편한 밥을 찾게 되는것. 사랑의 학교 만화책에서 식모로 일하면서 월급을 많이 받는 노하우를 목사에게 전수받는 장면이 있는데, 주인집 가족들에게 밥을 줄때 위의 밥은 아이들에게 주고 밑의 밥은 어른들에게 주라는 말을 한다. 밑에 있는 밥이 더 찰지고 맛있는데, 어른들은 밥맛을 더 신경쓰기 때문이라고.
같은 나라라도 세대에 따라 선호하는 밥맛이 다르다. 한국의 경우, 2010년대 기준으로 나이 든 세대는 꽤나 끈적하고 찰기가 많은 밥[21] 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에 20대 이하의 젊은 세대는 끈적임이 없는 밥[22] 을 선호한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밥맛은 옆 나라 일본에서 전반적으로 선호하는 밥맛과 비슷한 편이다.
6. 식사 또는 주식
한국에서는 '밥'이라는 말이 식사와 주식을 뜻하는 말로서 '음식으로서의 밥'이라는 의미와 중의적으로 쓰인다. 쌀밥이 주식으로 쓰이고 있기에 발생한 언어 현상이다. 위의 어록에서도 식사를 의미하는 食이 밥으로 번역된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용례를 볼 수 있다.民惟邦本, 食爲民天.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
- 세종대왕
한 특정한 음식이 식사와 같은 의미를 가진 중의어라는 점은 언어학적으로는 그다지 희소한 예는 아니다. 엇비슷한 예로, 영어로는 "빵(bread)"이 생계를 뜻하며 밥벌이를 하는 사람을 "bread-winner"로, 밥벌이를 하는 것을 "earn one's daily bread"로 표현한다. 또 옛 영어에서는 고기(meat)가 음식(food) 일반을 의미하기도 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자 문화권이 전반적으로 다 비슷한 예를 보인다. 중국어(飯fan)[23] , 일본어(飯,ご飯), 베트남어(Cơm) 등은 모두 쪄낸 곡물음식과 함께 일반적인 식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같은 곳에서 동료로 종사하다'는 뜻의 '한솥밥을 먹다'라는 표현도 심심치 않게 쓰인다.
7. 밥맛 관련
쿠쿠홈시스의 CEO에 따르면 쌀과 물의 양을 계량컵으로 정확히 재는지의 여부가 밥맛을 크게 좌우한다고 하지만, 쌀의 건조상태, 도정횟수, 보관 연수, 또한 벼가 자란 지역에 따라서 맛있게 밥을 지을 수 있는 물의 양이 서로 다르다. 심지어 한 쌀독에 있는 아래쪽 쌀과 위쪽 쌀에 필요한 물의 양 역시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물조절의 중요성과 계량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놓은 자료들을 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은 계량컵으로 재는 대신 저울로 정확하게 무게를 재라는 말들이 많다. 쌀을 씻는 과정에서 쌀이 물을 흡수하고 일부는 같이 섞여서 마른 쌀 기준으로 물이 얼마나 더 들어가 있는지 정확하게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른 쌀 무게를 재고 쌀을 씻은 다음 밥물과 합쳐서 무게를 재는 방법이 더 유리하다. 대략 일본 초밥계에서 말하고 있는 건 다음과 같다.
초밥용 밥: (쌀 + 물의 무게) = (마른 쌀의 무게) * 2.3~2.35
일반 밥(백미): (쌀 + 물의 무게) = (마른 쌀의 무게) * 2.4~2.5
즉, 쌀 200g으로 밥을 짓기 위해서는 쌀을 씻고 난 다음 물과 합친 무게가 480 ~ 500g 사이라면 최적이라는 소리다. 물론 쌀의 건조상태에 따라서 약간씩은 가감이 필요하다. 그건 한 두번 해보고 경험적으로 조절하면 되는 것이고, 설사 감안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의 가이드에 따르기만 하면 최소한 물조절에 실패는 하지 않는다.
다만 건조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쌀이 오래되었다거나 하는 경우는 '쌀의 보관이 잘못된 것'이므로, 쌀을 완벽하게 보관해두었다는 전제 하에서라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쌀마다 물을 흡수하는 양이 미묘하게 다른 것은 마찬가지다. 레시피에 적힌 대로 계량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쌀의 상태 내지는 쌀에 가장 적당한 물의 양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밥맛은 전통 무쇠솥 > 압력밥솥 > 야외에서 먹는 밥 > 전기밥솥 순으로 좋다...는 것이 통설이었으나, 최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 설이 깨지고 있다.
무쇠솥이 밥맛이 좋은 이유는 이러하다. 무쇠솥 자체 구조가 바닥이 평평한게 아니라 오목하게 튀어나와 있어 열을 골고루 전해주며, 무거운 솥뚜껑은 압력밥솥처럼 열기와 증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24] 장작의 화력 또한 강해서 무쇠솥에서 가장 좋은 밥맛이 나온다고 한다. 전기밥솥도 이런 메커니즘을 따르기 때문에 갓 지은 밥맛은 좋다. 하지만 사실 전기밥솥의 실질적인 주 역할이 밥을 짓는 것보다 그 밥을 오래 보존하는데 있다 보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습기가 차고 밥알 무게에 의해 눌려 찰기가 떨어지니 맛이 없어진다. 보통은 이런 상태로 지어진 지 좀 지난 밥을 먹다보니 전기밥솥 밥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25]
허나 최근에는 전기밥솥도 각종 첨단 기술이 응집되어서 전통 무쇠솥에 못지 않게 밥맛이 좋아졌다. 최근에 쌀밥과 관련한 다큐멘터리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다들 맛이 구수하고 좋은 쪽의 밥을 무쇠솥에서 한 거라고 믿었지만, 실제론 전기밥솥에서 한 것이었다. 최근 세대들 중에 가마솥밥을 제대로 먹어나 본 사람은 몇 되지도 않으니 그 맛을 몰라서, 그리고 전기밥솥 제조사의 입장이 고려되어 나온 결과겠지만, 무쇠솥이라고 해도 어설프게 소량으로 지어서는 좀처럼 현대 전기밥솥의 밥맛을 능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 현재는 전기밥솥 업계에서도 무쇠솥밥의 맛의 비결을 반영하기 위해 내솥의 소재를 아예 무쇠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전기밥솥의 밥이 잘 지은 전통 무쇠솥밥에 한층 가까워지게 되었다.
8. 찬밥
과거에는 보온이 되는 밥솥이 없었기 때문에 밥을 만들어 먹고 남은 밥은 식어서 굳어지는데, 이를 찬밥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도 보온 밥솥으로 새로 밥을 지을 때 밥솥 안에 밥이 소량 남은 경우, 이를 꺼내 따로 보관하게 되는데 이것도 찬밥이다.
찬밥은 예로부터 푸대접의 대명사로, "찬밥 신세"라는 표현은 남은 밥이나 얻어먹는 처량한 신세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찬밥이 진가를 발휘하는 때가 있는데, 대부분 뜨거운 국밥류는 갓 지은 뜨거운 밥보다 오히려 찬밥, 즉 밥알이 실온 정도로 식었고 밥알 표면이 살짝 경화된 밥과 궁합이 아주 좋다. 밥을 볶을 때도 찬밥이 뜨거운 밥보다 잘 볶아진다. 당연히 뜨거운 김이 빠져나간 만큼만 식은 밥 얘기지 굳거나 말라버릴 정도로 오래된 건 단단하게 뭉쳐서 그거 뭉개서 풀어주느라 더 힘들다.
찬밥의 일부가 딱딱해지는 건, 시간이 지나 식으면서 밥에 포함된 수분이 빠져나가 밥알이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즉, 따듯한 수분을 보충해주면 비교적 갓 지은 밥 같은 식감을 느낄 수 있어서 찬밥은 과거에도 주로 물이나 국에 말아먹었다. 왕이라 할지라도 흉년이 들면 모범을 보인다는 명분하에 한 끼 먹는 양을 줄이고, 끼니마다 밥을 새로 하지 않고, 찬밥을 물에 말아 먹기도 했다.[26]
9. 대중매체에서의 밥
식사 그 자체의 고유대명사로 쓰이기 때문에 식사와 관련된 캐릭터성을 지닌 누군가의 별명이 되기도 한다(세이밥이라든지 탄밥이라든지).
콜라와 함께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도재욱의 물량의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김종민을 김종면에서 김종밥으로 전직시켜 준 음식이기도 하다.
전민희의 판타지 소설 룬의 아이들 시리즈에는 캄차크라는 부족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쌀로 만든 밥'(cooked rice)을 먹으며 식사 자체도 밥(meal)으로 표현한다. 작중 묘사에 따르면 '밥 먹으러가자 = 식사하러 가자'가 통용되는 것은 캄차크 부족만의 특성으로 보인다.[27]
10. 여담
도시락과 함께 밥이란 단어엔 방언이 없다. 서울, 강릉, 목포, 부산, 제주 등등에서 모두 그냥 '밥'이다. 북한에서도 밥은 밥이라고 한다. "한국 사람은 밥심"이란 현대 속담은 팔도에서 통하는 공통어다. 가끔 거센소리로 '''팝'''이라고 발음하기도 한다.[28]
이팝에 고깃국은 과거 어려웠던 시절 풍요의 상징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말그대로 매 끼니를 '''흰 쌀밥'''과 '''고기가 들어간 국'''을 먹는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 이는 50~70년대의 북한과 남한의 공통적인 경제성장 표어였으며,결국 북한은 실패했고, 남한은 성공했다.
위의 내용이 그러하듯, 밥은 한국 요리의 왕이자 거의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밥 외의 요리들은 오로지 밥을 더 맛있게 먹거나 밥으로 모자라는 영양소를 채워주는 목적으로 식사한다. 그래서 한국인에게 식사 = 밥먹기라고 문화적으로 완전히 각인이 되어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어에도 밥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있어서 한국어의 다양한 표현중 ○○밥,x밥 으로 끝나는 표현들이 존재한다. 이 표현은 대부분 밥 문화와 연결된 중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백미보다 현미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있는데 맞는 이야기다. 현미가 영양학적으로 더 우수하며 특히 식이섬유는 현미가 9배 이상 많다. 현미를 주로 먹으면 별도의 관리 없이도 변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당지수(GI)[29] 가 백미보다 현저하게 낮아서 당뇨병의 위험도 줄어든다. 또한 현미에는 콜레스테롤 억제에 효과가 있는 감마 오리자놀이 많고 각종 비타민, 미네랄도 백미보다 풍부하다. 체질 개선과 다이어트에 괜히 현미가 권장되는 게 아닌 것이다. 하지만 70년대도 아니고 다른 부식으로 충분히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현대에 들어서는 사실상 영양학적인 우수함은 별 의미가 없고, 식이요법 정도에나 의미가 있다. 또한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현미밥이 백미보다 몸이 나쁠 수 있다. 현미나 잡곡밥 특성상 아주 잘 씹어먹지 않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데, 이 경우 소화기가 약한 사람들은 오히려 위나 장에 해가 된다. 이 경우 그냥 흰쌀밥 먹는 것이 낫다.
쌀을 밥으로 하면 몇 배로 부푼다는 걸 모르고 밥그릇으로 쟀다가 밥통 가득 밥을 한 사람도 있다는 도시전설이 있다. 대학 동아리 MT를 갔다가 후배가 쌀 양 조절을 잘 못해서 밥통이 미어터지도록 밥쌀(밥도 아니요 쌀도 아닌)이 되는 진풍경을 보았다는 증언도 있다. 이런 사진도 있다! 일반적으로 밥그릇 한 공기 분량의 쌀로 밥을 하면 4공기의 밥이 나오니 난감한 상황을 미리 방지하자.
1970년대부터는 즉석밥이 나오고 있다. 사실 1950년대 후반에 '''닌텐도'''가 즉석밥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맛이 없는 건 둘째치고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실패했다. 처음엔 통조림으로 나왔으나 현재는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된 통칭 햇반으로 나온다. 먹는 방법도 그냥 전자레인지로 데워서 먹기만 하면 된다. 출시 후 또 지속적인 개발에 힘입어, 쌀밥뿐이 아닌 각종 잡곡밥조차 인스턴트로 나왔다.
쌀에는 각종 영양소가 비교적 골고루 들어있는 편이며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전부 들어있어 반찬 없이 맨밥만 먹어도 제법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 조선이나 그 이전 백성들이 고기를 잘 먹지 못하고 밥에 나물만 먹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게 바로 그런 이유 때문. 과거 빈곤한 시절엔 소금국이라고 맹물에 소금만 풀은 물만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근데 사실 밥이 잘 지어지면 정말 '''밥만 먹어도 맛있다'''. 특히 은은한 단맛을 지니고있는 백미가 일품. 그리고 반찬이 아무리 진수성찬이래도 밥이 맛이 없으면 그 식사는 웬만해선 망친다. 허영만이 괜히 밥을 밥상의 주인이라고 한 게 아니다. 맛의 달인에도 "쌀밥은 반찬의 맛을 10배, 100배로 증폭시켜주는 동시에 자신의 맛도 10배, 100배로 좋아진다"는 대목이 있다. 묵은 쌀밥만 먹다가 갓 지은 햅쌀밥을 먹으면 알게 될 것이다. 햅쌀밥이 푸른 기가 돌고 맛없을 때도 있다. 추석이 일찍 오는 해에 그런 일이 많은데 제수용 햅쌀을 덜익은 벼로 내게 되기 때문이다. 또 광천수로 밥을 하면 금속 성분이 산화되어 검푸른 빛을 띄게 된다.
허나 정말로 백미밥만 먹고 살면 영양 관련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게 됨을 알아두자. 설마 21세기에 그럴 리야 없겠지만... 과거 인류를 괴롭힌 각기병과 콰사오커(Kwashiorkor)는 탄수화물만 먹고 사는 사람에게 생기는 무서운 질병이었다. 괴혈병도 일어날 수 있다.
반찬들 중 밥도둑이라 불리는 계열의 반찬들은 특히나 밥과 궁합이 좋은데, 사실 잘 보면 단독으로 먹을 경우 간이 강하거나 양념 맛이 강한게 다수. 이런 반찬들의 특성상 단독으로 먹으면 물릴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더 싱거운 밥과 같이 먹으면 어느 정도 중화효과가 일어나서 더 맛있다.[30]
'밥맛이야'라는 말은 보통 '재수없다'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얼핏 보기에는 밥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 같지만, 이 경우는 원래부터 쓰이던 '밥맛 떨어진다' 라는 표현에서 떨어진다, 없다 등의 표현이 생략되고 '밥맛' 두 글자로 축약되어 사용된 것이다. '주책이야(주책 없다가 주책으로 축약)'와 같은 맥락.
부모님들이 멀리 떨어져있는 자식에게나 밖에 나갔다 돌아온 자식에게 1순위로 물어보기도 하는 말이다.후자는 안 먹었으면 챙겨줄려고 하는 경우가 주된다.전자는 밥은 먹는지 걱정하시는 부모님에 마음에 찡할때가 많다.특히 밥도 못먹고 일할경우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대충 먹었다며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다수.그러니 어쩔수 없는 사정이 없는 한 챙겨먹도록 하자.
중장년층 세대가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끼니를 거르는 것을 아주 안타까운 행위로 보았기 때문에 '밥 먹었냐'가 흔히 하는 인삿말이었다. 형편이 안좋은 사람들은 밥을 먹지 못하고 간식 수준으로 대충 때우는 사람들도 많았고[31] , 좀 더 옛날 세대로 가면 수돗물로 배채웠다는 말도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밥 먹었냐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하면 식당으로 데리고 가서 밥 한끼 사주는 일도 있었다.
밥알을 밥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녹말 또는 합성 수지 계통의 문구·사무용 풀 제품이 나오기 전에는 작은 것을 붙일 때는 밥알을 이겨서 풀로 쓰곤 했기 때문이다. 전통 꽃신을 만들 때 비단을 가죽에 붙일 때도 밥풀을 이용하였으니 그 접착 품질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진나라때 만리장성을 쌓을 때 석재의 접착재로 찹쌀을 끓여만든 찹쌀풀을 썼다는 것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백인우월주의가 한창이고 동아시아에 대한 지식이 극히 낮던 과거에는 미국, 유럽 등의 학교에서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이 "중국인[32] 들은 '''포크와 나이프, 스푼을 개발할 능력이 없어서 젓가락으로 쌀을 떠''' 먹는단다."라면서 밥공기에 '''생쌀'''을 담고 젓가락을 동원해 학생들에게 '''젓가락으로 생쌀 집기'''를 체험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당연히 젓가락을 써 본 적도 없는 학생들이 본토 사람들도 못하는 생쌀 집기를 할 리가. 이에 같은 반에 있던, 진실을 아는 학생이 이에 반발하며 "이 쌀은 조리되지도 않았다"라며 반박했으나, 오히려 교사에게 "'''네가 중국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러냐'''" 하는 꾸중만 들었고, 결국 학교에서 면담을 받아야 했다는 경험담도 있다. 참고로 이 같은 사례는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 및 북미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던 일이었고, 일부, 특히 미국보다 다소 보수적인 면이 큰 유럽 내륙 지역에서는 아직도 이 같은 인종차별 및 문화차별적인 몰지각한 행태가 드물지만 일어난다. 다행히 2010년대 이후로는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등 동아시아의 문화가 신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음에 따라 이 같은 편견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33]
BBC FOOD의 계란 볶음밥 요리 영상에서 밥을 죽처럼 짓고 나서 전분기가 많다면서 밥을 체에 받혀 물로 씻어버리는 모습이 뒤늦게 알려지며, 밥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권의 사람이 일제히 경악하는 일이 벌어졌다.문제의 영상# 당시에도 반발이 심했는지 이후 다른 요리사에게서 밥 짓는 법을 제대로 전수받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11. 밥이 들어가는 요리들
- 가지밥
- 국밥
- 곰국
- 설렁탕
- 기장밥
- 김밥
- 녹두밥
- 누룽지
- 달걀밥
- 대통밥
- 덮밥
- 라이스버거 시리즈
- 밀밥
- 메밀밥
- 보리밥
- 볶음밥
- 비빔밥
- 비지밥
- 밥버거
- 삼층밥
- 수수밥
- 식혜
- 엿
- 쌀밥
- 약밥
- 오므라이스
- 자굴밥
- 잡채밥
- 짜장밥
- 짬밥
- 짬뽕밥
- 주먹밥
- 찬밥
- 찰밥
- 참치밥
- 초밥
- 치밥
- 카레라이스
- 컵밥
- 콩밥
- 팥밥
- 피밥
- 햇반
12. 관련 문서
[1] '밥'이 순우리말이 아닌 밥 반(飯)자의 중고한어 발음에서 비롯된 차용어라는 의견도 일부 있다. 중세 한국어에서는 밥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뫼'''(/moi/)라는 단어가 따로 있었다. 이 단어는 나중에는 '메'라는 형태로 정착했으나, 궁중의 밥 혹은 제삿밥이라는 뜻으로 용도가 변했다. 모이와 일견 비슷해 보이나 일단은 어원상 무관할 가능성이 높다. 모이의 옛 어형은 '몽이'였다.[2]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절대로 보리밥은 안 먹는 중노년층이 많다.[3] 신석기 시대의 토기들의 주된 사용법이 바로 도토리 가루를 불에 구워먹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빵 역시도 이러한 과정에서 숙성이라는 우연한 발견을 통해 생겨난 음식이다.[4] 그나마 쌀조차 100여 년 전 껍질을 완전히 가공하는 기술이 나오기 전까지는 현미밥을 해먹을 수 밖에 없었다. 도정이 안된 쌀(현미)은 보리, 밀, 메밀, 수수, 조 등등 여타 곡물들에 비해 물의 흡수력이 크게 다르지 않아 꺼끌꺼끌하고 거친 식감이 나온다. 즉, 우리가 매일 먹는 부드러운 쌀밥이 생겨난 것은 고작 100년 전이라는 이야기이다![5] 밥의 정의에서도 보이듯이 밀로도 충분히 밥을 지을 수 있다.[6] 별로 복잡하지는 않다. 밥을 씻을 때 4~5회, 혹은 맑은 물이 유지될 때까지 쌀을 씻어주고 눈금선까지 물을 부어준다. 혹은 쌀 표면 위에 손을 쫙 피고 손등 어디까지 물이 찰랑거리는지 확인한다. 일반 백미라면 손등에서 손가락 바로 앞에 움푹 패인 부분(손등과 손가락이 이어지는 중수지절관절 부분)쪽이나 그 쪽의 약간 위쪽 부분에 물이 찰랑거리는 수준이라면 물의 양이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푹 퍼져 진밥을 먹고싶다면 거기에 소주잔 반 컵~1컵 수준으로 물을 약간 더 추가해주자.[7] 전기압력밥솥의 경우 메뉴 버튼이 여러가지여서 취향껏 하면 된다.[8] 요즘은 도정기술도 좋고 해서 박박 힘줘서 씻는건 불필요한 짓이라 한다. 그야말로 약간의 먼지와 대부분의 쌀겨분말만 헹궈낸다는 느낌으로 3번정도만 손으로 저어 헹궈주면 된다고 한다. 쓸데없이 세게, 많이 씻으면 쌀만 부서지고 영양소만 씻겨나간다는 것.[9] 누룽지만 먹고 싶을 경우는 쌀을 프라이팬에 얇게 펴 준 다음 구우면, 바삭한 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만들 수는 있다.[10] 이렇게 나오는 허연 물은 소위 쌀뜨물이라 불리는데, 지금이야 그냥 밥 지을때 생겨서 버리는 물 취급이지만 옛날엔 나름 활용처가 있고 요즘에도 실생활 활용처가 있긴 하다.[11] 혹은 씻을 때 흰 물이 이제 거의 안 나오고 쌀을 씻어도 거의 맑은 물이 유지될 때까지 씻어도 된다.[12] 다만 먼저 대부분의 산은 취사 금지이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건 높은 산의 캠프장을 말하는 것이다.[13] 햇반에도 미강유(쌀기름) 코팅이 되어있듯이[14] 비율로 따지면 탄:단:지 = 89:8:3 정도. 당연히 근사치이며 쌀마다 조금씩 다르다.[15] 근육이 자라려면 단백질이 필연적인데 밥의 단백질 비율은 고기나 콩같은 일부 식물과 비교하면 매우 낮으므로 고된 노동을 해도 마를 수 밖에 없다.[16] Sugar crash. 단당류 섭취 후 순간적으로 기력이 치솟았다가, 인슐린의 대량 분비가 이어지며 혈당이 하강해 기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특히 에너지 드링크가 이걸 이용하는 대표적인 제품이지만 단당이 많이 함유된 식품(쥬스, 사탕, 탄산음료 등)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 슈거 크래시가 수반된다.[17] 단 혈당지수(glycemic index) 자체는 꽤 높으니(대개 100 언저리) 당뇨병이 있다면 주의하자.[18] 임진왜란 초기에 왜군이 밥을 적게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이 독한 놈들이 밥까지 굶어가며 한양으로 급진격하려는가 보다!!"''' 하고 착각해서 왕이 피난가게 되었다는 일화도 있다.[19] 그러나 이건 쌀밥이 아니라 보리밥이다. 반찬 재료 값이 비싸서 김치 1접시에 고봉밥으로 영양을 보충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광경. 요즈음은 보리가 쌀만큼이나 비싸서 의미가 없다.[20] 이런 풍토는 지금도 이어져 한국에서 흰쌀밥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해 흑미밥,잡곡밥을 자주 지어먹는 반면 일본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90% 흰쌀밥을 선호한다[21] 주걱으로 떴을 때 주걱 면과 맞닿은 부분의 밥알이 반쯤 뭉개질 정도로, 밥알도 끈끈하게 늘어나 다른 밥알로 늘어지기도 한다.[22] 주걱으로 떠도 주걱 면과 맞닿은 부분의 밥알이 원형을 유지할 정도이다. 볶음밥을 만들기에 좋다.[23] 중국은 북부에서는 밀가루와 빵이 주식이다. 남부는 밥 문화권이지만, 한일처럼 자포니카 쌀이 아닌 인디카 품종 쌀을 써서 한일과는 약간 다르다.[24] 야외에서 밥을 지을 때 코펠 뚜껑에 돌을 얹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특히 산과 같은 높은 고도에서 밥을 지을때는 기압차때문에 물의 끓는점이 낮아 밥이 설익기 쉬운데 이렇게 압력을 가해 밀폐해야 제대로 된 밥이 된다.[25] 다만 이것도 취향 차이다.진밥을 좋아하는 사람은 밥에 물기가 많은 전기밥솥 밥을 좋아하게 된다.[26] 이를 수반이라 불렀다.[27] '밥은 쌀로 만든 음식같은데, 저 야만인은 식사 제안을 밥 먹으러 간다고 표현한다'는 식의 언급이 있다.[28] 예를 들어 조(식물)로 지은 밥은 “조밥”이 아니라 “조팝”이라 불렸으며 조팝나무라는 식물도 있다. [29] 혈중 당 증가치. 백미는 '높은 GI'로 분류되는 70 이상이며, 현미는 '낮은 GI'인 55 전후다. 55~70 사이는 '중간 GI'.[30] 게다가 밥에 양념이 배어들어서 반찬만 단독으로 먹는 것과는 다른 맛을 또 느낄 수가 있다.[31] '집에 쌀이 떨어졌다'는 말이 '비축한 식량이 바닥났다'와 동급일 정도로 취급했다.[32] 당시 '중국인'은 우리로 치면 '동양인' 정도로 동아시아인 전반을 싸잡아 이르는 명칭이었다.[33] 사실, 동아시아가 북미와 유럽 등의 서구권 다음으로 경제가 발달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까닭은 동아시아인 특유의 고정적인 생활방식에도 원인이 있다.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등 동아시아인들은 해외 유학을 나가서도 자기들끼리 몰려 어울리거나 혼자 생활하고, 이민을 가도 끼리끼리 모여 촌락을 이루는 일이 많다 보니 이들은 세계로 나아가도 존재감이 없는 편이다. 이런 까닭에 아직도 미국 사회에서 동아시아인은 미국에서 태어나서 속은 완전히 미국인이라 해도 낯선 동네에 가면 그냥 외국인 취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