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리엘

 

1. LELIEL
2. 신세기 에반게리온 12번째 사도


1. LELIEL


'''렐'''리엘
유대교 신화에 등장하는 천사로 밤(夜)을 관장하는 천사. 릴리스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2. 신세기 에반게리온 12번째 사도



[image]
[image]
1에서 유래한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12번째 사도. 을 관장하는 천사. 16화에서 등장한다.
생김새는 완전 구체로 거의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로 기묘한 형태의 흑백줄무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건 낚시. 눈에 보이는 모양인 구체는 실은 고차원에 존재하고 있는 이놈의 본체가 우리 차원에 만드는 그림자이며 실체는 보통 그림자로 보이는 바닥의 검은 부분이다. 이 그림자와 같은 형태의 실체는 직경 680 미터나 되지만 두께는 3 나노미터에 불과하며 AT 필드를 바닥에 깔아서 공중에 아주 살짝 부유한 형태로 이동하는 형태.
실체는 디랙의 바다라고 불리는 허수공간이다. 원래는 디랙 방정식으로 표현되는 부정 에너지 공간이지만, 에바에서는 단지 내부가 허수공간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었던 걸로 추정된다. 에반게리온에서 등장하는 사도들 중 최고로 기묘한 녀석들 중 하나.
따라서 이 놈의 능력은 실체부분이 닿는 물질을 내부의 허수공간으로 빨아들이는 게 공격방식이며, 싱크로율이 제일 높게 나왔다고 신이 나 멋모르고 뛰어들던 신지가 제대로 낚였다. 그림자를 팽창시키는데, 건물이고 에바고 뭐고 다 빨아들인다. 초호기도 발버둥치다가 결국에 완전히 빨려들어가고, 이호기는 건물에 매달려 간신히 피한다. 결과 허수공간에 갇힌 채로 엔트리 플러그의 생명유지장치가 무전력으로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인 1일을 약간 넘게 보내게 된다.
이에 대해 네르프가 구상한 구출(?)작전이 환상적(...)인데, 디랙의 바다에 무려 '''992 개'''의 N2 폭탄[1]을 쏟아붓고 그 폭발의 아주 찰나의 틈에 0호기와 2호기가 AT 필드를 전개해 내부에 간섭하여 초호기를 구출한다는 것. 당연히 신지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초호기 구출만을 우선으로 한 작전이라 미사토는 분노가 폭발해 리츠코에게 싸닥션을 날리고 만다.
레리엘의 허수공간에 빨려들어갔을 당시 신지의 마음 속에 어린 신지가 나타나 말을 건다. 이것은 레리엘이 신지의 마음 속에 나타나 신지와 대화를 시도한 것이다.[2] 제작진 인터뷰로는 원래 레리엘의 형상과 직접 대화하는 장면이었으나 연출상 영 이상해서 꼬마 신지의 모습으로 바꿨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아라엘이 아스카의 정신을 침식할 때 꼬마 아스카의 모습으로 나타나 아스카에게 말을 걸었고, 아르미사엘도 영호기를 침식할 때 레이와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나 레이와 대화했다.

결국 신지의 생명유지에 문제가 생긴 시점에서 조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외부에서 위와 같은 구출작전을 시작하려는 찰나 초호기 전매특허 폭주를 일으켜, 내부에서 초호기가 마치 악마같은 형상을 하고 허수 공간을 찢어버리고 나와 대량의 피를 뿌리며 갈기갈기 찢어지는 그로테스크한 최후를 맞이한다. 이 때 초호기가 레리엘을 찢고 나오는 장면의 연출을 보면 묘하게 신생아가 태어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물론 비교도 안되게 폭력적이지만. 밤의 천사인 레리엘이 밤의 악마인 릴리스와 동일시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릴리스의 자손인 초호기가 레리엘을 찢고 태어나는 것은 상당히 적절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초호기가 찢고 나온 건 그림자라고 하던 구체였다.[3] 구체가 갈라지면서 피도 홍수처럼 쏟아졌기 때문에 환영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실체로 들어가서 그림자로 나온 셈인데 도대체 진짜는 어느 쪽이었던 걸까.
이 부분에 대한 안노 감독의 코멘트는 이랬다고 한다. '''바닥에서 나오면 멋대가리 없잖아(원문: 下から出てくるとカッコわりぃから).''' 제작 당시에 저 인간한테는 설정도 별 상관없었던 것 같다.(...) 그냥 연출상 그렇게 된 듯. 슈로대에 에바가 등장할때 설정같은거 얘기할때의 안노의 일화를 보면 알겠지만 애초에 안노는 연출>>>>설정주의자다. 오히려 설정이 연출에 방해되면 과감하게 무시해버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큰 틀이 아닌 장면에 관한 설정 운운은 별로 의미 없는 지적이다. 에바가 60~200m를 왔다갔다하며 사이즈가 장면마다 다른 이유도 이 때문. 솔직히 저정도로 존재 자체가 기묘하니만큼 그림자냐 본체냐 디테일을 따지기도 애매하다.
이 사도와 초호기의 접촉에 대해 제레는 초호기 파일럿 신지를 직접 소환해[4] 얘기하려 할 정도로 관심을 가졌으며, 사도가 인간의 정신에 관심을 가졌으며 에바를 지배 하에 두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카리 겐도도 사도들이 갈수록 지능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여겼다. 그리고 이후 결국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고야 말았다.
스토리적인 면에서 보면 카지에 의해 미사토 눈 앞에 공개된 지하의 아담(리리스)을 시작으로 그 때까지 에반게리온 작중 전반에 흐르던 평온한 분위기가 말 그대로 거짓이라는 걸 드러내는 식으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동시에 이면의 암흑을 암시하는 존재. 신지에겐 에바에 타면 모두 자신을 아껴준다는 의의에 대한 모순과 역시 아버지 겐도와 가까워질 수 없다는 진실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고, 순수하게 사도 섬멸에 전력을 다하던 미사토는 네르프와 에바 이면의 어두운 진실을 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인데 레리엘은 '''극중 인류가 퇴치할 방도를 내놓지 못한 몇 안되는 사도'''다. 비록 1000여개의 N2폭탄을 투하하는 방안이 나오긴 했으나 이 방안은 '''초호기를 구하기 위한 방안이였지 레리엘을 퇴치하기 위한 방안이 아니었다.''' N2폭탄 두 세 개면 지도가 바뀌는데 이런 걸 1000여개나 쏟아 부은들 초호기 구출 밖에 겨우 할까 말까 정도였던 것. 심지어 제레가 미사토를 불러 레리엘같은 사도가 또 나오면 어찌 대응할 것이냐고 질책하자, 미사토는 '''지금까지 동일타입의 사도는 등장한 바가 없다'''란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즉 네르프는 레리엘에 대한 대응책을 끝내 못 내놓은 셈이다.[5] 사도 대응 최전방 전문 기관인 네르프가 인증했으니 사실상 인류가 이 녀석을 상대할 방법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팬픽에서는 이놈도 갖은 방법으로 퇴치당한다.
에반게리온: 서 마지막에 나오는 에반게리온: 파의 예고편에서 TV판에서 레리엘에 신지가 빨려들어 갔을 때 리츠코가 차가운 소리를 했다가 미사토에게 뺨을 맞는 장면이 있어 당시엔 많은 팬들이 파에 레리엘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작 그 장면은 물론 레리엘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제8사도의 첫 등장 때의 모습이 레리엘과 유사하다.
여담으로 이 사도가 등장하는 16화는 '''원본 필름을 분실'''해서 블루레이판이 나올때 DVD 업스케일로 대체했다고 한다. 안습... 심지어 넷플릭스판에서도 복원되지 않았다. [6]
참고로 이놈이 나오는 16화는 전설거신 이데온 15화의 연출을 거의 그대로 따라했다.
레리엘 이전에 나온 이로울은 물리적 공격과 디지털 공격을 동시에 시전했지만 그나마 물리적인 영역에서 접근하는 방식의 공격인데, 이쪽은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허수를 이용해 공격해왔다.

[1] 참고로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량이라고 한다(...).[2] 그런데 이 때 레리엘이 의도한건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치는 대사들이 결국 신지의 속을 엄청나게 긁어대고 말았다. 둘의 대화를 보면 서서히 신지 쪽에게 (신지 특유의 대인관계에서의 회피적인 태도에 대해) 자아반성을 유도하는듯한 내용으로 흘러가고 신지도 끝내 격하게 반응하는걸 알 수 있다.[3] 단, 구체가 갈라지기 전 그림자 쪽이 먼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갈라져 버렸다.[4] 대신 미사토가 나와 질문에 대답했다.[5] 그럴만도 한게 이 녀석의 실체는 사실상 사람이 뭘 어찌할 수 없는 허수공간인데다 사도의 주 약점인 코어도 보이질 않는다. 따라서 에바나 다른 물질적인 무기가 가하는 물리적 타격은 레리엘에게 의미가 없다. 그럼 내부에서 치면 되지 않냐는 발상을 할 법도 하지만, 당시 레리엘의 내부와 접속하고 있던 초호기도 비폭주 상태에선 나갈 수가 없어서 가만히 있는 수밖에 없었다. 내부에 있던 신지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던 결정적인 순간 초호기가 폭주해서 안을 치고 밖으로 나온 게 그나마 불행 중 다행.[6] 화면이 정말 '''쉴새없이 흔들린다'''. 가까이서 보면 영상이 덜덜거리며 떨리는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