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면
1. 소개
은은하게 다가오는 마라의 풍미
삼양식품이 마라 열풍에 탑승해서 출시한 마라탕 맛이 나는 라면인데, 출시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단종을 바라보고 있는 희대의 실패작. 봉지라면과 컵라면 버전이 있고 컵라면 버전의 경우 면이 일반 유탕면과 달리 넙적해서 이색적인 맛을 준다곤 하는데, 일반적인 마라탕의 맛을 기대하고 먹으면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맛이다.당신의 혈중 마라농도를 올려줄 한 그릇!
내용물은 면과 후레이크, 후첨 액상스프로 구성되어 있다. 면은 동그랗고 후레이크의 양은 일반적인 라면 수준. 독특한 건 후첨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맛을 내는 액상스프를 라면이 다 물에 삶아진 이후에 넣고 휘저어서 국물을 낸다는 점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인 불닭볶음면 까르보와 같은 요리방법에 국물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액상스프라서 손이나 얼굴 같은 피부에 묻으면 일반 물로는 잘 안 지워지니 조심하자.
판매 부진으로 인해 2020년 3월 이후 마라탕면은 봉지라면이 먼저 생산이 중단되었다.[1] 컵라면의 경우 아직은 남아있으나 판매량이 저조할시 중단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자매품인 마라볶음면만 남아 있었으나 이마저도 단종되었다.
2. 맛
이 라면은 마라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며 라면을 즐기는 미식가라도 큰 맘 먹고 도전할 필요가 있다. 마라탕을 먹어보지 않았거나 익숙지 않다면 '''맛이 없을 수 있다.'''
국물 맛이 꽤 맵다. '''입안이 얼얼할 수준'''이니 참고바란다. 마라탕면 답게 원재료에는 훠궈향신료 베이스, 볶음고추 풍미유, 산초오일, 후추분, 생강분, 투메릭분말, 청경채, 조미건조홍고추 등이 들어간다. 이 원재료들이 섞인 스프를 다 끓인 물에 넣어서 젓는 순간 시뻘건 국물이 완성되는데 마라탕 중수 이상이라면 코끝에서부터 후각을 자극하는 마라탕향에 환장할 수 있다. 그 반대의 초보 도전자라면 코끝을 찌르는 흡사 옛날 크레파스를 농축한 것 같은 화학적 비슷한 냄새에 당황할 수 있다. 봉지에 적힌 문구처럼 은은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강렬하다. 그러나 초심자라도 깊게 숨을 내쉬면 국물에서 나는 오묘한 향을 접할 수 있으니 열심히 킁킁 해보자. 강렬한 냄새에 걸맞게 자극적인 맛을 낸다. 다른 라면처럼 작긴 하지만 후레이크에 든 고기조각도 국물과 어울리는 편. 액상스프의 맛은 김치 등 반찬을 포함해 다른 향신료로 완전히 덮기 힘드니 초심자는 이미 사서 피할 수 없으면 즐기도록 노력해보자. 나트륨의 양이 많은 라면에 속하고 액상스프는 충분하니 맛이 강하다면 조절해서 적게 넣으면 된다. 중수 이상은 즐기면 된다. 익숙해지면 액상스프를 다 넣고 국물까지 다 먹을 수 있게 된다. 단무지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
3. 총평
이 라면은 마라탕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마라탕을 환장하고 잘 먹는 사람들조차도 맛있다는 평을 내리지 않는 극도로 불완전한 맛을 가지고 있다. 마라탕 특유의 향이 강해도 너무 강한 반면, 국물은 고기 육수도 채소 육수도 아닌 애매한 맛이 난다. 즉 마라탕 특유의 매운 향과 맛 외에는 아무런 특징이 없는, 매운 맛 빼면 텅텅 비어있다시피 한 빈약한 맛이라 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맹물에 마라 소스 넣고 소금쳐서 먹는 맛'''이 난다.
마라탕을 즐겨먹는 사람들은 마라탕의 향과 맵기에만 환장하는 것이 아니다. 육수의 진한 맛이 베이스가 되어 받쳐줘야 하는데, 이 라면은 그걸 재현하지 못한 것. 육수 맛은 둘째치고 마라의 향이라도 한껏 느끼고 싶다면 구매할 만 하지만, 일단 판매량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나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단종된 것만 봐도, 이 라면이 맛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한다.
[1] 공교롭게도 경쟁 제품이었던 오뚜기 마라샹궈면도 단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