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글리 현상
1. 개요
정신병의 일종으로 모글리 신드롬이라고도 불린다. 이름의 유래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소설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리에서 유래되었으며, 어린아이가 인간의 대우를 받지 못한 상태로 자라나 동물처럼 지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받으면서 인간으로서의 삶을 배워나가는 게 정상인데, 만약 이렇지 않으면 야생동물처럼 행동하거나 동물을 자기 부모로 따르는 정신이상을 보이게 된다. 실제로도 이런 상황이 발견되며 이 현상을 겪는 아이의 부모는 100% 아동학대죄로 처벌을 받는다. 거의 부모가 방치로 인하여 발생하지만 이야기 등에서는 사고로 인해 부모하고 떨어지거나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동물에게 키워진다는 설정으로 미화된다.
실제 사례 중 정말로 야생에서 동물에 의해 길러진 아이들도 있으며 이 아이들은 치료 과정을 거치는 와중에 질병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숨지는 경우가 있고[1] 치료에 성공했다고 해도 5세 아이 이상의 지능을 가지지 못해서 말을 해도 겨우 서너 마디의 짧은 말을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또한 이렇게 치료됐다고 여겨진 아이들도 20대를 넘기지 못하고 요절했다. 이러한 실제 사례의 불운한 아이들은 유아기의 인격 형성과정에서 사회와 접촉하지 못하고 문명화된 교육을 받지 못하면 인간도 짐승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사실 동물의 본능을 인간이 의도적으로 받아들일때의 부작용은 문명화된 사회에 사는 성인이 성공하더라도 장난 아닌 부작용이 생기는데 실제로 그걸 성공한 숀 엘리스 역시 병원 신세에다가 복잡한 인간의 표정 변화가 힘들어지고 식기사용이 불편해서 맨손으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품 내의 모글리 현상에 해당되는 소위 '야생아' 캐릭터는 해당 문서 참고.
2. 논쟁
일반 사회에서는 이상과 같은 개요가 '상식' 수준으로 받아들여지지만 학계에서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실제로 이런 사례가 그리 많지 않고, 소수의 사례 역시 제대로 관찰된 연구가 드물어서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우선 동물에게 길러졌고 제시되는 사례들이 대부분 조작이나 신뢰할 수 없는 연구자의 과장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정적인 논쟁은 야생아로 자라서 퇴행적 정신이상을 겪게 되었다는 아이가 '''원래 선천적으로 지적장애 혹은 자폐증'''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정상인이 어린 시절 양육을 잘못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인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실제 사례에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리고 아동 학대를 당해 방치되어 있던 아이의 성장 과정은 보통 지나치게 열악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얻기가 어렵다.
제대로 연구하려면 '''멀쩡한 애를 연구자들은 관찰만 하면서 완전히 방치해 놓는''' 진짜 아동 학대나 다름없는 실험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당연히 그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을 피해갈 수 없어 불가능하다. 실제로 심리학자 왓슨은 '앨버트'라는 아기를 대상으로 유아에게 '조건 부여'를 하는 실험을 시도한 적이 있다.[2] 앨버트에게 약간의 자극을 주고 '두려움'을 학습하게 하는 실험이었는데, 이것이 직접적으로 위해가 가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동학대라는 비판을 엄청나게 받았다.''' 이 정도 실험에도 심각한 비판이 따랐는데, 진짜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이런 사례를 실험으로 증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앞에서 말했듯 "애초에 '정상'인 아이를 어떻게 가려내느냐"는 문제도 있고, 실제로 오스만 투르크 시절 모 술탄이 애를 태어나자마자 아무하고도 접촉을 안 시키고 독방에서만 10년 가량을 키우는 실험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판본에 따라서는 예니체리를 만들다 아기 한 명을 꽁친 것이라는 디테일이 붙은 것도 있지만, 지어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일단 이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뒷 이야기조차 판본마다 다르다! 첫돌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10살까지 살기는 살았는데 아무 말도 못하는 백치 혹은 준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심지어는 오스만 투르크가 아니라 신성 로마 제국이나 독일이라고 나오는 등 정말로 판본마다 결말이 다 다르다.
그나마 비슷한 예시라면 카스파 하우저의 경우가 있다. 대략 열여섯살까지 의도적으로 사람과의 접촉 및 언어를 전혀 접하지 못하고 살다 풀려났는데, 교육을 받은 후 정상인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었다. 학습 능력이 좋은 편이었다고 한다. 다만 성격은 사회성이 부족하고 나쁜 편이었다. 그나마 이쪽 역시 자작극이란 의혹이 있다.
중국사에서 이런 예가 두번 있었는데, 왕망에 의해 폐위된 전한의 마지막 황제 유자영과, 명나라 건문제의 차남으로 아버지가 쫓겨나면서 감금된 주우규가 있다. 유자영은 가축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할 정도로 지능이 무너졌다는 기록이 있고, 주우규도 수십년 후 석방되었으나 세상일에 전혀 적응을 하지 못하여 오래지 않아 죽었다고 전한다.
어찌됐건 DSM-4-TR에는 '어린 시절 양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예 야생동물 수준까지 정신이 퇴행하는 정신병'은 등재되어 있지 않다. 비슷한 사례로 5세 이전까지 양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사람들과 상호작용 혹은 다른 사람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시도하려 하지 않거나, 아니면 거꾸로 사람들에게 무분별한 애착을 보이게 되는 정신병은 반응성 애착장애란 이름으로 실제로 등재되어 있다. 하지만 반응성 애착장애라고 해서 '짐승' 같은 행동을 보이게 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단지 사회성이 부족하게 나타날 뿐이고 그나마 선천적인 자폐증보다는 치료가 훨씬 쉬운 편이다.
3. 비판
야생아 사례에서는 이들이 사족보행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는 증언을 하며, 창작물에서도 사족보행을 하는 묘사를 보인다. 그러나, 인간의 신체는 근본적으로 이족보행에 적합한 구조이다. 사족 보행을 하기에는 팔은 짧고 손바닥과 손가락은 지나치게 연약하고, 다리는 그에 비해서 과도하게 길고 강인하다. 무릎을 대고 걷는 것은 너무 아프고 비효율적이다.
실제로 지적 장애인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지만, 운동능력 자체가 없어서 누워있어야 하는 수준이 아닌 이상은 조금 힘들게 걸어다니는 일은 있어도 사족보행 방식으로 기어서 다니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걸어다니는 것은 특별히 지능발달과는 상관없고, 단지 인간의 몸이 이족보행에 적합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야생아들이 동물처럼 기어다닌다는 속설은 그들이 사실 정신지체를 앓는 아이들일 가능성을 상정해도 설득력이 별로 없는 주장이다.
4. 같이보기
[1] 옷을 입히면 즉시 찢어버렸고 끝까지 포크와 같은 식기류 사용을 하지 못했다.[2] Watson&Rayner(1920)는 앨버트라는 아이가 흰쥐에게 공포를 느끼도록 하였다. 이 아이는 본래 흰쥐에게 공포를 느끼지 않던 아이였다. 하지만 앨버트가 흰쥐에게 다가가거나 만질 때마다 갑작스런 큰 소리를 들려주었고, 결국 앨버트는 흰 쥐를 무서워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