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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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출판된 미하엘 엔데(Michael Ende)의 아동 판타지 소설이자 주인공 소녀의 이름.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라는 부제의 이 동화소설에 대하여 엔데는 이 이야기를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들은 대로 기억에 따라 썼다고 저자 후기에 적었다. 물론 이 남자의 정체는 불가사의하게 노인으로 젊은이로 모습을 바꾸는 호라 박사다. 장미의 이름처럼, 작가 서문이나 후기도 작품 속 세계에 간접적으로 포함되는 구조.
정확히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양차대전 이후 고도성장기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1986년도에 영화화되었는데 그리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영화 부분은 아래 문단 참조.
10대 초중반 정도 수준의 권장도서로, 진정으로 옳고 바람직한 가치관과 삶의 태도에 대해 일러 준다. 권장 연령을 굳이 따질 필요 없이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성인들만이 절감할 수 있는 시간강박을 주제로 하고 있고, 시간과 삶과 죽음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임을 설명하는 대목 등은 너무 어린 아이들이라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 평균적인 성인의 독서량과 문해 능력, 집중력이 바닥을 친 지 오래인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성인 권장도서라고 하는 게 적절할 듯도 하다. 비룡소의 한글판 "모모"는 권장 연령을 초등학교 5학년으로 표시하고 있다.
시간 저축 은행[1] 과 회색 신사라는 특징적인 요소는 피를 마시는 새 연재본 후기 '그의 과거' 편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친구를 뜻하는 요정의 말부터 진정한 이름, 호박 머리 등 개판 5분전.)
이 동화는 미하엘 엔데 자신에게도 자신을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시켜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국어 초역자인 차경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 독일 유학 중이었던 차경아는 도산 위기에 몰려 있던 모 출판사의 사장에게 모모를 출간할 것을 제안하여, 1977년에 이루어내었다. 출간의 결과는 유례없는 대성공. 한국에서의 뜨거운 반응이 독일에 알려져 독일 내에서의 엔데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미하엘 엔데는 차경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담은 편지를 보냈고, 그 이후로도 친분 관계가 꾸준히 이어졌다. 나중에는 엔데가 차경아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할 정도였다. 이런 사정 탓에 엔데는 자신의 작품이 한국어로 번역될 때는 당연히 차경아의 번역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엔데의 작품에 대한 판권은 타 출판사로 넘어가서 차경아의 새로운 엔데 번역을 만날 수는 없게 되었지만, 한국 번역문학사에 길이남을 인연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차경아 번역본은 어려운 어휘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면 요즘 나오는 번역본을 더 추천한다.(그 중 대표작이 한미희가 번역한 것이다.)
위 문단에 서술되었듯 소설이 크게 인기를 끌며, 모모를 주제로 한 노래가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출간한 <자기 앞의 생>의 주인공 모모를 주제로 한 것이라,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는 무관하다.[2] 2005년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다시 언급되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는데, 에밀 아자르의 책이 아닌 미하엘 엔데의 책이 주목받았다는 게 문제다.
걸그룹 모모랜드의 이름이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서 따 온 것이다.
작은 고대 원형극장의 폐허가 있는 가난한 시골 마을에 어느 날 어린 고아 '모모'가 나타난다. 모모는 마음을 다해 경청하는 재능의 소유자로,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받을 뿐 아니라 혼자 있을 때는 정적에 귀기울여 시간의 노래를 듣기도 한다. 어느 날부터인가 가난하지만 마음씨 넉넉하던 마을 사람들은 시간을 절약하고 더 많은 것을 가져야만 한다는 강박에 쫓기기 시작하고 각박한 분위기가 마을을 지배한다. 모모와 모모의 특별한 친구인 베포 할아버지는 이 사태를 퍼뜨린 '시간저축은행'의 영업사원인 '회색 신사'들과 맞닥뜨려 정체를 알게 되고, 이 때문에 시간저축은행의 표적이 된다.
모모는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안내를 받아 시간의 관리자인 '호라 박사'의 집에 피신하고, 이곳에서 황금빛 사원에 들어가 위대한 시간의 진면목을 목격한다.
호라 박사가 관리하는 모든 시간을 한꺼번에 빼앗고 싶어하는 회색 일당은 끝내 모모를 추격해 호라 박사의 집을 포위해 시간을 오염시키기 시작한다. 호라 박사는 그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지만 위험천만한 작전을 세우고 모모와 카시오페이아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긴다.
'시간 저축', 혹은 '시간 절약'이라는 지상명령에 쫓기는 현대인의 삶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소외와 자기착취로 소모되는 삶의 방식이다. 소득이나 소비수준은 올라갈 수 있지만 일의 성취감도, 공동체 안에서 나누는 즐거움도 사라져 삶이 회색빛이 되는 것이다. 시간의 주인이 시간을 버리고 거짓된 효율성과 성취의 망상에 매달린 결과, 우리는 모두 절약한 시간을 '언젠가' 누릴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지만 그 시간은 두번 다시 삶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회색빛 연기로 화한다. 이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미덕처럼 주입되고 있는 '시간 절약'의 실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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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도에 제작한 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탈리아와 서독에서 제작하였고, P2P 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으며, N스토어에도 판다.
우리나라에는 89년에 개봉했다.
여담으로 회색 신사가 모모를 호리려고 가져온 고급인형이 사탄의 인형 못지 않게 공포스러워 영 설득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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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73년 출판된 미하엘 엔데(Michael Ende)의 아동 판타지 소설이자 주인공 소녀의 이름.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라는 부제의 이 동화소설에 대하여 엔데는 이 이야기를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들은 대로 기억에 따라 썼다고 저자 후기에 적었다. 물론 이 남자의 정체는 불가사의하게 노인으로 젊은이로 모습을 바꾸는 호라 박사다. 장미의 이름처럼, 작가 서문이나 후기도 작품 속 세계에 간접적으로 포함되는 구조.
정확히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양차대전 이후 고도성장기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1986년도에 영화화되었는데 그리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영화 부분은 아래 문단 참조.
10대 초중반 정도 수준의 권장도서로, 진정으로 옳고 바람직한 가치관과 삶의 태도에 대해 일러 준다. 권장 연령을 굳이 따질 필요 없이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성인들만이 절감할 수 있는 시간강박을 주제로 하고 있고, 시간과 삶과 죽음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임을 설명하는 대목 등은 너무 어린 아이들이라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 평균적인 성인의 독서량과 문해 능력, 집중력이 바닥을 친 지 오래인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성인 권장도서라고 하는 게 적절할 듯도 하다. 비룡소의 한글판 "모모"는 권장 연령을 초등학교 5학년으로 표시하고 있다.
시간 저축 은행[1] 과 회색 신사라는 특징적인 요소는 피를 마시는 새 연재본 후기 '그의 과거' 편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친구를 뜻하는 요정의 말부터 진정한 이름, 호박 머리 등 개판 5분전.)
이 동화는 미하엘 엔데 자신에게도 자신을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시켜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국어 초역자인 차경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 독일 유학 중이었던 차경아는 도산 위기에 몰려 있던 모 출판사의 사장에게 모모를 출간할 것을 제안하여, 1977년에 이루어내었다. 출간의 결과는 유례없는 대성공. 한국에서의 뜨거운 반응이 독일에 알려져 독일 내에서의 엔데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미하엘 엔데는 차경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담은 편지를 보냈고, 그 이후로도 친분 관계가 꾸준히 이어졌다. 나중에는 엔데가 차경아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할 정도였다. 이런 사정 탓에 엔데는 자신의 작품이 한국어로 번역될 때는 당연히 차경아의 번역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엔데의 작품에 대한 판권은 타 출판사로 넘어가서 차경아의 새로운 엔데 번역을 만날 수는 없게 되었지만, 한국 번역문학사에 길이남을 인연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차경아 번역본은 어려운 어휘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면 요즘 나오는 번역본을 더 추천한다.(그 중 대표작이 한미희가 번역한 것이다.)
위 문단에 서술되었듯 소설이 크게 인기를 끌며, 모모를 주제로 한 노래가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출간한 <자기 앞의 생>의 주인공 모모를 주제로 한 것이라,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는 무관하다.[2] 2005년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다시 언급되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는데, 에밀 아자르의 책이 아닌 미하엘 엔데의 책이 주목받았다는 게 문제다.
걸그룹 모모랜드의 이름이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서 따 온 것이다.
2. 줄거리
작은 고대 원형극장의 폐허가 있는 가난한 시골 마을에 어느 날 어린 고아 '모모'가 나타난다. 모모는 마음을 다해 경청하는 재능의 소유자로,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받을 뿐 아니라 혼자 있을 때는 정적에 귀기울여 시간의 노래를 듣기도 한다. 어느 날부터인가 가난하지만 마음씨 넉넉하던 마을 사람들은 시간을 절약하고 더 많은 것을 가져야만 한다는 강박에 쫓기기 시작하고 각박한 분위기가 마을을 지배한다. 모모와 모모의 특별한 친구인 베포 할아버지는 이 사태를 퍼뜨린 '시간저축은행'의 영업사원인 '회색 신사'들과 맞닥뜨려 정체를 알게 되고, 이 때문에 시간저축은행의 표적이 된다.
모모는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안내를 받아 시간의 관리자인 '호라 박사'의 집에 피신하고, 이곳에서 황금빛 사원에 들어가 위대한 시간의 진면목을 목격한다.
호라 박사가 관리하는 모든 시간을 한꺼번에 빼앗고 싶어하는 회색 일당은 끝내 모모를 추격해 호라 박사의 집을 포위해 시간을 오염시키기 시작한다. 호라 박사는 그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지만 위험천만한 작전을 세우고 모모와 카시오페이아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긴다.
3. 해석
'시간 저축', 혹은 '시간 절약'이라는 지상명령에 쫓기는 현대인의 삶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소외와 자기착취로 소모되는 삶의 방식이다. 소득이나 소비수준은 올라갈 수 있지만 일의 성취감도, 공동체 안에서 나누는 즐거움도 사라져 삶이 회색빛이 되는 것이다. 시간의 주인이 시간을 버리고 거짓된 효율성과 성취의 망상에 매달린 결과, 우리는 모두 절약한 시간을 '언젠가' 누릴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지만 그 시간은 두번 다시 삶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회색빛 연기로 화한다. 이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미덕처럼 주입되고 있는 '시간 절약'의 실체이다.
4. 등장인물
- 모모
이 소설의 주인공 여자아이. 고아원에서 탈출한 고아로, 어느날부터인가 마을 외곽의 석조 원형극장 폐허에 나타났다. 작고 여윈 몸에 까만 머리, 아름다운 까만 눈, 꼬질꼬질한 맨발, 누덕누덕 기워 만든 옷에 커다란 남자용 재킷을 걸치고 있다. 나이는 본인도 모르고 대략 열 살 미만으로 추정. 마을사람들이 가재도구와 음식을 가져다주는 등 공동으로 돌보다시피 하여 살아간다. [3] 모두의 좋은 친구가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한 친구로는 늙은 도로 청소부 베포와 말재주꾼이며 여행안내원인 기롤라모(애칭: 기기) 두 사람이 있다.
경청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답을 주거나 토론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집중해서 들어주어 상대방이 자기 혼자 떠들다가 어느틈엔가 자신도 모르던 답을 깨우치게 만들거나 비밀까지 털어놓게 하는 레벨로, 이 능력 덕분에 마을 사람들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4] 어느 정도인고 하니 사람들의 시간을 훔치는 '시간저축은행'의 영업사원 하나가 모모의 시간을 훔치려고 수작을 걸었다가 모모가 각 잡고 집중해 듣자 홀린 듯 일당의 음모를 근본부터 털어놓게 되는 수준이다.[5] 회색 일당에게 위험인물로 찍혀 그들의 추격에 쫓기던 중 호라 박사와 만나고 위대한 사원에 들어가 시간의 꽃과 노래를 알게 된다. 시간은행과 호라 박사의 마지막 대결에서 시간의 꽃 한 송이를 들고 홀로 회색들의 지하본부로 잠입하는 임무를 맡아, 그들이 훔친 시간은 전부 되돌아갔고 회색 일당을 전멸하는 쾌거를 달성한다. 여담으로 초창기 삽화에서의 모모는 흑인으로 묘사되었고, 이를 반영한 듯 영화에서도 흑인소녀를 모모역에 캐스팅했다. 다만 원작에는 모모의 피부색에 관한 언급은 없다.[6]
경청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답을 주거나 토론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집중해서 들어주어 상대방이 자기 혼자 떠들다가 어느틈엔가 자신도 모르던 답을 깨우치게 만들거나 비밀까지 털어놓게 하는 레벨로, 이 능력 덕분에 마을 사람들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4] 어느 정도인고 하니 사람들의 시간을 훔치는 '시간저축은행'의 영업사원 하나가 모모의 시간을 훔치려고 수작을 걸었다가 모모가 각 잡고 집중해 듣자 홀린 듯 일당의 음모를 근본부터 털어놓게 되는 수준이다.[5] 회색 일당에게 위험인물로 찍혀 그들의 추격에 쫓기던 중 호라 박사와 만나고 위대한 사원에 들어가 시간의 꽃과 노래를 알게 된다. 시간은행과 호라 박사의 마지막 대결에서 시간의 꽃 한 송이를 들고 홀로 회색들의 지하본부로 잠입하는 임무를 맡아, 그들이 훔친 시간은 전부 되돌아갔고 회색 일당을 전멸하는 쾌거를 달성한다. 여담으로 초창기 삽화에서의 모모는 흑인으로 묘사되었고, 이를 반영한 듯 영화에서도 흑인소녀를 모모역에 캐스팅했다. 다만 원작에는 모모의 피부색에 관한 언급은 없다.[6]
- 베포
늙은 도로 청소부. 본명이 있겠지만 자신이나 남들이나 '도로청소부 베포'라고 부른다. 비질 한번 한번을 정성들여 천천히 하며 그 자체를 즐긴다. 의사소통이 느리고 자신만의 생각에 길게 몰두해 바보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모모는 베포를 진심으로 좋아한다. 모모가 회색 영업사원의 방문을 받은 날 우연히도 심야에 쓰레기 하치장에서 열린 회색일당의 재판 광경을 목격했고, 그리하여 그들의 정체를 눈으로 확인한 유일한 증인이 되었다. 모모의 실종 이후 회색일당의 농간으로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말았다. 회색신사들이 정신병원에서 풀어줄 테니 10만 시간을 저축하면 모모를 돌려주겠다고 거짓 제안을 하자[7] 이를 받아들이고 조금도 쉬지 않고 마구 비질을 하는 것으로 시간 저축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풀려난 다음에도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고 누군가가 대체 왜 그렇게 맹렬히 청소하냐고 물으면 슬픈 표정으로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연히 베포를 보았을 때 모모는 그를 부르며 쫓아가려 하지만 정작 베포는 그것을 듣지도 못하고 빗자루질만 계속하며 지나쳐가버리고 마는 가슴아픈 장면이... 슬퍼하던 모모는 '베포 할아버지는 저런 식으로 빗자루질을 하지 않으니 설마 할아버지는 아닐 거야'라며 애써 자기위안을 하고, 나중에 시간이 멈춘 다음에야 슬픔에 빠져 빗자루질을 하는 베포를 알아보고 탄식한다. 회색 일당이 전멸하고 시간의 꽃들이 주인을 찾아가자 알수없는 풍족감을 느끼던(다른 사람들도 시간을 되찾아 왠지 모를 여유로움이 생겼다.) 베포는 모모를 보고 자신이 벌써 십만시간을 모았나 싶어서 기뻐한다. 이 할아버지는 회색 일당의 재판 광경을 목격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그들과 시간저축 거래를 했다는 걸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 기롤라모
꿈꾸는 듯한 눈이 아름다운 미소년. 주로 '기기'라는 애칭으로 불린다.[8] 십대 후반 정도로 추정. 매우 낙천적이고 거침없이 몽상을 즐기며 말솜씨가 뛰어나다. 극도로 조용한 베포와는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인물. 여러 일을 닥치는대로 하며 그날그날 살아가는데 그 중 하나가 마을에 여행객이 지나가면 여행 안내원처럼 다가가 썰을 풀고 돈을 받는 것.[9] 자신의 구라에 심취하면 가끔 브레이크를 제때 못걸어 너무 쇼킹한 얘기도 지어내는 바람에 순진한 관광객이 멘탈붕괴에 달아나느라 돈조차 못받기도 한다고...[11]
원래 기기의 말솜씨는 잔재주 정도였는데 모모가 들어주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자신도 놀라울 만큼 이야기가 스스로 꽃피우는 경지가 되어 모모를 깊이 아끼게 되었다.
모모가 실종된 후 회색신사 일당의 술수에 의해 갑작스럽게 유명작가이자 부유한 스타 연예인이 되지만 동시에 꼭두각시가 되어버린다. 스스로 즐기던 이야기의 재능도 자부심도 잃고 급기야 모모만을 위해 간직하던 이야기까지 소모해 버리고 자기표절에 우려먹기를 하는 지경에 이르지만 회색신사들의 조작으로 아무리 같은 내용을 반복해도 사람들은 눈치도 못 채고 좋아한다. 어느 한밤중, 자괴감과 매너리즘에 괴로워하던 기기는 회색 일당을 폭로하는 이야기에 착수하려 하지만, 그 즉시 공포영화처럼 회색 신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의 성취가 회색 일당에 의한 것이라는 그들의 협박을 듣고 모랄빵에 빠지면서 장비를 정지합니다 상태가 된다.[12] 돌아온 모모와 아주 잠깐 재회의 기쁨을 나누지만 삼인조 비서들의 질문공세와 참견 때문에 모모의 이야기를 단 한 마디도 듣지 못하고 공항에서 퇴장한다. 이 때 모모에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같이 가 달라고, 그렇게 된다면 옛날 이야기가 다시 떠오를지도 모른다고 부탁하지만, 모모는 눈물을 삼키며 거절하고, 기기도 그런 모모를 이해하면서 쓸쓸히 비서들에게 붙잡혀가는 뒷모습을 보인다. 회색신사들이 사라지고 다시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돌아오자 원형극장에 모여 모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설에서는 모모와 기기의 로맨스가 중요한 테마가 아니라서 자세히 다루어지지는 않고,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활용하여 짧게나마 촉촉하게 그려진다.
원래 기기의 말솜씨는 잔재주 정도였는데 모모가 들어주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자신도 놀라울 만큼 이야기가 스스로 꽃피우는 경지가 되어 모모를 깊이 아끼게 되었다.
모모가 실종된 후 회색신사 일당의 술수에 의해 갑작스럽게 유명작가이자 부유한 스타 연예인이 되지만 동시에 꼭두각시가 되어버린다. 스스로 즐기던 이야기의 재능도 자부심도 잃고 급기야 모모만을 위해 간직하던 이야기까지 소모해 버리고 자기표절에 우려먹기를 하는 지경에 이르지만 회색신사들의 조작으로 아무리 같은 내용을 반복해도 사람들은 눈치도 못 채고 좋아한다. 어느 한밤중, 자괴감과 매너리즘에 괴로워하던 기기는 회색 일당을 폭로하는 이야기에 착수하려 하지만, 그 즉시 공포영화처럼 회색 신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의 성취가 회색 일당에 의한 것이라는 그들의 협박을 듣고 모랄빵에 빠지면서 장비를 정지합니다 상태가 된다.[12] 돌아온 모모와 아주 잠깐 재회의 기쁨을 나누지만 삼인조 비서들의 질문공세와 참견 때문에 모모의 이야기를 단 한 마디도 듣지 못하고 공항에서 퇴장한다. 이 때 모모에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같이 가 달라고, 그렇게 된다면 옛날 이야기가 다시 떠오를지도 모른다고 부탁하지만, 모모는 눈물을 삼키며 거절하고, 기기도 그런 모모를 이해하면서 쓸쓸히 비서들에게 붙잡혀가는 뒷모습을 보인다. 회색신사들이 사라지고 다시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돌아오자 원형극장에 모여 모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설에서는 모모와 기기의 로맨스가 중요한 테마가 아니라서 자세히 다루어지지는 않고,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활용하여 짧게나마 촉촉하게 그려진다.
- 아이들
많은 아이들이 모모와 어울려 놀지만 그 중에서도 개구쟁이 소년 프랑코, 동생 데데를 데리고 다니는 소녀 마리아, 소프라노 같은 목소리를 지닌 살찐 소년 마시모, 박학다식해 보이는 안경잡이 소년 파올로 4명이 특히 많이 나온다. 클라우디오라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들고 다니는 소년도 잠깐 등장. 모모와 함께 갖가지 창의적인 놀이에 열중하며 즐겁게 매일을 보낸다. 모모와 함께 시간은행의 정체를 알리는 피켓 행진을 하고 모모가 사라진 이후에도 마치 모모가 있는 것인 양 원형극장 터에 와서 재미있게 놀아서 회색 신사들의 눈엣가시가 된다. 그러나 결국 탁아소가 세워져서 모조리 갇히고 회색 유니폼을 입고 시간표에 맞추어 무언가 '유용한' 것만을 배우는 놀이만 억지로 하게 되는 처지가 된다.
- 호라 박사
작중 '회색신사 일당'들이 유일하게 식겁하며 두려워하는 존재. 시간의 관리자. '언제나 없는 거리'에 위치한 '아무 데도 없는 집'이라는 초자연적인 황금빛 저택에서 살고 있다. 회색신사들이 안 그래도 자신들의 술수가 통하지 않는 위험한 모모가 호라 박사와 만나면 자신들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무장하고 나올 것이며, 그랬다가는 자신들도 영원히 끝날 것이라는 강력한 존재. 모모가 회색일당에게 잡혀갈 위험에 처하자 거북이 '카시오페이아'를 파견해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킨다. 굶주리며 살았던 모모에게 성찬을 대접하고 시간의 수수께끼를 알려주었고, 시간의 대사원으로 데려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 소멸하며 동시에 다른 꽃이 피어나고 지는 모습[13] 을 보여주고 시간의 노래를 듣게 해 주었다. 회색신사들이 기어코 저택을 찾아내 포위하자,[14] 한시간 분량의 시간의 꽃을 모모에게 준 뒤 잠시 잠에 들어 시간을 멈춰버려 회색신사들을 쓸어버리는 묘수를 놓는다. [15]
호라 박사의 이름은 '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로 초, 분, 시를 나타내는 라틴어 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두에게 자기 몫의 시간을 나눠준다'라고 할 뿐, 자세한 것은 각자 상상해보는 것도 즐거움일 것이다. 외양은 모모만한 아이이기도 하고 젊은 청년이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태고의 바위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여간 의도와 기분에 따라 쉴새없이 바뀌어 남성이라는 것 외엔 어떤 모습인지 정해져 있지 않다. [16] 또 호라가 잠시 동안 잠들면 세상은 멈추게 된다.
호라 박사의 이름은 '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로 초, 분, 시를 나타내는 라틴어 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두에게 자기 몫의 시간을 나눠준다'라고 할 뿐, 자세한 것은 각자 상상해보는 것도 즐거움일 것이다. 외양은 모모만한 아이이기도 하고 젊은 청년이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태고의 바위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여간 의도와 기분에 따라 쉴새없이 바뀌어 남성이라는 것 외엔 어떤 모습인지 정해져 있지 않다. [16] 또 호라가 잠시 동안 잠들면 세상은 멈추게 된다.
- 카시오페이아
호라박사와 함께 사는 거북이로 회색신사 일당이 모모를 잡아가려 할 때 모모를 무사히 데려오는 임무를 위해 파견했다. 등껍질 위에 빛나는 글씨를 띄우는 방법으로 대화 가능. [17] 이 거북의 특별한 능력은 예지 능력으로, 30분 뒤의 미래를 알 수 있다. 단, 알 수 있을 뿐이지 결과를 바꾸는 일은 할 수 없다. 예지능력 뿐 아니라 '시간 바깥의 존재'로서 독립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어 호라 박사가 시간을 멈추더라도 카시오페이아만은 움직일 수 있다. 시간도둑 일당의 지하벙커 본부에 모모가 혼자 잠입하는 위험한 작전에 나설 때, 누군가 모모를 지켜줘야 한다며 의리있게 동행하여 여러 번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모모에게 달려드는 시간도둑들을 몸으로 태클걸어 막느라 몸살이 났다. 모든 일이 끝나고 호라 박사의 곁으로 돌아가 지친 몸을 쉬러 가면서 등딱지에 독자들에게 보내는 마무리 말을 띄우는 것으로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다.[18]
본작의 악의 조직. 자세한 사항은 항목 참조.
5.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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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도에 제작한 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탈리아와 서독에서 제작하였고, P2P 사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으며, N스토어에도 판다.
우리나라에는 89년에 개봉했다.
여담으로 회색 신사가 모모를 호리려고 가져온 고급인형이 사탄의 인형 못지 않게 공포스러워 영 설득력이 없다(..)
[1] 현대 화폐 제도와 은행 체제에 대한 풍자라 한다.[2] 가수는 김만준. 1978년 대학가요제에서 입상했다. 아는 형님에서 트와이스의 모모만 나오면 주야장천 써먹는 '모모는 철부지~'하는 노래가 바로 이것.[3] 처음에는 고아원으로 데려다주려 했지만 모모는 과거 학대받은 트라우마로 인해 강하게 거부했고, 마을 사람들이 입양해 키워주겠다고 했지만 여기서 혼자서 살아가게 해 달라고.[4] 실제로 경청은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 등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경청만 잘 해도 상담의 반 이상은 된 것이며 정신과 의사들은 하루 종일 하는 것이 환자들 이야기 듣는 것이다.[5] 모모를 현혹하려고 여러 말을 늘어놓는 회색 신사와 그의 말 속에서 속마음을 들으려고 애쓰는 모모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줄 때와 달리 이 장면에서 모모의 경청은 회색 신사와의 대결이다.[6] 발이 까맣다는 언급이 있기는 하지만, 피부색 때문에 그런 건지 늘 맨발로 걸어다녀서 발이 더러워진 건지 알 수 없다.[7]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당시 모모는 호라 박사와 있었기에 회색 신사들은 당연히 모모를 데리고 있지 않았다. 그냥 걸리적거리는 베포가 열심히 일만 하게 하려고 술수를 부린 것이다. 나중에 모모가 돌아오면 인질로 삼고 호라 박사의 위치를 알아낼 수도 있고... 여담으로 이 10만 시간을 채우려면, 하루가 24시간인데 먹지도 자지도 않고 죄다 갖다바친다 해도 4167일이니 12년 가량을 바쳐야 한다. 거기에 먹고 자고 기타 등등을 제하면...[8] 원 발음상으로는 지지라고 부른다. 물론, 독일어의 G는 외래어를 제외하고는 "ㄱ"로 읽지만, 지롤라모(Girolamo)는 이탈리아계 이름이기 때문. 이로 볼 때 그가 이탈리아계 독일인인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어쨌든 작중 등장인물 대부분이 이탈리아식 이름이고 작은 원형극장 폐허라는 배경 또한 고대 로마의 유적이 남아 있는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듯하다. 차경아 번역본에는 ㅈ발음으로 표기되어 있다.[9] 그 한가지로... 어느 여왕이 '다 자라면 금덩어리가 되는 금붕어' 이야기를 믿는다는 것을 안 이웃나라 스파이가 새끼 고래를 금붕어라 속이며 바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고래를 키우느라 국력을 소모해 이웃나라의 침략에 무너진 후 여왕은 금붕어 수조에 뛰어들어 최후를 맞았다는데... 그 수조가 자기네 마을 원형극장이라는 식의 썰을 푼다. 그외에도 본문에 나온 독재자 이야기나 모모 전용 동화 모두 원형극장이 주요 소재로 이용된다.[10] 그런데 작중에서 기기가 지어낸 이 독재자의 이름이 마르크센티우스 코무누스다(...).[11] 예컨대 "옛날에 전세계를 정복한 독재자[10] 가 지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이 원형 극장을 받침대로 새로운 지구를 만들었는데, 새로 만든 지구는 예전 지구를 그냥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서 옛날 거랑 똑같더라. 상심한 독재자는 어디론가 사라졌다."라고 떠벌리자 관광객들이 헤쓱해진 얼굴로 "그럼 그 새 지구는 어디 갔는데요?""너님이 지금 서 있는 곳이 바로 새 지구랍니다.""으악!"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가끔 "정확히 언제 일어난 일이냐"라고 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관광객도 나오지만 "유명한 철학자 누구누구(그때그때 지어낸 가상의 인물)의 시대 이야기랍니다."로 대충 때우면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무식을 탄로내기 싫었던 관광객들이 아 그렇군요. 하고 버로우한다고 한다. [12] 이 때 기기의 변화를 묘사하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해서 몽상가 기기는 사기꾼 기롤라모로 변모해 갔다. 스스로도 자신이 사기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괴로워하고, 회색신사가 협박하며 "자네는 예전에는 가난뱅이 기기의 탈을 쓴 왕자 기롤라모였지. 하지만 지금은 뭔가? 왕자 기롤라모의 탈을 쓴 가난뱅이 기기인 거야."라고 정곡을 찌르기도.[13] 시간이 지나가는 모습 그 자체.[14] 호라 박사가 내보내는 시간들을 회색 담배연기로 더럽히고 있었다. 오염된 시간이 사람들에게 전달되면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을 느끼게 해 점점 재미와 의욕을 잃고, 아무런 의미없이 살아가다가 결국 회색신사와 똑같은 존재가 돼버린다고[15] 회색신사들은 오직 훔친 시간으로 만든 담배만으로 삶을 이어 가는 존재이기에 시간이 멈춘 후 담배 공급이 중단되자 수없이 빽빽하던 포위 인력이 순식간에 셋만 남기고 소멸되었다. 연료가 그만큼 빨리 떨어진 게 아니고 서로 담배를 빼앗으려고 치고박다 팀킬(..) [16] 모모가 "박사님은 죽음인가요?"라고 묻자 "죽음이 무엇인지 알면 사람들은 그것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을 게다" 라고만 대답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삶도 죽음도 곧 시간 그 자체이기 때문.[17] 모여라 꿈동산에서 방영한 편집, 각색판에서는 카메라의 시점 변환이 잦아진다는 문제 때문인지 허공에 글씨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18] '끝'이라는 뜻의 독일어 'ende'라는 단어를 띄우는데, 오묘하게도 작가의 성과 똑같은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