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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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Il nome della rosa)
'''장르'''
추리 소설
'''저자'''
움베르토 에코
'''한국어판 역자'''
이윤기, 이동진
'''한국어판 출판사'''
열린책들, 우신사
'''초판 발행'''
1980년
'''한국어판 출간일'''
1986년 3월 1일[1]
1. 소개
2. 줄거리
2.1. 서문
2.2. 노트
2.3. 프롤로그
2.4. 제1일
2.5. 제2일
2.6. 제3일
2.7. 제4일
2.8. 제5일
2.9. 제6일
2.10. 제7일
2.11. 뒷말
3. 등장인물
3.1. 주인공
3.1.1. 멜크의 아드소
3.1.2. 배스커빌의 윌리엄
3.2. 수도원
3.2.1. 수도원장
3.2.2. 바라지네의 레미지오
3.2.3. 오트란토의 아델모
3.2.4. 카잘레의 우베르티노
3.2.5. 장크트벤델의 세베리노
3.2.6. 웁살라의 베노
3.2.7. 알레산드리아의 아이마로
3.2.8. 아룬델의 베렝가리오
3.2.9. 살베메크의 베난티오
3.2.10. 부르고스의 호르헤
3.2.11. 모리몬도의 니콜라
3.2.12. 힐데스하임의 말라키아
3.2.13. 그로타페라타의 알리나르도
3.2.14. 몽페라트의 살바토레
3.2.15. 그 외
3.3. 황제파
3.4. 교황파
3.5. 기타
3.6. 배경
4. 평가
5. 집필 계기와 과정
5.1. 작가 노트
5.2. 오마주
6. 번역
7. 문학에서의 영향력
7.1. 영원한 제국
7.3. 그외
8. 기타
9. 관련 문서
10. 영화판
11. 드라마


1. 소개


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

예전의 장미는 그 이름일 뿐, 우리에겐 그 이름들만 남아있을 뿐.

-

베르나르 드 몰레 『De contemptu mundi (속세의 능멸에 대하여)』 中[2]

$$\mathcal{The}$$ $$\mathcal{Name}$$ $$\mathcal{of}$$ $$\mathcal{the}$$ $$\mathcal{Rose}$$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데뷔작이자 대표작. 1980년에 이탈리아에서 첫 출판되었다.
기호학역사학 방면에서 이름을 날린 에코의 성향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영화 제작 당시인 80년대 후반의 국내 신문 보도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8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고,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판본의 뒷표지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3,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아래 항목에 나오듯이 프랑스에서 영화화되었다.

2. 줄거리




2.1. 서문


1968년 8월 16일, 에코는 뱅자맹 발레 수사가 펴낸 『마비용 수사의 편집본을 바탕으로 불역한 멜크 수도원 출신의 아드송의 수기』를 손에 넣는데, 멜크 수도원에서 발견된 14세기의 수기를 복원한 것이었다. 하지만 불과 엿새 뒤에 소련군이 에코가 머무르고 있던 프라하를 침공했고, 이 때문에 에코는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린츠와 빈을 거쳐 다뉴브 강을 오르는 배를 탄다. 배를 탄 동안 에코는 이 책을 번역했다. 배는 멜크에 이르렀으나, 에코는 멜크 수도원의 도서관에서 아드소(송)가 쓴 수기의 사본을 찾지 못한다. 그러다 잘츠부르크에 이르기 전 한 호텔에서, 동행하던 친구와 짐이 엇갈려 발레의 원본을 잃어버리고, 에코에겐 번역 노트만 남고 만다.
몇 달 뒤, 파리에서 에코는 책의 족보를 파악하기로 마음을 먹고, 번역하면서 같이 써놓은 참고 도서 목록을 바탕으로 조사를 해 나가나, 그리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했고, 오히려 그 책이 위서가 아닌가 하는 의심만 얻고 말았다. 그러다 197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작은 고서점에서, 그 수기의 대목들을 인용한 이탈리아어로 된 책을 발견한다. 에코는 여기서 아드소가 실존 인물임을 확신한다.
에코는 수기를 읽으면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수도원의 위치는 북부 이탈리아프랑스 접경지대, 시간대는 1327년 11월 말 경, 수기가 쓰인 시기는 1380~90년대 정도로 추측한다. 그러고나서 이 번역본의 문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심한 일부분을 제외하고 라틴어 어구를 그대로 남기기로 결심한다.
-
서문의 내용은 모두 에코가 짠 설정이다. 특히 아드소를 인용했다는 밀로 테메스바르라는 작가는 움베르토 에코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로, 현실에서 에코가 봄피아니 출판사 사장을 낚거나 다른 사람들을 골려주는 데도 사용된 바가 있다. 세르반테스돈키호테는 자기가 번역한 작품이라고 컨셉질 하는 것과 똑같다.

2.2. 노트


아드소 수사는 7일 동안 수도원에서 있었던 일을 다루었고, 이를 수도원의 전례 시간과 일치하는 시간대로 나누어 기록했다. 에코는 3인칭으로 되어 있는 부제는 발레 수사가 붙인 것으로 추측한다.[3] 아래는 수도원의 전례 시간에 대한 설명이다.
  • 조과: 새벽 2:30~3:00, 성무일도의 시작.
  • 찬과: 오전 5:00~6:00.
  • 1시과: 오전 7:30, 해 뜨기 직전.
  • 3시과: 오전 9:00.
  • 6시과: 정오, 점심 시간.
  • 9시과: 오후 2:00~3:00.
  • 만과: 오후 4:30, 해 질 녘.
  • 종과: 오후 6:00, 잠자리에 드는 시간.

2.3. 프롤로그


노년의 아드소는 멜크 수도원의 독방에서 수기를 쓰며 사건이 일어난 당대의 시대상을 설명한다.[4]
14세기 초에 교황 클레멘스 5세가 교황청을 로마에서 아비뇽으로 옮긴 이후, 지역 군주들은 로마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게 되었고, 로마는 혼란의 도가니가 된다. 그러던 1314년,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 선제후 5명이 루트비히 4세를 황제로 선출하나, 그와 비슷한 시기에 선제후 2명은 미남왕 프리드리히를 대립황제로 선출한다. 1316년, 아비뇽에선 요한 22세가 선출된다.
1322년, 루트비히는 정적인 프리드리히를 사로잡아 거세시켜버린다. 그가 확고한 황권을 잡자, 그를 경계한 요한 22세는 그를 파문시켜버린다. 황제도 이에 맞서 교황을 배교자라 비난한다. 그 해에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체세나의 미켈레는 그리스도의 청빈 논쟁에 대해 수도회 내 엄격주의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그리스도와 사도들은 물건을 소유하지 않았고, 그저 사용권만 가지고 있었노라고 선언한다.
이는 세속권을 강화하던 교황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이었던지라, 1323년, 교황은 회칙 『몇몇 사람들 때문에Cum inter nonnullos[5]를 선언해 프란치스코회의 몇몇 신학자들을 이단으로 몰아버린다. 루트비히 황제는 교황과 대립하는 프란치스코회를 자신의 동맹으로 보고, 그들을 지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327년에 루트비히는 밀라노로 내려와 대관식을 진행한다.
당시 아드소는 베네딕토 수도회 소속으로 멜크 수도원에 기거하던 젊은 수사였다. 그의 아버지는 루트비히 황제의 직신이었던지라, 아들에게 황제의 대관식도 보게 할 요량으로 아드소를 데리고 이탈리아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피사가 포위되고, 아버지는 피사의 전투에 집중하느라 아드소를 관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아드소는 토스카나의 여러 도시를 방랑하는데, 그게 마땅찮았던 아버지는 아드소를 프란치스코회의 박식한 수사, 바스커빌 출신의 윌리엄의 필사 서기 겸 시자로 보내버린다.
아드소는 윌리엄의 풍모와 지혜에 감명을 받고, 그와 함께 사건이 터진 수도원을 향해 길을 떠나게 된다.

2.4. 제1일


  • 1시과
이윽고 수도원이 있는 산기슭에 이른다. 윌리엄 수사가 기적에 가까운 현자의 통찰을 보인다.
11월 말의 어느 날 아침, 노새를 탄 윌리엄과 아드소는 수도원에 거의 도착한다. 그러던 중 세 갈래길에서 둘은 수도원의 식료계[6] 담당 수사인 레미지오와 수도원 시종[7]들을 만난다. 그 때 윌리엄은 말을 보거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선 그들이 '브루넬로'라는 이름의 말을 찾고 있다는 것과, 그 말의 외양이 어떠한지를 알아 맞춘다. 그리고 레미지오에게 그 말이 어디로 갔는지를 가르쳐주어 수도원에 들어가기도 전에 자신이 신통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퍼트린다.[8]
  • 3시과
윌리엄 수사가 수도원장과 담소하면서 그의 미욱함을 깨우친다.
수도원에 도착한 윌리엄과 아드소는 레미지오에게 기숙사 방을 안내받는다. 3시과 쯤에, 수도원장이 둘의 방에 들어온다. 수도원장은 윌리엄의 통찰력과 이단심문관으로서의 명성[9]을 칭송하며 수도원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한 도움을 구한다.
그 사건이란 즉, 젊고 유능하던 채식 장인인 아델모 수사가 본관 옆 벼랑에 떨어진 시체로 발견된 것이었다. 별 상황 설명을 듣지 않고도 사건의 정황을 알아 맞추는 윌리엄에게 수도원장은 다시 감탄한다. 아델모가 사라진 시간대로 보아 그는 한밤중에 죽은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본관의 창문이 닫혀 있었으니 자살은 아닌 상황. 수도원장은 한밤중 본관에 들어갈 수 없다는 금기를 깨고 들어갈 만한 사람이 같은 수사 말고는 없기 때문에, 수도원 안에 있는 60여 명의 수사들 중 하나가 범인일거라 추측한다. 수도원장은 윌리엄이 수도원을 마음껏 돌아다니는 것을 허락하나, 기밀 유지의 목적으로 아델모가 떨어지기 직전에 있었을지도 모를 본관 2층의 장서관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못을 박는다.[10]
마지막으로 윌리엄은 수도원장에게 우베르티노 수사의 안부를 묻고, 그를 만나러 가기로 한다. 수도원장이 방문을 나서는 순간, 귀청을 찢는 듯한 비명이 몇 차례 계속된다. 윌리엄은 당황하나, 수도원장은 "이맘때엔 돼지를 잡는다"며 이를 무마한다.
  • 6시과
아드소는 교회 문전 장식에 탄복하고, 윌리엄 수사는 카잘레 사람 우베르티노와 재회한다.
아드소는 교회 흉벽의 장식을 감상하다가 성경을 처음 읽을 때부터 보게 된, 최후의 심판 같은 환상을 보게 된다. 그러던 중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드소의 환상과 윌리엄의 명상을 깨게 되는데, 자신을 살바토레라 소개한 그는 둘에게 '회개하라'는 요지의 설교[11]를 한다. 윌리엄이 그에게 프란치스코회의 이단파가 아니냐면서 꾸짖자, 그는 낯빛이 창백해지고선 물러간다.
6시과가 되어 윌리엄은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는 우베르티노와 재회한다. 18년 만에 만난 둘은 서로 감격해 포옹한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프란치스코회교황청 사이의 협의에 대해 논의한다. 그러던 중 이야기의 화제는 윌리엄이 이단심문관을 하던 때로 넘어가는데, 이단에 대한 입장 차이,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차이 등으로 언쟁을 하게 된다. 결국 우베르티노는 윌리엄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를 받아들인다. 어찌어찌 둘의 언쟁이 넘어가자, 우베르티노는 안부를 물으며 윌리엄에게 수도원을 떠도는 욕망과 허영, 특히 죽은 아델모와 아델모의 친구 사이에 감돌았던 이상한 분위기에 대해 말한다.
  • 9시과까지
윌리엄 수사가 본초학자 세베리노와 약초 이야기를 나눈다.
교회에서 빠져나온 둘은 수도원 안내를 명령받은 본초학자 세베리노를 만나게 된다. 윌리엄은 그와 약초 및 서적 이야기를 나누다가 넌지시 아델모로 주제를 바꿔서, 아델모가 주로 베난티오·호르헤·베렝가리오와 가깝게 지냈으며, 특히 베렝가리오와는 수련수사 시절을 같이 보낸 동년배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윌리엄은 세베리노에게 본관까지의 안내를 부탁해 문서 사자실로 들어간다.
  • 9시과 이후
윌리엄 수사 일행이 문서 사자실로 들어가 학승, 필사사, 주서사, 그리고 가짜 그리스도의 도래를 예언하는 장님 노인을 만난다.
  • 만과
수도원 내부를 샅샅이 돌아본 윌리엄 수사는 아델모 수사의 죽음과 관련, 몇 가지 추론을 한 다음 유리를 세공하는 수사와 독서하는 데 필요한 유리 및 읽기를 탐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유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 종과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수도원장의 환대를 받는다. 이 자리에서 윌리엄 수사와 호르헤 수사는 언성을 높인다.

2.5. 제2일


  • 조과
신비로운 법열의 순간이 피비린내 나는 사건으로 부서진다.
  • 1시과
웁살라 사람 베노와 아룬델 사람 베렝가리오가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고, 아드소는 참회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게 된다.
  • 3시과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입심 사나운 수사들의 언쟁을 구경하고, 알레산드리아[12] 사람 아이마로는 두 사람에게 수도원 분위기를 전해 준다. 아드소는 성성과 악마의 똥에 관하여 묵상한다. 이어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문서 사자실로 들어간다. 윌리엄 수사, 의도적으로 웃음을 옹호함으로써 미끼를 던지나 뜻하던 바를 얻어내는 데는 실패한다.
  • 6시과
베노는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이로써 수도원 생활에 관한, 기묘한 것들을 알게 된다.
  • 9시과
수도원장은 수도원 재물을 은근히 자랑하는 한편, 이단에 대한 그의 두려움을 피력한다. 결국 아드소는 섣불리 세상에 발을 내민 건 아닌가 번민한다.
  • 만과 이후
이 장은 짧지만 알리나르도 노인의 암시를 통해서 장서관 내력과 미궁 같은 장서관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게 되는 중요한 장이다.
  • 종과
두 사람은 본관 안으로 들어간다. 이상한 침입자와 기괴한 기호로 된 비밀 문서, 그리고 서책 1권이 발견되나 이 서책은 곧 그들 앞에서 사라진다. 두 사람은 다음 몇 장에 걸쳐 이 서책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한다. 윌리엄 수사는 귀중한 안경을 도둑맞는데, 이 역시 끊이지 않는 사건 중 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 한밤중
두 사람은 마침내 장서관의 미궁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미궁 안에서 기이한 환상에 홀려 그만 길을 잃고 방황한다.

2.6. 제3일


  • 찬과에서 1시과까지
행방이 묘연해진 베렝가리오의 방에서 피 묻은 천이 발견된다. 이것뿐이다.
  • 3시과
아드소는 문서 사자실에서 자기 수도회의 역사와 서책의 운명을 묵상한다.
  • 6시과
아드소는 살바토레로부터 과거를 듣는다. 몇 마디로는 요약될 수 없을 만큼 길고 복잡한 이야기인데, 아드소는 이 이야기를 듣고 오래 생각에 잠긴다.
  • 9시과
윌리엄 수사는 아드소에게 이단의 흐름과 교회에서의 평신도의 역할, 그리고 보편적인 법칙에의 접근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의혹을 고백한다. 이어서 그는 베난시오가 그린 기이한 기호를 읽어 내었노라고 말한다.
  • 만과
수도원장은 객승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윌리엄 수사는 미궁의 수수께끼를 깨뜨리기 위해 기상천외한 생각을 해내고, 가장 이성적인 방식으로 성공한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일을 끝낸 연후, 건락 떡을 먹는다.
  • 종과 이후
우베르티노는 아드소에게 돌치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드소는 혼자 장서관에 들어가 돌치노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다가 어떤 처녀를 만난다. 아름답되 피에 굶주린 천사 같은 처녀를…….
  • 한밤중
기진한 아드소는 윌리엄 수사에게 죄를 고해하고, 창조의 계획에서 여자의 역할에 대해 명상한다. 이어서 두 사람은 시신 1구를 찾아낸다.

2.7. 제4일


  • 찬과
윌리엄 수사와 세베리노는 베렝가리오의 시신을 검사하다가, 익사체에게서는 보기 드물게 혀가 까맣게 변색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두 사람은 독극물 및 과거에 있었던 독극물 도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 1시과
윌리엄 수사가 살바토레와 레미지오를 유도 신문, 그들의 과거를 실토하게 한다. 세베리노가 도난당한 윌리엄 수사의 안경을 갖고 온다. 그 직후에 니콜라가 새 안경 1벌을 깎아 온다. 이로써 6개의 눈을 갖게 된 윌리엄 수사는 베난시오가 남긴 글을 해독하려 한다.
  • 3시과
아드소는 사랑의 고통으로 몸부림친다. 윌리엄 수사는 베난시오의 암호문이 쓰인 양피지를 들고 돌아온다. 해독은 끝났지만 암호문 자체는 여전히 해독이 불가능하다.
  • 6시과
아드소는 송로버섯을 따러 나갔다가 수도원으로 들어오는 황제 측 사절인 프란치스코회 대표들을 목격한다. 이들은 윌리엄 수사와 우베르티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던 중에 교황 요한 22세를 비난하는 이야기가 오고 간다.
  • 9시과
베르트란도 델 포제토 추기경이, 베르나르 기를 필두로 한 아비뇽 사절단을 이끌고 수도원에 도착한다. 그러나 도착 직후부터 이 두 거물이 꾸는 꿈은 각각이다.
  • 만과
알리나르도가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윌리엄 수사는 일련의 의심할 수 없는 오류를 통해 개연적 진리에 이르는 그의 방법을 밝힌다.
  • 종과
살바토레가 아드소에게 놀라운 주술을 가르쳐 준다.
  • 종과 이후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다시 장서관 미궁으로 들어가 '아프리카의 끝'에 이른다. 그러나 그들은 '4'의 첫 번째와 7번째가 무언인지 알지 못해 방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이곳에서 아드소 수사의 상사병이 재발한다. 그러나 아드소는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이를 이겨낸다.
  • 한밤중
살바토레는 엉뚱한 짓을 하다가 발각되어 베르나르 기의 문초를 받는다. 아드소가 그리워하던 여자는 마녀로 체포된다. 모두들 뒤숭숭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게 되는 밤이다.

2.8. 제5일


이 소설의 첫번째 클라이막스. 황제파 사절들과 교황파 사절들 사이의 혼란스러운 종교 논쟁과 그야말로 처절한 이단 심문 과정이 묘사된다.
  • 1시과
그리스도의 청빈에 대해 양 진영의 사절이 갑론을박하다가, 급기야는 이전투구를 벌이기에 이른다.
  • 3시과
세베리노는 윌리엄 수사에게 이상한 서책 이야기를 한다. 윌리엄 수사는 양측 사절단 앞에서 세속의 권력에 대한 기묘한 논리를 편다.
  • 6시과
세베리노는 시체로 발견된다. 그가 찾아냈던 서책은 종적을 감추고 만다.
  • 9시과
심문이 진행된다.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의 심정은, 나남 없이 모두 미쳐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착잡해진다.
  • 만과
우베르티노가 망명도생(亡命圖生)하고, 베노는 규칙을 준수하기 시작한다. 윌리엄 수사는 그날 마주친 탐욕의 몇 가지 유형에 대해 숙고한다.
  • 종과
노수사 호르헤는 가짜 그리스도의 도래에 관해 열변을 토하고, 아드소는 고유 명사의 힘을 발견한다.

2.9. 제6일


  • 조과
찬미가 『세데룬트』가 울려 퍼지고 있을 동안 말라키아 수사가 바닥에 꼬꾸라진다.
  • 찬과
새 식료계는 임명되나 장서관 사서 쪽으로는 소식이 없다.
  • 1시과
지하 보고(寶庫)에서 니콜라는 윌리엄 수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 3시과
아드소는 찬미가 『디에스 이라이』를 들으며 꿈을 꾼다. 아니, 환상을 보았다고 해도 좋다.
  • 3시과 이후
윌리엄 수사가 아드소의 꿈을 해몽해 준다.
  • 6시과
윌리엄 수사는 장서관 사서의 계보를 더듬는다. 수수께끼의 서책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이로써 드러난다.
  • 9시과
수도원장은 윌리엄 수사의 따가운 질문을 받지 않으려고 공연히 보석 이야기로 너스레를 떨다가, 윌리엄이 몰아치자 살인 사건 조사를 더 이상 진행시키지 말 것을 요구한다.
  • 만과와 종과 사이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은 혼돈 상태가 간략하게 설명될 뿐이다.
  • 종과 이후
거의 우연히 윌리엄 수사는 '아프리카의 끝'으로 들어가는 비밀을 알아낸다.

2.10. 제7일


이 소설의 2번째 클라이막스. 살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며 범인의 발악으로 수도원 전체가 불타오르는, 그야말로 세기말의 풍경이 펼쳐진다.
  • 한밤중
내용 소개만 간략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이 장(章)의 부제는 엄청나게 길어질 터이다. 그만큼 이 장에서는 많은 것이 드러난다.
  • 한밤중
'세계를 태울 만큼 큰 불'이 터지고 지나친 믿음이 지옥을 불러들인다.

2.11. 뒷말


수도원은 사흘 밤낮으로 불타올랐고, 사람들도 진화를 포기한다. 몇몇 사람들은 타다 남은 폐허에 들어가 보물 등을 얻어내려 했고, 시체는 그동안 방치되었다. 화재 사흘째서야 남은 사람들은 시체를 매장하고 부상자들을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 수사는 수도원에서 탈출해 숲 속을 방황하던, 이른 바 '무연고재산'인 말들을 잡아 타고 수도원을 벗어난다.
그동안 정세는 루트비히 황제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황제는 요한 22세와의 화해를 포기하고 대립교황 니콜라오 5세를 옹립한다. 마르실리오와 장 됭의 장은 요한 22세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황제는 교황에게 사형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계속된 황제의 실정으로 로마는 황제에게 반기를 든다. 루트비히는 결국 피사로 돌아가야 했고, 교황파 사절단이 로마에 개선하고만다. 아비뇽에 갔던 미켈레가 피사로, 또는 황제에게로 피신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황제는 뮌헨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신변에 위협을 느낀 윌리엄과 아드소는 뮌헨으로 가기로 한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이탈리아의 황제 지지 세력(기벨리니)이 무너지고 니콜라오는 목을 매달아 버린다.
아드소의 집안에선 아드소가 멜크로 돌아오길 바랐기 때문에, 뮌헨에 이른 둘은 눈물을 흘리며 이별한다. 아드소를 떠나보내며, 윌리엄은 그에게 니콜라가 만들어준 안경을 준다. 그 뒤 아드소는 14세기 중엽, 역병이 창궐하던 시기에 윌리엄이 죽었다는 사실 외엔 그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 아드소는 멜크의 수도원장의 심부름으로 이탈리아에 다시 가게 되는데, 유혹을 참지 못하고 사건이 일어났던 수도원을 다시 방문한다. 수도원 아래 마을과 경작지는 황폐해져 있었고, 웅장했던 수도원은 덩굴과 잡초가 우거진 폐허가 되어있었다. 아드소는 자갈을 헤집어 수십 년간 묻혔을 양피지 조각을 모으고, 남아있는 탑 하나를 타고 거의 무너진 장서관에 올라간다. 그는 거기서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궤짝 하나를 건지고 하루종일 흙을 뒤져 유물 몇 점을 더 건진다. 그렇게 배낭 2개를 꽉 채워 멜크로 돌아간다.
아드소는 그 양피지 조각들을 어찌어찌 복원시키고 해석해나갔다. 양피지엔 몇몇 인용문과 자투리 문장들 밖에 남지 않았고, 모아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으리라고 아드소는 확신하지만, 어쩐지 계속해서 그 문장들을 읽고 다닌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도저히 진리를 알아낼 수 없는 세상에 회의와 혼란을 느낀 아드소는 베르나르 드 몰레의 시 『속세의 능멸에 대하여』에 나오는 구절[13]을 읊으며 수기를 마무리한다.

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

예전의 장미는 그 이름일 뿐, 우리에겐 그 이름들만 남아있을 뿐.


3. 등장인물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처음 소개될 때 '(출신지)의 (이름)' 하는 식으로 나온다. 개정판이 나오기 전의 이윤기 번역본에서는 '(출신지) 사람 (이름)'으로 나왔다.(ex: '멜크 사람 아드소', '바스커빌 사람 윌리엄')

3.1. 주인공



3.1.1. 멜크의 아드소


이 소설의 화자로, 설정상 서문과 노트를 제외한 이 소설 전체가 늙은 아드소의 수기이다.
베네딕토회의 오스트리아인 수련수사로, 신성로마제국 황제 루트비히 4세의 직신(直臣)인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등지를 여행하다가 수도자가 되기 위해 멜크 수도원에 입회했다. 이후 아버지에 의해 윌리엄 수사의 서기 및 비서가 되어 그를 따라다니게 된다. 글을 쓰던 당시에는 80세에 가까운 노인이었으나, 그가 회상하던 1327년 11월 당시에는 18세의 소년이었다.
처음 성경을 펼쳐 본 그때부터 종종 환상을 보게 되었다는데,[14] 이런 탓인지 하느님의 진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문제엔 관심을 가지지 않는 윌리엄의 모습에 실망하기도 하나, 기본적으론 그의 인품과 지혜를 존경하고 있다. 그를 따라다니게 된 것을 평생 후회한 적이 없다고 서술할 정도.
수도자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혈기왕성한 젊은이라, 연애소설의 구절을 읊다가 윌리엄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하고, 엉겹결에 마을 처녀와 불장난을 치르기도 하고, 그 결과 상사병으로 고통받기도 하면서[15] 독자에게 소소한 재미를 준다.
말년에는 윌리엄 수사처럼 안경을 착용하고 다녔던 것으로 보인다. 작품 후반부에 예전에는 윌리엄 수사의 코에 걸쳐진 것이 무엇인지 신기했는데 이젠 자기가 그것의 도움을 받는다는 언급이 나온다.

3.1.2. 배스커빌의 윌리엄


아드소의 스승이자 프란치스코회 소속의 영국인 수도자. 아드소가 회상하던 1327년 당시에는 50세 정도의 나이였다.
아드소의 묘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클 정도의 장신이었다. 또한 형형한 눈빛, 호리호리한 체형, 길쭉한 얼굴, 매부리코 등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인상을 지녔다.
강한 학구열과 호기심을 지닌 박학다식한 인물로, 이성과 지식을 중시하며 그에 걸맞게 뛰어난 통찰력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중세시대의 성직자인 만큼 이성을 중요시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성을 신앙 위에 두지는 않는다. 달리 말하자면, 이성을 올바른 신앙을 위한 하나의 조건으로 취급한다고 할 수 있다.[16]
매우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기억력도 대단해서 한 번이라도 읽거나 들은 것은 거의 잊어버리는 법이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뛰어난 두뇌와 통찰력을 과신한 나머지 남들에게 오만하다거나 괴팍하다고 까이기도 한다. 생각에 집중할 때는 어떤 약초를 씹는 버릇이 있는데, 아드소에게는 "젊은이의 건강에는 해롭다"며 권하지 않는다.
여러모로 중세인과 근대인의 경계에 걸쳐 있던 14~15세기 유럽인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비록 수도자이기는 하지만 신학 뿐 아니라 수학과 천문학, 약초학 등 자연과학을 사랑하며 이에 대한 지식도 풍부한 교양인으로, 자신의 신학적, 문학적, 과학적 식견을 총동원하여 작중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을 해결한다. 그에 걸맞게 품속에는 컴퍼스와 천구의를 비롯한 천문학 도구와 자석, 그리고 안경 등을 소지하고 다닌다.
이름이나 성격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셜록 홈즈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인물이다. 당장 출신지부터가 배스커빌인 데다, 큰 키와 길쭉한 얼굴, 메부리코와 강렬한 눈빛, 집중할 때 약초(홈즈의 경우 담배)를 즐기는 모습 등은 셜록 홈즈와 판박이이다. 또한 남들은 그냥 흘러버릴수도 있는 단서조차도 놓치지 않는 칼같은 통찰력과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놀라운 추리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도 닮은 점이 많다.
다만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분야가 아니라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셜록 홈즈와는 달리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17] 호기심이 왕성하며 학구열이 상당하고, 엄청난 책덕후라는 점은[18] 차이가 있다.

3.2. 수도원



3.2.1. 수도원장


작품의 무대인 베네딕토회 수도원의 원장. 외교적 수완이 대단해 교황과 황제 세력의 딱 중간에서 능숙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수도원을 방문한 윌리엄에게 아델모의 의문사 사건을 수사해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연이어 베난시오, 베렝가리오, 세베리노, 말라키아가 죽고 레미지오와 살바토레는 이단 혐의로 체포되어 베르나르 기에게 수도원의 사법권이 눈앞에서 넘어간데다, 심지어 자신이 주선한 황제파와 교황파 간의 협상은 폭망해 버리자 윌리엄에게 심한 불신감을 보인다.
본래 이 지역 영주의 서자로, 가문을 계승하는 장남을 제외한 아들들은 군인이나 성직자가 되는 당시 관례대로 수사가 되었는데 토마스 아퀴나스의 시봉 수사가 되었다가 아퀴나스가 선종했을 때 그 시신을 짊어지고 내려온 공로로 승승장구했다. 닳고닳은 정치가인데다 오로지 자신의 지위와 수도원의 위신만을 앞세우는 위선자이다.
윌리엄이 장서관의 진실에 접근하자 수도원의 위신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드소를 함구케 하고 윌리엄을 쫓아내려 하지만[19], 이후 사건의 진범에 의해 벽 속에 갇혀 질식사한다.[20] 6번째 희생자.

3.2.2. 바라지네의 레미지오


식료계 담당 수사로 윌리엄과 아드소가 수도원에 도착하기 직전 수도원장의 말도 찾을 겸 그들을 마중하기 위해 첫 등장한다. 이 때 윌리엄이 말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면서 덤으로 말의 이름까지 알아맞히는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자 감탄한다. 활동적이고 성실한 베네딕토회 수도자처럼 보이나, 과거 살바토레와 함께 돌치노파의 일원이었다. 식료계 지위를 이용해 마을의 가난한 여자들에게 찌꺼기 음식을 주고 성착취를 하는 등 여러모로 구린 인물. 결국 여자를 데려오다가 베르나르 기의 궁병대에게 체포당한 살바토레의 자백에 엮이고 설상가상 세베리노의 살해 현장에서 책을 뒤지다가 걸리면서 재판에 회부된다.[21] 재판 초반에는 옛날에 들은 이단 심문의 요령을 활용하여 그럭저럭 넘어가는 듯했으나 결국 고문당한 살바토레+자기 사정이 있었던 말라키아+노련한 베르나르 기의 유도신문이라는 3단 콤보에 과거의 이단 경력을 자백하고, 살인죄까지 적용하려는 베르나르 기에게 결사적으로 혐의를 부인하지만 고문 협박까지 당하자 끝내 실성하여[22] 자기가 악마를 소환해 다른 수도자들을 죽였다고 술술 불어버린다. 수도원에서 제명당하고 궁병대에게 끌려간 이후 행적은 불명이나 이단 혐의 때문에 화형을 면치 못할 듯.
고문 협박에 패닉이 되자 자포자기하여 베르나르 기에게 사탄 앞잡이인 당신이 마귀 부르는 주문을 왜 모르냐고 발악하는 등, 교회의 부패와 심문의 부당한 과정 등을 비난한다.

3.2.3. 오트란토의 아델모


수도원 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 아드소와 윌리엄이 수도원에 도착하기 불과 며칠 전에 사망한 미청년 이탈리아인 수사. 탑위의 창문에서 떨어져 피투성이가 된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문제의 창문은 잘 닫혀 있었던데다 바닥에서 너무 높이 달려 있어 사람이 올라갈 수 없는 위치였기 때문에 자살 아닌 의문사로 장례가 치러졌다.
뛰어난 솜씨를 지닌 채색 장인으로,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양피지책에 삽화를 그려넣는 일을 맡았다. 호기심과 학구열이 매우 왕성했는데, 우베르티노는 그런 그를 보고 마치 "정욕에 굶주린 여인네"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조 사서 베렝가리오는 아델모의 아름다운 용모에 흑심을 품고 있었는데, 결국 아델모는 대출이 금지된 특정한 책을 읽고 싶은 욕심에 베렝가리오의 요구대로 남색을 했다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만다. 윌리엄은 베렝가리오와 베노 등의 증언을 토대로, 아델모가 괴로워하다가 호르헤를 찾아가 자신의 죄를 고해했으나 완고한 호르헤가 죄를 사해주지 않자 자살한 것으로 추리한다.
수도원의 수사들은 그 내막을 잘 알지 못했으나, 윌리엄은 추리를 통해 그가 자살한 원인과 방법을 모두 파악해낸다. 작중의 첫번째 희생자이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살해당한 것은 아닌 셈이다.

3.2.4. 카잘레의 우베르티노


실존 인물. 68세의 이탈리아인 노수사로, 프란치스코회의 엄격주의자들 중 가장 존경 받는 이다. 교황청의 탄압을 피해 베네딕토회에 몸을 의탁했고, 그 결과 사건이 일어난 수도원에 기거하게 된다.[23]
이성과 맹신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걸친 인물로, 윌리엄은 그를 '여러모로 대단한 분, 아니라면 전에 대단했던 분'이라 평가한다. 실제로 회담 중에 대단한 말빨을 보여주기도 한다. 프란치스코회의 이단 취급인 소형제파를 적그리스도급으로 위험하게 보는지라, 이단 몇몇을 심문하고 화형주에 매달기도 했다는 듯하다. 문제는 이것이 고문에 의한 것이었기에 윌리엄에게 쓴소리를 좀 듣는다.
회담 이후 교황의 사절단에게 목숨을 위협받자 그들 몰래 수도원을 빠져나가게 되나, 실제 역사대로 2년 뒤인 1329년에 어느 괴한에게 살해당하게 된다.

3.2.5. 장크트벤델의 세베리노


수도원의 수사이자 약초를 다루는 독일 출신 본초학자. 자신이 전공하는 약초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매우 풍부한 편이다.
윌리엄과 마찬가지로 이성적인 성격이라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고, 지식을 공유하는 부분도 많아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듯하다.[24] 한편으로는 전공도 아닌데도 약초에 대해서 박학다식한 윌리엄에게 감탄하기도 한다.
베난시오와 베렝가리오의 손가락이 모두 검었기에 독을 건드린 것으로 유추하고 조사해 보다가 문제의 책을 찾아내지만, 결국 천구의에 머리를 얻어맞아 살해되고 책은 사라진다. 작중 4번째 희생자.
여담으로 독살당한 수도자들을 죽인 독과 약간의 연관이 있는 인물이긴 한데, 이 독이 세베리노의 연구실에서 도둑맞은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떠돌아다니는 한 수도자가 세베리노에게 독약이 든 단지를 맡겼고, 세베리노는 언젠가 시간이 나면 어떤 물건인지 연구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독약 단지를 (위험한 물건이니까) 사람 손이 잘 안 닿는 곳에 숨겨두었던 것. 그런데 어느 날 폭풍우가 연구실에 들이쳐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고, 세베리노는 난장판이 된 연구실을 다 치우고 나서야 문제의 독약 단지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물론 세베리노도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이후 별다른 일이 없자 그때 폭풍우 때문에 다른 단지들과 함께 깨진 모양이다... 라고 생각하고 세월이 흘렀다. 그러다 작중 현재에 와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의 단서를 찾으려는 윌리엄의 질문에 그 폭풍우 치던 날의 일을 떠올리고 무엇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지만 결국...

3.2.6. 웁살라의 베노


수사학을 공부하는 스웨덴 출신의 젊은 수사. 지식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며 폐쇄적인 장서관에 대하여 비판하는 윌리엄에게 동조한다. 한동안 윌리엄의 조사를 돕지만, 장서관 보조 사서 자리를 제시하는 말라키아에게 넘어가 기껏 찾아낸 책을 다시 장서관에 가져다 놓는 사고를 저질렀다. 최후에 장서관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진화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지만 결국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불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장서들과 함께 산화한다.

3.2.7. 알레산드리아의 아이마로


비꼬기를 일삼는 이탈리아인 수사. 장서관의 책들을 필사해서 팔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등 수도원을 돈 버는 공장으로 만들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말 그대로 빈정거리기만 하고 도움이 안 되기에, 윌리엄은 그를 대놓고 경멸한다. 참고로 알레산드리아는 작가의 고향이다.

3.2.8. 아룬델의 베렝가리오


장서관의 사서 보조. 창백한 얼굴의 영국 출신 젊은 수사로, 수사답게 나름 지식은 있지만, 눈치가 없고 아둔하며 소심한 편이다. 아드소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음녀의 눈"을 지니고 있다고 묘사하며 우베르티노가 말한 아델모의 인상을 떠올리기도 했다.
남색을 좋아하며, 말라키아와 그렇고 그런 사이였고, 그 때문에 보조 사서가 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실제로 아름다운 외모의 아델모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아델모도 그와의 관계를 대가로 장서관의 비밀을 캐내고 문제의 책을 보려고 시도한 듯하다.
작중에서는 윌리엄이 이단심문 드립을 치면서 살짝 위협하자 바로 죽기 직전의 아델모를 보았다며 불어버렸고, 이후 베난시오의 책상을 조사하던 윌리엄의 안경과 문제의 책을 가지고 튀지만 욕장에서 중독사한 채로 발견되고 책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작중 3번째 희생자.

3.2.9. 살베메크의 베난티오


프랑스 출신 수도자로, 수도원에서는 그리스어를 공부하고 있었던 듯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에 대하여 호르헤와 논쟁을 벌인다. 읠리엄 일행이 수도원에 도착한 둘째 날 아침 돼지 피 항아리 속에 거꾸로 처박힌 상태로 발견된다. 다만 사인은 중독이었다. 작중 2번째 희생자.

3.2.10. 부르고스의 호르헤


수도원에서는 알리나르도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스페인 수사로, 대략 80세 정도이다.[25] 젊었을 적에 눈이 멀어서 장님이 되었으나,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장서관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를 모두 꿰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3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의 천재였다고 한다. 작중에서는 웃음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윌리엄과 계속 충돌한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사건의 진범이자 마지막 희생자'''. 웃음을 정당화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이 읽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책장에 세베리노에게서 훔쳐낸 독을 발랐고 베난시오, 베렝가리오, 말라키아는 이 독 때문에 죽은 것이다. 아델모는 호르헤에게 고해성사를 하러 갔다가 절망하여 자살한 것이며, 세베리노의 경우는 베렝가리오와 세베리노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호르헤의 구라에 넘어간 말라키아가 저지른 짓이었다. 6일째 밤에 장서관 비밀의 방에서 대기하다가 비밀통로로 오던 수도원장을 가둬 질식사시키고 거울 문으로 들어온 윌리엄 등과 조우한다. 여기서 자신의 철학을 펴면서 윌리엄을 설득하려 들지만 윌리엄은 '''"악마는 바로 당신이다"'''라면서 호르헤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나 끝내 자신을 정당화하면서 독이 발린 책장을 뜯어먹기 시작하고, 윌리엄과 아드소는 이런 호르헤를 잡으려다가 등불을 뒤집어엎으면서 장서관이 불바다가 되어 버린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제의 책을 불 속에 던져넣는 집념을 보여준다. 윌리엄이 책을 던진 그를 난폭하게 밀쳐버린 이후로 언급되지 않지만, 주변 상황이나 맹독이 발린 책장을 먹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불타서 죽었든 독으로 죽었든 사망은 확정. 윌리엄은 이 때 호르헤의 광기어린 모습에서 "적그리스도를 보았다"고 말하며 맹신의 위험성에 대하여 경고한다.
'''사건의 진범이자 마지막 희생자'''. 웃음을 정당화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이 읽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책장에 세베리노에게서 훔쳐낸 독을 발랐고 베난시오, 베렝가리오, 말라키아는 이 독 때문에 죽은 것이다. 아델모는 호르헤에게 고해성사를 하러 갔다가 절망하여 자살한 것이며, 세베리노의 경우는 베렝가리오와 세베리노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호르헤의 구라에 넘어간 말라키아가 저지른 짓이었다. 6일째 밤에 장서관 비밀의 방에서 대기하다가 비밀통로로 오던 수도원장을 가둬 질식사시키고 거울 문으로 들어온 윌리엄 등과 조우한다. 여기서 자신의 철학을 펴면서 윌리엄을 설득하려 들지만 윌리엄은 '''"악마는 바로 당신이다"'''라면서 호르헤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나 끝내 자신을 정당화하면서 독이 발린 책장을 뜯어먹기 시작하고, 윌리엄과 아드소는 이런 호르헤를 잡으려다가 등불을 뒤집어엎으면서 장서관이 불바다가 되어 버린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제의 책을 불 속에 던져넣는 집념을 보여준다. 윌리엄이 책을 던진 그를 난폭하게 밀쳐버린 이후로 언급되지 않지만, 주변 상황이나 맹독이 발린 책장을 먹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불타서 죽었든 독으로 죽었든 사망은 확정. 윌리엄은 이 때 호르헤의 광기어린 모습에서 "적그리스도를 보았다"고 말하며 맹신의 위험성에 대하여 경고한다.}}}

3.2.11. 모리몬도의 니콜라


유리 세공을 맡은 이탈리아 수사. 윌리엄의 안경에 큰 흥미를 가지며, 이후 안경이 도둑맞았을 때 다소 시행착오를 거치지만 새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26]레미지오가 체포된 이후에는 새로 식료계 담당 수사가 된다.

3.2.12. 힐데스하임의 말라키아


수도원의 사서 수사. 검은 두건을 쓰고 수척한 풍채에 퀭하게 불타는 눈빛 등 작중묘사된 용모를 보면 서양판 저승사자다. 원래 사서 수사는 수도원 장서를 전부 기억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할 만큼 학식이 깊어야 할 뿐 아니라 관례적으로 차기 원장이 되는 중요 직책인데, 수사들의 뒷담에 의하면 말라키아에게는 학문적 소양도 원장직에 맞는 정통성도 없다는 모양. 작중 5번째 희생자.

3.2.13. 그로타페라타의 알리나르도


수도원의 수사이자 최연장자. 이탈리아인으로 80년 동안이나 이 수도원에 지내왔으며, 나이는 100세에 가깝다. 너무 나이가 많아서 노망이 들기는 했으나, 수도원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기억력 또한 뛰어나서 수도원의 과거사에 대한 단서를 지니고 있다. 윌리엄과 아드소에게 장서관으로 들어가는 비밀 문을 알려준 것도 이 사람.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 사건을 요한묵시록의 심판과 연관짓는다. 과거 장서관 사서가 될 수 있었으나 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원한을 품고 있다.[스포일러] 최후에는 수도원장의 말(브루넬로)에 밟혀 사망한다.

3.2.14. 몽페라트의 살바토레


특이한 외모의 수사.[27] 그 외모 만큼이나 기괴한 문장을 구사하는데, 이른즉 유럽 각지의 언어와 사투리를 제 마음에 드는 대로 뽑아와서는 이리저리 꿰어 맞추어 지껄이는 것이다.[28] 가히 바벨 탑 이전에 있었다는 원시 언어에 비유된다. 자신을 3인칭화하는 건 덤.
수도자인데도 강령술 따위의 주술에 집착하고 여자를 탐하는 등 욕정과 욕심이 많으나, 딱히 과한 짓거리를 하지는 않는다.[29] 그러나 나중에 이 주술이 베르나르 기에게 꼬리 잡혀 대장간 지하에 감금되었다가, 레미지오의 이단심문에 증인으로 불려가게 된다.
이후에는 생사불명. 윌리엄은 그가 화형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베르나르 기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 대가로 목숨만은 부지해서 도적질이나 하다가 생을 마칠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영화판에서는 화형당했을 거라고 추정.

3.2.15. 그 외


  • 클론맥노이스의 파트리치오
  • 톨레도의 라바노
  • 이오나의 마그누스
  • 헤리퍼드의 월도
이상 4명은 그냥 같이 있는 수사라고 이름만 언급만 될 뿐, 대사 한 마디 없는 엑스트라다.

3.3. 황제파


  • 체세나의 미켈레
실존 인물. 프란치스코회 소속의 신학자. 역사적으로도 교회의 청빈이라는 문제 때문에 교황 요한 22세와 대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수도원에서 열린 교황파와의 회담에 참석하여 토론을 나눈다.
교황 요한 22세가 그를 아비뇽으로 소환하자 처음에는 이에 불응할 생각이었으나,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살펴보며 프란치스코회가 고작 황제를 위하여 교황과 대리전을 벌이느라 진정한 핵심인 교리 문제에는 소홀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결국 윌리엄과 우베르티노 등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비뇽으로 가기로 마음먹는다.[30] 아드소는 이 광경을 회상하며 당시 미켈레가 내린 결정은 썩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보았다. 미켈레가 아비뇽으로 가서 교황과 격렬한 토론을 펼친 것은 좋았으나 교황의 교활한 모략에 휘말려 프란치스코회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결과를 불러왔기 때문이었다.
  • 카파의 제롤라모
프란치스코회 소속인 카파의 주교. 회담에 참석한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 중에서는 특히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인물인데, 이는 그가 박식하다거나 총명해서가 아니라 어딘가 얼빠지고 과격한 언행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등장할 때부터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이 토론을 어찌 이끌어야할지 의논하던 와중에도 혼자 말없이 쩝쩝거리며 음식을 먹더니, 우베르티노와 윌리엄의 대화에 뜬금없이 끼어들어 실없는 소리나 늘어놓는 바람에[31] 우베르티노로부터 극딜을 당하고, 토론 중 갑자기 이상한 삼단논법을 들이대면서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는 건 덤. 알보레아와 육탄전 직전까지 가면서 점잖은 토론 분위기를 다 망쳤다.
  • 베렝가리오 탈로니
우베르티노에게 요한 22세가 지복직관의 교리를 폐지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람이다. 난데없이 죽은 베렝가리오의 이름이 나와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수도원의 베렝가리오와는 동명이인이다.
  • 뉴캐슬의 휴
  • 안위크의 굴리엘모
  • 베르가모의 보나그라치아

3.4. 교황파


  • 베르나르 기
당시에 실제로 활동한 도미니코 수도회의 프랑스인 이단심문관. 작중의 시점으로는 70세에 가까운 노인이나 교황의 충실한 사냥개 노릇을 하고 있다. 그에 걸맞게 작중에서 내내 집요하고도 냉철하고 섬뜩한 인물로 묘사된다. 궁병 200명을 이끌고 수도원에 도착해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이단심문을 진행한다. 레미지오 체포 후 재판에서 보여주는 포스는 가히 압권. 윌리엄은 아드소에게 그를 가르켜 정의에 대한 탐욕이 지나친 나머지 그것이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변질되었다고 평한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이단심문관으로서의 모습이 강조되었으나, 베르나르 기는 사실 여러 편의 연대기를 저술했던 저명한 저술가이자 역사학자이기도 하였다. 그가 남긴 각종 기록과 문헌을 보면, 기상이변으로 인하여 발발한 끔찍한 홍수 때문에 역병과 기아로 고통받던 당대 민중들의 비참한 삶을 생생히 살펴볼 수 있다.
영화판에서는 원작과는 달리 베르나르 기가 분노한 군중들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베르나르 기가 이단들을 적발해서 화형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원에 불이 나자 당황하는 민중들을 힘으로 억누른다.[32] 결국 나중에는 문제 해결은 하지도 않은채 도망을 치다가 타고 있던 마차가 비탈길에 넘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베르나르 기는 마차에 깔린채 다가오는 민중들에게 구해달라고 하였으나, 분노한 민중들은 오히려 마차를 밀어버렸고, 기는 마차와 함께 굴러 떨어져서 사망한다.
  • 베르트란도 델 포제토[33] 추기경
당시 실제 이탈리아 오스티아 지역의 주교이자 추기경으로, 프랑스인이다. 작중에서 아드소는 그를 '마치 차기 교황인 것처럼 거들먹거리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교황파와 황제파의 대담이 몸싸움을 벌이고 욕설이 난무하는 난리판이 되자 수도원장과 함께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사람들을 말리려고 했다지만 별 소용은 없었던 모양.
  • 파도바의 로렌초 데코아르콘
  • 파리의 장 다노
  • 장 드 본
  • 알보레아
토론 중 제롤라모 주교와 언쟁을 벌이다가 몸싸움 직전까지 간다.

3.5. 기타


  • 마을 처녀
한밤중 뜬금없이 식당에 등장한 성명미상의 인물. 아드소의 순결을 접수했다. 그 과정이 호쾌한데 아드소를 보자마자 "너 참 잘생겼다"며 다짜고짜 덮쳤다(..)[34] 중간에 살바토레와 잘못 엮이는 바람에[35] 마녀로 몰려 화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원작에서는 변명 한 번 해 볼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잡혀나온 와중 아드소와 눈이 마주치자 필사적으로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내지만 윌리엄이 달려나가려는 아드소를 붙잡는다. 아드소가 "그녀를 위해 뭐라고 말이라도 해 달라"고 윌리엄에게 애원하지만, 윌리엄은 "이미 상황의 주도권이 완전히 베르나르 기에게 넘어가 버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직접적 등장은 이것으로 끝나고, 아드소가 자고 있는 동안 베르나르 기 일행이 떠나면서 함께 끌려갔다고 언급된다. 윌리엄이 예측하기로는, 종교재판소까지 가기는커녕 그들이 가다가 들르는 어느 마을에서 본보기로 화형될 것이라고.
영화판에서는 수도원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로 인해 화형이 집행되지 않았고 결국 목숨을 구한다. 엔딩에서는 떠나는 아드소와 작별 인사를 나눈다. 윌리엄은 아드소에게 사랑을 택할 것인지 믿음을 선택할 것인지 기회를 주었는데, 아드소는 윌리엄을 따라가는 걸 선택한다. 마지막에 그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면서도 "스승님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 걸 보면, 그녀와의 인연에 큰 미련이 있었던 거 같다. 아드소는 마지막에 '내가 사랑했던 소녀' 라는 식으로 자신이 이 처녀를 사랑했음을 밝혔다.

3.6. 배경


배경상으로만 언급되는 실존인물들을 적는다.
당시 교황. 아비뇽 유수 기간 동안 세속권을 늘리려는 교황의 움직임이 신자들에게 곱게 보일 리가 없고, 주교 시절 공정왕 필립과 함께 성당기사단을 박해한 건도 있었기 때문에,[36] 교황파 사절들을 제외한 작중 수사들은 요한 22세 이야기만 나오면 교황을 비난하기에 바쁘다. 노년의 아드소는 요한 22세를 교황명으로 안 부르고 원래 이름인 '카오르의 자크'라든가, 아예 '사교의 우두머리'나 '늙은 여우' 등으로 부르며, 윌리엄도 "이만큼 탐욕스러운 교황이 없었다"고 비판할 정도다. 그리고 "다시는 의로운 사람들에게 거역스러울 이 요한이란 이름을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37]
극단적인 청빈을 주장하는 이른바 돌치노파를 일으켜 고위 성직자와 부자들을 척살하였다가 교황청에서 이단으로 정죄당한 수도자. 작중 시점에선 이미 종교재판에 의해 처형당한 상태이다. 그를 추종했던 옛 돌치노파의 잔당들이 수도원에 남아있었다.
영국 태생의 프란치스코회 수사. 윌리엄의 스승으로 언급된다.
프란치스코회 신학자. 로저 베이컨과 함께 언급된다. 본래 에코는 이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려 했으나 지나치게 소설이 딱딱해질 것 같아 가공인물인 베스커빌의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했다고 한다.
작중 수도원장이 그의 시신을 들고 내려오면서 명성을 쌓았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신학의 범주에 끌고 온 사람인지라 호르헤 수사와 윌리엄 수사의 시학 2권을 둔 언쟁에서 언급된다. 하필이면 그를 시성한 이가 작중에서 틈만 나면 까이는 요한 22세인지라 '꿀돼지'로 비하되기까지 한다.
교황파 수사들이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을 욕할 때 '거위를 타고 다닌 네놈들의 프란치스코' 정도로 욕하면서 언급된다.
  • 니콜라오 3세[38]
전 교황. 회칙 『Exiit qui seminat (그는 나가서 씨를 뿌렸다)』를 통해 프란치스코회를 옹호하며 이에 이의를 제기할 시 파문을 각오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었다. 우베르티노는 이를 자신의 주장에 인용해 교황파 사절들을 위협한다.

4. 평가


소설 내 신학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소설의 주된 메시지의 하나인 "웃음은 우리에게 해악인가?"라는 주제로 윌리엄과 호르헤가 두어 번 신학적 논쟁을 벌이는 게 나오고, 윌리엄과 수도원장, 그리고 또 우베르티노 사이에서 이단의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토론도 자주 나온다.
놀라운 건 이 모든 논쟁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모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조사하여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등장인물 일부는 아예 실제 인물이다. 예를 들어 이단심문관 베르나르 기[39]프랑스 파리주교였으며, 교황청의 허락 하에 움직였던 이단심문관으로서, 이단심문에 대한 저서를 많이 저술했다. 이 저서를 읽어보면, 이단심문이란 오늘날의 재판 이상으로 고도의 심리전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레미지오의 심문과정은 이 소설의 가장 극적인 부분의 하나로, 하나의 사건이 서로의 유-불리가 얽혀 왜곡된 시선에 의해 어떻게 일그러지고 서로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지가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바로 이 대목에서, 기호학자로서의 현상을 받아들이는 데 주도적인 입장에선 서로의 견해가 실은 시대의 산물이며, 시대의 물결에 휩쓸려가는 개인의 절규를 방관자 입장으로 들을 수 밖에 없는 에코의 고뇌를 고스란히 드러내준다.
그리고 이 모든 논쟁과 사건들을 결국 권력에 의지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윌리엄 - 호르헤의 웃음에 관한 논쟁, 호르헤 - 젊은 수사 간의 책에 대한 논쟁, 교황청 신학자 - 프란치스코회의 논쟁, 베르나르 기의 이단심문 등이 그 당시 절대라 믿던 신학과 그 신학의 표상이자 기호로서 미상불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높여진 책, 그리고 기호로서의 책이 대표하는 지식이라는 절대적 권력에 대한 집착을 보여줌으로서 결국에 중요한 것은 싸움이었지 무엇을 위해 싸웠나가 중요한 게 아니란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에코의 소설이 그렇듯이, 『장미의 이름』 역시 인간의 추호의 의심없는 믿음에 대한 풍자이다.[40] 그러나 한편으론, 진실한 믿음에 대한 갈구를 그리고 있다. 꽤 유머스러운 부분도 있으며, 수도자의 일탈에 대한 묘사도 많다 . 또한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요구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뛰어난 점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패러다임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감하고 "시학 2권[41]"이라는 결정적인 도구를 사용해 마무리함으로써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새로운 고전으로 거듭났다는 점일 것이다.
비단 수도원 내부의 대립뿐만 아니라,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와 베네딕토회 간의 '소유'에 관한 신학적 대립[42]수도원을 둘러싼 지역세력 간의 알력 다툼도 굉장히 자세히 묘사했다.[43][44]
에코는 『장미의 이름』을 두고 "이것은 창작물이 아니다"라고 한다.(출처 필요) 에코는 스스로 '짜깁기 패러디물'이라고 말한다.[45] 장미의 이름 본문에서 나오는 대사, 설명 등이 이런저런 중세 유럽 텍스트, 혹은 근대 서적에서 보고 바꾼 것이 잔뜩 들어갔기 때문.[46] 능력이 충만하다면 '짜깁기 패러디'로도 완전창작물을 싸대기를 때릴 수 있다는 증거이니 본좌가 아니고선 할 수가 없다.[47]
워낙에 정교하게 쓰여진 책이라 명작 만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썼다고 얘기한 평론가도 있었다. 당연히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그런 프로그램은 없으므로 반쯤은 경외의 의미가 담긴 평론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에코는 "내가 컴퓨터를 살 수 있게 된 게 1980년이고 이 책이 1978~79년에 나왔는데, 그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중세 수도원 생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료로서 읽어도 좋을 만큼, 수도원의 일상과 수도원의 내부 구조와 수도자들의 생각 등이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게다가 중세 수도원의 도서관 얘기도 나오기 때문에 도서관 역사 관련으로도 연관이 깊다. 유사한 대립구도 덕분에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과 비교되기도 한다.[48]
코챈 도서판에서는 "주석을 무시하고 읽으면 완독할 수 있다."는 팁도 나왔다. 하지만 주석을 무시하고 읽으면 소설 도입부의 주된 내용 중 하나인 역사적 사건과 신학적 논쟁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항목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해당 사이트 자체가 지적 허영심이 팽배한 곳이었다. 주석이 맥락을 끊어버리기 때문에 차라리 무시하는 게 낫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럴 거면 그냥 주석이 없는 초판을 보면 된다. 본 작품은 푸코의 진자처럼 번역자 이윤기 선생이 난이도에 괴로워 하며 초판을 번역한 후 주석을 추가해 개정판을 냈고, 현재 시중에 나오는 판들은 모두 후자다. 물론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을 아무 해설 없이 끝까지 읽으려면 지적 능력보다는 근성 수치가 더 높아야 할 것이다.
이 소설을 처음부터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싶으면, 서양 중세사, 서양 철학사, 그리스도교 중세 신학사, 덤으로 과학사의 흐름을 기본적으로 알아야만 한다. 해당 분야에 배경이 부족한 현대인 독자에게는 쉽지 않겠지만,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쪽에 대해서 얕은 지식이나마 있다면 매우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너무 어려운 소설이라고 생각하면서 기피하지 말자. 기회가 있으면 꼭 구입하거나 빌려서 읽어볼 것. 약간 어려워서 고생하더라도, 그 값은 톡톡히 한다.

5. 집필 계기와 과정


출판사에서 일하는 그의 친구가 철학자나 사회학자 등 소설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짧은 추리소설을 써달라고 했었다. 당시 에코는 창작이나 대화체 문장을 쓰는 데 관심이 없다고 대답하면서, "내가 추리 소설을 쓰면 한 500 페이지는 되고 무대는 중세 수도원일 걸?"이라고 덧붙이며 거절했다. 그 뒤 에코는 집에 오자마자 책상 서랍을 뒤져 지금까지 자기가 수사들의 이름을 썼던 노트들을 찾았고,[49] 문득 '어떤 책을 읽던 수도자가 독살을 당하는 이야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출간한 뒤로 '왜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나?'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기분이 내키는대로 대답했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냥 '소설을 쓰고 싶은 충동이 느껴져서'가 가장 정확한 답일 것이라고 한다.[50]

5.1. 작가 노트


'''장미의 이름 작가 노트'''
(Postscript to the Name of the Rose)
'''장르'''
수필
'''저자'''
움베르토 에코
'''옮긴이'''
이윤기
'''출판사'''
열린책들
'''최초 발행'''
1984년
'''국내 출간일'''
2009년 10월 30일
에코가 『장미의 이름』을 쓰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 대해 그가 직접 설명한 책이다. 그의 예술과 창작에 대한 지론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일종의 작법서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 『장미의 이름』의 집필 당시의 제목은 『수도원의 범죄사건』이었는데, 사람들이 사건에만 집중할 것 같아 『멜크의 아드소』로 하기로 했다고 한다. 화자가 아드소 수사이니 제목이 엉뚱한 이미지를 주지도 않고, 알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출판업계가 고유명사가 들어간 이름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결국엔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풍부하여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장미"를 제목에 넣게 되었다고 한다.
  • 처음에 에코가 수도자가 독살 당하는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만 해도 작중 배경은 현대였으며, 좌파 신문을 읽는 탐정 수도자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도원이 가지는 '중세적인 느낌' 때문에 그는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던 중세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게 되었다.
  • 에코가 중세 중에서도 14세기를 배경으로 고른 이유는 오컴의 윌리엄 이후에야 그의 전문 분야인 진보된 기호 해석 이론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아예 오컴의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만들려고 생각도 해봤는데, 박식하긴 해도 너무 인간미가 없어서 윌리엄 수사를 창작했다고. 그렇게 하니 14세기의 프란치스코회 수사라면 영국인일지라도 청빈 논쟁에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따라서 이를 작 중의 주요 사건으로 삼았다.
  • 14세기 중에서도 1327년 11월 말을 시간 배경으로 잡은 이유는 그 이후가 되면 역사대로 체세나의 미켈레가 아비뇽으로 가기 때문이다. 그보다 이르면 시종들이 돼지를 잡지 않아 돼지피에 시체를 담굴 수 없고, 그러면 요한묵시록을 따를 수 없다는 쌈박한 설명은 덤. 헌데 이렇게 해도 돼지를 잡을 만큼 날씨가 추워지지 않을 듯해서, 작중 수도원을 산 중에 배치했다.
  • 윌리엄의 안타고니스트인 '부르고스의 호르헤'의 모델은 명백히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이다. 이베리아 출신[51]에 나이들어 눈이 먼 장서관 관장이라는 캐릭터가 달리 누가 있겠는가. 일부 독자들이 에코에게 "왜 보르헤를 그토록 악인으로 묘사했는가?"라고 물었는데, 에코는 "단지 장서관을 지키는 장님이 1명 필요했으며, 그는 보르헤스일 수밖에 없어서 오마주의 의미로써 이름을 따왔다"고 답했다.[52] 그렇게 등장인물을 만들 당시만 해도 그를 살인범으로 만들 건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53]
  • 소설의 도입부가 어렵다는 평에 대해, 에코는 일부러 그렇게 쓴 것이라면서 "산에 오르려면 산의 호흡을 알아야 하고, 내 소설을 읽으려면 내 소설에 적응해야 한다."는 요지로 말했다.

5.2. 오마주


순전한 창작인물인 '바스커빌의 윌리엄'은 고전적인 추리소설에 대한 에코의 오마주이다.[54] 영국의 바스커빌 출신이라는 설정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바스커빌 가의 개』에서 따온 것이고, 큰 키에 마른 몸, 번뜩이는 눈에 매부리코라는 외모 묘사나 초반에 꽤 폼 잡으면서 안경[55]를 착용하는 묘사라든가, 수도원장의 말을 앉은 자리에서 찾아주며 자신의 추리과정을 설명해주는 모습이라든가. 생각을 정리할 때 어떤 약초를 씹으면서 생각에 잠긴다든가 하는 모습에서 홈즈형 탐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중세 식자들의 연역적 사고에 반하는 즉물적이고 직관적인 인간형을 그려낸 것이다. 또한 조수 노릇을 하는 아드소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도 역시 홈즈의 조수 노릇을 했던 왓슨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서술 방식에서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작중에 등장하는 미로로 이루어진 장서관 역시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에 대한 오마주다.

6. 번역


1986년에 2곳에서 처음 발매되었다. 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이윤기 번역의 열린책들 출간본이고, 또 하나는 외교관 출신 번역가인 이동진 번역의 우신사 출간본인데, 우신사 출간본은 제목이 <장미의 이름으로>였다. 나온 시점은 우신사 출간본이 좀 더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은 번역 스타일에도 큰 차이가 있는데 무엇보다도 이윤기 번역은 평서문을 쓰는 반면 이동진 번역은 존댓말을 쓰고 있다. 우신사 출간본은 절판되었고, 열린책들 출간본이 꾸준히 팔려 왔다.
3차례에 걸쳐 개정판이 나왔는데, 발매 6년 뒤인 1992년에 미국과 일본에서 발매된 <장미의 이름> 관련 서적을 구입하여 500개에 달하는 각주를 포함시킨 1차 개정판이 나왔다. 2000년에 철학박사 강유원이 대학에서 철학강의를 하며 <장미의 이름>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을 했고 그 결과를 "<장미의 이름> 고쳐 읽기"라는 제목으로 출판사에 보내 약 300여 개의 부적절한 번역과 첨가 또는 삭제해야 할 부분을 알려주자 강유원의 동의를 얻어 2차 개정판을 내었다. 다시 2009년에 2000년판에 있던 일부 오역을 바로 잡은 3차 개정판을 내었다.[56] 원본은 이탈리아어라틴어 등 여러 언어를 아무런 번역도 없이 섞여있는데, 한국어 번역은 좀 독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이탈리아어 외의 언어는 원문을 남기되 괄호를 쳐 번역해놓았다.
이윤기가 번역가로서 명성을 높이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이윤기가 체계적으로 영문학, 신학, 미학을 배운 사람이 아니라서 초역에는 오역이 많았지만 그만큼 번역하는 것도 웬만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낼 작업이었고 이윤기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데 인색하지 않아 3차 개정판 나온 시점에선 굉장히 잘 된 번역본이다. 3차 개정판이 나온 다음해(2010년)에 번역자 이윤기가 숨을 거두어 당분간 새로운 판본이 나오지는 않을 듯하다. 2018년 9월 리커버특별판 양장본이 알라딘 독점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이윤기의 특색으로 한국어 번역판엔 예스러운 표현이 많다. 족히를 좋이[57]라 쓴다든가, 지금을 시방이라 쓴다든가. 건락[58]이라는 말을 이 책에서 처음 본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가톨릭 용어를 불교 용어로 치환한 것도 많다. 수도원 아래의 마을을 사하촌이라 번역하고, 시종을 불목하니라 번역한 것이 그 예시. 수도원의 유사성[59] 덕분에 수도원 특유의 폐쇄적이고 옛스러운 분위기를 굉장히 잘 살린 번역이란 평을 듣는다.

7. 문학에서의 영향력



7.1. 영원한 제국


류철균(필명 이인화)이 쓴 소설 『영원한 제국』과도 연관성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이야기의 구성이 장미의 이름과 똑같다는 것. 『영원한 제국』의 프롤로그가 『장미의 이름』의 서막과 똑같고, 소설의 구성 자체도 『장미의 이름』의 얼개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그 때문에 출판 직후 대다수의 평론가들이 '에코의 외양에 음모론을 버무린 통속 소설'로 평가했다.
『장미의 이름』이 한국에 출간된 당시엔 그 서문에 낚인 독자들도 많았는데, 『영원한 제국』의 서문이 『장미의 이름』 서문을 그대로 베낀 것을 보고서야 해당 서문이 낚시인 것을 깨달은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소셜 미디어는 고사하고, 컴퓨터를 귀중품 취급하던 시절의 웃지 못할 모습.

7.2. 다빈치 코드


그리스도교를 중심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과 추리소설이라는 점. 특히 다소 음모론적 성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다빈치 코드』는 『장미의 이름』에 비견하는 걸작' 운운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미의 이름』이 정통 추리영화라면 『다빈치 코드』는 서스펜스 액션무비이기에, 비교하는 것부터가 부당하다. 거의 인디아나 존스라라 크로프트가 진정한 고고학자라고 우기는 셈이다.
소설에 대한 호오는 개인적인 문제겠지만,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 특성에 비춰 보면 철저한 고증에 따라 역사적 소재를 적절히 배치한 『장미의 이름』에 비해 『다빈치 코드』는 약간의 소재를 과장되게 이용함으로써 역사적 흐름을 무시하거나 훼손하고 있다. 『장미의 이름』이 다른 배경에서는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최적화된 것에 비교하면, 『다빈치 코드』는 일부분에 역사적 소재를 이용한 정도다. 읽다 보면 주제를 바꾸기 위해 무대를 옮기는 것이 역력하게 보일 정도.
물론, 이것만으로 소설의 모든 부분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시시한 주제를 위해 소설성까지 희생시킨 것이 『다빈치 코드』라면, 본작은 소설적 완성도는 물론이며 그 속에 녹아 있는 학문적 이해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시온 수도회 수장이었다는 것 따위의 시시한 농담과는 비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와 관련, 『다빈치 코드』가 한참 떴을 때 에코가 저자 댄 브라운을 대놓고 디스하기도 했다. 에코 발언을 압축하면 다음과 마찬가지다. "댄 브라운? 푸코의 진자 캐릭터 말하는 거임?"[60] 이렇듯 에코에게 브라운은 소소한 농담의 대상일지언정 라이벌 관계 따위는 결코 아니다. 애초에 『장미의 이름』('''1980''')은 『다빈치 코드』(2003)보다 무려 23년 전에 나온 책이다. 따라서 이 일화는 둘 사이의 격차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이야기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

7.3. 그외


>In omnibus requiem quaesivi, et nusquam inveni nisi inangulo cum libro(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 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
>장미의 이름》 中

>아브레아는 실컷 떠들더니 달빛이 닿는 서고의 구석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곳은 책을 읽을 정도로 밝을 것이다.
>
>《소녀는 서가의 바다에서 잠든다.》 中

8. 기타


  • 아이마로의 고향으로 나오는 알레산드리아는 에코의 고향으로, 에코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의 한 챕터를 할애해가며 고향에 대한 애향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보드게임도 존재한다. 추리게임인데, 클루처럼 처음부터 범인이 정해져서 찾아 나서는 게 아니라, 단서를 쌓아가며 한 명의 범인을 몰아가야 하는 무서운 게임이다.
  • 크게 관계 없을 것 같지만 시프 시리즈도 『장미의 이름』에 영향을 받은 게임이다.
  • BBC의 World Book Club에서 움베르토 에코를 초대해 『장미의 이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에코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들어 보자.[61]
  • 현대의 가톨릭 성직자들은 이 소설 혹은 영화판의 줄거리를 자주 인용하는 편인데, 편협함과 지나친 엄격함의 예시로 호르헤를 들면서 사목생활 혹은 수도생활을 하는 이들의 반면교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9. 관련 문서



10. 영화판


[image]
프랑스 감독인 장 자크 아노가 감독을 맡은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 1986년 개봉. 국내 개봉은 1989년. 음악은 제임스 호너. 이탈리아, 프랑스, 서독 합작 영화이다. 미국 배급은 20세기 폭스.
역시 그럭저럭 볼 만하다. 초반은 멋지긴 한데 후반부가 뭐라 말할 수 없는 되다만 감정을 느끼게 해주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문제였는지 뒷부분은 그냥 오리지널로 쑤셔둔 느낌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원작과는 다른 주제를 가지게 되었는데 바로 '사랑'. 원작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신학 논쟁을 간소화했지만 오히려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온전히 남겨 종교와 사랑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 영화에서 주목받는 사람이 숀 코너리이기도 하지만, 헬보이로 유명한 론 펄먼도 이 영화에서 미치광이 수도자인 살바토레로 등장해서 주목을 받았다. 그외에도 아드소 역에 크리스찬 슬레이터, 이단심문관인 베르나르 기 역에 아마데우스에서 안토니오 살리에리 역을 맡았던 F. 머리 에이브러햄, 눈먼 호르헤 역에 불멸의 오페라 가수 표도르 샬리아핀의 아들이자 역시 명배우였던 표도르 샬리아핀 주니어 등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였다.
영화에서는 아드소 수사와 사랑을 나눈 그 시골 여자가 살아남는 걸로 묘사되지만, 이는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각색. 또한 이단심문관들이 농부들에게 공격받는 것도 나오지만, 이는 소설과는 다르다.[62]
포털 영화평을 볼 때 관객 평은 상당히 후한 편이다. 높은 평점을 준 사람들의 상당수가 원작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사실 썩어도 준치라고 감독의 역량 덕이라고 볼 수 있을텐데, 2시간 남짓밖에 안 되는 짧은 러닝 타임 안에 원작의 내용을 고스란히 쑤셔 넣을 수 없다는 걸 진작에 인지한 듯하다. 그래서인지 입만 잘못 놀려도 이단 취급을 받던 당대의 수사 윌리엄의 활약은 딱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만 남겨 두고, 종교적 광신의 불합리함과 (범인류애를 포함한) 사랑에 집중한다. 그렇다고 원작을 망가뜨리거나 한 건 아니고, 전체적 주제를 서술하면서도 집중점을 다르게 했다는 점에서 약간 경우가 다르지만 솔라리스의 원작과 영화가 보이는 차이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자체로 보면 범작과 수작 사이 어딘가에 있지만 후자에 가까운, 약간 애매한 작품. 1,700만 달러로 만들어져 7,76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그럭저럭 흥행은 성공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등장하는 여러가지 소도구들. 에코의 고증정신을 영화에서 살리려고 원작의 시대배경을 기준으로 '''그보다 나중 시대 때 나온 소품을 소품제작대상에서 철저하게 제외시켰다.''' 이런 철두철미한 고증을 통해 완성된 소품들은 훌륭한 시대고증과 퀄리티 덕에 영화 촬영 뒤에 교회관계자들에게 팔렸다.
한국에서는 1993년 1월 KBS 1TV 명화극장에서 구정 특선영화로 방영한 바 있는데, 3군데가 삭제되었다. 아드소와 이름 모를 여자의 정사 장면, 우베르티노를 탈출시키는 장면, 베르나르 기가 사망하는 장면.

11. 드라마


이탈리아 Rai 1에서 "장미의 이름"을 드라마화 해서 방송한다. 1시즌 8화. 한국에서는 엠플렉스에서 자막방송한다.
화수
이탈리아 방영일
01- 02화
2019.05.04
03- 04화
2019.05.11
05- 06화
2019.05.18
07- 08화
2019.05.25

[1] 이동진 역본의 출간일로, 이 땐 『장미의 이름으로』라고 약간 의역된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딱 2개월 뒤인 5월 1일에 출간된 이윤기의 역본부터 『장미의 이름』이 되었다. 현재 한국에 널리 퍼지고 알려진 건 열린책들이 출판한 이윤기 역본.[2] 베르나르 드 몰레의 초고에는 Rosa가 Roma로 적혀 있었다고 한다.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저서 『젊은 소설가의 고백』에서 자신이 초고를 읽었다면 Rosa가 아니라 Roma가 될 수도 있었겠다고 한 바가 있다.[3] 여기서는 표로 이 부제를 표현한다.[4] 아드소의 이야기를 제외하면 실제 역사 그대로인지라 아비뇽 유수루트비히 4세#s-2 등의 관련 항목을 참조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5] 교황의 회칙 제목은 회칙 본문의 처음 두세 단어로 정하기 때문에 이름이 이렇게 된 것이다.[6] 식재료와 기숙사를 담당한다고 스스로 설명한다.[7] 한국어 번역판에선 불교계의 표현을 빌려 불목하니라 표현한다.[8] 나중에 이를 신기하게 여긴 아드소가 물어보면서 윌리엄이 어떻게 이런 추리를 할 수 있었는지가 드러나는데, 갈림길에서 본 정돈된 말발굽과 절벽 아래의 거름들, 그를 찾아서 떼거지로 나온 사람들 등을 보고 이들이 수도원장이 아끼는 애마를 찾아나섰다고 추측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말이 명마임이 (또는 수도원장이 명마로 보고 있음이) 틀림없으니, 대충 명마의 조건과 명마에 흔히 붙이는 이름을 말해 어느 정도 때려 맞춘 것이었다.[9] 윌리엄은 다른 이단심문관과는 달리 철저히 증거에 의한 조사를 하여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았다.[10] 윌리엄은 이에 반발하나, 수도원장 왈, "보시지도 않고도 저의 말 브루넬로의 모습을 그려 내시고, 아무 이야기도 들으신 바 없이 사건의 정황을 상상할 수 있는 분이라면, 들어가 보지 않으셔도 그곳을 손바닥 보듯 하시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장서관에 들어간 것에 대해 추궁하는 수도원장을 이 말로 역관광시킨다.[11] 말이 설교이지 여러 나라 말을 섞은 잡탕말로 횡설수설 하는 것에 불과하다.[12] 번역본은 여기서 알렉산드리아라 오타가 나있다.[13] 번역은 이윤기의 2000년대 번역판을 기준으로 했다. 베르나르 드 몰레는 다리우스, 카이사르 등 영광을 가졌으나 이제는 사라진 사람들을 나열하다가 이 단락으로 시를 마무리한다.[14] 이것이 우연히 윌리엄의 추리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15] 영화에서는 아예 엔딩에 사랑했노라고 밝히기도 하고, 중간중간에 마을 처녀에게 위해가 가해지는 꼴을 눈 뜨고 못봐서 윌리엄에게 구명을 요청하기도 한다.[16] 그래서 그는 이성이라는 토대를 갖추지 않은 신앙, 즉 "맹신"을 극히 혐오하는 모습을 보인다.[17] 21세기에도 중년 축에 드는 연배이며, 중세가 배경인 작중에서는 아드소가 '이미 노년에 접어드셨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한다.[18] 불타는 수도원 안에서 기어이 책 몇권을 구해왔다.[19] 이 때 물러나온 후 분노한 윌리엄에 의해 베네딕토회와 함께 봉건영주 후레자식에 땡중이라고 신나게 까인다. [20] 질식하지 않았어도 이후 수도원이 전소했기에 살아남았을 가능성은 없다. 그리고 그 진범은 아예 수도원장을 '''맹추 같은 양반'''이라고 깠다.[21] 아래에도 나오지만 세베리노를 살해한 것은 말라키아였으며, 레미지오가 사건 현장을 뒤진 이유는 그날 아침 윌리엄이 한 말 때문에 자신이 말라키아에게 맡겨 둔 이단 문서가 세베리노에게 넘어갔다고 생각해서였다. 정작 윌리엄은 그런 문서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지만.[22] 이 와중에도 자기를 배신한 살바토레를 응징하기 위해 악마를 부르는 주술을 살바토레가 가르쳐 주었다고 거짓 자백한다. 그 모습을 본 아드소가 '그 상황의 레미지오는 그 거짓 자백으로 살바토레의 배신을 앙갚음할 만큼 영리했건만 그의 표정은 전혀 영리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나레이션이 은근히 섬뜩한 부분.[23] 우베르티노가 1325년 아비뇽에서 도망친 이후 4년간 그의 행적은 역사에 알려진 바가 없는데, 에코는 우베르티노가 그동안 이 수도원에 기거하고 있었다고 설정한 것이다.[24] 윌리엄이 수도원에 와서 그나마 살갑게 지내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 몇 되지 않는 사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와는 별개로 수도자들이 독살당했다는 사실 때문에 윌리엄이 세베리노를 약간 의심하기는 했지만. 이후 세베리노가 살해당하자, 윌리엄은 그의 시신과 현장에서 그가 자기 나름대로 살인사건의 단서를 찾아보려 하다가 변을 당했음을 짐작하고 '당신은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도와주려 했는데, 이 못난 놈이 당신을 헛되이 의심했구려'라고 후회하며 안타까워한다. 나중에 윌리엄과 아드소가 흑막 앞에서 최후의 대치를 할 때, 윌리엄은 세베리노의 장갑을 끼고 독 묻은 책장을 만지지 않을 수 있었으니 어떻게 보면 결국 마지막까지 윌리엄을 도와준 셈.[25] 40년 전에 눈이 멀었는데, 그 당시의 나이가 40세 정도였다고 한다.[26] 윌리엄이 자기 안경을 되찾으면서 이 안경은 나중에 아드소가 쓰게 된다.[스포일러] 이때 알리나르도 대신 사서가 된 사람이 바로 호르헤였다. 고향인 부르고스에서 요한묵시록의 사본들을 가져온 공으로 사서가 된 것. 호르헤가 장서관의 모든 책들을 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리나르도는 선대 장서관 사서가 '암흑의 세계에 들었다'라고 말하여 윌리엄 은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것은 호르헤의 눈이 먼 것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27] 아드소는 "악마가 사람의 탈을 쓰고 내게 나타난다면 그와 같은 모습일 거다"라 묘사할 정도다. 그의 우스꽝스러운 외모를 묘사한 장면은 윌리엄 수사와 함께 몇 안 되는 자세한 묘사를 자랑한다.[28] 한국어 주석에 따르면 라틴 속어, 프로방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중에서 카탈루냐어가 뒤섞여 있다고 한다.[29] 수도자로서 지켜야 할 회칙과 서약을 어겨대는 건 사실이고, 아드소 또한 살바토레를 '야료배' 정도로 평가하며 살짝 멀리하지만, 그러면서도 순수한 면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그래서인지 이후 아드소가 꾸는 꿈에서는 착한 악마로 나타난다.[30] 미켈레가 교황의 소환에 응하여 아비뇽에 갔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나, 수도원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이 그의 이런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물론 소설의 창작이다.[31] 교황이 이단들로부터 돈을 받고 간음, 수간, 남색 등에 대해 면죄부를 준다는 헛소문을 사실이라고 우겨댔다.[32] 아무래도 진범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을 화형시키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까 우려했던 모양.[33] 프랑스어로는 베르트랑 뒤 푸제(Bertrand du Pouget)이다.[34] 원래 이 처녀는 자신의 몸을 팔아 수도원에서 나오는 버리는 고기들을 받아갔고(윌리엄은 '아마 먹여살려야 할 식구들이 많은데, 노동 품을 팔 만한 여력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추측한다.), 아드소를 만났던 날도 레미지오가 소의 염통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홀로 장서관에 다녀왔던 아드소가 주방으로 내려오면서 레미지오는 도망치고 여자만 남아 있었는데, 레미지오나 살바토레 따위의 역겨운 중년 남자들을 억지로 상대하던 그녀가 뜻밖에도 어리고 순결한(..) 아드소와 마주친 것이다.[35] 살바토레는 이 여자에게 반했는지 고양이 등으로 사랑에 빠지게 한다는 주술을 시행하고 대가로는 수탉을 주려 했으나, 하필 베르나르 기 소속의 궁병대에게 걸리면서 망했어요.[36] 이건 이견이 갈리는데, 노년의 아드소는 이걸 박해로 보나, 우베르티노는 "당시 성당기사단의 작폐가 적지 않았"다며 요한의 일처리가 적절했다는 태도를 보인다.[37] 요한 22세가 1334년 선종한 후 다시 요한이란 이름을 사용한 교황은 1958년 요한 23세가 등장할 때까지 600년 이상 걸렸는데, 이 부분을 표현한 것. 1410~1415년 기간 재위한 대립교황 요한 23세가 있긴 했었으나 폐위되며 무효화되었다.[38] 움베르토 에코의 실수로 소설에선 니콜라오 2세라 나온다. [39] 라틴어식으로는 베르나르두스 귀도니스라고도 불리며, 이 시대 종교와 학술 활동이 라틴어로 이루어진 만큼 공식적 기록에서는 대부분 이 이름으로 언급된다.[40] "의심 없는 믿음은 악마"라고 언급된다.[41]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비극을 주로 다루었고, 희극을 다룬다고는 했으나 그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학자들은 희극에 대해 다룬 시학 2권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전해지지는 못했다고 생각했고, 에코는 이를 소설에 반영한 것이다.[42] 작은 형제회는 "예수는 지구상에 있을 때 스스로 소유한 것이 없고, 모두 '''빌린''' 것"이라고 말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구상의 모든 수도회는 예수의 뜻을 본받아 검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43] 주인공 아드소 수사는 베네딕토회 수사이면서 프란치스코회의 사부를 모시기 때문에 불쌍하게도 중간중간에 참 많이 깨진다.[44] 프란치스코회의 정식명칭은 Ordo Fratrum Minorum, 약칭 OFM. 우리말로 풀이하면 '더 작은 형제회'이며,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본인이 사용한 이름이다. 프란치스코 사후 수도회가 프란치스코의 이상인 '가난'을 실천하는 문제로 점차 분열하였다가 3분파로 다른 자잘한 분파를 통합시켰다. 더 작은 형제회꼰벤뚜알카푸친이 그 3분파다. '더 작은 형제회'는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형제회'란 이름을 쓴다. 『장미의 이름』이 묘사하는 '더 작은 형제회'는 일단 프란치스코회의 이단들을 통칭하여 경멸하는 뜻으로 쓰이는데, 아직 분파가 제대로 갈리기 이전인지 혹은 분파가 갈린 뒤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분파인지는 고증이 필요하다.[45] 에코는 이후 이것이 포스트 모더니스트 소설가 토머스 핀천의 '49호 품목의 경매'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한 적이 있다.[46] 심지어는 자기 자신까지 패러디를 해버린 바 있다. 에코는 볼로냐에서 교수직을 했는데, 윌리엄 수사가 서적들을 뒤지는 도중 아드소 수사에게 "보거라. '볼로냐의 움베르토'가 지은 책도 여기 있구나."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돈키호테가 절로 연상되는 대목.[47] 에코와 비슷한 방식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미국중국사 관련 학자 중 유명한 인물인 조너선 스펜스(Jonathan D. Spence)가 있다. 이 사람도 소설식으로 글을 쓰는데, 그 구절의 거의 모든 내용이 실존하는 문서나 자료에 기반하고 있다. 다만, 에코는 실존하는 자료나 문서를 가지고 '창작 소설'을 쓰고, 스펜스는 '소설 형식으로' 역사 책을 쓴다는 게 차이점.[48] 모작(模作)이라 생각하면 빠르다. 다만 에코가 스스로 『장미의 이름』은 패러디라고 밝혔는데, 『영원한 제국』은 패러디의 패러디인 셈. [49] 에코는 "그 글은 내 마음 속 내밀한 곳에서 소설에 쓸 아이디어들이 이미 자라고 있다는 뜻이었지만 당시에는 스스로도 전혀 깨닫지 못했다."고 회상했다.[50] 『젊은 소설가의 고백』 p.19~20[51] 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 사람이지만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어권이다.[52] 마침 요한묵시록이 중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 계기가 스페인에서 붙은 주석과 삽화 때문이라.[53] 보르헤스가 독재자 피노체트를 옹호하고 원주민 학살을 "문명화"라고 주장하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호르헤 수사를 편협한 광신도로 묘사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에코 본인은 이 쪽에 대해서 따로 설명한 적은 없다.[54] 기호학자, 특히 비언어적 기호에 관해 주로 연구한 에코는 자신의 연구에 추리소설을 종종 원용했다.[55] 소설에서는 "금속테 안에 든 유리눈"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56] 대표적인 예로, 아일랜드의 지명인 클론맥노이스를 프랑스어식으로 읽어 끌롱마끄누아라고 표기했던 것이다.[57] 완전히 똑같은 뜻이라 하긴 힘들지만 쓰이는 용도가 매우 유사하다.[58] 치즈의 한자어. 건락 떡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보고 대체 무슨 떡일까 궁금해했던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59] 종교적인 시설이며, 세속에서 멀리 떨어져 수행하고 싶은 이들이 머리를 깎고 모인다. 자급자족적인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며, 과거엔 인근 지역에 은근히 알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수도자 차원까지 가면 둘 다 탁발을 하며 떠도는 무리가 있었고.[60]푸코의 진자』는 황당무계한 오컬트를 진짜로 믿어버리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므로, 댄 브라운도 바로 그런 부류라는 이야기이다. # 이런 '댄 브라운 바보화'의 핵심은 결정적으로 『푸코의 진자』(1988)에서 찾을 수 있다. 『다빈치 코드』의 주된 스토리 라인의 숨겨진 진실인 '예수프랑스 왕가의 시조가 된다'는 『푸코의 진자』의 티페렛 65절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후 바로 『푸코의 진자』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창조해낸 이 이론을 버린다.[61] 홈페이지에서 찾기 기능으로 찾으면 빠르다. 바로 다운로드도 가능.[62] 소설에서는 이단심문관이 시골 여자도 끌고 나가는 등 볼일 멀쩡하게 다 보고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