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없는 여신
1. 개요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에 등장하는 여신.
나가를 가호하는 여신으로 그 이름은 발자국이 남지 않는 물을 의미한다.
나가 사회의 성직자인 수호자는 전원 남성으로서[1] 수련 과정에서 일정한 단계를 거친 후에 여신으로부터 자신에게만 주어지는 신부의 이름인 신명을 받는다.[2] 신명은 미들네임이 되고, 신명을 받은 자의 정식 이름은 자신의 본명-신명-'''가문명'''으로 구성된다[3] . 신명을 받은 자는 사회적으로 수호자로 인정받는가의 여부와 상관 없이 여신의 신랑으로 인정된다. 즉, 정식 수호자가 되지 않은 수련자라도 일단 신명을 받은 후에는 (나가 사회 내가 아닌, 여신과의 관계상) 수호자와 동등한 위치가 된다.
남편이 아니라 신랑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수호자의 생애가 기나긴 결혼식이고 마침내 죽음으로써 결혼식이 끝났을 때 여신과 부부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이론대로라면 나가의 천국은 심각한 일처다부제.
하지만 여신은 하나이자 여럿도 된다. 신명은 수호자마다 다르고, 수호자들의 사고방식 표현을 보면 유독 "'나의' ○○○"라고 표현한다. 어떤 수호자가 다른 수호자의 신명을 불러서 여신을 부르려 해도 여신이 거기에 응답하진 않는다. 카린돌의 몸에 영이 갇힌 채 냉동되었을 때 모든 수호자가 권능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을 보면 신은 물론 유일하나, 수호자 각자만의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면 여신의 힘이 워낙 커서 수호자 하나 하나로써는 그 힘을 전부 끌어올 수 없기에 공유하는 것일지도...... 이런 면모는 전작 폴라리스 랩소디에서의 펠라론 게이트 너머의 존재가 개념의 소거법이 아닌 확장법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과 비슷하다.
신명이야말로 발자국 없는 여신이 그녀의 선민종족인 나가에게 줬던 선물. 신명을 통해 나가들은 다른 선민종족에 비해 그들의 여신과 매우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2. 여신이 내리는 신명의 예
- 디듀스류노 라르간드 페이 - 라르간드
- 아스화리탈 세파빌 마케로우- 세파빌
- 스보트리넌 레졸디[4] - 레졸디
3. 살신계획의 진실
살신 계획의 진정한 목표. 살신 계획은 나가들이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을 죽여 온도를 상승시킨다는 계획이 아니라 자신들의 여신인 발자국 없는 여신을 신체에 가두고 여신의 신랑인 수호자들이 그녀의 힘을 갈취해서 쓴다는 계획이었다. 신체인 카린돌이 영을 빼앗긴 채 냉동되자 카린돌의 몸에 남은 유일한 영인 여신은 카린돌의 몸을 벗어날 수 없게 되었고 수호자들은 주인을 잃은 여신의 힘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발자국 없는 여신은 이를 기회 삼아 오랫동안 정체된 세상에 강제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어디에도 없는 신을 찾을 계획을 세운다. 앞서 페이 남매와 세리스마 사이의 사어가 일방적으로 끊긴 이후 죽은 사람인 '''요스비'''가 케이건 일행에게 사어를 통해 화신을 찾으라고 연락한 일이 있었는데, 이게 바로 발자국 없는 여신이었다. 보트린이 냉동 장치를 열었을 때 그녀는 바깥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후 케이건 드라카 등 수탐자들이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는 요스비, 즉 발자국 없는 여신의 말에 따라 자신을 죽이는 신,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 어디에도 없는 신의 화신을 찾아서 떠난다.
시우쇠의 말에 따르면 윷가락이 3개뿐이라 변화가 생산되지 않으니 발자국 없는 여신은 '가짜 윷가락' 을 만들기 위해 혹독한 희생을 감수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자신이 어디에도 없는 신의 화신이라는 걸 안 케이건이 나가살육신으로 각성했을 때에는 정작 냉동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별 힘을 쓰지 못했다. 잘못 했으면 그대로 케이건에게 자신의 종족이 말살당해 종족 없는 신이 될 뻔했다.
하지만 일은 잘 풀렸고 어디에도 없는 신이 다시 윷놀이에 참가하고 세상은 다시 변화하기 시작한다. 여신은 다시 풀려났지만 그리미 마케로우 때문에 힘을 회수하지 않고 수호자들이 마음대로 쓰게 나뒀다. 군령자인 갈로텍에게 카린돌 마케로우의 혼이 먹힌 뒤, 증오로 미치고 비대해진 그녀의 혼은 케이건에 의해 갈로텍에게서 해방되었어도 이지를 찾지 못했다. 결국 발자국 없는 여신은 자신이 어머니로서 그리미를 키웠다. 평범한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 여신은 힘을 풀어둔 채 놔뒀고 이는 그리미 마케로우가 성인이 되어 어머니가 필요없어지는 22세가 되면서 카린돌 마케로우가 정신을 찾을지도 모르는 시간동안이었기에 계속되었다.[5] 그러나 피를 마시는 새 시점의 원시제 그리고 치천제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그녀가 베푼 선의가 그리미 마케로우를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자신의 종족을 위해서였는지 알길이 없다.
레콘 못 잖게 폭급한 자신을 죽이는 신이나, 대지모신의 성격이 강한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에 비해 발자국 없는 여신은 성격은 의외로 유들유들한 것 같다. 케이건과 륜, 사모 앞에서 완벽하게 요스비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그러나 동시에 상당한 지략가이기도 하다. 사실 세리스마와 갈로텍이 2차 대확장 전쟁을 비롯한 모든 계획을 짜내게 된 것은 "신체를 감지하는 능력"인 보트린을 알게된 뒤에 성립할 수 있었던 것이고[6] , '''두 화신과 케이건 드라카'''를 자신의 앞으로 끌어모았으며, 요스비를 흉내낼 때 여벌 화살로 '''케이건의 용의 수호'''를 요구한 것이 그 예. 후자는 이미 셋이 하나를 상대할 준비가 되지 않을 것을 내다보고서, 사모로 하여금 돌 속에 갇힌 바람을 해방하기 위한 밑작업이었다. 사모의 뜻에 따라 불발되었지만 이미 2차 대확장전쟁이라는 거대한 그림과 그 결말까지 계산했던 것.
3.1. 가짜 윷가락의 정체관련 해석
작 중에 변화를 이끌기 위해 발자국 없는 여신이 가짜 윷가락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이 '가짜 윷가락'이 누구인가는 명확히 나오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것은 어느 나가라는 것인데, 모든 것이 나가로부터 시작했으며, 각 종족신은 다른 종족은 보살필 수 없을 거라는 언급이 피를 마시는 새에서도 반복해 거론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망에 오르는 구체적 인물로는 총 셋이 있다.
- 보트린 :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 상기한대로 보트린의 신체를 느끼는 능력은 나가 사이에서도 특별한 것이며, 모든 계획은 보트린의 신체를 느끼는 능력에서 시작했다.
- 요스비 : 작 중 가장 많은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킨 후보. 케이건에게서 저주를 가져갔으며, 나가 사회에서는 언어도단적인 "아버지"라는 정체성을 갖고 딸과 아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이들은 한번도 반출된 바 없는 쉬크톨을 북부로 반출한 북부의 돌아온 왕과, 최초로 심장을 가지고 심장탑을 탈출한 나가이자 용인이 되었다. 또한 세페린을 살릴 수 있게 해줌으로서 갈로텍을 나가살육자에 대한 복수자로 만들었다. 자세한 것은 항목 참조.
- 세리스마 : 요스비가 직접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면, 세리스마는 간접적으로 가장 많은 변화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보트린의 능력에 대해 안 것만으로 봉신(封神) 계획을 짜고, 요스비를 파견해 하인샤 대사원을 속였으며, 나가 사회에 전쟁을 불러일으킨 희대의 책사였다. 다만 후반부 "내가 할 수 있어서 했다"라는 걸 보면 여신의 의도였다기보단 스스로 움직였을 가능성도 높다.
[1] 비아스와 갈로텍의 대화에서 여자는 수호자가 될 수 없느냐고 질문하는데, 이에 갈로텍은 여신의 신랑이 될 수 있는건 남자뿐이라고 대답한다.[2] 스바치와 카루는 수련자였지만 신명을 받기 전에 지위를 포기했기 때문에 신명이 없다. 11살에 그만둔 륜 페이도 신명이 있는데 이 둘은 상당히 일찍부터 진로(?)를 결정했을 지도 모른다.[3] 본래 남성은 심장적출을 받아 성인이 되면 가문명이 박탈된다. 유일하게 수호자만이 가문명을 온존하는 것. 다만 나가사회에서는 본명을 부르는 것은 매우 친근한 관계에서 뿐 일반적으로는 약칭을 사용하는데, 수호자들의 경우에도 약칭에 가문명이 붙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신명은 수호자들간에도 잘 알려주지 않는만큼, 수호자가 된 이후로도 저 정식 이름을 온전히 불러줄 사람은 일반적으로 '''여신''' 하나 뿐인 것.[4] 성인이 되며 버린 성은 이세리도.[5] 이 때문에 라수가 키베인에게 17년간 여신의 힘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2차 대확장 전쟁이 끝나고 5년 뒤의 시점에서 라수와 키베인이 밀회를 가졌고, 그리미가 성년이 되는 22세까지 여신이 그리미를 돌보기를 원했기에 남아있는 기간이 17년이었던 것.[6] 즉 '''세리스마와 갈로텍이 그런 계획을 짜낼 것을 예측'''하고 보트린에게 그런 능력을 주었을 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보트린이 없었다면 갈로텍은 그저 일개 군령자 겸 나가 수호자로 끝났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