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1. 개요
2. 현대국어역본
3. 원문
4. 여담


1. 개요


윤동주의 시. 1946년,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되었다. 시 자체는 1941년, 연희전문학교 시절에 완성되었지만, 일제의 검열로 인해 사후에 발표될 수 밖에 없었다.

2. 현대국어역본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1]', '라이너 마리아 릴케[2]'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941. 11. 5.)

3. 원문




'''별헤는밤'''
윤동주}}}

季節(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습니다{{{#black,#e5e5e5 。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여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것은
쉬이 아츰이 오는 까닭이오、
來日(내일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靑春(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追憶(추억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憧憬(동경
별 하나에 (
별 하나에 어머니、어머니、
어머님、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식 불러봅니다。 小學校(소학교冊床(책상을 같이 햇든 아이들의 일홈과 ((( 이런 異國少女(이국소녀들의 일홈과 벌서 애기 어마니 된 게집애들의 일홈과、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일홈과、비둘기、강아지、토끼、노새、노루、「ᅋᅮ랑시쓰·쨤」 「라이넬·마리아·릴케」 이런 詩人(시인의 일홈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北間島(북간도에 게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러워
이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우에
내 일홈자를 써보고、
흙으로 덥허 버리엿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버레는
부끄러운 일홈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一九四一、十一、五.)[3]
그러나 겨을이 지나고 나의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우에 파란 잔디가 피여나듯이
내일홈자 묻힌 언덕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 할게외다。

4. 여담


  • 고향을 떠나 밤하늘에 있는 별들을 보며 북간도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린다는 내용인데, 유소년 시절을 북간도에서 보내서 그런지 북간도에 대한 묘사가 많다.
  • '헤는'은 함경/강원 사투리이고 표준어로는 '세는, 헤아리는(counting)'이 된다. 학교 문법에는 안나오지만 이것도 일종의 구개음화로서, 사투리에는 이렇게 지금까지도 구개음화가 되지 않은 단어들이 많이 남아 있다.
  • 윤동주의 작품에서는 그가 생전에 좋아하던 백석에게서 받은 영향이 꽤나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편이다. 본 작품에서는 백석의 작품 '흰 바람벽이 있어'와 유사점을 상당히 찾아 볼 수 있다.
  • 워낙 유명한 시라서 교과서는 물론 한컴타자연습에 수록되기도 했다.[4] 순수한 정서의 아름다운 시이고 다른 것들에 비해 길이가 짧은 편이라 타자 검정에서 이 시만 쓰는 사람들도 있다. 타자검정에서 이 시를 주어진 시간인 5분 안에 다 치려면 평균 타수가 분당 250타 이상이어야 한다. 또 타자스쿨 2002 Net 에서 5분 안에 2번 이상 치려면 560타 이상이어야 한다.
  • 윤동주와 연희전문학교를 같이 다닌 정병욱의 회고록 <잊지못할 윤동주>에 따르면 처음 윤동주가 이 시를 처음 지었을 당시에는 마지막 연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병욱이 윤동주의 부탁에 따라 이 시를 읽어 보고는 '다 좋은데 끝부분이 좀 허한데요?'라고 평가하자 퇴고를 거쳐 마지막 연을 덧붙였다고 한다. 원문의 날짜 표시가 맨 마지막이 아니라 마지막 연 앞에 붙어 있는 것이 바로 이 흔적이다. 이후 윤동주의 자필 사진판 공개 이수 발간된 문학과지성사 '정본 윤동주 전집' (2004년 초판, 홍장학 엮음)에서는 별 헤는 밤 마지막 10연 4개 행을 본래의 시가 아닌 첨삭으로 따로 붙여진 것으로 보아 총 9연으로 본다고 했다. 단, 마지막 10연은 주석으로 분리했다.
  • 과거 별이 빛나는 밤에서 진행자인 이문세가 영화 디어헌터 메인 음악인 카바티나를 배경음악으로 이 시 중간 부분인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과~~ 를 말하곤 했었다.
  • 2006년에 출시된 샤인폰이상봉 디자이너의 한글 디자인을 접목한 <샤인 디자이너스 에디션>의 뒷면에 이 시의 일부가 새겨졌다.
  • 2019년 상반기 모나미가 글입다 공방과 합작해서 출시한 윤동주 에디션 한정판에는 별 헤는 밤의 일부 시 구절이 배럴에 각인되어 있다. 한 세트 당 총 6자루가 들어있으며, 낱개로도 살 수 있다. 링크.
  • 윤동주가 다닌 연희전문학교의 후신인 연세대학교에서는 이 시를 이용해 응원가를 사용하고 있다.
  • 인디게임 개발팀 프로젝트 문의 게임 Library of Ruina에서 이 시의 일부[5]가 등장한다.

[1] Francis Jammes. 프랑스의 신고전파 시인이다. <새벽종으로부터 저녁종까지> 등을 쓴 시인으로, 특히 명시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로 유명하다. 왜 프랑스 시인인데 이름이 프랑수아가 아니라 프랑시스인가 하면, 이 시인은 프랑스인이 아닌 바스크족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로 시를 썼지만 파리에서는 거의 활동하지 않아 프랑스에서도 듣보잡이고, 다만 제1차세계대전 발발 직후인 1915년 전원생활을 다룬 시들이 아주 잠깐 유명했는데 이 시점에 쓴 시들이 일본에 알려져 윤동주에게까지 전해진 듯하다.[2] Rainer Maria Rilke, 오스트리아의 시인. 시 <내 눈을 감기세요>, 소설 <말테의 수기>로 유명하다.[3] 원문에서는 이 날짜 표시가 이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이어지는 마지막 연은 정병욱의 평가를 듣고 나중에 윤동주가 추가한 부분이기 때문이다.[4] 버리었습니다.가 버리었니다.로 되어있다.(2010버전)[5]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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