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고사성어'''
'''似'''
'''而'''
'''非'''
닮을 '''사'''
말 이을 '''이'''
아닐, 비방할 '''비'''
1. 뜻
2. 유래
3. 관련 문서


1. 뜻


원래는 사시이비(似是而非)의 준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뜻하는 고사성어로, 한자를 그대로 풀어보면 비슷하지만 아닌 것이다.
비슷한 말들로는 가짜, 거짓, 돌팔이, 짝퉁, 허위 등이 있다.

2. 유래


원전은 맹자(孟子) 진심장구하(盡心章句下) 편에 수록된 말로, 공자왈오사이비자(孔子曰惡似而非者)[1]에서 유래하였다. 이는 맹자 책 맨 마지막장의 내용으로 향원이 사이비[2]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맹자의 제자인 만장이 "어느 집단에서 제일 훌륭하다고 칭해지는 자(향원)는 다른 집단에 가서도 훌륭하다고 인정될텐데, 공자님은 생전에 왜 그들을 가르치고 싶지도 않다[3]고 하셨을까요?"라고 묻자, 맹자는 "그들은 겉치레를 완전히 꾸며 고결하고 충직하여 믿을만해 보이게 살아가나, 실제로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말을 돌아보는 선비의 덕을 지킬 마음이 없는 자들이다."라며 "그런 자들이 자신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세상을 어지럽힐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즉 가짜 선, 가짜 도덕을 자기의 이익을 위해 실천하는 자라는 뜻.
어감 탓인지 한자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꽤나 많으며(오히려 '''외래어'''로 알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 '싸이비'라고 읽기도 한다. 앞서 보다시피 영어(Cybie?)가 아니다. 사이코(Psycho)와 뜻이 혼동되거나, 사이버(Cyber)와 헷갈리면 더더욱 그렇다. 은유적으로 '42B' 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영어에서 '사이비'라는 의미에 거의 정확하게 가까운 말은 'pseudo'라는 형용사 겸 명사인데(어원은 '거짓' 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ψεῦδος(프세우도스)) "허위의, 가짜의, 진짜인척 하는"이라는 뜻이고, "사칭, 사칭꾼"이라는 뜻도 있다. 최근 pseudo는 주로 특정 명사나 대명사에 접두사 형태로 붙어서 "사이비"로 해석하면 상당히 정확히 해석될 수 있도록 쓰인다. 예를 들어 후술될 항목에 기재된, 실제로 쓰이는 단어를 보면, pseudo-history는 '가짜 역사'이고, pseudo-science는 '유사 과학'이라고 주로 해석되긴 하지만, '사이비 과학'(정석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과학적 연구 및 증명 과정 없이 만들어졌으나, 과학적 내용이라고 주장되는 이론들의 집합체)이라고 번역해도 실제로 이 단어를 쓰는 사람이 표현하는 뜻과 딱 맞는다.[4][5]
위경(pseudepigrapha)도 문자 그대로 사이비 경전이라는 뜻이다. pseudo는 (사이비의 어감과 사이비 종교로 굳은 이미지 때문에) 한국어에서 '유사', '의사', '위' 등 여러 한자어로 번역되곤 한다. '의사사건'이라는 말은 한국 사회과학(커뮤니케이션학)계에서 'pseudo-event'을 번역한 단어인데, 이 역시 '진짜 (사회적으로) 주목할만한 사건이 아닌 (평범하거나 무의미한) 일을, 전달자가 의도적으로 주목할 의미가 있는 일처럼 꾸미고 편집하여 만든 사이비 사건'을 말하므로, 이 '의사' 역시 사이비의 의미이다.
사이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중적인 단어는 사이비 종교. 당장 아무 포털 사이트에다가 사이비만 검색하면 사이비보다는 사이비 종교 관련 문서들만 수두룩하게 뜬다. 그만큼 사이비는 종교 단체와 관련된 의미로 많이 쓰이곤 한다. 물론 단어 자체의 순수한 정의는 종교만이 아닌 모든 가짜들을 의미하는 것이라서, 종교 외에도 쓸 수 있고 의외로 엄청나게 많은 분야에 사이비 혹은 상술된 대체어휘들이 쓰인다.

3. 관련 문서



[1]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군자와) 다른 자들을 (나는)미워한다. 여기에서 惡은 나쁠 악이 아니라 미워할 오로 읽어야 한다.[2] 막상 공자는 논어에서 향원이라는 말만 썼지, 사이비라는 말을 쓴 기록이 없다. 맹자가 해석하면서 향원을 사이비라는 말을 만들어 칭하며 해석한 것. 공자는 논어에서 그저 "향원은 덕의 적"이라고 하고, "자주색이 붉은색을 어지럽힐까 두렵고, 음란한 음악이 전통의 아악을 어저럽힐까 두려우며, 이기심에 나오는 날카로운 말들이 사회와 가정을 어지럽힐까 두렵다"고만 했다. 향원이 진짜 선비의 도덕을 어지럽히는 자들이라는 뜻이며, 이는 그들이 가짜 도덕이라는 뜻도 되니, 사이비, 즉 비슷해보이나 같지 않은 것이라는 맹자의 해석이 훌륭하다 볼 수도 있다. 대신 공자는 분명 두렵다는 표현만 했는데, 이를 미워할 오를 써서 공자가 극혐했다는 표현을 쓴 건 왜곡의 여지가 있다. 공자는 생전에, 미워한다는 표현을 쓰기는 썼지만 자주 쓰지 않았고, 제자가 미워하는게 뭐냐고 직접 물었을때만 특별히 썼다. 사이비 말고 다른 대상에게 썼다. 오히려 유가의 뜻과 안 맞는 자들을 노골적으로 공격하거나 극혐하는 태도를 생전에 많이 보인건 공자가 아니라 맹자다. 참고로 맹자는 공자를 직접 본 적이 한번도 없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라는 사람(대학을 집필한 사람)에게 배웠을 뿐이다.[3] 전국시대 최고의 교육자였던 공자는 "내 집앞을 지나는 모든 자가 내 집에 들어와 나에게 배움을 청하면 좋겠다."고 했으나, "그러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자 모두가 아쉬우나, 그 중에서 향원만은 아쉽지 않다"고 했다.[4] 실제로 언론에서도 '사이비 과학'이라는 표현으로 번역하기도 한다.[5] 21세기에 퍼진 사이비 종교 중에 유명했던 사이언톨로지가 얼핏 이름 때문에, 그 쪽 정보에 문외한인 사람이 들으면 '과학을 순수하게 신봉하는 종교인가?'라고 오해할 수 있는 것처럼(...). 사이비 과학 하나만 신봉하기라도 하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교리의 일부와 집단 관리 일부에 이용하는 것뿐이고, 알려진 전체적 행태와 교리 자체는 그냥 종교적 뉘앙스로 되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많은 합성어들이 실제 단어와 다른 뜻이나 유래 및 역사를 가진 경우가 많아 단어 자체 뜻에 속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