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러데이 나잇 스페셜
1. 개요
Saturday Night Special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싸구려 권총을 가리키는 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염가에, 쉽게 구할 수 있고, 소형이라 숨겨서 휴대가 편하며, 저위력 탄(주로 .22 LR에서 .380 ACP 사이)을 사용하는 저질 권총 전반을 말한다. 리볼버와 자동권총 모두에 쓸 수 있다.
이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이 유명해진 까닭은, 돈 없는 범죄자들이 홀드업 권총강도를 할때 많이 썼기 때문이다.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의 특징이 딱 범죄자들이 한탕 하는데 쓰고 버리기 좋은 총의 조건이다.
가격은 심하면 $100 미만인 것도 있다. 신품을 스트릿 프라이스로 $50이나 그 미만으로 살 수 있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 하지만 성능은 절대 자기 목숨을 걸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다. 안전장치가 부실해 떨어트린 충격으로 오발이 나거나, 작동불량이 흔하고, 다른 권총이 쌩쌩하게 나갈 시점인 수백발 정도 쐈더니 총기 수명이 다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에선 유럽제의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이 수입돼서 범죄자의 손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소형 소구경 권총에 대해 크기 규제를 걸었던 적이 있는데, 싸구려 권총의 수입을 막긴 했지만 덩달아서 PPK 같은 소형 고품질 권총까지 막는 바람에 PPK/S가 나온 계기를 만들었다.
다만 무작정 염가 권총을 막을 수도 없는 것이, 총기가 일상화되고 범죄자가 총 들고 설치는 미국에서는, 할렘가에 사는 빈민층(주로 흑인)들은 이런 싸구려 총이라도 없으면 자기 방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품질 총을 사라는 말은 인종차별이나 다름없다"는 발언까지 나온 적 있다.
레이븐 암즈나 제닝스 같은 미국 서해안, 환태평양 조산대(Ring of Fire)에 접해 있는, 좀 더 딱집어 캘리포니아에 근거지를 둔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 총기 전문 회사들을 두고, BATF에서는 Ring of Fire Company라고 부르기도 했다. 언제 사고를 터트릴지 모르는 총기 회사라는 점에서 그럴싸한 별명.
스텀 루거 LC9이나 토러스/로씨 리볼버, 켈텍 PF-9, Bersa Thunder, SCCY CPX-1 같은 비슷한 체급의 저가형 권총들도 있으나, 대개 $200는 넘는 편이고 신뢰성에서든 성능에서든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이런 권총들은 budget pistol이나 affordable pistol로 불러야 한다. 마카로프 PM, CZ82, TT-33 등의 구형 서플러스 권총들도 종종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에 비견할만한, $200 내외의 가격으로 팔리긴 하지만 이쪽 또한 좀 낡았을 뿐 충분히 쓸만한 좋은 총들이다.
2. 유명한 제조사
자세한 설명이 써진 회사는 왠지 죄다 룀에서 유래되었다...
- Röhm: 원래 독일 공구/공작기기 회사인데, 원래 독일에서 만들어서 미국으로 수입하다 나중엔 미국에 공장을 세웠다. RG라는 브랜드명으로 저렴한 소형 리볼버를 많이 찍어냈다. 조명탄 총 같은 것도 만들지만, 총덕계에서는 대충 .22 LR부터 .38(드물게 .357 매그넘)을 사용하는 소형 리볼버나 데린저가 주력. 이 회사 리볼버는 50~100달러 내외의 싼 가격으로도 유명하지만, 일부 모델은 스윙아웃 실린더가 아니라 실린더 핀을 나사처럼 돌려서 뽑아야 하는, 빠른 재장전이 불가능한 고리짝 시절 디자인으로도 악명높다. 일단 장탄한 후에는 방아쇠 당기면 총알은 나간다지만...
- Raven Arms: 설립자 조지 제닝스의 친구는 독일서 룀 권총을 수입하고 있었는데, 1968년 총기 규제로 수입이 끊기면서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다. 이걸 친구 제닝스에게 푸념했고, 마침 제닝스는 공작 가공 철물점을 열었고, 여기 시설을 이용해 레이븐 암즈를 설립해 친구에게 MP-25라는 .25 ACP를 쓰는 저렴한 권총을 만들어서 보급해줬다. 싸고 휴대하기 쉽다는 점이 맞물려 2백만 자루 이상 팔렸다고 한다. 하지만 법률이 점차 강화되고, 1991년 공장이 화재가 나면서 제닝스는 은퇴하고 디자인을 피닉스 암즈에 팔았다. 참고로 MP-25는 안전장치 푸는 행동으로 오발될 수 있는 문제점이 ATF에 의해 보고됐다. 이 회사 총은 제작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연 합금인 Zamak을 주물로 떠서 만들었다. Hi-Point가 딱 떠오를텐데, 하이 포인트는 생기기만 못생겼을 뿐 9mm 이상의 고위력 탄을 잘 소화화고 문제 생기면 100% 신품으로 교체해주는 서비스 때문에 차라리 하이 포인트가 양반이다.
- Phoenix Arms: 조지 제닝스의 전 부인과 자식, 공장 매니저가 소유한 회사로, 레이븐 암즈 MP-25 디자인과, 브루스 제닝스의 도움을 받아 만든 .22 LR과 .25 ACP 권총인 HP22와 HP25를 팔았다. 이 회사 총들도 Zamak으로 만든다.
- Jimenez Arms: 원래 레이븐 암즈의 설립자의 아들 브루스 제닝스가 세운 Jennings Firearms라는 회사였다. 나중에 Bryco Arms로 사명을 전환했다가, 이 회사에서 만든 총이 총기소제하려고 약실을 비우는 평범한 작동에 오발이 일어나서 7살짜리 애가 맞아 죽는 바람에 2400만 달러짜리 소송 판결을 받으며 파산했다. 그리고 이 회사를 전 브라이코 공장 감독이 인수해서 Jimenez Arms로 사명을 바꾸고 공장을 네바다 주로 옮긴 뒤 계속 영업중. .380 ACP급의 소형 권총이 주력이다. 스트릿 프라이스 50~60달러 미만으로도 입수할 수 있을 정도로 싸구려. 그리고 떨어트리면 격발한다는 소리를 들은 악명높은 제닝스 J-22도 이 회사에서 이름만 바꾼 채 생산 중이다. 이 회사 총들도 Zamak으로 만든다. 공장은 라스베이거스 근처의 '헨더슨'이란 도시에 존재한다.
- 그 외 Lorcin Engineering Company, Davis Industries, Arcadia Machine & Tool, Sundance Industries 가 Ring of Fire Companies로 손꼽힌다. 상당수의 회사가 Zamak으로 총을 만들고, 품질에 문제가 많은 편이며, 우발적 격발로 사고를 내서 거액의 고소가 걸려봤고, 그 결과 파산한 회사가 많다.
개중에 좀 특이한 회사라면 Arcadia Machine & Tool가 있는데, 사실 이 회사는 약칭 AMT로 불리며 총덕들이 잘 아는 AMT AutoMag 시리즈를 만든 회사다. 매그넘으로 유명하지만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을 팔아 연명한 회사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