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 III
Der Dritte Weltkrieg
1. 개요
독일 ZDF 방송사가 1998년에 제작한 대체역사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
냉전 말기의 미국과 소련 사이 가상의 제3차 세계대전을 다루며,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의 주요 국제사건을 다룬 뉴스 영상들을 절묘하게 편집하여 실제로 3차 대전이 일어난 것 같은 모습을 묘사했다. 독일과 미국에서만 개봉하여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다.
2. 시나리오
대락 설명하자면, 1989년의 소련에 강경파가 집권해 공산권 내의 민주화 세력을 때려잡는 등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모두 물리고, 민주화 운동의 확산을 막으려 서베를린을 봉쇄하다가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2.1. 프롤로그
시작하자마자 사이렌이 울리고, 핵 방공호로 대피하거나 핵폭격기 출격을 위해 달려가는 미군의 모습이 나온다...
시기상으로 보면 영화 극후반.
2.2. 소련의 쿠데타
1989년 10월 7일, 동독에서 민주화 운동이 활발한 가운데, 고르바초프가 동베를린을 방문한다. 그런데 이때, 모스크바에서 소련 강경파에 의해 '''쿠데타'''가 일어나고, 블라디미르 소쉬킨 장군[1] 이 새 서기장으로 집권한다.
소쉬킨은 글라스노스트/페레스트로이카를 모두 물리기로 결정하고, 동구권의 '''민주화 시위를 중국식으로 해결해버린다'''. 동독에서도 호네커에 의해 수많은 시위대와 정치범들이 희생되고, 11월의 라이프치히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의 시위는 군대가 파견되어 유혈진압당한다. 베를린 장벽을 넘어 탈출하는 시위대에 가한 총격이 베를린 장벽을 넘어가고 서방의 외교적 비난도 잇따르자, 소쉬킨은 소련 내 모든 서방 기자들의 철수를 명령한다.
2.3. 전쟁으로 가는 길
서베를린에 NATO 병력이 공수되며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는 가운데,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협상을 위해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을 동베를린으로 보낸다. 협상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으나, 소련 측 대표가 협상 직후 베를린에서 '''폭탄 테러'''를 당하고,[2] 제대로 빡친 소쉬킨은 서독 방송사가 겨우겨우 성사시킨 인터뷰 이후 모든 협상을 거부해버리고 대서양에 잠수함대를 보내고,[3] 미국 영공에 Tu-95를 띄우는 무력시위를 시작하고, 12월부터는 미국도 서독에 전술핵무기를 장착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만만치 않게 대응한다.[4]
1990년 1월 25일, '''서베를린이 봉쇄된다'''. 소쉬킨은 민주화 시위의 전파와 서방의 압박을 막기 위해 서베를린으로 가는 육상과 항공 통로를 군대를 동원해 봉쇄하고, 서독에서 총동원령이 선포되고 비상행동요령이 교육되며, 주식이 폭락하고 반전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5]
미국 대통령과 영국 총리는 비난을 쏟아내고, 1월 30일에는 영국에서, 2월 15일에는 미국에서 병력이 동원되어 대서양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이에 소쉬킨은 NATO의 증원을 막기 위해 '''대서양 한가운데에 선을 긋고 해상봉쇄를 선언하고,''' NATO 회원국들은 그에 비난하며 함대를 계속 이동시킨다. 2월 18일, 미 해군을 주축으로 한 NATO 함대가 드디어 소련 함대와 접촉하고, '''소련 잠수함의 선제 어뢰 타격으로 전투가 시작된다'''.
2.4. 제3차 세계대전
격렬한 해전으로 양측 해군은 큰 피해를 입고, 일단 전투는 NATO 함대가 소련 함대를 격파하고 해상 봉쇄를 돌파하는 것으로 끝났다. 곧바로 뉴욕에서는 반전 시위가 일어난다. UN 안보리 회의가 소집되지만 전쟁을 막을 수는 없었고, 미국은 소쉬킨과 비밀 회담을 시도하지만 소쉬킨은 '''그대로 거절한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유럽에서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모든 항공편은 봉쇄된다. 3월에 이르러 NATO와 바르샤바 조약 양측 군대에는 총동원령이 선포되고, 동서독 국경에는 긴장만이 이어진다.
3월 12일, 소쉬킨은 마침내 발트 해를 통해 서독 해안에 대한 상륙작전을 감행한다. 동독 본토의 병력들이 전진하지 않자 NATO군 병력들은 급히 북부 해안으로 이동하였고, NATO군과 소련군에서 공히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것은 진짜 공격을 가리기 위한 예고편에 불과했다. 그 다음 날 서독 국경의 '''모든 바르샤바 조약군 병력이 총공세를 펼치기 시작한다'''. 동독과 소련군이 파죽지세로 진격하며 NATO군은 막대한 사상자를 내며 후퇴하고, 동시에 소련 폭격기들이 람슈타인 공군기지 등의 서독 주요 지역을 폭격하며 서독을 불바다로 만든다. 소련군의 기습적인 진격, 공습으로 일시에 제공권을 상실한 NATO군은 후퇴를 거듭했고, 서독 전역에서도 피난 행렬이 계속되어 혼란이 가중된다.
소련군이 라인 강에 거의 다다르자,[6] 다리를 폭파하며 퇴각한 NATO군은 최후의 공세를 펼친다. 미 공군을 주축으로 F-117까지 동원한 이 작전은 양측 공군의 스크램블 끝에 다행히 대성공을 거두어 제공권을 장악하고 조약군의 발을 묶어놓는 데 성공한다. 이후 조약군에 대항해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NATO군은 서서히 전진하기 시작한다. 폴란드 레지스탕스(자유노조)도 이에 호응해 유격전을 벌이고, NATO는 공군의 지원을 등에 업고 3월 23일에 동서독 국경을 넘기 시작하고, 27일에는 베를린을 수복한다.
소련군은 폴란드로 후퇴하지만, 폴란드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는 공산권 전체로 퍼져나간다. 소쉬킨은 사태가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해 버린다'''...
2.5. 핵전쟁
3월 31일, 소쉬킨은 미국과 협상을 위해 북해에 '''핵으로 무력시위를 한다'''. 미국은 즉시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이렇게 아슬아슬할 때 하필...
4월 1일, '''소련군의 방공 레이더가 오작동한다!!!'''
소쉬킨은 즉각 미국에 대한 핵공격을 명령하고, 미국도 이에 반격하며 북반구 전체가 불바다가 되어버린다... 워싱턴 D.C.에서 미국 대통령이 탈출하고, 영화는 미국 특파원의 마지막 동영상과 함께 핵폭발 엔딩...일까나?
2.6. 에필로그
맨 처음 고르바초프의 동베를린 방문으로 돌아가,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지켜보며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3. 영상 출처
현재 유튜브에 영어와 독일어 두 버전 모두 올라와 있다. 영어 독일어
영화가 전투 영상을 만들 때 냉전기 실제 전쟁과 훈련 기록영상을 그대로 따 왔다(...) 그런데, 의외로 편집이 잘 되어 실제 전쟁 다큐같이 느껴진다!
아래 소개된 분석의 영상들은 유투브에서도 해당 전투를 검색하면 볼 수 있고, 역덕, 밀덕들에게 흥미로운 것인지라(...) 추가한다. 밀덕적인 분석이 더욱 추가되기를 바란다. 분석 출처
- 소쉬킨의 쿠데타 - 8월 쿠데타, 공산권 민주화 운동 기록영상.
- 베를린 봉쇄 직후의 긴장 - 각국의 반전 시위 영상과 1987년의 미국 증시 대폭락인 블랙먼데이 사건. 신문 1면에 PANIC!이라는 글씨가 적혀있는 영상도 있다.
- NATO와 소련의 함대전 - 냉전기 해군 훈련 기록영상, 포클랜드 전쟁. 함선이 피격당하는 영상이나 배에서 구출되는 영상은 포클랜드 전쟁에서 유명하다. 함선이나 공격기를 비춘 후 어뢰,미사일 발사 영상, 그리고 함선이 피격당하는(...) 식으로 편집되었다.
- 독일 전투 - 체첸 사태,냉전기 훈련 영상. 공군 폭격 훈련 장면 후 맞는 측 지상 병력을 보여준다던지, 미사일을 발사해 전차나 대공포에 맞는다던지...
- 람슈타인 공군 기지 폭격 - 베트남 전쟁. 원본은 베트콩의 포격을 당하는 거라고 하지만, 여기에 소련 공군기를 절묘하게 끼워넣었다.(...)
- NATO의 반격 - 걸프 전쟁, 보스니아 내전, 냉전기 공군 훈련 영상,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 베를린 수복 - 독일 통일기 기록영상, 베를린 장벽 붕괴. 평화통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승전을 축하하는 자리로 만들었다.(...)
- 핵전쟁 - 냉전기 각국의 핵전쟁 모의훈련, 대피훈련과 시험발사 영상.
[1] 극중에만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 1945년 5월 제2차 세계대전의 끝을 장식한 베를린 전투에 참전했으며, 프라하의 봄에서는 일선 지휘관(구체적으로는 대대장)으로서 유혈 진압의 선봉을 맡아 서방측에도 악명을 떨쳤고, 1980년대 초 소련 중앙정치국에 입성한 인물로 미국 등 서방진영이 소련을 붕괴시키기 위한 음모를 획책하고 있다며 극도로 불신하는 초강경파로 설정되었다. 만약 이런 인물이 실제 소련의 지도자였다면, 서방 진영에게는 그야말로 최악의 악몽이었을 듯.[2] 극중에서는 서독의 신나치주의 단체가 저지른 것으로 묘사된다. [3]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해군의 호위함이 대잠 초계를 실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4] 실제 역사에서 미국은 1970년대 소련의 중거리 핵미사일 SS-20 배치를 견제하기 위해 동급인 퍼싱 2를 1980년대 초에 배치했다가, 고르바초프와의 협상을 통해 1987년 해당 미사일을 모두 철수 및 폐기한 바 있었다. 극중의 조치는 이를 철회한 셈.[5] 극 중반부 NATO 해군과 소련 해군의 대서양 해전을 묘사하는 장면. 영상 7분 20초 정도에서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가 "우리는 제2의 히틀러와 맞서고 있습니다"(We're dealing with Hitler revisited)라고 말하는 모습이 있는데, 이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2개월 후인 1990년 10월에 실제로 했던 연설이다. 연설 속의 '제2의 히틀러'는 본래 사담 후세인을 가리킨 것이었지만, 극중에서는 마치 소쉬킨을 지칭한 것처럼 편집했다.[6] 이 장면에 나오는 가상의 뉴스 보도는 "함부르크 등 서독 주요 대도시가 소련군에 함락되기 일보 직전", "NATO군에서 핵무기 사용까지 고려 중"이라고 언급하여 전황이 매우 절망적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