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기축진찬의궤
1. 개요
純祖己丑『進饌儀軌』. 조선 순조 29년인 1829년 당시 효명세자(孝明世子, 1809년 ~ 1830년)가 아버지 순조의 40세 생신과 즉위 30주년을 동시에 기념하기 위하여 명정전과 자경전에서 치룬 연회에 대한 모든 내용들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여 남긴 조선왕실의궤. 권수 3권, 부편 1권으로 총 4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으며, 2016년에 다른 의궤들과 함께 대한민국 보물 제1901호로 일괄 지정되었다.
2. 내용
1829년 당시 효명 세자가 아버지 순조를 위하여 2월 9일 명정전에서 외진찬을, 2월 12일 자경전에서 내진찬을, 2월 13일 자경전에서 회작을, 6월 19일 자경전에서 정일진찬과 야진찬을 치룬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의궤들과 마찬가지로 연회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글과 그림을 통해 자세히 수록하였다. 당시 효명 세자 및 왕이 내린 전교들과 연회를 준비하던 기술자들이 위에 올린 보고서에 대한 내용, 연회에 사용된 각종 재물 및 음식 레시피, 소모된 재화, 사람들이 입은 복식의 모습과 연회의 예례 과정, 올려진 음식들의 공급처 및 상차림의 모습, 연회가 끝난 후 치루어진 논공행상 등등이 상세히 묘사되었다.
3. 궁중채화(宮中綵花)
그림 출처. 한겨레 : 비단 꽃잎에 노루털 꽃술 심으니 벌나비도 날아들어 ‘깜짝’
궁중 채화란 신라 능단, 세저포, 고려 능견 등 최고급 비단과 모시, 그 외 종이, 밀랍, 송홧가루, 촛농 등으로 만드는 가짜꽃(가화, 假花)을 향유하는 것을 말하여 조선 왕조 시기 사대부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였던 문화다. 조선 시대에는 이러한 기술이 극단적으로 발달하여 꽃술의 경우 노루털 가닥에 일일이 꽃가루와 꿀을 묻혀 만들 정도였으며 실제로 궁중채화를 향해 벌과 나비들이 날아들 정도였다.
같은 전통 꽃장식 문화를 향유하였던 중국은 문화대혁명 때 관련 기록이 모조리 소멸되어 현재 재현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우리 나라는 일제 강점기 때 기술이 끊어졌다가 의궤를 통해 고전 기술을 완전히 복원할 수 있었다.
순조기축진찬의궤에는 명정전 외진찬 당시 632냥 7전 3푼을 들여 만든 5289송이의 궁중 채화가 사용되었으며, 내진찬 때는 1729냥 6전 3푼을 들여 6557송이의 궁중 채화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그리고 당시 궁중의 기술로 만든 채화꽃들의 자세한 모습과 주요 장신구, 사용 방법 등이 의궤를 통해 자세히 남겨져 있다.
- 중앙 일보 : 향기까지 살려내는 정교한 손길 … 벌·나비도 꽃으로 착각
- 뉴스1 : 꽃장식에 1억4천만원…185년 전 '궁중 채화' 재현
- 동아 일보 : “궁중 장식의 진수 비단꽃 ‘채화’10명이 1년 매달리는 작품도”
4. 궁중 음식
사진 출처. 서울 경제 : 조선 왕조 철학 담긴 최고급 가짜꽃
이 부분은 한식 아카이브 : 기축진찬의궤의 내용을 참조하였습니다.
순조기축진찬의궤에는 1800년대 초 우리 나라 고전 궁중 음식들의 자세한 모습과 제조 레시피가 상세히 수록되어 전해지고 있다.
음식을 만든 곳은 주원외숙설소(廚院外熟設所), 내숙설소, 주원내숙설소 등이었다.
당시 올라온 음식들의 간단한 구성은 다음과 같다. 자세한 내용들은 한식 아카이브 사이트를 참고할 것.
주원외숙설소 상차림
- 대전진어찬안(大殿進御饌案)
- 면(麪), 소약과(小藥果), 홍세한과(紅細漢果), 백세한과(白細漢果), 홍은정과(紅銀丁果), 백은정과, 석류(石榴), 생리(生梨), 생율(生栗), 대조(大棗), 백자(栢子), 은행(銀杏), 수정과(水正果), 이숙(梨熟), 칠계탕(七鷄湯), 잡탕(雜湯), 전복절(全鰒折), 어전유화(魚煎油花), 전치수(全雉首), 전복숙(全鰒熟)
- 연약과(軟藥果), 열구자탕(悅口資湯), 각색화양적(各色花陽炙)
- 연행인과(軟杏仁果), 만증탕(饅蒸湯), 양숙편(羘熟片)
- 홍미자(紅味子), 완자탕(莞子湯), 저육숙편(猪肉熟片)
- 백미자(白味子), 고제탕(苽制湯), 해삼증(海蔘蒸)
- 흑임자다식(黑荏子茶食), 추복탕(搥鰒湯), 부어증(鮒魚蒸), 6미에는 송화다식(松花茶食), 저포탕(猪胞湯), 족병(足餠), 7미에는 준시(蹲柹), 골탕(骨湯), 우육숙편(牛肉熟片)
- 호도(胡桃), 양탕(羘湯), 생합회(生蛤膾)
- 증대조(蒸大棗), 생치초(生雉炒), 어만두(魚饅頭)
- 세자궁진찬안(世子宮進饌案)
- 면, 소약과, 홍세한과, 백세한과, 홍은정과, 백은정과, 석류, 생리, 생율, 대조, 이숙, 칠계탕, 전복절, 우육숙편, 전치수, 연약과, 잡탕, 해물증, 탕, 만두
- 참연제신(參宴諸臣) 연상(宴床)
- 면, 소약과, 생율, 잡탕, 어전유화, 각색화양적 200상
- 시위제신(侍衛諸臣) 산과상(散果床)
- 면, 소약과, 생율, 잡탕, 각색화양적 128상
- 참반제신(參班諸臣) 선온상(宣醞床)
- 청주 1잔, 청대구어 1마리
- 악공(樂工) 사찬(賜饌)
- 면, 약과, 건시(乾柿), 황대구어, 저육(豬肉), 염(鹽)
- 원역(員役)·군병(軍兵) 궤찬(饋饌)
- 백병(白餠) 3개, 산적(散炙) 1꼬지 2959상
- 대전진어찬안
- 각색갱증병(各色粳甑餠), 각색점증병(各色粘甑餠), 각색조악(各色助岳)·화전(花煎), 양색단자(兩色團子)·잡과병(雜果餠), 약반(藥飯), 병시(餠匙), 면(麪), 대약과(大藥果), 다식과만두과(茶食菓饅頭菓), 흑임자황율다식(茶食), 녹말송화다식, 양색매화연강정, 양색강정, 삼색매화연사과, 삼색료화, 각색당, 용안여지, 조란율란강란, 삼색녹말병, 유자감자, 석류, 생리, 준시, 생율, 대조, 송백자, 각색정과, 이숙, 화채, 금중탕, 잡탕, 각색절육, 편육, 장전해삼전, 간전어전, 전치수, 전복홍합초, 각색화양적, 부어증, 연저증, 어채, 삼색갑회, 청, 개자, 초장
- 내진헌찬안
- 각색병, 각색조악화전․단자잡과병, 약반, 병시, 면, 약과만두과, 삼색다식, 양색강정, 양색매화연사과, 각색당, 용안여지, 조란율란강란, 삼색녹말병, 유자석류생리, 준시, 대조생율, 송백자, 각색정과, 수정과, 칠계탕, 잡탕, 각색절육, 편육, 장전해삼전, 간전어전, 전치수, 전복홍합초, 각색화양적, 어만두, 연저증, 양색갑회, 청, 개자, 초장
- 세자궁 세자 빈궁 찬안
- 각색병, 각색조악화전․단자잡과병, 약반, 병시, 면, 약과만두과, 각색다식, 양색강정, 삼색매화연사과, 조란율란강란, 삼색녹말병, 석류생리, 준시, 대조생률, 각색정과, 수정과, 칠계탕, 잡탕, 각색절육, 편육, 장전해삼전, 간전어전, 전치수, 전복홍합초, 각색화양적, 어만두, 연저증, 양색갑회, 청, 개자, 초장
- 명온 공주 찬상
- 각색병, 약반, 면, 약과, 삼색다식, 삼색매화연사과, 삼색료화, 조란율란강란, 삼색녹말병, 석류생리, 각색정과, 화채, 잡탕, 각색절육, 편육, 양색전유화, 전복홍합초, 각색화양적, 잡증, 양색갑회, 청, 개자, 초장
- 숙선 옹주 찬상
- 각색병, 약반, 면, 약과, 삼색다식, 삼색매화연사과, 삼색료화, 조란율란강란, 석류생리, 대조생율, 각색정과, 화채, 잡탕, 각색절육, 편육, 양색전유화, 전복홍합초, 각색화양적, 양색갑회, 청, 개자, 초장
- 내입상
- 각색병, 면, 약과, 삼색다식․조란강란, 삼색강정, 석류생리생율, 각색정과, 화채, 잡탕, 각색절육, 편육, 양색전유화, 각색화양적, 양색갑회, 청, 개자, 초장
5. 궁중 무용
그림 출처. 금강 일보 : 순조기축진찬의궤(1829년)’ 여기(女技) 4인이 삼각뿔의 첨수(尖袖)를 엎었다 제쳤다 하며 춤추는 모습을 기록한 첨수무
국립 부산 국악원에서 2012년 6월 22일에 순조기축진찬의궤에 기록된 궁중 무용들을 완전히 복원하여 '순조기축진찬의궤(己丑進饌儀軌)의 정재 - 효명 세자의 꿈'이라는 주제로 정재 레퍼터리 공연을 펼쳤다.
의궤의 작성을 진두지휘한 효명 세자는 춤을 크게 사랑하여 조선 말까지 전해진 50여종의 정재 중 '춘앵전', '가인전목단' 등 20여종을 직접 창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원 행사에서는 순조기축진찬의궤에 수록된 정재 중 외연의 무동정재와 내연의 여령정재를 함께 공연했다. 큰 북을 가운데 두고 원형으로 둘러서서 북을 치거나 주변을 돌면서 춤추는 '무고'와 처용의 탈을 쓰고 악귀를 쫓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처용무', 꽃 중의 왕이라고 하는 모란꽃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모습을 표현한 '가인전목단', 다섯 마리의 양을 타고 내려온 신선이 군왕을 송축하는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오양선', 봄날 버드나무 가지위에 앉아 노래하는 작고 귀여운 꾀꼬리를 표현한 '춘앵전', 신라 시대 민중 속에서 발생돼 다듬어지고 성장해 궁중으로 전해진 '검기무', 궁중 큰 잔치가 있을 때마다 연행됐으며 군무로서의 화려함이 돋보이는 정재 중 가장 화려한 '선유락' 등이 공연되었다.
- 국제 신문 : 장중, 화려, 품위... 이것이 궁중춤이다. 부산 국악원 4번째 정기 공연, 여성이 아닌 남성 춤꾼들 '가인전목단' 춤 처음 선보여
- 뉴시스 : 부산 국악원, 22일 무용단 4번째 정기 공연 - '순조기축진찬의궤(己丑進饌儀軌)의 정재 - 효명 세자의 꿈'
6. 번역
대한민국 민속원에서는 2007년 6월에 순조기축진찬의궤의 그림과 글들을 모두 번역하여 세 권의 책으로 발간하였다. 네이버 책 : 국역 순조기축진찬의궤 1, 네이버 책 : 국역 순조기축진찬의궤 2, 네이버 책 : 국역 순조기축진찬의궤 3
7. 기타
윗 영상 후반부에 순조기축진찬의궤에 기록되어 있는 초계탕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화, 3화, 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