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어드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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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서양의 타악기 중 하나. 공명통 양 쪽에 가죽 혹은 플라스틱막을 씌우고 채로 쳐서 연주하므로 '멤브라노폰(막명악기)' 에 속하고, 일정한 음정이 없으므로 무율 타악기로 분류된다. 한국어로는 흔히 '작은북' 이라고 하고, 북한에서도 작은북 혹은 소고라고 표기한다.
2. 상세
다른 서양 북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양면 북임에도 치는 면은 일반적으로 한 쪽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채로 치는 면은 영어로 탑 헤드(top head)라고 하고, 반대편 면은 바텀 헤드(bottom head)라하며, 이 바텀 헤드에는 스내피(snappy)[1] 라는 이름의 가는 줄들이 북면을 가로질러 한묶음 걸려 있다. 초기에는 고양이 등 동물의 창자 조직으로 만드는 거트(gut) 재질이었다가 20세기 이후의 금속제로까지 개량되었다.
북면은 동물 가죽, 통은 나무로 만들곤 했지만, 2차대전 이후로는 북면에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한다. 북통은 나무 뿐만 아니라 금속제로 만들기도 하며, 림 역시 마찬가지로 금속, 나무 두가지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나무통 스네어는 울림이 부드럽고 소리가 둥글며 금속제 스네어는 울림이 날카롭고 소리가 날카롭다. 아직은 마이너하지만 아크릴로도 만든다! 특이하기도 하거니와 일단 관리가 쉽고 제조단가가 겁나게 저렴하므로(...) 만드는 업체가 의외로 된다.
인치와 깊이 역시 종류별로 다르다. 인치가 좁을수록 피치가 높고 볼륨이 작아지며, 깊이가 깊을수록 울림이 더 커진다. 보통 14인치의 스네어를 주로, 더 작은 스네어는 보조 스네어[2] 로 쓰는 경향이 크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 깊이는 훵크, 재즈 등에서는 주로 깊이가 낮은 스네어를 쓰며, 락, 헤비메탈 등에서는 통이 깊은 스네어를 쓰지만 극단적인 익스트림 메탈에서는 깊이가 오히려 낮은 스네어를 쓴다. 또한 그라인드코어, 고어그라인드, 블랙 메탈등에서는 블래스트비트시 과격한 사운드를 얻기 위해 스네어를 깡통소리가 날 정도로 조이기도 한다. 트랩이나 덥스텝같은 클럽음악에선 매우 타이트하게 튜닝된 스네어가 대세.
북면 옆에는 스내피를 조작하기 위한 금속제 스위치[3] 가 붙어 있는데, 이것으로 스네피를 바텀 헤드에 떼거나 붙일 수 있다. 흔히 듣는 스네어드럼 소리는 스내피를 붙이고 쳐서 내는 소린데, 북면을 칠 때의 진동이 스내피에까지 전해져 같이 떨리기 때문에 특유의 챨그락 챨그락하는 소리가 나온다. 떼고 치면 중간 크기의 톰톰같은 뚱 하는 약간 둔탁한 소리가 나고, 스내피의 탈착 지시를 할 경우에는 별도로 악보에 기입해야 한다.[4] 그리고 교회 같은 아마추어 음향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참사로 모니터 스피커의 볼륨이 클 경우 이놈의 스네피가 소리에 반응해서 괴이한 떨림음이 난다. 그래서 드러머용 모니터는 인 이어 모니터나 해드셋를 써야하는것.
치는 채는 흔히 목제 드럼스틱을 쓰는데, 재즈 등에서는 특히 느리고 조용한 발라드 계통 곡을 연주할 때 빗자루 모양의 와이어브러시를 쓰기도 한다. 곡에 따라서는 팀파니처럼 펠트채나 고무채 등 여러 종류의 스틱도 사용된다.
3. 연주법
연주법은 다른 북 종류와 마찬가지로 단타부터 트레몰로(혹은 롤) 주법까지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장례 행렬이나 그와 관련된 음악을 연주할 경우, 배터에 헝겊조각을 올려놓거나 배터 전체를 헝겊으로 싸서 약음(mute)시켜 연주하는 것이 관례다. 외에도 애초에 타악기다보니 치는 대로 다 다른 소리가 나기 때문에[5] 림만 치거나, 림이랑 면을 같이 때리거나[6] 스틱을 면에 올린 채로 림을 때리는 크로스스틱 (사이드스틱) 등 다양한 연주가 가능하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여타 악기들과 마찬가지로 진취적인 드러머나 퍼커셔니스트, 작곡가들에 의해 온갖 새로운 형태의 연주법이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다. 가령 흔히 치는 탑 헤드가 아닌 바텀 헤드로 북을 뒤집어놓고 친다던가, 바텀 헤드의 스내피를 손가락이나 북채로 문지른다거나, 스틱이 아닌 팔꿈치나 손바닥, 주먹으로 치거나, 탑 헤드에 동전이나 못 등을 올려놓고 치거나, 한손으로 롤을 하거나(...)[7] 등등.
4. 활용
관현악부터 대중음악에 이르기까지 매우 보편화되어 있는 악기고, 특히 드럼 세트에서 빠지면 안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정확히 말해 드럼 세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드러머 자체의 특유의 톤은 스네어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상당히 커서, 드럼 세트가 없는 드러머라도 자신의 스네어는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드럼에 설치할 경우 흔히 하이햇 심벌즈의 오른쪽, 그러니까 가랑이 사이에 오게 놓는다. 이 세팅은 거의 필수이며 하이햇의 왼쪽, 혹은 마음에 드는 곳에 몇개를 더 놓기도 한다.
그리고 군악대 같이 행진하며 연주하는 취주악단의 경우에는 의장 행사에서 스네어드럼 주자를 최대 10~20명까지 기용해 대열의 맨 앞에 놓고 행진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연주자가 아닌 입장에서는 그냥 대중음악 전반에 통용되는 비트인 쿵짝쿵짝 중 "짝"이라 생각하면 된다. 변칙적인 드럼 루프가 아닌 기본적인 드럼 루프에서는 한 마디를 보통 스네어가 두번 박히는 것으로 센다.
5. 관련 항목
[1] 사실 본래 명칭은 스네어가 맞다. '스네어'가 달려있는 드럼이라 '스네어'드럼인 것. 물론 이와 별개로 스내피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많이쓰인다.[2] 보통 이런 작은 인치의 스네어(일반적으로 14x4 미만의 사이즈)는 피콜로 스네어라고 부른다.[3] 스트레이너. 반대편에 스네어 와이어를 고정하는 금속 부품인 버트가 있다.[4] 영어로는 snare on/off, 독일어로는 mit/ohne Schnarrsaite 등등[5] 내공은 있지만 돈이 없는 몇 드러머들의 꼼수인데(...), 스네어의 가운데 쪽이 아닌 림과 가까운 쪽의 헤드를 때리면 통이 더 깊은 스네어의 소리와 비슷해진다.[6] 전자를 클로즈드 림샷(closed rim-shot), 후자를 오픈 림샷(open rim-shot)이라고 한다. 오픈 림샷의 경우, 헤드만 때렸을 때보다 소리가 단단해지고 훨씬 커지며 울림 또한 깊어진다.[7] 원 핸드 롤, 혹은 그래비티 블래스트. 전자는 재즈, 후자는 메탈에서 쓰이는 용어다. 둘 다 싱글 롤로 거의 같은 소리를 내는 방식인데, '''같은 주법이다.''' 그래비티 블래스트는 투베이스를 넣어서 소리를 가득 채울 뿐 동일한 방식이다. 데릭 로디의 비디오에서 그래비티 블래스트 예시를 위해 조니 랩을 초청해 보여주기도 하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