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항공 191편 추락 사고
American Airlines Flight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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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년 전 촬영된 사고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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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고 이전
사고기는 1972년 2월 25일 입고되었으며, 항공기 등록번호는 N110AA. DC-10-10 여객기로, 7년 간 20,000시간을 비행했다.
원래 비행기 엔진을 정비할 때에는 전용 장비를 이용해서 급유 호스와 전기 계통 케이블을 파일런 부근에서 분리한 후, 엔진을 파일런에서 떼어내서 정비해야 한다. 그러나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 컨티넨탈 항공은 분해하다가 유압관이나 전기 배관이 파손되면 안 된다면서 '''지게차를 써서 파일런이 붙은 채로 엔진을 뜯어냈다!''' 여기에는 인건비와 정비에 드는 시간을 줄이려는 이유도 있었다. 날개와 파일런을 연결하는 볼트는 단 3개였고, 파일런과 엔진을 고정하는 볼트는 수십 개가 넘었으니까.[2] 이러한 정비는 사고 8주 전에도 시행되었고, 이런 와중에 파일런에 균열이 생겼으나 정비사들은 모르고 있었다.
2. 사고 과정
ATC 기록
1979년 5월 25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승무원 13명과 승객 258명, 총 탑승객 271명이 탑승한 아메리칸 항공 191편은 기장 월터 룩스와 부기장 제임스 딜러드, 그리고 항공기관사 알프레드 우도비치가 조종을 맡았고, 오후 2시 59분에 이륙할 예정이었다.O' Hare ATC: Look at this, look at this! He blew up an engine! Equipment! We need equipment! He blew up an engine! (저걸 봐, 봐봐! 엔진이 떨어져 나갔어! 소방대! 소방구조대가 필요해! 엔진이 떨어져 나갔어!)
Nearby Cessna: Oh, S***! (오, 젠장!)
O' Hare ATC: Alright, American 1...91 Heavy, you wanna come back and to what runway? (저기 아메리칸 1...91편, 어느 활주로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O' Hare ATC: He's not talking to me. (응답이 없어.)
O' Hare ATC: Yeah, he's gonna lose a wing. Look at him! (그러게. 한쪽 날개를 잃을 것 같아(못 버틸 것 같아). 저길 봐!)
'''(191편이 실속하고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O' Hare ATC: There he goes, there he goes! (추락한다, 추락한다!)
'''(191편이 땅을 들이받았다.)'''
그런데 이륙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륙하면서 생긴 진동으로 '''파일런 뒤쪽 균열이 벌어져''' 뒷쪽 파일런 구조물이 끊어졌다. 앞쪽 파일런만 남은 상태에서 엔진 자체의 추력 때문에 엔진이 위로 쳐 들리고, 그러면서 날개 앞 1m 부분을 강타해 날리면서 앞쪽 파일런의 구조물도 끊어져 활주로에서 '''1번 엔진이 떨어져 나갔다.''' 관제탑에서는 이 상황을 목격하고 아메리칸 항공 191편에 연락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지 묻지만, 191편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조종사는 이러한 상황을 모른 채로 이륙했고, 엔진이 떨어져 나가면서 유압계통을 끊어먹는 바람에 유압공급이 중단되어 좌측 플랩이 접히지 않고, 전기 계통도 끊어져 조종간과 속도계, 수평계의 전력이 끊겼다. 그와 동시에 블랙박스의 전력도 끊겨 엔진이 떨어져 나간지 3초 후 블랙박스는 기록이 중단되었다.[3]
한편 좌측 플랩이 접히지 않고, 부조종사의 조종간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알아차린 기장은 회항을 하려 했고, '''할 수 있었다.''' DC-10을 비롯한 대부분의 3, 4발기 항공기는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서 엔진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비행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게 설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고 발생 직후 조종사들은 '''기수를 올리고 엔진 출력을 낮췄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의 아메리칸 항공사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일반 항공사 메뉴얼이기는 했으나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유압액이 모두 빠져나가 조종면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은 1번 엔진에 유압 펌프와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기가 있었지만, 그게 떨어져 나가서 실속 경보가 울리지 않았고 조종사들은 실속의 위기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다 앞에 있는 플랩이 다시 제자리로 올라오면서 기체는 실속하게 된다. 플랩이 다 올라오면 양력이 줄어든다.
실제로 사고 조사 과정에서 시뮬레이터로 당시 상황을 재현했을 때, 경고 장치가 작동할 경우는 스틱 셰이커 알람으로 조종사가 실속 상황을 인지하고 남은 2개의 엔진으로 기체를 수습해서 비상착륙에 성공하였으나, 경고 장치가 꺼지자 191편의 조종사들과 똑같은 대처를 하면서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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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당시의 사고기 모습. 1번 엔진이 떨어져 나간 것과 유압유가 새는 것이 보인다.
결국 아메리칸 항공 191편은 고도 600 피트에서 급 좌선회한 뒤 오후 3시 4분 45초, 격납고에 추락해 탑승자 271명[4] 과 지상에 있던 근무자 2명, 총 '''27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나마 정말로 다행인 것은 격납고 바로 옆에 '''트레일러 파크'''(주거용 캠핑카들이 잔뜩 모인 곳)가 있었는데 이곳을 피해갔다. 그 외에 사고기 파편에 맞아 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추락 1분 후, 시카고 소방서에 공장 화재가 접수되고 이후 DC-10기가 추락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정정되었다. 소방대에서는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불을 끄러 나서지만, (이륙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추락했기에) 연료가 가득했던 비행기여서 불이 너무 강해 근처에 제대로 다가가지도 못했다.[5] 결국 시신 10구만 온전히 건져냈고, 나머지는 대부분 화재로 인해 크게 손상되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전역에서 몇 안 되는 끔찍한 사고로 기록되었다.
3. 사고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은 DC-10의 면허를 임시로 취소한 뒤, 미국 내에서 DC-10이 이륙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후 다른 국가에서도 DC-10의 이륙을 금지하면서 사실상 DC-10 자체의 이륙이 전면적으로 금지됐다.
해당 정비 방법을 고안한 정비 주임은 사고조사위원회에서 증언하기 전에 집에서 자살했다.
'''소머즈'''의 주인공 여배우 린지 와그너가 191편을 타려다가 타지 않아 사고를 모면한 것이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메리칸 항공은 이 사고 때문에 벌금 5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항공기 손실을 대비해 들어놓은 보험 덕분에 결과적으로는 2500만 달러를 더 받은 셈이 되었다고 한다.
DC-10의 제작사 맥도넬 더글라스[6] 를 파산시킨 원인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7]
사고 후 32년 간 추모 시설 하나 없었으나, 2011년 10월 15일 추락 지점으로부터 3km 떨어진 지점에 희생자들의 이름이 쓰여진 벽돌로 만들어진 추모 공원이 만들어졌다.
사상 최악의 참사와 항공 사고 수사대에서 다루었다.
[1] 한국인 1명이 타고 있었다.[2] 현재까지도 시간과 정비비를 아끼려고 이런 식으로 정비를 하는 항공사들이 많다.[3] 이런 상황이 발생한 원인은 해당 기종 DC-10이 조종계통과 블랙박스, 경고장치의 전력 공급을 전적으로 좌측 엔진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중폭격기 B-17이 유압계통을 3번엔진 에게서 끌어쓰는탓에 독일기들이 3번엔진을 집요하게 노려 추락시킨것과 비슷하다.[4] 아메리칸 항공은 당시 DC-10 계열의 여객기의 PTV에 라이브로 콕핏뷰의 이륙 과정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했는데, 이는 사고기 희생자들이 본인들의 운명을 목격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5] 해당 항공편은 시카고에서 로스엔젤레스로 가는 장거리 국내선이라 연료가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6] 1997년에 보잉에 인수되었다.[7] 하지만 맥도넬 더글라스를 파산시킨 결정타는 이 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