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문트 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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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독일의 철학자. 현상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2. 생애
1859년 합스부르크왕조 오스트리아 제국에서 태어나 독일의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하였으며, 이후 1878년 베를린으로 가서 철학, 물리학, 수학, 천문학을 공부한다.
1881년 다시 빈으로 돌아간 후설은 1882년까지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프란츠 브렌타노 밑에서 철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한다. 심리학을 통해 철학을 다시 세우고자 했던 브렌타노의 영향은 이후 그의 현상학이라는 철학적 탐구에 영향을 주었다. 1883년 수학자 바이어슈트라스의 지도 아래 빈 대학교에서〈변분법에 관한 연구〉(Beiträge zur Theorie der Variationsrechnung)로 박사학위를 받고, 1887년 〈수의 개념에 관하여: 심리적 분석〉(Über den Begriff der Zahl. Psychologische Analyse)이라는 논문을 인정받아 교수 허가를 취득한다.
이후 대학에서 강의하던 후설은 1901년, <논리연구 II. 현상학과 인식이론>을 출간하여 현상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기초를 개척하고, 1913년 <순수 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들 I>을 출간하여 현상학의 사조를 본격적으로 연다. 이후 강의와 연구 활동에 매진하지만 나치 치하에 접어든 독일정부의 반유대주의정책으로 인하여 1933년에는 도서관 출입을 금지당하게 되고, 1936년에는 벨그라드의 철학 학회로부터 탈퇴할 것을 강요당하는 등 나치에 의해 탄압을 당하던 중 1938년 사망한다.
1년 후인 1939년 나치의 탄압을 피해 벨기에의 루벵대학에서 후설 아르키브가 창설된다. 후설이 남긴 4만 5천 장 분량의 방대한 원고들이 나치에 의해 소각될 위기에 처하자 벨기에 신부인 판 브레다가 후설의 원고들을 프라이부르크에서 루벵으로 옮겼고, 1950년부터 후설의 전집이 발간되기 시작하여 2012년 42권까지 출판되었지만 아직 완간되지는 않았다.[1]
3. 사상
후설은 19세기 말 ~ 20세기 초에 팽배해 있던 심리주의와 실증주의 사상을 비판하였다. 당시에는 자연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었으며, 전통적으로 철학의 연구 대상이었던 인간의 마음도 자연과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이에 힘입어 인간의 마음이야말로 모든 논리적, 수학적 대상들의 근원이라는 심리주의, 그리고 자연과학적 방법을 유일한 학문적 방법으로 취급하는 실증주의가 대두되었다. 하지만 후설은 (한때 자신이 찬동했던) 심리주의와 실증주의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철학을 제창하였다.
그는 심리학이 결국 귀납적 추론에서 나온 경험적이고 사실적인 학문임을 지적하며, 그것이 선험적이고 필연적인 학문인 수학과 논리학, 인식론 등의 기초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실증주의는 자연과학적 방법을 절대화하지만, 자연과학적 방법은 특정한 영역에서만 유효할 뿐이며, 물리적 대상과 원리적으로 다른 의식과 마음, 수학적, 논리적 대상들, 문화와 윤리 등의 본성을 적절하게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후설은 의식에 관한 철학이 보편적 철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식과 대상의 상관관계이다. 대상을 때로는 이렇게, 때로는 저렇게 인식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의식이며, 대상은 우리의 의식이 작동하는 원리에 의존하여 알려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의식의 원리에 독립적인 대상이란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 만약 우리 의식과 무관한 어떤 물자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우리가 그것을 의식하거나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그것이 어떠한 본성을 갖는지 당연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설은 대상 자체에 관한 이해는 궁극적으로 의식의 원리에 관한 이해를 통해 완성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동기에서 후설은 인간의 의식에서 드러나는 '현상' 자체를 기술하고 분석하고자 하였으며, 그러한 철학적 경향을 '현상학'이라 부르게 되었다. 자세한 것은 현상학 항목을 참조.
4. 영향
그는 이후에 등장한 현상학 및 실존철학 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장폴 사르트르, 마르틴 하이데거, 모리스 메를로퐁티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하이데거는 후설의 실제 직계 제자이기도 하였는데[2], 학내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운동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도 하다.[3]
5. 주요 저서
- 논리연구
- 데카르트적 성찰
- 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
- 순수 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들
- 내적 시간의식의 현상학
- 현상학적 심리학 강의
-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
[1] 그도 그럴 것이 후설이 남긴 원고는 4만 5천여 장으로, 이를 책으로 완간할 경우 적어도 100권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속기 원고 및 쪽수를 알 수 없는 원고의 경우 판독 및 정렬 작업도 부가되기에 작업이 더더욱 더딜 수밖에 없다.[2]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현상학'을 공동집필 하였고, 후설이 은퇴할 때 후설 추천으로 하이데거가 후설의 후임교수가 되었다.[3] 나중에 히틀러의 학술원 원장을 했다는 점 및 1941년 그의 저서에서 후설에게 헌정한다는 헌정사를 삭제한 점에서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