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philosopher / 哲學者
1. 개요
좁은 의미에서는 형이상학, 윤리학, 논리학 등 전문적인 철학의 주제들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자들을 가리킨다. 그런 측면에서 각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형이상학자(metaphysician)", "윤리학자(ethicist)", "논리학자(logicia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헛소리, 뜬 구름잡는 소리> 라는 말을 매우 싫어한다.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는 물리학자, 사회학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들 또한 "철학자"라고 부를 수도 있다. 왜냐면 물리학, 사회학 등 대부분의 근대 학문은 철학에서 갈라져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의학, 신학, 법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문 분야에서 박사 학위자를 "철학 박사(Doctor of Philosophy; Ph.D)"라고 부르는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
하지만 "철학자(φιλόσοφος)"라는 말의 더욱 넓은, 그리고 본래의 뜻은 소크라테스가 말한 것처럼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말한다. 곧 이런 넓은 의미에서 "철학자"란 특정한 지식을 갖는게 아닌, '''지혜를 사랑하는 삶의 태도'''를 지키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
2. 철학자가 되는 방법?
물리학자, 사회학자 등과 달리 자기 직업을 "철학자"라고 소개하면 묘한 눈길을 받게 될 것이다. 자세한 사항에 관해서는 철학과 참조.'''"그래서 님의 철학은 뭔가요?(So what is your philosophy?)”'''
SCM, 철학자랑 하는 데이트를 말 다섯 마디로 파토내는 방법, 출처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실제로 "철학자"의 넓은 의미를 염두에 두자면 철학자인지 아닌지 여부는 지식의 문제는 아니게 된다. 그런 면에서 사주와 작명에 힘을 쓰시는 '''철학관'''의 '''"동양철학자"'''도 철학자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아래 내용은 학문으로서 철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2.1. 철학과를 졸업해야만 하나요?
학부 철학과에서는 철학의 기초적인 소양을 두루 교육하며, 전문 철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이런 기초적 소양을 갖추고 있을 것을 요구받는다.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대개 모든 학문의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필요조건에 해당한다.
다만 학부 때 다른 전공으로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 이렇게 대학원에서부터 철학을 전공하여 성공적인 철학자가 된 경우도 상당히 많다. 대표적으로 학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한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을 들 수 있다.
더욱이 '''천재라면''' 굳이 학위가 있을 필요도 없다! 좋은 논문을 쓰고 좋은 학술지에 게재함으로써 연구 능력을 입증할 수 있으면 되니까 말이다! 실제로 10대 때 양상논리의 완전성을 증명하여 학부를 졸업하자마자 곧장 교원으로 임용된 솔 크립키 같은 사례가 있다.
그외에도 전문적으로 철학을 연구할 것은 아니지만 철학을 공부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양 서적들이 점점 많이 출간되고 있으며, 대안 연구 공동체 등 시민을 위한 교육 단체 또한 점점 확산되고 있다.
2.2. 외국어를 잘 해야 하나요?
고전 철학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따라서 비전공자로서 철학을 접하는 것은 점점 쉬워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적 철학을 하기 위해선 여전히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학계의 공용어는 영어이기 때문에 영어 구사는 필수다. 심지어는 동양철학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동양학 연구의 최전선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하버드대학교의 옌칭 연구소다.
자신이 연구하고자 하는 사상의 사상가가 저술한 글은 그 언어를 알고 있는 것이 좋다. 그 사상가에 대해 당연히 그 언어권 학자들이 연구를 하지 않겠는가? 그 외에도 원서를 읽을 때도 도움이 되는데[1] 해당 언어만의 표현이나 특유의 뉘앙스는 번역으로 대체되기 힘들기 때문. 이것만으로 자신이 기존에 이해하고 있던 글의 해석이 조금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서양 철학사를 전공한다면 일반적으로 독일어 혹은 프랑스어가 도움이 된다. 양 언어로 쓰인 철학서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고대 철학을 전공한다면 프랑스어나 독어는 못하더라도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에 능숙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아랍어, 고전 히브리어도 독일어나 프랑스어 못지 않게 중요한데, 왜냐면 아랍어나 고전 히브리어로 원본 텍스트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2] 이외에도 경우에 따라 이탈리아어, 폴란드어, 러시아어 등 또한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
동양 철학을 전공하는 경우 필수적인 언어는 한문, 표준중국어이다. 동양 철학 전공자치고 한문에 취약한 사람은 드물다. 웬만한 동양 사상가들이 저술한 책은 모두 한문으로 쓰여 있기 때문. 지금과는 뜻이나 음가가 다른 한자의 경우 따로 외워야 하며, 옛날에 쓰던 문법을 모르면 해석이 난해한 글귀들도 많다. 일본어도 최신 연구를 따라가기 위해선 필요한 추세. 더불어 인도 불교 등을 연구한다면 범어, 팔리어, 티벳어 등 역시 필요하다.
분석철학 계통의 철학(과학철학, 심리철학, 분석형이상학, 언어철학 등)을 공부할 때는 영어 외의 외국어가 거의 필요 없다. 애초에 영어권을 중심으로 발달한 철학이기 때문이다. 분석철학 초기 주요 저작들 중에 독일어로 쓰인 것이 꽤 있긴 하지만 대부분 영어 번역이 있다. 또, 다양한 해석을 지양하고 명료한 글쓰기를 추구하는 분석철학의 특성상 원어로 읽지 않아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2.3. 모든 철학에 통달하는 게 가능한가요?
고대에는 가능했다. 하지만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를테면 한국의 서양 철학사 연구자라고 해도 한국중세철학회와 한국서양근대철학회는 아예 학회부터가 다르며, 그 안에서도 "플라톤 전공자", "아리스토텔레스 전공자", "칸트 전공자" 등으로 세분화되어 나뉜다. 즉 실질적으로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분업이 이루어지는 것과는 독립적으로 이러한 분업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철학은 마땅히 어떤 한 세부 분야에 천착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가장 보편적인 진리만을 추구해야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한편 세부적인 전공과 분야가 나누어지고, 모든 철학 분야에 통달하는 것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철학 전반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갖춰야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대학원에서 현대 프랑스 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딴 사람이라고 해도, 현대 프랑스 철학에 대해서만 공부한 것은 아니다. 철학 박사라면 고대 철학부터 현상학과 분석철학에 이르는 개략적인 철학사적 지식과, 형이상학, 인식론, 논리학, 윤리학 등 대표적인 세부 학문에 대한 지식 정도는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4. 철학자는 다른 학문도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철학은 기본적으로 메타 학문(학문에 대한 학문)을 지향하는 경향이 강하며, 분야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통섭적인 지식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분석철학을 전공한다면 수리 논리학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며[3][4] 과학철학을 전공한다면 물리학이나 생물학,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대륙철학을 전공한다고 해도 최소한의 형식논리학적 지식은 갖추어야 한다. 한편 고전 철학이나 중세 철학을 전공할 생각이라면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역사학적인 지식 역시 필요하다.
2.5. 밥은 먹고 다니나요?
교수로 임용된다면 매우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박사 학위 소지자의 15% 정도만이 이런 행운을 누리게 된다. 교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실용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취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니면 교직 이수를 하고 중등교육과정의 윤리 교사로 임용되는 경우, 전공을 살리면서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할 수 있다.
3. 목록
철학자를 분류하는 방법으로는 (1) 철학자들의 연구 분야 별로 분류하는 것 (2) 철학자들의 활동 시대에 따라 분류하는 것 ("'''통시적 분류'''") 두 가지가 있다. 본 문서에서는 기본적으로 (2) '통시적 분류' 방식을 취한다.
일반적으로 서양 철학사에서 시대 구분은 고대, 중세, 근대, 현대 네 가지로 이루어진다. 이는 일반적으로 역사학계에서 이루어지는 시대 구분과 동일하나, 역사학계에서도 그러하듯이 그 자체로 상당한 논란거리이자, 하나의 철학사적 주제로 다루어지기도 한다. 그 논란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 시대적 구분의 기준이 모호하다: 가령 카를 마르크스를 비롯한 유물론자들은 사회의 유형적 측면, 예컨대 사회경제적 체제를 기준으로 시대를 구분한다. 반면 전통적으로 많은 철학자들은 사회의 무형적 측면, 즉 철학의 내용 혹은 당대의 문화적 조류 정도에만 주목하여 시대를 구분한다[5] .
- 중간에 '낀' 철학자들이 있다: 예를 들어 많은 교부들은 서로마 제국 멸망 이전 시기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세철학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헤겔 이후 19세기의 니체, 마르크스 같은 철학자들 또한 현대철학자로 분류하는 시각도 있다.
- 현대의 기준은 현시점에 대해 상대적이다: 소크라테스#s-1가 살았던 폴리스 시대 또한 그에게 있어서는 현대였고, 르네 데카르트가 활동한 17세기 역시 현대였으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후손들에게 있어서도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는 현대일 것이기 때문이다. 본 문서에서는 21세기초를 기준으로 한다.
3.1. 동양의 철학자
3.2. 서양의 철학자
4. 농담 삼아 철학자로 불리는 사람들
4.1. 현실
4.2. 가상 매체
[1] 물론 이렇게까지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경우는 드물다.[2] 고대철학 전문가로 한국에서 교수직을 하고 있는 외국 교수의 경우만 해도 아랍어나 히브리어를 할 줄 아는 경우가 있다.[3] 분석철학이 언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언어학을 알 필요는 없다. 철학에서는 '언어가 어떻게 의미를 갖는가'하는 보편적, 추상적 문제를 다룬다면, 언어학에서는 '우리가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하는 경험적, 구체적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4] 사실 언어학보다는 오히려 컴퓨터과학에 더 친숙해지게(?) 된다. 분석철학사의 초기에는 컴퓨터과학, 수리 논리학, 분석철학 간의 경계가 불분명했고, 알론조 처치 등은 초기의 컴퓨터과학자이면서 동시에 분석철학자이기도 하다. 물론 상대적으로 친숙해진다는 것이지 컴퓨터과학 전공자들만큼의 지식을 쌓기는 어렵다.[5] 마르크스주의에선 이를 각각 "하부 구조"와 "상부 구조"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