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로아
1. 개요
폴라리스 랩소디의 등장인물. 판데모니엄의 하이마스터로, 7대 죄악 중 음란을 관장한다. 평소에는 흰 로브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본래 모습은 거대한 흰 뱀이기 때문에 대사(大蛇, Grand Snake)로 불린다.[1] '철탑의 인슬레이버(Enslaver: 노예로 만드는 자, 유혹자)'라는 이명이 있다.
수천 년을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으며, 작중에서는 '희망하는 자'라는 뜻의 엘핀인 '바라미'로 통한다.[2] 그마저도 비교적 격식을 차리는 것으로 보는지, 어느 정도 알고 지내온 경우에는 보통 '라미'라고 불러달라 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에레로아'라는 본명은 숨기고 있다.[3]
2. 작중 행적
검은 황야의 해안 절벽 위에 하얀 철탑[4] 을 세워 천 년 동안 은거해왔다. 이 근처에 사는 아피르 족들은 그녀가 사람을 잡아먹기 때문에 매우 두려워한다. 자유호의 조타수인 칸나도 아피르 족 출신이며, 검은 황야를 지날 때 그녀를 만날까봐 일부러 키 일행을 다른 곳으로 인도했다가 그에게 혼쭐이 난다.
오스발을 철탑으로 납치해[5] 잡아먹으려고 했으나 율리아나 일행과 키 일행이 대치하던 중에 오닉스가 배틀 액스로 철탑을 때리고 라이온이 복수를 던져 철탑의 중심부에 꽂는 바람에 실패한다. 키 드레이번에게 패배한 이후[6] 줄곧 그를 도와준다.
키가 다림에서 풀려난 이후 다시 추적행을 시작할 때 다림에 남아 폴라리스 건국 사업을 도와주기도 했다. 이후 다벨-필마온 기사단 연합군이 폴라리스#s-2를 칠 때 본 모습을 드러내 필마온 기사단을 무너뜨리는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다.
에레로아가 긴 세월을 철탑에서 은거한 이유는 제국을 위협하는 오왕자의 검이 모이는 것과 그 검을 모을 '''반왕'''의 탄생을 막기 위해서이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제국을 보호하는 이유는 사랑했던 아달탄#s-2 대왕이 세웠기 때문이다. 폴라리스를 돕는 것 역시 제국을 위협하는 휘리 노이에스에 맞서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7]
다르게 보면 아달탄 대왕이 그녀에게 제국을 지켜달라고 부탁하고 남부로부터 제국을 지키도록 의도적으로 만든 장치가 오왕자의 검일 수도 있다. 최초로 오왕자의 검을 언급했으나, 그 자신은 왕자의 땅을 이용하지도 않았기 때문. 그가 제국의 손이 닿지 않는 남부의 능력있는 야심가들을 추려내기 위해 '오왕자의 검'을 공공연히 언급하고, 그렇게 추려진 예비 제국 파괴자는 에레로아에게 유혹당해 그녀의 뱃속에 들어가는 것.
오랫동안 본명을 숨긴 것도 아달탄 대왕과의 추억 때문이며, 그 때문에 일부러 그가 불러주던 본명을 묻어둔 것으로 추정된다. 다벨과의 전쟁 후반에 그녀는 진정한 반왕이 휘리 노이에스가 아니라 율리아나 카밀카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암살을 시도한다.[8] 그러나 어째서인지 오스발에게는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았고,[9] 자신을 막는 오스발을 단검으로 찌르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단검이 뭔가에 걸린 것처럼 멈춰서는 바람에 실패한다. 오스발의 셔츠 주머니에는 율리아나가 수를 놓아서 만든, '두 미란 오스발 에레로아'라는 엘핀이 적힌 손수건이 들어 있었기 때문. 오스발이 엘핀을 읽자 그녀는 천 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고 만다.
결국 에레로아는 이 사건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게 되고, 필마온 기사단의 함대들을 온 몸으로 부딪혀 침몰시키는 등 무리를 한다.[10] 벨로린은 그녀를 걱정하며 필마온 함대가 직스라드의 조언으로 모든 함선에 성유물을 실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만,[11] 드라군의 습격을 받아 혼란에 빠진 노스윈드 함대를 수습해 4척으로 9척의 필마온 함대에 맞서려 하는 두캉가 노보에게서 아달탄의 모습을 본 에레로아는 비명을 지르며 성유물이 들어찬 블루바론 호에 돌진하고 만다. 그녀의 비명이 얼마나 처절했던지 공격받은 배의 선원들조차 차라리 세 번째 공격이 들어오길 바랐을 정도.[12] 그리고 미약한 세 번째 공격이 들어오자 다림 앞바다의 모든 사내들이 울었으며, '''알버트 렉슬러마저 눈물을 흘리며''' 벨로린과 함께 두캉가에게 합류하게 된다.
빈사 상태가 된 에레로아는 파도에 실려 하리야의 곁으로 밀려오지만, 성전을 지닌 하리야가 다가오자 물러서지도 못한 채 그저 다가오지 말라고 외친다. 그러자 하리야는 목숨처럼 여기던 성전을 버리고 에레로아를 구한다.
이에 에레로아는 '무엇에 이끌리지도, 무엇에 가로막히지도 않고 스스로의 규칙으로 살아가는 바람'인 하리야를 택한다. 반대항은 '나무' 법황 퓨아리스 4세. 이로써 그녀는 인간에게 '''복수'''를 주기로 결정한 하이마스터가 된다.에레로아: 너는 폴라리스를 위해 성유물을 매매하더니 이젠 악마를 위해 성전을 포기하는구나.
하리야: 그렇게 되었군요.
에레로아: 언젠가 너를 유혹할 바에야 너를 죽여달라고 했었지?
하리야: 기억합니다.
에레로아: 네 신앙의 증거는 너 자신뿐이라는 건가, 하리야?
성유물도, 교회도, 성전도 필요없고 주님과 주님을 믿는 너 자신만 있으면 된다는 거야?
하리야: 바라미. 주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에레로아: 나는 판데모니엄의 지배자야.
하리야: 그리고 다른 모든 피조물과 마찬가지로 그분의 사랑을 받는 피조물이지요.
그렇다면, 그분께서는 그분의 말씀으로 당신을 괴롭히는 것을 원치는 않으실 겁니다.
성전을 휘둘러 형제의 두개골을 깨버리는 것이 용서되지는 않겠지요. 마찬가지입니다.
여담으로 아달탄 대왕과 처음 만났을 때가 상당히 낭만적이다. 아달탄 대왕이 음유시인으로 변장해 대륙을 주유하던 시절, 얼굴을 가리고 있던 에레로아를 본 아달탄 대왕은 자신의 노래가 마음에 든다면 베일을 벗어달라고 요청했고, 노래를 들은 에레로아는 스스로 베일을 걷고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 일화를 '''율리아나와 휘리가 그대로 재현했고''', 이를 실시간으로 본 벨로린은 라미가 이 일을 알면 율리아나를 더 증오하게 되겠다고 생각한다.
[1] 칸나의 말에 의하면 길이는 1마일이 넘고, 굵기는 집채만하다고 한다.[2] '바라다'의 명사형 '바람'에 인격명사인 '이'를 붙인 '바람이'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3] '에레로아'는 '친구'라는 뜻의 엘핀이다.[4] 3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발코니도 있지만 들어갈 문이 없는 특이한 건물이다.[5] 자기 전에 뱀이 싫어하는 백반을 뿌려두었으나, 나무를 타고 올라가 그를 데려갔다.[6] 배가 고파서 졌다. 마지막 식사 이후 몇 개월이나 지난 상태였다고. 서 슈마허는 이에 대해 '우수한 무장은 병참으로 싸우는 법'이라는 드립을 쳤다.[7] 하이낙스는 오왕자의 검에 눈길도 안 줬다. 오왕자의 검이 탁상공론으로 치부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달탄 대왕과 하이낙스가 오왕자의 검을 가지지도 못했는데 제국을 세우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레로아는 오왕자의 땅에 눈독들이는 자를 '유혹'해서 잡아먹는 것으로 위협을 배제해왔는데, 하이낙스는 쿨하게 단신으로 산을 날려버리는 등(...) 굳이 기반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에 어쩔 도리도 없었던 듯.[8] 이 때 율리아나가 휘리가 아닌 오스발과 맺어지기로 결심했다면 율리아나는 죽이지 않으려 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분쟁의 운명을 타고난 율리아나를 동정했던 듯.[9] 처음에 오스발을 철탑으로 납치했을 때도 그랬다. 율리아나 일행을 떠나라는 명령이 통하지 않자 직접 납치했던 것.[10]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전신에 멍과 상처가 나 있을 정도. 하이마스터라고 물리 공격에 면역인 것은 아니며, 특히나 에레로아는 천 년 이상 판데모니엄으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약해진 상태였다.[11] 이전에는 기함인 지브라 호에만 실려있었기 때문에 노스윈드 함대가 지브라 호를 견제하는 동안 에레로아가 나머지 배를 작살냈다.[12] 공격이 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뜻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