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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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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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 상태에서 액화된 염소.
1. 개요
그리스어에서 황록색을 뜻하는 단어 '''Chloros'''에서 따서 '''Chlorine'''(클로린)이라고 1810년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가 명명했다. 보통 소금물이나 액체 소금을 전기분해시켜서 얻는다.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황록색 기체로, 산화제·표백제·소독제로 쓰며, 물감·의약품·폭발물·표백분 따위를 만드는 데 쓴다.
우리 몸에 필수적인 원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당장 위액의 주성분만 해도 염산이다. 이외에 시냅스상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로 인해 유입되는 음이온의 역할을 한다. 즉, 신경을 자제시키는 역할. 대부분은 염화나트륨의 형태로 섭취하게 된다. 또한 타액의 주요 효소인 아밀레이스에도 함유되어 있다.
원소 기호는 Cl[1] 로 HCl(염산), NaCl(소금), CaCl2(제설제)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질들의 구성요소다. 간혹 CL이나 CI[2] 로 오기되는 경우가 있다.
2. 독성
할로겐족 원소가 다 그렇듯이, 염소도 독성이 강하다. 흡입한 염소 가스는 폐로 들어가 몸속의 물과 반응, 염산이 되고 이렇게 생긴 염산은 말 그대로 폐를 녹여내 무지막지한 고통과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액체염소도 마찬가지로 독성이 있어서 피부에 닿으면 그 부분이 염증을 일으킨다.
일상 생활에 자주 쓰이는 합성 플라스틱인 PVC의 C가 바로 염소인데, 화재가 발생하면 염소가 공기 중의 수소와 결합해 염산을 생성한다. 때문에 기도를 심하게 손상당할 수 있으므로 젖은 수건으로 호흡기를 보호해야한다.
이런 성질 때문에 독가스를 합성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포스겐과 겨자 가스 문서 참조. 독가스가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사용된 곳은 1차대전 벨기에 전선이었는데, 이 때 바로 염소 가스가 사용되었다. 참호전 교착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독일군이 먼저 뿌려댔고, 이에 뒤질세라 연합군도 같이 뿌려댔다. 당시 벨기에 전선의 야전병원에는 피를 토하는 기침과 함께 폐찌꺼기를 뱉어내는 중증 중독환자가 넘쳐났다고 한다.
다른 독가스들에 비해 제조 공정이 아주 간단하고 원료인 소금의 입수가 너무나 쉬워서 보통 이과생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단순히 Cl- 이온이 있는 수용액을 전기분해하는 것. 교과과정에서 전기 분해 실험으로 소금물을 전기분해하여 염소 기체를 생성하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수십분이 지나면 노르스름한 기포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독성이 있는 만큼 오래 실험하는 것은 좋지 않다. 미량이라서 큰 문제는 안 되지만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다만, 염소의 반응성이 반응성이니만큼 탄소나 백금이 아닌 금속의 전극을 사용하면 상황에 따라 전극과 반응하여 염소산염이나 염소 화합물이 생기므로 노란 기포를 구경하지 못할 때도 꽤 있다.
'''염소계 표백제'''(락스 등)와 '''산소계 표백제'''(과산화수소계)를 섞는다거나, 세척을 위해 락스를 가열하는 경우 염소 기체가 발생한다. 이로 인한 사고도 자주 일어나니 주의하여야 한다. 락스를 사용하기만 해도 염소가스가 나오지만 너무 과량을 고온에 쓰지 않는 한 환기만 잘해줘도 괜찮다.
3. 소독
독성도 강하지만, 이를 거꾸로 활용하여 인간의 생활에서 위생영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원소이다. 당장 식수를 비롯한 용수(사용 가능한 물)에 거의 이 원소로 소독처리를 하는게 포함되는데다가 수인성 질병 차단에도 매우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 또한 각종 세척 · 소독작업에도 동원되며 그 효과와 단가도 탁월해 대체제 찾기도 쉽지 않다.[3]
한국 수돗물의 경우 잔류 염소는 평시 0.2ppm 유지이며 수인성 전염병이 돌면 0.4ppm 유지이다. 둘 다 인체에 위험하지 않은 수준. 단, 이 기준 수치가 정수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수도관에서도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정수처리 시에는 더 많은 염소가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염소 중간처리 미적용시 상수도시설과 가까운 곳의 수돗물에는 좀 더 많은 염소가 들어있을 수 있다. 강원도 등지의 수돗물에서 염소냄새가 덜 나는 이유도 이것. 냄새가 찝찝하다면 끓여서 먹으면 된다.
수영장이나 수돗물 소독 약품, 그리고 우리가 주로 락스(차아염소산나트륨)라 알고 있는 살균소독제의 재료로도 쓰인다. 우리가 흔히 수영장 냄새 혹은 락스 냄새라고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염소 때문이다.[4] 화장실에 뿌릴때 나는 냄새의 원인도 비슷하다.
염소의 독성 때문에 오존 소독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가끔 보인다. 하지만 수돗물에 있는 염소의 독성이 어느 정도 위험한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불확실하며, 결정적으로 오존 소독은 비싸다. 만일 오존 소독을 하면 수도료가 많이 오를 것이다. 그리고 오존 소독은 소독 후 물이 다시 오염되는 문제도 있기에 도입하기엔 문제가 있다(염소는 모든 수도관 내에 일정 농도 이상의 염소가 포함되도록 투입하기에 소독 효과가 계속 유지된다.) 어차피 오존 소독을 해도 일정량의 염소를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 실제로 공주시 지역에서는 이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염소로 소독한 수영장에 가보면 확실히 목이 칼칼한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두세시간씩 훈련을 해야하는 상황에선 최소 30분마다 나가서 숨을 쉬어주지 않으면 (천식이 있는 경우에는) 숨을 못 쉴 수도 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 수돗물과 잔류염소를 비교해보면 수돗물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0.1mg/L를 투입하는데 수영장은 법에 따르면 0.4~1.0mg/L를 투입해야 한다. 목이 따갑거나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자극을 받기에 충분한 수치인 것이다. 특유의 수영장 냄새도 염소와 분비물의 질소가 반응하여 생긴 삼염화질소의 냄새이다. 즉, 수영장에 오줌을 싸면 오줌에 들어있는 요소 및 암모니아와 염소가 반응하여 삼염화질소를 만들어져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영장냄새가 난다.
또한 냄새의 원인으로 고무 및 비닐호스에 들어있는 페놀이 염소와 반응하며 클로로페놀류의 강한 소독 냄새나 락스 냄새가 난다고 한다. 이 경우는 끓여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무취식수 수도용 호스(무독성)을 사용하도록 하자.
4. 창작물에서
- 투하트 2의 사사모리 카린 루트에서 카린이 이런저런 액체를 장난으로 섞다가 염소 기체가 발생해서 죽을 뻔한 사건이 있다. 코우노 타카아키가 공부를 좀 한건지 바로 염소인 걸 알아채고 창문을 열고 밖으로 피한다.
- 스트라이크 더 블러드의 히로인 히메라기 유키나의 엉뚱한 쪽으로 상식은 떨어지는 모습 중의 하나로 세제를 보고 섞어서 독가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 회색도시에서 산성세제와 염기성세제를 혼합하고 나온 염소가스를 이용해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5. 여담
- 소금의 나트륨[5] 이 혈압 상승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염소도 혈압 상승의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염소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나트륨의 작용을 증가시켜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소금의 짠 맛을 내는 것이 염화 이온이다.
- 구글에 "클로린"이라 치면 이 원소가 아닌 동명의 유기화합물이 뜬다.
[1] 소문자 L[2] 대문자 i[3] 패트릭 무어 박사도 이 염소의 유용성 대해 역설하다가 결국 공공보건 분야에서 사용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탈퇴했다. 그의 이야기[4] 하지만 2015년 7월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발표에 따르면 수영장 냄새는 염소에 땀과 오줌이 섞여서 나는 냄새(삼염화질소)라고 한다. 참고.[5] NaCl. 염화 나트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