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어뢰

 

1. 개요
2. 발전
3. 기타


1. 개요


사람이 탑승하는 어뢰. 이름과 달리 결코 자폭 병기가 아니고, 당연히 '잠수부들이 살아 돌아 오는 것'을 전제로 만든 무기다.
이런 어뢰의 존재는 단 하나. 당시에는 현대같은 유도 무장을 만들 기술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어뢰란 무유도 어뢰를 의미했다. 당연히 명중률은 기대할 수 없는 판. 때문에 비교적 근거리까지 사람이 직접 어뢰에 탑승해 조준하는 시스템으로 개발된 어뢰이다. 해저라면 어지간해서는 공격으로 피탄 당할 위험이 적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폭하러가는 것이 아니므로, 폭탄을 목표물까지 이송하고 복귀하는 특수 작전이란 개념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실제로 이걸로 전과를 올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고, 많은 나라에서 실험 연구를 시도했으나, 그다지 전략적으로 유용한 무기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잠수함처럼 본격적인 생명유지장치를 달을 수 있는 크기가 아니었고, 기체를 자폭으로 사용한 뒤 군인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준비가 이루어져 있어야 했다.[1]

2. 발전


1918년 1월에 있었던 이스트리아 항에 대한 이탈리아군의 유인어뢰 공격이 첫 실전 사례로 오스트리아 군 전함과 화물선 각각 한 척씩을 격파하는 전공을 세우게 되어 이탈리아군은 이 방법에 큰 관심을 가져, 전후에도 투자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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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때 사용된 인간어뢰인 이탈리아의 Maiale[2] 의 경우 두 명의 잠수부가 이를 타고 적 함선 근처로 접근 한 후, 탄두를 분리해 기뢰로 장착하고 잠수부들은 빠져나오는 방법으로 작전한다. 전후에는 탄두가 없이 잠수부들을 이동시키기만 하는 어뢰도 흔히 사용된다. 사실 자살을 크게 죄악시 하는 이탈리아 같은 가톨릭 문화권 나라에서 자폭병기를 만들어 공공연하게 사용했다면 국내 여론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중간의 사고와 실패도 있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 12월 19일, Decima Flottiglia MAS소속의 세 척의 유인어뢰가 영국 해군의 알렉산드리아 항에 접근해 6명이 포로로 잡히는 피해만으로 두 척의 전함(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인 퀸 엘리자베스, 발리언트)과 한 척의 유조선을 대파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에도 이 부대는 유인어뢰를 연합군의 함선에 대한 공격방법으로 적극 활용하였다. 이때 포로로 잡혔던 침투부대 지휘관인 루이지 드라펜느(Luigi Durand de la Penne)[3]는 자기가 폭탄을 설치한 그 배인 발리언트에서 조사를 받다가 "15분 뒤 이 배는 터진다!"라고 외쳤고, 다른 영국군과 함께 간신히 탈출했다. 이후 라펜느는 이탈리아가 항복하자 연합국 편에 선 남왕국군에 합류했다. 독일군이 노획한 미완성 상태의 아퀼라(항공모함)를 자폭 모터보트로 공격하는 작전에도 지휘관으로 참가했다. 라펜느는 종전 직전에 알렉산드리아에서의 전공을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수여식 때는 그 때 발리언트의 함장도 참석했다고.
또한 스페인에서 영국 특수부대 공격으로 좌초된 자국 유조선 올테라(Olterra)를 '''스페인 당국 몰래'''[4] 개조해서 마이알레 모함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이 올테라를 모함으로 사용했던 MAS 소속 큰곰자리 전대는 이탈리아 항복때 까지 6척의 상선을 파괴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영국 해군도 유인어뢰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해 Chariot(채리엇)라는 어뢰를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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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군의 Chariot.
양측의 유인어뢰는 각각 여러 함선들을 격침시키거나 특수부대원들을 투입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세웠고, 독일 같은 다른 나라들도 차차 도입하며, 전후에도 여러 나라들에 의해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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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S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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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특작용 인간어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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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 Neger. Marder이라고도 불린다. RC모형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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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340.
현대에도 특수부대에서 비슷한 장비를 운용하는데, 일반 어뢰를 개조해서 쓰는 것은 아니고, 처음부터 임무에 맞게 제작한 소형 잠수정을 사용한다.
그런데 일본군은 모두의 상상을 뒤엎고 '''사람이 끝까지 함께하는 물건을 만들었다.'''

3. 기타



[1] 자폭병기가 아닌 소형 잠수정을 이용해도 다른 문제가 있었다. 어뢰를 작은 잠수정의 외부에 장착하니 해류에 의해 어뢰와 잠수정의 연결부가 파손 될 위험성이 컸다. 독일의 반 잠수정 니거가 이런 형태.[2] '마이알레'. 이름의 뜻은 '돼지'. 외형이 둔중한 편이고 속도도 빠르지 않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속도는 2.5 노트로 4.63 km/h 정도에 불과했고, 항속 거리는 10해리에 잠항 심도도 30 미터 정도밖에 안됐다.[3] 귀족인 백작 집안 출신이라서 이런 호칭이 붙었다.[4] 아예 스페인 당국 눈을 속일려고 스페인인 경비원 2명을 태우는가 하면, 마이알레 같은 것들은 분해했다가 배 수리에 필요하다는 핑계로 들여와서 배 안에서 조립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