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회로 기판
1. 개요
기판의 일종인 인쇄회로기판(Printed Circuit Board).
구리 배선이 가늘게 인쇄된 판으로, 반도체·컨덴서·저항 등 각종 부품을 끼울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부품 상호간을 연결시키는 구실을 하는 판. PCB는 전기 배선을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자기기 크기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2. 형태
Rigid (고형화 되어 휘면 안되는) / Flexible (유연하게 휘는) / 위의 두가지를 조합한 R-F(Rigid-Flexible) PCB로 나뉜다.
회로가 몇 층 겹쳐있느냐에 따라 단면, 양면, 4층, 6층, ...(n x 2)층 PCB 등으로 불려지고, 3층 이상 (다층)부터는 Rigid 보드 제작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원자재(FR-4)의 특성상 홀수 층의 PCB가 거의 없다. Flexible PCB의 층 수는 상기 규칙의 예외. 이렇게 여러장의 기판을 겹쳐서 다층으로 만들게 되면 회로의 입체적 설계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2장의 기판이 겹쳐져 있으면 1층의 도선을 2층으로 이동시켜 1층의 다른 도선을 점프해서 피해갈 수 있게 된다.
당연히 층수가 많아질수록 그만큼 복잡한 회로를 작은 공간에 구현할 수 있게 되지만 가격은 배로 뛰어오른다. 현재 컴퓨터 메인보드에 사용하는 기판은 대다수가 6층 기판. 그래픽카드 등에는 8층이나 10층이 대세이다. 상업용으로 쓰는 네트워크 장비에는 수십층짜리 PCB 기판이 쓰인다. 다만 구조가 비교적 간단한 라디오 수신기나 어댑터 내부 부속 등은 단면이나 양면과 같은 단층 기판이 많이 쓰인다.
기판 자체는 절연체이기만 하면 뭐든지 사용할 수 있어서 유리(자동차 뒷유리 열선)나 비닐(키보드 접점)에 인쇄한 것도 있지만 보통은 유리섬유(Fiber glass)와 에폭시 플라스틱 결합의 수지(Prepreg, PP)를 다층으로 겹쳐서 기판을 구성한다.
회로를 구성하는 선재는 도체라면 뭐든지 사용할 수 있지만 거의 대다수가 구리를 사용한다. 여러모로 적절하기 때문인데 간혹 알루미늄을 선재로 사용하는 기판도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동작해야 하는 기판에는 금을 사용하기도 한다. 은도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므로 선재로 쓰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 선재 뿐만 아니라 마지막에 패턴 마스크를 도금할 때에는 플럭스와 납을 도포한 HASL도금, 니켈과 금을 올리는 Au도금, 니켈과 은을 올리는 Ag도금, 동박 표면에 알킬벤즈이미다졸이나 디-페닐이미다졸과 같은 물질만 도포하는 OSP(Organic Solderability Preservative), 잘 쓰지는 않지만 니켈과 주석을 올리는 Tin도금 등이 있다.
투명전극이라 하여 빛이 투과하는 특성을 가진 선재가 필요할 곳에서는 '''그래핀'''을 사용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도 투명 PCB가 있다! 인듐-갈륨 전극과 전선을 유리판에 증착하는 방식으로 인쇄해서 쓰고 있는데, 터치스크린이다. 하여튼 전기만 잘 통하면 뭐든 쓸 수 있다. 전기가 아닌 빛을 통과시키는 선재도 연구되고 있으나 가격크리가 장난이 아니라 아직 광섬유를 PCB화한 물건은 찾아볼 수 없다.
3. 특징
인쇄회로기판은 튼튼하고 저렴하며 높은 신뢰성을 지닐 수 있다. 많은 배치노력이 필요하고 전선 연결이나 접점간 구성보다 초기비용이 비싸지만, 대량생산시 훨씬 저렴하고 빠르며 높은 생산성을 유지한다. 덤으로 좁은 공간에 상대적으로 많은 부품을 배치할 수 있다. 그래서 작은 장난감에서부터 컴퓨터, 휴대폰, 인공위성 등에 이르기까지, 스위치나 전구 혹은 모터 정도의 전기적인 회로 구조가 간단한 장치가 아니라면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소형 저전류 모터는 스테이터 코어들의 배선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PCB를 사용하기도 한다. 회로 구성보다는 도선의 역할에 중점을 둔 것이다. 다만 미세한 조절이 필요한 모터는 위치 검출 등을 위해 있다.
단 앞서 설명한 대로 배선이 가늘기 때문에 큰 전력을 전달하는 데에는 적절하지 못하며 노이즈나 레이턴시(=회로 길이) 혹은 임피던스(=회로 저항값)에 민감한 회로를 구성할 때에도 직접 전선을 연결하는 것보다 별로 나은 점이 없을 때도 있다. 그래서 고전류가 필요한 부분에는 배선 패턴을 넓직하고 깊게 짜거나, 구리 덩어리로 만든 브리지 등으로 연결하는 경우도 많다. 주로 RC쪽 모터 드라이버. 제대로 설계하면 대충 100A까지 버티는 수준까지도 만드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100A 이상의 기판을 잘 보면 이 부분을 위해 납이 아주 떡칠되어 있거나 별도로 점프가 더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레이턴시에 민감한 회로는 선로를 구불구불 뱀처럼 꼬아서 만들어서 길이를 맞춰 준다. 1950~1960년대에는 아직 소자의 동작속도가 느려서 손으로 대충대충 그려도 이상 없이 작동했지만, 동작 속도가 슬슬 MHz 단위로 넘어가는 1960년대 후반만 되어도 벌써 배선 길이를 정확히 맞추고 배선을 촘촘하게 배열하는 현대적인 PCB 설계 방법론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클럭 스피드가 기가헤르츠 단위로 올라가는 현대 부품이라면 회로의 길이에 더 민감해진다. 이런 패턴은 컴퓨터 메인보드에서도 USB나 PCI 등의 커넥터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PCB는 기본적으로 수리가 힘들다. 이렇게 부러진 PCB를 고치는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이건 엄청 간단한 단층 기판이니까 가능한거지 다층 기판이나 컴퓨터와 같은 민감한 회로는 수리가 불가능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구리 배선의 폭과 두께가 매우 가늘어서 단선 시 연결하기 힘든데다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배선이 단선되면 손을 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과전압이나 부품의 접촉 불량 등으로 PCB의 일부가 탄 경우에는 수리를 위한 조사 자체가 매우 힘들어진다. 그래서 뭔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통짜로 교환하는 편이 편리하다.
4. 설계
종이에다가 그리거나 일일히 손으로 제도해서 설계하는것도 가능하나 현 시점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보통은 EDA를 이용해서 설계한다. 회로를 짜는 프로그램등을 통해 회로를 제작하면 그 회로도를 바탕으로 레이아웃을 짜며 여기에 부품마다 풋프린트를 기입하고 라인을 깔면 회로도가 완성되고 거버파일을 만들수 있다.
5. 제작
간단한 회로의 경우 개인이 제작하거나 만드는 건 그리 어렵지는 않다. 회로를 설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뺀다면, 아래의 정석적인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한 시간 이내에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는 플라스틱 수지에 동판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남길 패턴만 코팅한 뒤, 염화제2철 등 에칭 용액을 이용해 노출된 구리 부분이 녹아 나오는 것이 원리이다. 염화제2철보다 덜 독하고 구하기 쉬운 에칭 용액을 원한다면 구연산/식초 + 과산화수소수[1] + 소금 용액을 사용하는것도 가능하다. 이 용액은 염화제2철과 달리 투명하여 에칭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투명하여 에칭 정도를 확인하고 싶지만 동시에 빠른 반응을 원한다면 염산과 물을 1:1로 섞은 뒤 약간의 과산화수소수를 첨가하고 온도를 살짝 높여주는 방식으로 진행해도 된다. 단 직접가열은 금물로, 에칭용액 통을 다른 큰 통에 넣고 통에 목욕물 정도로 따뜻한 물을 부어 중탕하는식으로 반응속도를 높이는게 좋다. 유튜브에서 가이드 동영상을 보면 에칭을 빨리 진행한답시고 직접 가열해버리는 짓이 꽤나 보이는데, 동판의 에칭은 기본적으로 염소 이온을 이용해 구리를 구리 이온으로 녹여내는 것이다. 이를 직접 가열하면 염소 이온끼리 결합해 염소가스가 되어 발생하는것 또한 빨라진다!
5.1. 정석적인 감광법
- 동판에 수세미질을 하거나 에탄올을 통해 구리의 피막을 벗겨낸다.(정면, Scrubbing)
- 동판 위에 감광액을 바른다.(라미네이션, Lamination)
- 투명한 비닐에 기판을 인쇄하고, 감광액 위에 덮은 뒤, 자외선을 쪼여 준다.(노광, Exposing)
이때 감광액이 자외선에 노출된 부분만 경화되어 코팅이 남는다. - 감광액을 씻어낸 뒤, 염화제2철 등 에칭 용액에 담궈둔다.(에칭/식각, Etching) 용액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스펀지로 문질러 주면 더 빠르게 끝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이때 너무 오래 담가 두면 녹지 말아야 할 곳까지 녹아 버리는 수가 있다는 것. 염화제2철 용액은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 필요없는 부분의 동판이 모두 녹아 없어졌으면, PCB를 꺼내어 헹궈낸 뒤 에탄올, 신나, 아세톤 등으로 코팅을 벗겨낸다.(박리, Strip)
5.2. 열전사법
- 동판에 수세미질, 에탄올질 등을 통해 피막을 벗겨낸다.
- OHP 필름, 사진용지 등에 레이저프린터를 이용해 토너로 된 회로를 인쇄한다.
- 적절히 잘라 동판에 밀착시키고 다리미나 코팅기계 등을 이용해 열과 압력을 가한다. 시간은 용지에 따라 천차만별인 듯. 적절한 시간을 찾아내는 요령이 필요하다.
- 가장자리를 살짝 들어보아 토너가 종이에서 잘 떨어져나왔다고 판단되면 미지근한 물[2] 에 담가 종이가 충분히 물에 불 때까지 기다린다.
- 물에 불은 종이를 살살 벗겨내며 패턴이 동판에 잘 점착되도록 종이를 벗겨낸다.[3]
- 이후 에칭을 거쳐 기판을 완성한다.
5.3. 아세톤 전사법
- 피막 스크러빙을 완료한다.
- 일반적인 패션잡지, 혹은 그와 유사한 재질의 종이에 회로를 인쇄한다.
- 인쇄된 회로를 동판면에 밀착시키고 테이프 등으로 고정한다. 이때, 테이프가 동판면에는 왠만하면 있지 않도록 가장자리에 여유를 남겨 뒷쪽으로 붙여주자.
- 아세톤과 알코올을 8:3으로 섞은 용액, 혹은 일반적은 네일리무버를 지속적으로 묻혀주며 골고루 꾹꾹 눌러준다.
- 종이가 아세톤을 먹고 표면이 벗겨지기 시작하면 가장자리부터 살짝 벗겨본다.[4] 제대로 패턴이 전사되었다면 종이를 떼어낸다.
- 에칭을 실시하고 기판을 완성한다.
혹은 3D 프린터를 활용해 긁어낸다든지
CNC로 가공한다던지
레이저 각인기로 패턴 이외의 부분을 태워낸다던지 하는 방법들이 인터넷 여기저기에 널려있다.
업체에 주문을 할 경우, 여러 층으로 제작하거나, 쇼트를 방지하면서 필요한 곳에만 납이 묻을 수 있도록 잉크 등으로 PSR코팅을 하거나, 흰색으로 프린팅을 하는 실크 스크린을 추가하는 등의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6. 제작 업체
업체는 크게 샘플 PCB와 양산 PCB로 나뉜다.
6.1. 양산 PCB
양산 PCB의 경우 1m 원판을 이용하여 원판 1장 당 25만원 정도의 양산 비용이 나오므로, 적당한 업체를 선정하여 양산하면 된다.
여기도 문제는 RF와 같이 유전율과 임피던스를 중요시하는 회로의 경우 특정 업체 선정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PCB양산업체로 유명한 업체는 한샘 디지텍이 있다.
6.2. 샘플 PCB
문제는 샘플 PCB 업체인데, 과거에는 샘플로 해주는 업체가 없었기에 거의 독보적이었던 H기술을 이용하였지만, 여기도 10cm 크기에 10만원 근방이었기에 최종본이 아닌 이상 샘플을 뜨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중국 업체가 입점을 하게 되면서 같은 크기의 샘플을 3만원 정도에 가능해졌다.
현재는 I은행과 D마트에서 샘플 PCB 대행을 해주고 있는데, 여기도 가격은 5만원 정도이므로, DIY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중국 업체를 이용하여 2만5천원 정도에 퉁칠 수 있다.링크2
2018년 현재 중국 샘플 PCB 시장은 대행 업체만 다르고, 샘플을 양산하는 공장은 같다고 보면 된다. 현재 중국 업체를 이용 시에 우체국 배송으로 선택하면 1주일이면 받아볼 수 있으며, 가격은 $20 미만이라고 보면 된다.
6.2.1. 샘플 PCB 업체
업체는 주로 FirstPCB, Seeed Studio 등이 있으며, 원래 Seeed Studio가 선발주자에 가장 유명했으나, 가격은 더 오르며, 서비스가 똥이 되어 요즘은 FirstPCB를 이용한다.
추가로 JLCPCB라는 중국 PCB 제조 회사도 존재한다. 링크 현재 10x10(cm)크기의 양면 FR4 PCB 5장에 2$(!)라는 엄청난 가격으로 서비스 중이다. 대신 퀄리티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듣진 못한다.[5]
[1]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3% 농도의 것으로도 충분하다.[2] 너무 뜨거운 물은 안된다. 손이 데이는 문제도 있겠지만 열전사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토너에 열을 가해 인쇄용지에서 동판으로 옮겨주는 방법인데 물이 너무 뜨거우면 기껏 동판에 전사된 토너가 다시 떨어져 나온다.[3] 열전사법의 가장 큰 단점으로, 이 종이를 벗기는 과정에서 조금만 실수해도 패턴이 같이 떨어져 나가기 일쑤다.[4] 이때 패턴이 제대로 전사되지 못하고 종이와 함께 떨어져나온다면 실패했다고 봐도 좋다. 한번 전사가 되지 못하고 같이 떨어져나온 패턴은 아무리 다시 아세톤을 바르고 압력을 가해주어도 잘 붙지 않는다.[5] 국내 업체랑 비교하면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많다. 실크가 뭉개져서 제대로 읽기 힘든 경우가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