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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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컴퓨터 수치제어'''
'''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컴퓨터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내장한 수치 제어 공작 기계[1] 및 이를 응용한 기계공작 전반을 일컫는다. 요즘은 CNC라고 부르기보다는 "C"를 빼고 NC라고 부르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CNC 밀링에 공구를 자동으로 교체해주는 장비인 ATC(Automatic Tool Changer)까지 포함되면 머시닝센터(MCT)라 불린다. 보통 ATC 없는 CNC밀링은 NC밀링이라 부른다.
2. 역사
범용 공작 기계는 수동으로 공작물을 가공하기 때문에 정밀 부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CNC는 컴퓨터에 의해서 정확한 수치로 절삭 공구의 움직임을 자동 제어하기 때문에 '''정밀 부품의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한다.''' 또한 절삭공구가 입체적인 경로로 이송이 되면서 극미세 오차범위 안에서 매끄럽게 곡면 부품을 가공해주기 때문에 종전의 방식과는 제품의 가공 수준이 전혀 다르다. 거의 예술품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 최초의 CNC 머신이 개발된 것은 '''1952년'''[2] 미국 MIT에서이며, 일본은 후지쯔에서 1956년, 한국은 '''1977년'''에 개발에 성공했다.
자유시장 경제권에서는 신속하게 널리 퍼졌다. 한국도 1970년 중반부터 미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도입하였으며, 현재는 관련 기술을 얻어서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다. [3] 다만 이런 정밀기계류가 다 그렇지만 국내 장비라 하더라도 장비는 국내에서 제작하지면 CNC 자체(기계부를 제외한 NC, Motor 등의 NC Set 품)는 대부분 독일, 일본 쪽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독일의 지멘스, 하이덴하인이라든지, 일본의 화낙이라든지...)
국내에서 생산하는 CNC 공작기계들도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CNC컨트롤러[4] 보다는 주로 일본 쪽의 CNC컨트롤러(예를 들면 화낙제 컨트롤러)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예전이야 다들 자체적인 컨트롤러들을 만들어서 썼으나. 지금은 일본이나 독일, 미국 공작기계 메이커들도 화낙과 지멘스, 하이덴하인 이외에 자체적 아니면 다른 컨트롤러를 쓰는 회사는 적다. 왜냐면 컨트롤러가 날이 갈수록 다축(多軸)과 고정밀화가 되면서 개발비용이 점점 많이 들어가니 차라리 컨트롤러 개발비용을 외주로 싸게 쓰고, 그 비용을 다른 개발이나 홍보비에 더 투자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5]
2.1. 소련
CNC는 군사 분야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이런 정밀한 가공능력이 특히 유체역학적 부품을 제조하는 데에는 필수적이기 때문. 냉전시절에 CNC는 대(對) 공산권 수출통제위원회협정(COCOM)에 의해 수출이 금지된 품목 중 하나이기도 했다. 물론 수입이 제한되어 있다고 해도 소련이 괜히 초강대국이 아닌 만큼 기술 도표를 빼내서 자체적으로 CNC를 개발했다고는 하지만, 몰래 수입해서 쓴 것을 보면 그렇게까지 성능이 대단했던 모양은 아닌 듯해 보인다. 그런데 당시 일본의 대기업인 도시바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무려 1984년까지 노르웨이의 콩스베르그(Kongsberg)사를 통하여 은밀하게 CNC 공작기계들을 적성국가인 소련에 수출한 적이 있었다.
도시바와 콩스베르그는 1981년에 소련의 국가 수입 기관인 ‘Techmashimport’과 계약을 체결하고, 1983년에 4대의 9축 밀링머신을, 1984년에 4대의 5축 밀링머신과 9축 밀링머신에 필요한 수치 제어기를 비밀리에 인도하였던 것이다. 도시바와 콩스베르그는 수출 제한을 피하기 위하여, 장비들의 사용용도와 그 능력을 축소해서 신고하였고, 장비들은 소련 레닌그라드 근교의 발트 조선소에 배송되었다. 소련은 이렇게 획득한 장비를 이용해 소음을 크게 개선한 잠수함 스크루를 개발하고, 당시 소나 음파탐지로 소련 잠수함을 추적하던 미국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소음이 확 줄어들어서 추적이 어려워지자 크게 놀라고 한바탕 난리가 나기도 했다. 이 사실을 1987년 CoCOM위원회 정기총회에서 미국 정부가 공개함으로써 큰 사단이 일어났고, 미국 의회에서는 다자간수출통제촉진법(Multilateral Export Control Enhancement Act)을 채택하면서 동시에 도시바 제품에 대해 미국 정부와의 계약 금지, 미국 정부 측의 구입 금지 법안을 채택하였다. 이 법안은 1991년 12월 28일까지 유효하였다(Toshiba-Kongsberg Scandal). 이 사건은 국제법적으로도 여러 논점을 제공하는데, 특히 국내법의 역외적 적용이 가능한지가 큰 쟁점이었다.
이토록 '''공산권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출이 엄금된''' 물건이었다.
2.2. 북한
냉전은 끝났지만 CNC 기술은 여전히 몇몇 국가에 대한 수출 제한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북한이나 이란 등이 그 대상.
그런데 북한은 2009년경 CNC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개발로 인해 김정일이 유공자들을 불러서 몇 번이고 치하하는 등 북한 내에서는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다고 한다. 거기에 선전 노래(!)까지 만들었다. 마침 후계를 준비하던 시기여서 CNC 개발은 44년 만에 이룬 월드컵 본선 진출과 함께 김정은의 공으로 선전되었고, 온갖 문구에다 'CNC화'라는 말을 갖다 붙이고 있는 모양으로 가령 "CNC화 된 현대적인 식료공장을 일떠세우고 생산을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 함으로써 인민들의 식생활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라고 선전하는 식. 공장 자동화 같은 개념까지 "CNC"라는 용어에 묻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개발은 했으나 전력공급 문제로 운용에 상당한 차질을 빚는 모양. 관련기사
CNC 자체의 공구 경로 생성 부분의 기술적 난이도는 오늘날에 와서는 그다지 높지 않다.[6] 사실 CNC는 그 자체만으로는 정밀함과 상관이 없다. 정밀한 볼스크류와 백래시 제거 장치 및 인덱스 유닛 등이 뒷받침이 되어야 비로소 정밀함을 가진다. 이런 것이 적용되지 않은 저가 물건들은 심지어 중국산 제품들도 비집고 들어와 있는 상황이고, 예를 들어 DIY CNC 같은 것은 위 영상처럼 금속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건 무리라도 나무 정도는 조각할 수 있다. [7] 심지어 북한의 CNC 기술이 그들이 주장하는 자체 개발이 아니라, 중국과 협력해 개발했거나 또는 중국의 기술을 도입해온 것을 왜곡해 선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었다. 사실 자체 개발이든 아니든 원하는 기술의 원천을 습득했고 활용만 원하는 방식으로 해내면 그만인지라 사실 중요한 건 아니다. 후술 하다시피 CNC는 핵무기 제조에 관여하는 기술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핵무기를 다량 보유하게 된 현시점에서 보면 제대로 된 기술이었던 모양.
북한은 80년대부터 CNC의 전 단계인 NC분야를 독자화하려는 노력을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그러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NC를 독자화했고, 제품 품질이나 기능 수준이 준수한 것으로 인정받아 2000년까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 수백여 대를 수출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CNC의 독자화에 박차를 가해 2009년에 진정한 의미의 2 계통 CNC를 독자 개발 및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북한이 CNC를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축하한 것이 바로 2 계통 CNC이다. [8]
그리고 2010년 9축 CNC, 2011년에는 11축 CNC를 제작했고 최근에는 13축 CNC까지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 즉 북한의 CNC가 2009년에 갑자기 짠 나타난 것이 아니라 30년 넘게 북한이 자체적으로 연구 발전시켜 온 것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핵과 미사일 개발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강하다. 정밀도가 높은 부품들을 생산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고 실제 CNC가 처음에 사용된 분야도 군수공업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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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끼리의 선전용 보도사진. 북한에 만연한 노어권 외래어의 영향인지 N자를 키릴문자 и처럼 써놓았다.
2.2.1. 왜 이렇게 좋아하는가?
북한이 이렇게 기뻐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핵무기의 결합방식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질을 임계질량에 도달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알려져 있다. 첫 번째는 포신형이라 부르는 방법으로 이는 양분된 임계질량 이하의 물질을 하나로 결합하여 임계질량 이상으로 만드는 것, 즉 우라늄 타깃에 빌렛에 달린 폭탄을 터뜨려 결합시킨 뒤 임계질량 이상의 상태로 만들어 터뜨린다. 두 번째는 내폭형이라 부르는 방법이다. 이는 아임계질량을 가진 핵폭탄의 주변을 일반적인 폭탄으로 감싸고 폭발을 일으켜 핵분열물질을 강하고 빠르게 압축시켜 초임계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다.
내폭형 핵무기는 포신형 핵무기보다 작고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그 이유는 두 개의 질량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밀도를 높이는 것이고 밀도를 높이는 것은 연쇄반응의 중성자 곱인자를 증가시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즉 같은 질량이라도 압축 밀도가 올라가면 위력이 더 세진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주 정밀하고 고효율적인 렌즈 폭발 시스템이 핵심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밀한 CNC가 요구된다. 카메라 렌즈 금형 깎는 정도, 또는 그보다 더 정밀해야 할 수도 있다. 북한으로써는 핵무기 개발의 한 걸음을 나아간 거니 축하하고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다만 북한의 CNC가 과연 핵무기 생산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성을 갖춘 물건인지는 확인된 바 없으나, 북한이 여러 핵무기를 확보한 2019년의 시점에서 되돌이켜보면 지금까지는 충분히 정밀했던 것 같다.
3. 관련 자격증
국내의 관련자격증으로는 컴퓨터응용선반기능사,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 컴퓨터응용가공산업기사, 사출금형산업기사, 프레스금형산업기사, 사출금형기사 , 프레스금형기사 , 금형제작기능장 , 기계가공기능장, 금형기술사 등이 있다. CNC가 프로그래밍을 통한 기계가공이라고 하지만 결국 기계를 조작해야 하므로 자격 취득을 목적으로 한다면 독학은 무리이고 특성화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배우거나 직업학교 등에서 배우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근무 중인 회사에서도 배울 수도 있지만, 회사에서 배우는 경우는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정밀성을 포기한다면, 기성품 등을 이용해 개인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그 예 중 하나 일반적으로 개인이 제작하는 DIY CNC기기는 기성품으로 나와 있는 컨트롤러 및 소프트웨어[9] 를 사용한다. 다시 말해서, 이런 것까지 완전히 처음부터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며 따라서 북한이 홍보한 것은 그들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진짜일 경우에만.
4. 애플과 CNC
여담으로, '''애플이 좋아한다'''.
애플이 맥북 프로를 시작으로 자사 제품군에 CNC 가공을 대대적으로 도입하였다. 당연히 관계자들은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그도 그럴게 CNC 시장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품귀 현상이 생겼다!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하는 맥북 제품군에 CNC 생산을 도입하기 위해 억 소리 나는 CNC 장비를 '''만 단위'''로 사들였기 때문. # 가격은 둘째 치더라도 한 기업이 대량으로 구매해주면 공급처는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라 다른 기업들은 웃돈을 주더라도 CNC 기기를 구하기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애플사가 그야말로 생태계 교란종이 된 것이다. 애플의 저력을 다시 한번 과시한 사례. 그리고 2014년에 또 산다.
덕분에 맥북 프로는 이 당시 기업용이 아닌 개인이 구입할 수 있는 제품 중에서 하우징 면에서 가장 선진화된 기술이 도입된 랩탑이었다. 통짜 알루미늄의 내부를 파낸 뒤 부품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물리적으로 유격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의 파트를 없애버린''' 혁신적인 하우징이었다. 이는 도입되는 기술의 레벨이 외계인 고문 수준인 것은 아니었지만, '''규모의 경제로 저렴하게 질 좋은 물건을 공급하는 것을 실현'''한 사례가 된다.[10] 2010년 후반대에는 데스크톱 시장의 역성장, 그리고 여러 PC 제조 기업들이 이런 상황의 탈출구를 여전히 성장 중인 랩탑 시장으로 잡으면서 전체적인 질이 급격히 성장한 편이지만 2010년 초반대 맥북 프로는 랩탑 시장에서 독보적인 품질을 자랑했다.
미국에 신설된 공장[11] 에서 생산되는 맥 프로.
5. 여담
수작업 생산에 비하면 비용이 훨씬 저렴하지만 [12] , 당연히 주조에 비해서는 훨씬 비싸다. [13]
5축 CNC를 이용해서 엔진블록을 통째로 가공하는 모습, 거의 대부분의 엔진은 주조로 만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생산 모습은 아니다. 소량생산인 품목이다보니 주조보다 가격경쟁이 좀 더 나은 것.
통짜 블록을 처음부터 깎아서 만들어도 CNC고, 주물로 다 떠놓은 물건을 기계에 물려서 표면만 살짝 깎아서 다듬어도 CNC다. 장난감 부품 같은 사소한 물건에 난데없이 CNC라는 말이 붙어있으면 후자인 경우가 많다.
소니의 고급형 DAP 제품군은 알루미늄 또는 무산소 구리 블록을 CNC로 깎아서 만든다. 가격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비싸다.
[1] 크게 터닝 센터 및 머시닝 센터로 나뉜다.[2] 최초의 CNC는 천공카드를 사용했다.[3] 국산의 CNC 장비 주요 메이커는 두산공작기계, 현대위아[4] (주)큐리어스에서 생산하는 SENTROL, CSCAM의 HX 시리즈 등이 있고 두산공작기계의 경우 과거 한국산전에서 개발한 CNC인 100L부터 Vision 640을 거쳐 현재의 D300 NC까지 지속적으로 자체 CNC를 개발하고 있다.[5] CNC 공작기계 회사에서 자기 컨트롤러의 홍보를 안 하거나, 기계 사양표에 컨트롤러가 안 쓰여있다면. 열이면 열 타 회사의 컨트롤러를 쓰고 있다.[6] 미국보다 57년이나 늦었다. 반세기 동안의 기술력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7] 인터넷으로 30~40만 원이면 소형 3축 CNC를 살 수 있다. 물론 가공정밀도가 떨어지고 속도도 떨어지며 알루미늄을 가공하는 것 정도가 한계.[8] 《북한의 공작기계 산업》, KOTRA 북한실, 하승범., 2010.[9] grbl등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10] 물론 저렴...?한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11] 주로 하청을 통해 생산하던 애플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두 번째(아이맥의 일부를 미국에서 시험 생산했던 경력이 있기는 하니 2번째) 애플 제품이라 고용을 창출한다고 생색내는 것이다. 모토로라의 모토 X도 그렇고, 미국의 경기가 어렵다 보니 자국의 제조 산업을 재부흥시키자는 여론이 강해져서 미국 기업들이 이런 정책을 펴고 있다. 참고로 애플은 미국 회사 중에서도 싼 인건비의 개도국 위탁생산을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했던 회사이다. 1980년대 초반 아직 미국의 소비재 제조업이 살아있었고, 최첨단을 달리는 IT분야에서는 'MADE IN USA'를 당연시했지만 애플 컴퓨터는 그 시기에 싱가포르에서 생산되었다.[12] 대량생산일 경우. 소량생산에는 그냥 수작업으로 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13] 일단 기계값이 기본 몇 억으로 시작하며, 움직일 수 있는 축(Axis)이 늘어날수록 값이 천정부지로 뛴다. 거기에 가공에 사용하는 엔드밀은 몇백~몇천 개 정도 가공하고 나면 바꿔줘야 하는 소모품이다. 엔드밀은 직경 1mm만 돼도 15,000원 정도에 지름, 길이 값이 커질수록 수만~수십만 원으로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