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 문화
3. 분석
4. 비판
4.1. 시스템의 부재
4.2. 뇌물의 위험
5. 타 문화와 비교
6. 그밖의 용법
7. 기타



1. 개요


큰 틀에서 사랑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으며 애정, 연민, 동정, 애착, 유대 같은 감정들이 포함되는 정서적/심리적 유대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 번역하자면 사전적으로 affection, intimacy, heart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정'은 한국어로도 말로 명확히 정의하기에 굉장히 어려운 개념이며 영어로 번역하는 것도 기계적인 번역일 뿐 그 안에 담긴 특유의 한국적 정서를 전달하는 건 힘들다.
이타성이 동반되며,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비이기적인 기부(물질적이든 심리적이든)라 설명하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정'이 작동할 때는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으며[1] 이때문에 이런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보이기도 한다.

2. 문화


과 함께 한국 국민성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주 꼽힌다. 다정하다, 정이 들다, 정 떨어지다, 미운 정, 고운 정, 정 없다 등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이고 사람의 성격을 뜻하는 단어로도 많이 쓰인다.
'정'은 적절한 수준이면 이타성이 되지만 과하면 오지랖이 되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한반도의 농촌사회를 보면 품앗이, 두레 등도 정의 일종이다. 오늘날에도 남아있는 학연, 지연, 서비스[2] 등 역시 정의 일종이다.

3. 분석


심리학적으로 정은,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아닌 그 사람과 자신에 대한 관계에 대해 갖는 애착같은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A는 B와 10년을 투닥이며 지내왔는데, B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쓸쓸함이나 싫은 반응 같은 것을 느낄때 사람들은 A가 B에게 미운 정이 들었다고 표현한다. 허나 이것은 B가 아닌 A가 B에 대한, 그러니까 투닥이는 상대라는 관계에 대한 애착이지, B라는 인간 자체에게 애착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이 둘을 구별하여 생각하는 것이 어렵다. 쉽게 생각해 자기의 편견과 관련 없이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든지간에 받아주고 이해할 수 있을지 떠올려 보면 된다. 자기 안에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깨졌다고 실망하면 그 정은 자신의 편견이나 환상이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다. 정말 참된 정을 갖고 좋은 인간 관계를 맺고 싶다면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할 줄 아는 자세도 갖자.

4. 비판



4.1. 시스템의 부재


나쁘게 보자면 정해진 체계가 없이 감정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식당에서 단골에게 정으로 반찬을 푸짐하게 퍼 주는 아줌마를 생각해 보자. 이 말은 반대로 옆자리에서 같은 돈을 내고 그 식당에 처음 온 손님이 더 적은 양의 반찬을 먹고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식당 아줌마가 자기 마음대로 배식이라는 의미다. 그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양을 주는 식당이라면, 정이 많은 게 아니라 양이 많은 식당이다.
이처럼 정에 의존하는 사회란 인맥의 도움을 받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간접적으로 '차별'을 받게 된다.

4.2. 뇌물의 위험


공과 사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이다. 공직자가 사적으로 부탁을 받으면 정이 많은 게 아니라 뇌물, 청탁일 뿐이다. 실제로 뇌물을 '정'이라고 은어로 부르던 시절도 있었다. '정'이라는 개념의 일종의 변질.

5. 타 문화와 비교


중국의 '꽌시(關係)'와 유사하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정'은 본래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리고 개념자체도 차이가 있는데 예를들어 어떤 부부가 있는데 이들은 서로 자주 싸우지만 '정'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계속 함께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걸 '꽌시'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함께 산다고 표현한다면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꽌시'라는 개념은 전혀 다른 개념이기 때문.
한자로 情이라는 단어는 글자는 같지만 그 의미는 한, 중, 일 세 나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유럽에서는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가차 없이 엄격히 대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을 준수했을 때에는 매우 낙관적으로 (좋은 의미의) 정을 제공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청소년기가 되면 용돈을 끊어버려 알바생활을 시작해야하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오히려 청소년기가 되면 비로소 사회인으로서 인정 받으므로 용돈을 지급해준다.
평소에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보기에 과장된 행동과 말로 가득한 미국 사람들과는 달리 유럽인들은 평소에는 얌전하다. 그러나 친구 수준의 관계를 가졌거나 무언가 흥미롭다(앵떼레쌍) 할 만한 이슈에 대해서는 한 없이 열성적인 대화를 참여하며 호의적이다.
유럽 내에서도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같은 지중해권 문화권은 우리나라처럼 끈끈하고, 적극적인 외부적 표출과 표현을 중시하며, 안좋은 의미로는 오지랖도 종종 나타나며, 직접 말로 표현 되지 않는 눈치와 센스를 중시한다.
반면 개신교권 북유럽 국가들은 평소에는 근엄하게 외부로 표현하지 않고, 공사 관계의 구분을 철저히 하며, 묵묵하게 개개인 사이의 거리를 지키다가 중요한 순간에 주는 도움 등으로 표현하는 걸 미덕으로 여겨 한국과 많이 다르다.

6. 그밖의 용법


주자학에서 이야기되는 사단칠정, 심통성정 등에서의 정은 꾸준하게 형성되는 성격과 별개로 상황에 따라서 느껴지는 감정을 뜻한다.
판결문, 특히 형사 판결문에서 '그 정을 알면서~'라는 말이 자주 보이는데 여기서의 '정'은 사정이라고 바꿔 읽으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7. 기타


오리온그룹 초코파이가 언젠가부터 제품 이름에 이 말을 넣어서 '초코파이 情'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일본어에 쓰일 경우에는 '인연'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1] 반대로 말하면 이해타산을 따져서 하는 행동은 '정'이 아니다.[2] 서비스가 영어이기는 하지만 식당 등에서 사용되는 서비스는 한국 내에서만 존재하는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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