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인트 침버
1. 개요
'''"인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이 뭔지 아십니까? 짝사랑이지요. 그럼 인간들 사이에서 가장 무서운 병이 뭔지 아십니까? 상사병이올시다."'''
"왜 그런 줄 아십니까? '''짝사랑과 상사병은 상대를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슬프고 아프지요.''' 참 글러먹은 문제입니다. 짝사랑을 하면 그냥 그 사랑을 소중히 여기면 될 문제인데 말입니다. 상대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꼭 그것 때문에 슬퍼하고 아파해야 된단 말입니다. 상대도 날 봐주었으면, 날 생각해 주었으면, 날 사랑해 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고, 그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고장이 나버리지요. 고약하다면 고약한 것이고, 동정하려고 들면 정말 동정받을 일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테페리, 좋았어요!!"'''
'''"으하하하!! 이러니까 당신을 좋아해요, 테페리!!"'''
드래곤 라자, 퓨처 워커의 등장인물. 라디오 드라마 성우는 정훈석. 갈림길과 하플링의 신 테페리의 프리스트이다. 검은 머리에 크지 않은 체구, 20대 중반에 쭉 찢어진 눈이 장난기 있게 생긴 평범한 인상의 젊은이.'''"내 삶을 테페리에게 바쳤으니, 내 죽음 정도는 제레인트를 위해 쓰지요. 테페리께서도 화내시지는 않을 겁니다."'''
다른 신관들에 비해 매우 유쾌한 편인 테페리의 프리스트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유쾌한 장난꾸러기로, 명색이 정식 프리스트라는 양반이 불경하게도 신에게 바치는 묵상시간에 동료와 떠들다가 하이 프리스트에게 꿀밤을 맞는다던지 가~끔 외부서적을 밀반입해서 읽거나 몰래 무기창고에서 술먹고 춤추는 등의 난행으로 인해 신전에서는 골칫거리 취급을 받고 있었다. 허나 본성은 한없이 선량하며 테페리에 대한 신심 또한 독실한, 테페리의 권능에 닿아 있는 어엿한 프리스트이다. 작중에선 소박하지만 오히려 단단한 믿음을 지닌 사람이라고 묘사된다.
어두웠던 어린 시절따위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어딘가 나사 하나 풀린 것 같은 낙천가에 마이페이스, 어릴 적부터 신전에서 살아서 수음이 뭔지도 모를 정도로 순진한 성선설 신봉자. 후치와 더불어 빠질 수 없는 개그맨이자, 모험가 일행들에게 중요한 역할인 요리가 가능한 사람이다. 또한 가끔 보여주는 성직자 본연의 모습이 아름다운 청년.
상기한 성선설 신봉에 대해선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1] 넥슨 휴리첼에 대해서도 전혀 원한을 갖지 않았고, 넥슨 일행이 오크들한테 포위당했을 때도 구해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변할 정도였다. 원래 성격에 더불어 성직자로서의 투철한 사명감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 같은데, 넥슨이 이 시점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개과천선하게 되니 테페리의 선택이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2. 드래곤 라자에서의 행적
드래곤 라자 감별을 위해 조력을 구한 후치 네드발 일행에게 테페리의 신전에서 붙여준 프리스트로, 이후 일행이 되어 함께 떠나게 된다. 제레인트 본인은 대미궁의 침범자, 아비스의 승리자 등을 꿈꾼 듯하나 신전의 동료들은 대륙의 불행 제레인트, 제레인트의 파멸 등을 예상했다. 이때 하이 프리스트에게 엄청나게 귀하다는 디바인 마크를 받게 되는데[2] , 쾌활하고 까불대기만 하던 제레인트와 다른 프리스트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적인 분위기에 젖어든다. 이 디바인 마크가 아주 유용하고 대단한 물건인지[3] 후치 일행에 끼는 건 늦음에도 비중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테페리신의 권능을 생각해보면 둘 중 한가지는 맞는 특성상 줘야 한다는 계시를 받았을 정황도 무시할수 없다.
일스 공국 내에서는 넥슨 휴리첼과 자이펀의 디바인 웨펀 공격으로 인해 델파하 항구가 엉망이 될 때 디바인 마크를 이용해서 보호를 하는 등의 활약을 보인다.
대미궁에서는 길을 헤맬 때 테페리의 권능으로 네리아와 손발을 맞춰 길을 찾는데 일조했다. 허나 넥슨 휴리첼이 던진 단검에 맞아 함정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죽은 줄 알고 다들 슬퍼했는데... 알고 보니 드래곤 로드가 도와줘서 말짱히 살아있었다. 죽을 위기를 겪고서도 드래곤 로드에게 자기 모험을 마구 부풀려서 자랑하는 걸 듣고서 기절해있던 후치가 깨어나며 쏘아붙이는 게 백미.
회색 산맥에 도착해서는 어스퀘이크 같은 엄청난 권능[4][5] 을 선보이는가 하면, 크라드메서와 지골레이드의 싸움에서 다친 지골레이드를 치료하는 위업을 달성해 최초로 드래곤을 치료한 프리스트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후 레니, 이루릴 세레니얼과 함께 일스로 돌아갔다.
3. 퓨처 워커에서의 행적
퓨처 워커에서는 아프나이델, 엑셀핸드 아인델프, 아일페사스 [6] 와 함께 사우스 그레이드를 여행하고 있다. 엑셀핸드의 말을 들어보면 아비스의 미궁에 가려고 했던 것 같다.
퓨처 워커 초반에 아일페사스 추격전에서 아일페사스를 포위하는데 성공하나 아프나이델이 실수로 파이어볼을 발사하게 되고, 제레인트는 테페리의 디바인 마크로 파이어볼을 수직으로 하늘 높이 날려 버린다. 이후 이 일을 본 마을 사람들이 '''테페리 나이스'''라는 구기종목을 만들게 되었고, 이 이름은 제레인트의 외침 "테페리, 좋았어요(Teperi, It's nice)!"에서 유래되었지만 게으른 후손들에게 테페리 나이스라는 이름은 너무 길어서 후대에는 축약되어 다른 이름으로 전해진다고 카더라.[7] 참고로 저 디바인 마크는 그의 교단에서 하이 프리스트에게 직접 지급했다는 엄청난 아티팩트인 디바인 마크지만 후기에도 나오듯이 제레인트는 죽어야만 정신차릴 성격이기 때문에 때문에 저런 만행도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쾌활한 이미지인 반면 퓨처 워커 후반부에서는 신이 사라진 세계에서 성직자라는 직업이 가지는 모순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심적 고통을 그대로 드러낸다. 같이 행동하던 아프나이델에 의하면, 마법사라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세계의 이상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사고방식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돌아가는 반면 신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성직자들은 그 신이 사라졌을 때 성직자가 받는 고통은 그 어느것에도 비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더구나 테페리의 프리스트들은 자신의 모든 행적이 신의 뜻이라는 교리를 받들어 사니, 그 교리에 충실하던 제레인트로서는 더욱 충격적일 것이다. 제레인트가 그렇게나 절망하는 것은 그런 이유가 있는 것. 작중 제레인트의 절규는 이제껏 그가 보여줬던 쾌활한 성격이 이 장면을 위한 복선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연출을 보여준다.
4. 능력
깨발랄한 성격 때문에 각종 기행을 선보이지만 성직자로서의 능력 발휘는 평범하게 잘 한다. 제레인트가 제 때 개입하지 않았다면 후치는 원작 후반에 시오네의 파워 워드 킬을 맞고 저 세상으로 갔을 것이다. 드래곤 라자 후반부에서는 지진을 일으켜 소규모 산사태를 끌어내기도 하고, 퓨처 워커에서는 날씨를 조종해 광역으로 맞바람을 일으켜 데스나이트의 진군을 저지하기도 한다(!).
단 제레인트의 성직자로서의 기량은 평범한 듯하고,[8] 하이 프리스트에게 받아온 디바인 마크가 엄청나게 비범한 물건이라고 한다. 제레인트가 기도를 안 하고 손 놓고 있어도 방어막이 자동으로 유지될 정도의 아티팩트. 교단 본부에서 받아온 물건이라나.
5. 기타
- 코믹스 판에서는 시원하게 삭제되었다. 코믹스 판의 퀄리티를 생각해 보면 축복.
- 모바일 게임 메인에서도 잘렸다. 심지어는 일스 공국이나 카르 엔 드래고니안 등의 묵직한 사건들을 빼먹은 길시언 바이서스나 후반부에는 상당히 쩌리로 전락하는 네리아도 등장하는데 말이다. 다만 플레이어블 캐릭터 자체는 있다.
5.1. 그림자 자국에서의 언급?
왕비(그림자 자국)가 초장이 주인공이 등장하는 추리소설 하나를 읽는데 작가의 성이 침버다. 아무래도 후치 네드발을 모티브 삼은 주인공 캐릭터로 추리소설을 한 권 쓴 모양이다. 테페리의 프리스트들이 천 년 이상 모으고 써 온 책들 중에는 도색 서적, 잔인함으로 판매 금지된 서적, '''신성모독적 서적'''도 있을 정도니 추리소설 정도는 약소하다고 한다. 정확히 제레인트라고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테페리의 성직자인데 주인공이 초장이인 추리소설을 쓴데다 성이 침버라고 하면 이미 확인사살인 셈이다. 작가가 기벽을 발휘해서 '사실 우연히 성이 같은 테페리의 성직자가 또 있는데 걔가 쓴 거임'이라고 우기지 않는 이상(...) 제레인트라고 간주해도 무방할 듯.
5.2. 대미궁의 침범자 제레인트
드래곤 라자 7권 218쪽부터 219쪽 상단까지에 등장한다. 후치 네드발이 제레인트 침버가 대미궁에서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를 추모하는 노래이다.
마지막 햇살이 산봉우리를 비추고
테페리의 집에도 밤이 찾아오면
밝은 눈의 현자 제레인트가
눈을 뜬다. '''그의 손엔 술병?'''
어느 저녁 여느때처럼 해가 질 무렵
서녘으로부터 불어온 알 수 없는 바람
그를 부른다. 제레인트는 일어선다.
그의 앞을 가로막는 갈림길은 없었고
그의 앞을 가로막는 비극도 없었다.
쾌활하게 웃으며 말을 달렸고
언제나 선두로 출발하지만 항상 뒤쳐졌지.
인생은 그렇게 멋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인생엔 서사시도 없었지.
하지만 흐르는 시간에 던져진 것은
세월을 멈추는 그의 웃음소리.
드래곤 로드로부터 300년, 묵은 그림자
대미궁의 암흑은 무한을 단속한다.
쾌활한 그의 미소는 변함 없건만
필요할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은 없다.
최후의 갈림길을 돌아 들어간 그를
땅이 삼키고 암흑으로 뒤덮는다.
웃음은 사라진다. 비탄은 한이 없다.
시간은 흘러 그를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