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기생충)
1. 개요
촌충(寸蟲)이라고도 불린다.
조충류에 속하는 기생충의 통칭이며 편형동물의 일종. 몸의 마디로 구분하며 단절아강(單節亞綱)과 다절아강(多節亞綱)으로 나뉘며, 모두 척추동물의 기생충이다. 세계적으로 약 3,400종이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는 15종이 밝혀져 있다. 익히지 않은 물고기, 쇠고기, 돼지고기[1] 등을 먹으면 감염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흔하고 의학적으로 중요한 감염증은 유구낭미충증(Cysticercosis)라고 불리는 병으로, 유구조충(''Taenia solium'')의 미성숙형인 유구낭미충이 체내에서 병을 일으킨다. 크게 의엽조충목[2] 와 원엽조충목[3] 으로 나뉜다. 조충은 흡충과 유사한 점이 많은데, 의엽조충목이 원엽조충목보다 흡충과 유사한 점이 더 많다.
2. 특징
길이는 매우 기나 폭은 좁아서 대개 1cm를 넘지 않는다. 몸체는 크게 두절(Scolex), 경부(Cervix), 변절(편절, Proglottid)의 3개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두절은 숙주에 부착하는 부위이며, 변절은 두절 뒤에 있는 다수의 생식 단위체들로 이루어져 있다. 두부에는 흡반이 있고, 갈고리 또는 가시 촉수도 함께 있다. 이는 의엽조충목인지 원엽조충목인지에 따라서 약간 특징이 다르다. 의엽조충목인 경우는 두부 복면 정중앙에 흡구(Sucking groove)라는 구조가 있으며, 알을 낳는 자궁구도 존재한다. 조충의 충란은 덮개가 존재하며 안에 있는 것을 섬모유충(Coracidium)이라 한다. 원엽조충목에 비해서 흡충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원엽조충목인 경우는 두부에 4개의 흡반이 있으며 중앙에 갈고리가 존재하기도 한다. 알을 낳는 자궁구가 없어서 몸을 이루는 단위인 편절이 통째로 나오는 형태로 알을 낳는다. 충란은 태충피막이 두껍다.
촌충은 소화기관이 없으며, 근육이 잘 발달되어있고, 배설계 및 신경계는 다른 편형동물과 같은 특성을 공유한다. 특별한 감각기관은 없지만, 외피에 있는 변형 섬모들이 감각신경 종말의 기능을 한다.
성충 조충은 외피가 말단 세포질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세포체는 근육 피상 층 아래에 침착되어 있다. 섬모 대신에 미세융모가 온 몸을 덮고 있다. 이는 소화기관이 없는 조충이 표면적을 넓혀 숙주로부터 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발달시킨 것이다.
자웅동주로 촌충의 본체는 횡분체라고 불리는 일련의 편절로 이루어진다. 새로운 편절은 두부 바로 뒤에 있는 발아부에서 형성된다. 새로운 편절이 분화될 때마다, 이전 편절은 말단부 방향으로 밀려난다. 밀려난 편절 속에서는 생식소가 성숙한다. 수정은 같은 편절 또는 횡분체 중의 다른 편절 사이에서 일어난다. 편절 내 자궁에서 껍질로 둘러싸인 배가 형성된 뒤, 자궁구에서 방출되거나 또는 해당 편절이 조충의 말다누에 다다를 때 편절 전첵 몸에서 떨어져 나간다. 머리 뒤에서 계속 생겨나는 마디 하나에 알이 10만 개까지 들어찬다.
3. 생태
3.1. 생활사
조충은 예외 없이 최소 두 가지의 숙주가 필요하며, 성충은 척추동물의 소화관에 기생한다. 중간숙주는 척추 동물 또는 종종 무척추동물에 기생한다.
의엽조충목의 경우 충란 → 섬모유충(Coracidium) → 원미충(Procercoid) → 충미충(Plerocercoid) → 성충의 단계를 거친다. 성숙한 충란에서 충란 속의 섬모유충 형태로 태어나게 되며, 물을 통해 제 1 중간 숙주(대개 물벼룩)으로 들어가면, 짧은 꼬리가 있는 원미충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제 2 중간 숙주로 들어가게 되면 더 자라서 꼬리가 떨어지게 되고 충미충이 된다. 충미충이 종숙주에 대한 감염 형태이다.
원엽조충목의 경우 충란 → 육구자충(Hexacanth embryo) → 낭미충/무낭미충/공미충/포충 중 1개의 형태 → 성충의 단계를 거친다. 충란에서 태어난 육구자충은 갈고리(鉤)가 6개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육구자충은 중간 숙주의 장벽을 뚫고 혈류를 타서 기생할 조직으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발육된다. 종에 따라 낭미충, 무낭미충, 공미충, 포충 중 한 가지 형태를 취한다. 유충이 있는 중간 숙주의 조직을 종숙주가 먹으면, 종숙주의 소장에서 성충으로 자라게 된다.
평소에는 머리의 빨판과 갈고리를 이용해 창자 벽에 붙어 있는다. 입이나 이빨은 없고, 소화기가 없어서 끈적한 피부를 통해 먹이를 빨아들인다. 대개 산소가 적은 환경을 좋아하는 혐기성이라, 산소가 적은 장관에서 기생한다.
3.2.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
무슨 종인지에 따라서, 어디에 어떻게 감염되었는지에 따라서 증상이 다양하다. 그냥 인체의 소화기에 적당히 폐를 안 끼치고 살고 있으면 무증상일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뇌로 가면 아주 치명적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만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광절열두조충은 주로 제 2 중간 숙주인 연어나 송어를 먹고 감염된다. 대개 사람의 소장에서 성충으로 자라는데,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기계적 자극에 의한 소화 불량,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기생충이 조혈에 필요한 비타민을 뺏어 먹기 때문에 빈혈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만손열두조충은 제 2 중간 숙주인 개구리, 뱀, 새 등을 먹고 감염된다. 인체에서는 충미충인 상태까지 자랄 수 있는데 만손열두조충의 이 단계를 스파르가눔(Sparganum)이라고 한다. 그래서 스파르가눔증이라고 하면 만손열두조충의 충미충의 감염을 뜻한다. 피하 결체 조직이나 지방 조직에 유충 상태로 기생하며 복벽(腹壁), 샅, 대퇴(大腿), 안와부(眼窩部) 등에 충낭(蟲囊)을 형성할 수 있다. 피부에서 무통성 결절, 약한 압통, 부종, 가려움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중추신경계로 갈 수 있어서 마비 증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 안와에 있으면 안구 돌출, 부종, 동통(疼痛), 각막 궤양, 혼탁을 일으킬 수 있고, 비뇨기에 있으면 요통, 혈뇨, 빈뇨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유구조충(갈고리촌충)은 낭미충증이라는 병의 원인이 된다. 성체가 유구낭미충이 증상을 일으키는데, 중간 숙주가 돼지이다 보니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흔하다. 피하에 침범하면 피하 결절 형태로 돌아다니게 된다. 뇌에 침입하는 경우 간질, 발작, 정신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뇌실의 흐름을 막는 경우 심각한 두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무구조충(민촌충)은 중간 숙주가 소다.[4] 충체가 커서 소화기를 막아 장 폐쇄를 일으킬 수 있고, 구토, 설사, 복통, 체중 감소를 일으킬 수 있으며 충수돌기염(蟲垂突起炎)으로 이르기도 한다.
이외에도 어떤 조충이냐에 따라서 증상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모두 다 나열할 수 없다. 그러나 대개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음으로써 예방 가능하다.
3.3. 예방 및 박멸법
희귀한 조충류 감염이 아니라면 구충제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장류, 육회, 회(특히 민물고기)는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요리사가 만든 것을 먹고 날 음식보단 되도록 확실하게 익혀 먹는 것이다. 물론 민물고기 회는 양식이 아니면 먹지 않는 게 좋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음식에서 기생충이 감염될 확률은 극히 낮다. 만약 건강에 좋다고 생식하려고 민물가를 돌아다닌다거나, 고기를 충분히 익히지 않고 먹는 경우 이는 위험할 수 있으니 자제하자.
치료는 대개 듣는 약이 비슷하기 때문에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기 전에 알아채기만 한다면 쉬운 편이나, 가끔 약이 안 듣는 경우는 외과적 적출(직접 핀셋으로 뽑아냄)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약으로는 프라지콴텔(Praziquantel)을 대개 사용한다. 이 약은 간흡충이나 폐흡충 같은 것도 다 때려잡는다. 스파르가눔증이나 단방조충의 치료는 외과적 적출을 대개 필요로 한다.
4. 종류
- 의엽조충목(Order Pseudophyllidea)
- 광절열두조충(Diphyllobothrium latum)
- 만손열두조충(Spirometra erinacei)
- 원엽조충목(Order Cyclophyllid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