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할당

 


1. 개요
2. 상세
3. 절차
4. 적용 시점
5. 기타

'''Designated for Assignment''' (DFA)

1. 개요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에서 선수를 등록된 명단에서 제외하여 구단과 선수 사이에 맺은 계약을 변경 또는 해지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입문자들을 위해 초보자식 설명으로 하자면, '''구단이 선수로 하여금 "너는 우리 팀에서 뛸 능력이 안되니 마이너로 강등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팀에서 나가든지 선택해!"라고 최후통첩을 보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전략적으로 장기부상을 당하고 재활중인 고액연봉 선수를 선수 본인과 합의하여 40인 명단에서 제외해서 다른 선수를 넣을 수도 있다.

2. 상세


메이저리그 구단은 최대 25명의 선수를 현역 명단(25-man active roster)에 등록하여 경기에 투입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으며, 현역 명단 이외에도 최대 15명까지 추가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어 총 40명에 해당하는 확장 명단(40-man expanded roster), 즉 40인 로스터[1]를 보유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다. 여기서 최종 40인 명단에 포함된 선수를 명단에서 제외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지명할당'''이다.

3. 절차


만약 구단이 선수에게 지명할당을 통보했을 경우, 그 선수는 지명할당된 즉시 40인 명단에서 지워지며, 자동으로 웨이버 공시가 된다. (단, 해당시즌에 웨이버 클리어가 이미 된 선수는 이 절차가 생략된다.) 웨이버 클레임이 나온 경우 해당 팀의 로스터로 바로 옮겨지는데, 마이너 옵션이 남은 선수는 40인, 그렇지 않은 선수는 26인 로스터에 등록되게 된다. [2]
웨이버 공시가 클리어되면 해당 구단에서는 남은 기간동안 다음 세 가지 행동 중 하나를 취해야 한다. 이는 KBO 리그에는 없는 부분이자 한국 팬들이 지명할당 제도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3]

  • 트레이드: 해당 선수가 필요한 구단이 있다면 웨이버 클레임을 걸면 그만이라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데려가는 팀이 없으면 원 소속구단에서 연봉을 다 주고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선수가 어딘가 쓸모는 있는데 제값 주고 데려갈 정도는 아니고, 원소속팀은 선수 연봉을 쌩으로 날리고 방출을 하느니 조금이라도 남겨보고자 하는 경우엔 연봉보조를 해주거나 유망주나 지명권을 얹어주는 식으로 손절 트레이드를 하는 경우는 있다.
  • 방출: 마이너에서 일정 기간 이상 뛴 선수거나, 이미 마이너로 이관된 경력이 있는 선수라면 선수가 직접 이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팀 내에서 아예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연봉은 보장해줘야 한다.
  • 마이너리그 구단으로 선수 계약을 이관한다. 즉 마이너 강등. 구단 입장에서는 타 구단의 입질이 없고 마이너 옵션이 남은 선수에 대해선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된다.
웨이버 클레임이 일어나거나 7일 내에 위 세 가지 조치 중 하나를 취하지 못했으면 지명할당을 취소하고 해당 선수를 40인 명단에 다시 등록해야 한다.

4. 적용 시점


트레이드 및 신규 계약으로 영입한 선수 또는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를 메이저리그로 승격했을 때 40인 명단에서 자리를 만들어줘야 할 때 이 제도가 사용된다. 선수들 중에서 보통 주전급도 아니고, 성적도 고만고만하고, 연봉도 고만고만한 선수가 지명할당의 희생양으로 활용된다(…). 물론 지명할당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그 선수의 거취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구단에서는 해당 선수의 거취가 확정될 때까지 선수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5. 기타


대한민국 팬들에게는 매우 생소했던 시스템이다. 이는 미국 프로야구의 메이저리그 - 마이너리그 시스템이 한국프로야구의 1군-2군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는 별도의 계약에 따라 구단 간에 연계만 되어 있을 뿐,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야구 구단이다. 이런 이유로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는 산하 마이너팀이 교체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한국프로야구처럼 선수에 대한 보유권을 유지하면서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있는 경우는 이제 메이저리그에 갓 올라와서 아직 연봉조정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뉴비급 선수 정도만 가능하다.[4] 그 외 선수들은 40인 명단에서 제외되는 순간, 그 선수에 대한 보유권 및 계약을 포기하는 것과 동등한 의미를 지닌다.
서비스타임이 3년 이상이거나 지명할당으로 마이너리그에 이관된 경험이 있는 선수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마이너리그행을 수락하여 나중에 다시 40인 명단에 합류할 기회를 노릴 수도 있고, FA가 되어 새로운 계약을 맺을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위의 조건에 미달되는 선수는 선택권이 없어 구단의 지시를 따라야 하며, 서비스타임 5년 이상의 베테랑 선수는 지명할당을 당하고 구단이 마이너행을 요구하더라도 마이너 거부권을 쓰면 끝이기 때문에 대부분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고 방출한다. 보통 메이저리그에서 적당히 활약하던 선수는 마이너리그로 가는 것 보다 새로운 팀을 찾는 방향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사실상 '''방출 예비 단계'''로 간주한다.
이 제도가 대한민국에 없는 제도인 관계로, 언론과 팬들 모두 직역에 가까운 지명할당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다만 지명할당이라는 표현 자체가 적합한 번역이 아니라는 지적 역시 존재한다. 그래서 '지명양도'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40인 로스터 제외', '방출 대기' 등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예시)윤석민, 볼티모어 40인 로스터 제외 '방출 대기' 확실히 내용을 모르면 제대로 이해하기가 힘든 용어이긴 하다. 제대로 직역한다면 "계약 이관 지정 상태" 정도가 적합할 것이다.
이렇게 일단 용어 자체가 직관적이지 않고, 내용도 복잡하며, 국내에 같은 취지의 제도도 없기 때문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혼란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 KBO리그 출신 또는 톱클래스 유망주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한국 선수들이 이걸 종종 당하면서(...) 관련 정보가 꽤 많이 알려져 딱히 메이저리그 팬이 아니라 하더라도 프로야구 팬이라면 딱히 낯설지는 않은 용어가 되었고, 이후에는 그냥 지명할당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알아서 잘들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실상 오역으로 말미암아 직관적 이해가 어렵게 된 경우이다.
우선 '지명할당'이라는 역어는 어순부터 뒤바뀌었다. Designated / for Assignment를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for Assignment) (Designated) 어순이 적합하다. 아울러 역어로서 'designated'는 지명타자(指名打者 Designated Hitter)의 예와 같이 '지명(指名)'으로 번역함이 적합하지만, 이 경우의 'assignment'는 일반적인 '할당(割當 allocate)'이라는 뜻이 아니라 권리등의 '양도(讓渡 transfer)'라는 어법이다.
따라서, 본연의 어법에 맞는 직역은 '양도지명(讓渡指名)'이 적합하고, 혹은 윗 문단의 풀이에 따라 '이관지명(移管指名)' 등의 용어로써 본다면, 이 제도의 취지가 한결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일본프로야구에는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전력 외 통보"(戦力外通告)가 있다. 팀에 소속된 선수가 부진하거나 부상 등으로 더 이상 기용이 어려울 경우 "너를 전력 구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통보하는 것으로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참고하여 지명할당이 아니라 '전력 외 통보'란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전력 외 통보를 받은 선수는 일반적으로는 웨이버 공시가 되지만, 일본프로야구 규정 상 정식 선수를 육성선수로 전환하려고 할 때도 전력외통보를 한 후에 육성선수로 재계약을 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
[1] 이 40명 로스터에 있는 선수가 다른 리그(한국프로야구 등)로 이적할 때, 해당 선수의 영입을 원하는 팀으로부터 원 소속 구단이 이적료를 받는다. 브렛 필, 에스밀 로저스 참고.[2] 새 팀에서도 대개 누군가를 지명할당한다. 그래야 로스터에 자리가 남으니까.[3] KBO리그에선 웨이버 공시가 끝나고 아무도 클레임을 걸지 않은 경우 잔여시즌동안 어떤 팀에서도 뛸 수 없다. 다만 계약된 연봉은 다 받을 수 있으며, 시즌 후 자유계약 선수가 된다.[4]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에 처음 부임했을 때 이 차이점을 프런트나 코치들이 정확하게 설명해 주지 않아서, 운영에 지장이 있었다고 한다. 1군 감독이 선수들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걸 시즌 막바지에나 다른 팀 운영을 보고 알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