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쿠키/특별한 인연
1. 개요
쿠키런: 킹덤에서 사용자가 특정 쿠키들을 모았을 때 해금되는 기능.
2. 상세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쿠키응원단과 유사한 요소이며 특정한 조건의 쿠키를 가지고 있으면 개방할 수 있는 일종의 패시브 스킬이자, 서브 스토리를 볼 수 있는 컨텐츠이다.
각 조합들의 레벨 상한선은 조합하는 데 필요한 쿠키 중 가장 낮은 별의 쿠키이며 업그레이드 할 때 따로 코인이나 크리스탈이 소비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조합과 연관된 쿠키들에게는 서로 공통점이나 설정 상 상호작용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인연 효과는 인연에 포함되지 않은 쿠키들에게도 전부 적용되며, 토핑, 랜드마크의 +% 효과를 받지 않고 수치 그대로 적용된다. 누적되면 생각보다 상승폭이 제법 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쿠키들도 잘 승급을 시켜두면 스펙 상승에 도움이 된다.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좋다는 평. 하지만 컷신 하나 없이 텍스트로만 나와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여러 그룹에 동시에 속해 있는 쿠키도 있다.[1]
3. 보상
4. 목록
4.1. 최고의 생일 선물
이 멤버들은 월드 탐험의 주인공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 상 필연적으로 얻으므로 1-2를 클리어하면 자동으로 해금된다. 에픽 등급인 칠리맛 쿠키가 섞여 있어 레벨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커스터드 3세맛 쿠키의 생일 선물? 싫어, 내 보물은 다 내 거야!"
칠리맛 쿠키는 거칠게 도리질쳤다. 용감한 쿠키 일행은 칠리맛 쿠키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다. 마지못해 동의하긴 했어도,
조금이라도 필요 없는 물건을 찾아내려고 보관함을 뒤지며 용을 쓰는 칠리맛 쿠키였다.
다음날 아침,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예쁘게 포장된 세 개의 선물과 대충 까까일보 광고지에 싸여있는 하나의 선물을 보고 열광했다.
처음으로 뜯은 선물은 딸기맛 쿠키가 클로버를 엮어 만든 작은 꽃팔찌. 가운데에 있는 하얀 꽃은 행운의 아이템이라고 딸기맛 쿠키가 설명하자,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냉큼 팔찌를 찼다.
벌써부터 행운이 몰려오는 기분!
용감한 쿠키가 직접 따서 모은 갖가지 나무열매와 젤리들, 마법사맛 쿠키가 만든 색종이 마법가루도 환상적이었다. 이 가루는 뿌리면 색종이 왕관도 진짜 왕관처럼 빛나게 만들어주었다.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빛나는 왕관을 높이 고쳐쓰고 행복한 얼굴로 젤리를 한 입 가득 우물거렸다.
백성들에게서 이렇게 멋진 선물을 받은 건 처음이야! 흥분한 커스터드 3세맛 쿠키의 외침에 세 쿠키의 입꼬리가 흐뭇하게 실룩거렸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광고지에 싸인 칠리맛 쿠키의 선물. 대충 얼버무려진 포장을 뜯자 울퉁불퉁한 나무토막 하나가 굴러떨어졌다. 마법사맛 쿠키는 결국 쓸모 없는 것을 줬다며 혀를 쯧쯧 찼는데… 커스터드 3세맛 쿠키의 눈이 세 배는 커져있었다.
"칠리맛 쿠키! 이게 뭐야? 나 이런 걸 본 적 있는 것 같아!"
커스터드 3세맛 쿠키의 짐작이 맞았다. 그 나무토막은 사자 갈기를 휘날리는 곰젤리의 얼굴 조각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뭉툭해졌지만 분명 처음에는 아주 정교한 조각이었을 것 같았다.
칠리맛 쿠키는 대충대충 설명했다.
"옛날 뭐시기 왕국에서 만들었다는 공예품이다! 보물인줄 알고 주웠는데 사겠다는 쿠키도 없어. 버리는 거니까 네가 가져!"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펄쩍 뛰어올랐다. 어쩐지 익숙하다 싶었는데, 이 모양은 커스터드 3세맛 쿠키가 어릴 때 들었던 이야기 속 왕국의 상징과 꼭 닮았다. 설마… 정말로 왕실에서 쓰던 장식이 아니었을까?!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너무나 좋아서 빽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칠리맛 쿠키를 부둥켜안고 날뛰었다.
"나중에 왕국을 만들면 이걸로 왕좌를 장식해야겠어! 내 위엄이 두 배가 될 거야. 고마워, 칠리맛 쿠키!"
"이런 쓰레기에 기뻐하다니… 너도 참 특이한 쿠키군!"
칠리맛 쿠키는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손사래를 쳤다.
이, 이게 아닌데…?! 한순간에 관심에서 멀어져버린 나머지 세 쿠키들. 오늘의 주인공이 행복하니까 잘 된 거긴 한데, 이거 다행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 묘한 표정을 지었다고.
4.2. 왕족이란 무엇인가?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퓨어바닐라 쿠키의 후손이며, 공주맛 쿠키도 홀리베리 쿠키의 후손이라는 추측이 있다. 다만 왕족으로서의 둘의 태도는 천지차이고 성능도 커스터드 3세맛 쿠키가 체력이 낮은 쿠키 둘의 체력을 회복시킨 뒤 체력 보호막을 씌워 지켜주는 것이라면 공주맛 쿠키는 전방에서 상대의 방어력을 깎는 공격적인 방향으로 매우 대조적이다.자신이 왕이라고 주장하는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여느 때처럼 이리 오너라 저리 가거라 외치며 지팡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흥미를 느껴 커스터드 3세맛 쿠키의 왕관이며 지팡이를 살펴보는 쿠키가 있었으니 바로 공주맛 쿠키.
눈높이에서 흔들리는 공주맛 쿠키의 반짝거리는 왕관에 커스터드 3세맛 쿠키의 눈이 동그래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너도 왕이야?"
"나는 공주야!"
질문에 대답하며 폴짝 뛰어오르다 대차게 넘어지는 공주맛 쿠키.
이를 본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공주맛 쿠키를 나무랐다.
"왕은 언제나 품위있는 모습을 유지해야 해!"
"엉망진창으로 넘어져도 어쨌든 나는 공주인걸~?"
그러거나 말거나 해맑게 웃는 공주맛 쿠키.
왕으로서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흠흠 목을 가다듬더니 왕의 도리를 줄줄 읊기 시작했다.
"왕이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모두를 바라보아야 하며…"
"나는 즐거운 게 좋은 걸~ 왜 그래야 하는 거야?"
시작된 일장연설.
하지만 지루한 것이 싫어 왕국을 뛰쳐나온 공주맛 쿠키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으니 말하는 족족 질문을 던질 수밖에.
그러나 커스터드 3세맛 쿠키는 시원한 답을 해주지 않고 배운대로 종알거릴 뿐이었다.
끝없이 주거니 받거니 자칭 왕족과 떠돌이 왕족의 '왕족이란 무엇인가' 토론이 한창인 가운데 공주맛 쿠키의 옆에서 주위를 경계하고 있던 용사맛 쿠키에게 불똥이 튀었다.
커스터드 3세맛 쿠키가 백성인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의견을 물어온 것.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그때 용사맛 쿠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작게 구김이 간 커스터드 3세맛 쿠키의 왕관이었다.
커스터드 3세맛 쿠키라면 구김이 간 왕관을 신경쓰지 않고는 못 배기겠지?
슬쩍 흘려봤더니 아니나다를까 금세 왕의 품행으로 토론 주제가 넘어갔다!
"앗! 고마워! 그래…! 왕은 언제나 몸가짐을 단정히 해야한댔어!"
"하지만 왕도 하나의 쿠키잖아~ 엉망인 날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닐까~?"
양보 없이 치열하게 주장을 펼치는 두 쿠키!
그렇게 두 쿠키가 다시 토론에 정신이 팔린 덕에 용사맛 쿠키는 겨우 왕족의 토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4.3. 숲속의 조우
공주맛 쿠키와 정글전사 쿠키가 가족이라는 설에 대한 내용이다. 이 인연 이야기가 공개되면서 공주맛 쿠키와 정글전사 쿠키가 자매라는 설이 확실시되고 있다."아이 참, 어디 간 거야? 잠시만 눈을 떼면 없어진다니까~"
사실 길을 잃은 건 자신이었지만 그런 것에 신경쓸 공주맛 쿠키가 아니다!
공주맛 쿠키는 큰 소리로 자신의 호위무사를 찾느라 숲을 헤치면서 점점 더 원시림의 깊은 곳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런 공주맛 쿠키를 소리없이 추적하는 버터호랑이. 버터호랑이는 이 쿠키가 숲의 동물들을 해치러 온 줄 알고 쫓아내려는 중이었다.
"크오아앙?"
"꺄아아…악?!"
버터호랑이는 공주맛 쿠키를 덮치려다 당황해서 발을 헛디뎠다. 공주맛 쿠키의 모습이 왠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쿠키와 닮아있었던 것이다. 공주맛 쿠키는 비명을 질렀지만, 호랑이가 공격에 실패하고 데구르르 굴러버리는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버터호랑이는 자신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그 모습도 왠지 오래전 이 숲에서 그 아기 쿠키를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아서 호기심이 일었다.
잠시 후 포효에 이끌려 달려온 정글전사 쿠키는, 여유롭게 풀을 뜯는 버터호랑이의 등을 웬 낯선 핑크색 쿠키가 쓰다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글전사 쿠키는 놀람과 경계심이 가득한 날카로운 휘파람을 불었다. 이 원시림에 쿠키가? 게다가 버터호랑이가 자신 외의 다른 쿠키를 저토록 따르다니…
버터호랑이는 귀를 쫑긋거리더니 이내 일어나 달려왔다. 공주맛 쿠키는 야생동물처럼 기척이 없는 정글전사 쿠키를 그제서야 눈치챘다. 공주맛 쿠키의 눈이 반짝 빛났다. 기분 탓인지 이 낯선 쿠키가 왠지 친숙하게 느껴졌다.
'이 쿠키도 모험을 하는 중일까? 아주 오랫동안 숲에서 살았던 것 같은데, 정말 멋지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 멀리서 정글전사 쿠키도 왠지모를 예감에 공주맛 쿠키를 응시했다. 그건 아주 잠시 동안이었고 호랑이 등에 올라탄 쿠키는 곧 바람처럼 사라졌지만, 공주맛 쿠키는 둘의 눈이 마주친 게 착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편 정글전사 쿠키도 혼란에 빠져 있었다.
정글전사 쿠키는 멀어지는 공주맛 쿠키의 뒷모습을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4.4. 과유불급!
커먼 등급 쿠키 3개 조합이라 레벨을 올리기가 가장 수월하다.건강한 몸, 건강한 맛! 건강쿠키 선발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승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팔다리 끝까지 골고루 바삭바삭하느냐가 관건! 손발 끝까지 바삭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운동에 관심이 있던 쿠키들은 모두 이 대회 우승을 최고의 평가로 여겼다.
늘 꼼꼼하게 운동 사이클을 지키고 있는 자신이 우승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며 근육을 자랑하는 이 쿠키는 바로 근육맛 쿠키. 그 때 바람처럼 닌자맛 쿠키가 나타나 그것만으로 우승을 확신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데… 거기에 운동을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우승할 수 있어! 용감한 쿠키다운 용감한 주장까지 합세했다.
대화는 흐르고 흘러 어느새 각자 생각하는 '운동의 덕목'을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그러니 이 세 쿠키가 대회를 앞두고 잔뜩 기합이 들어가는 것도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 이 대회로 누구의 운동 철학이 제일인지 판가름 날 테니!
꼼꼼함을 중시하는 근육맛 쿠키는 매일 하던 운동 스케줄에 케틀벨 스윙을 한세트 더 추가하고 쉬는 시간을 줄였다. 한편 닌자맛 쿠키가 선택한 방법은 힘들어서 쓰러질 것 같은 순간에 한번이라도 더 점프하기로, 무얼 하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중시하는 닌자맛 쿠키다운 방법이었다. 마지막으로 용감한 쿠키는… 풀밭이나 흙바닥이나 상관 없이 달릴 수 있을 때마다 열심히 달렸다. 근육맛 쿠키나 닌자맛 쿠키처럼 땀을 뻘뻘 흘려가며 수련한 것은 아니지만 용감한 쿠키 나름의 노력이었다.
대망의 건강쿠키 선발대회 날.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두 쿠키가 있었다. 전보다 더 튼튼한 팔을 자랑하는 근육맛 쿠키와 가볍고 부드러운 다리를 뽐내는 닌자맛 쿠키였다. 튼튼한 다리냐 팔이냐 누가 이길 것인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마침내 우승자 쿠키 발표의 시간! 이번 건강쿠키 선발대회의 우승은…!
용감한 쿠키!
과하지 않은 바삭함에 쿠키 본연의 '용감함'이 골고루 퍼져있었다고. 오히려 팔다리를 단련한 두 쿠키는 과했다는 평이 많았다고 하니 역시 하던대로 하던 게 제일인가 보다.
4.5. 새싹이 당근당근~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에서 나오는 두 쿠키의 이야기의 뒷이야기이다.비트맛 쿠키의 텐트 앞에서 작은 새싹이 파릇파릇하게 자라나기 시작한 건 어느 따스한 봄날이었다. 그 자리는 마침 예전에 당근맛 쿠키의 밭에서 빌려온 (즉, 훔쳐온) 대왕 당근을 먹고 난 자리! 너무너무 맛있어서 작은 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먹어치운 줄 알았는데, 어느새 작은 당근조각 하나가 떨어져 숲의 기름진 땅에 쏜살같이 뿌리를 내렸나 보다.
"이거… 킁킁… 당근맛 쿠키의 대왕 당근인가?!"
비트맛 쿠키의 텐트 앞마당이 당근맛 쿠키의 밭처럼 싱싱하고 맛있는 채소들로 가득차게 되면 어떨까? 꼬마 당근이 쑥쑥 자라나는 동안 비트맛 쿠키의 행복한 망상도 뭉게뭉게 자랐다. 비트맛 쿠키는 소중한 당근이 뜨거운 햇볕을 볼 필요 없게 감쌌다. 빨리 자라라고 물도 한 바가지씩 쏟아주었다. 혼자서는 무럭무럭 잘만 자라던 초록색 친구는 결국… 비트맛 쿠키의 관심과 애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들어버렸다. 그 참상을 목격한 당근맛 쿠키는 참치 못하고 호통쳤다.
"무슨 짓이야! 밭농사를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비트맛 쿠키는 한동안 당근맛 쿠키의 밭에서 도둑질을 하고 혼났을 때보다도 더욱 혹독하게 농사일을 도와야 했다. 그래도 일하는 자에게는 결실을 돌려주는 것이 당근밭의 법칙. 숲으로 돌아가는 비트맛 쿠키의 품에는 당근과 당근 씨앗이 한아름 안겨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비트맛 쿠키의 텐트를 찾은 당근맛 쿠키. 햇볕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는 당근밭은 온데간데 없고 보이는 것은 마지막 남은 당근 하나를 야무지게 먹어치우는 비트맛 쿠키 뿐이다.
"비트맛 쿠키, 너 정말!"
"우물우물… 너무 맛있어서 그랬어. 하나만 먹고 나머지는 심으려고 했는데, 참을 수가 없었어!"
벌컥 화를 내려던 당근맛 쿠키는 칭찬에 그만 기분이 좋아져버려서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다! 이해해줘, 당근맛 쿠키. 비트맛 쿠키는 너처럼 성실한 농사꾼이 아니라 서바이벌 전문 사냥꾼인걸!
4.6. 대저택에서 있었던 일
일찍이 천년나무 유적지를 찾아내, 빼어난 탐사 솜씨로 이름을 날린 탐험가맛 쿠키! 온갖 함정과 예상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는 오지와 버려진 유적지를 종횡무진 오가지만, 블랙베리맛 쿠키의 손에는 매번 꼼짝없이 잡혀오는 도련님이다.
사실 이들의 첫 번째 연행은 바로 탐험가맛 쿠키의 대저택에서 일어났다. 아장아장 걸어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부엌에서 바움쿠헨 밧줄을 들쳐메고 찬장 속을 드나들더니, 좀 더 자라서는 제법 연륜 있는 탐험가 흉내를 내기 시작한 탐험가맛 쿠키.
한 번은 할아버지인 고고학자맛 쿠키가 남긴 일기를 뒤지다가 저택의 비밀통로를 발견해냈다. 호기롭게 램프와 밧줄을 챙겨들고 비밀 다락방으로 들어간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침입자를 막는 장치를 작동시켜 안에 갇혀버렸다고! 시간이 얼마나 지난지도 모른 채, 배낭에 챙겨온 곰젤리는 점점 바닥나가고… 절망할 법한 상황이지만 탐험가맛 쿠키는 믿고 있었다. 언제나 자신을 찾아내는 블랙베리맛 쿠키의 존재를!
저택의 복도를 늘 먼지 한 톨 없이 청소하는 블랙베리맛 쿠키는 탐험가맛 쿠키의 흙 묻은 신발이 남긴 지저분한 발자국을 놓지지 않았다! 도련님의 말썽 처리하기로 잔뼈가 굵은 이 쿠키는 탐험가맛 쿠키가 풀어둔 암호와 해체해둔 함정을 유유히 뛰어넘어 마침내 숨겨진 다락방에 갇혀있던 탐험가맛 쿠키를 찾아냈다.
"도련님, 저녁 식사 시간에 늦으셨습니다. 저와 함께 돌아가시죠."
탐험가맛 쿠키는 군소리없이 블랙베리맛 쿠키의 손을 잡고 돌아왔다. 사실 블랙베리맛 쿠키도 이때만큼은 속으로 퍽 당황하지 않았을까?
이건 비밀인데, 평소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블랙베리맛 쿠키가 주인집 저녁식사 준비에 15분 정도 늦은 것은 그 날이 유일했다고.
4.7. 낡은 탑의 유령
블랙베리맛 쿠키가 일하는 저택에는 요즘들어 이상한 소문이 떠돌고 있다.
한밤중에 부엌 창문으로 건너편의 낡은 탑을 내다보면, 눈물을 뚝뚝 흘리는 어린 여자아이 유령과 눈을 마주치게 된다나? 게다가 그때 시계를 보면 꼭 초침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더라는 거다. 오싹!
물론 성실한 블랙베리맛 쿠키는 소문 따위에 겁먹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하지만 대저택에 고용된 다른 쿠키들은 해가 질때면 불안한 표정으로 속닥거리며 식은땀으로 눅눅해지곤 했다. 소문을 떠들어대는 게 바람직한 고용인의 행실이라고는 할 수 없는 법! 블랙베리맛 쿠키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회중시계와 초를 들고 직접 탑으로 나섰다.
그날 밤, 블랙베리맛 쿠키는 탑을 몇 바퀴나 돌았다. 그리고 불현듯 거꾸로 가기 시작하는 시계침. 블랙베리맛은 작은 영혼의 기운이 느껴지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훌쩍훌쩍 흐느끼는 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협탁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보랏빛 단발머리를 한 어린 소녀였다.
"…만나서 반가워요. 아가씨는 누구신가요?"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대신, 블랙베리맛 쿠키는 다정하게 물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유령의 눈이 동그랗게 변하며 블랙베리맛 쿠키를 바라보았다.
"난 양파맛 쿠키야… 네가 술래니?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늦은 시간이라 모두들 자러 갔어요."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는데, 깜빡 잠든 사이에 다들 가버렸어. 나 혼자라 유령이 나올까 봐 무서웠어… 으아어아아앙!"
울음을 터뜨리는 양파맛 쿠키를 블랙베리맛 쿠키는 토닥이며 달래주었다. 그리고 오늘만큼은 더이상 울지 않아도 괜찮도록, 잠들 때까지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이 어린 쿠키에게 당장 진실을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언젠가는 양파맛 쿠키와 즐겁게 놀아줄 쿠키들이 탑을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4.8. 남매들은 다 이런가요?
연금술사맛 쿠키는 고민이 많았다. 오빠라는 게 오븐을 나온 뒤로 도움이 된 적은 커녕 방해만 안되면 다행이었으니!
생각해봐야 나만 손해지. 한숨을 푹 쉬며 새로 배합한 용액의 경과를 관찰하려는데… 플라스크가 하나 보이지 않았다.
또 내 용액을 마신 거야?! 쾅! 문을 열고 뱀파이어맛 쿠키를 찾은 연금술사맛 쿠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자신과 똑같은 행색을 한 뱀파이어맛 쿠키였다.
지금 뭘 입고 있는거야!? 경악하며 소리지르는데 가만보니 뱀파이어맛 쿠키가 쓴 조합식이 방안에 한가득이었다. 거기다 뒤늦게 돌아본 뱀파이어맛 쿠키는 어디 아프냐며 연금술사맛 쿠키의 이마를 짚는 게 아닌가? 한술 더 떠 쉬엄쉬엄 하라는 잔소리를 덧붙이기까지!
어느새 오소소 밀가루가 돋은 연금술사맛 쿠키는 저도 모르게 후다닥 도망쳐버렸다. 모자가 삐뚤어진 것도 모르고 자신의 연구실에 앉아 머리를 팽팽 굴려보는데…
갑자기 다정하게 구는 것도 징그럽긴 했지만 그것보다도 같은 옷을 입고 방 한가득 조합식을 적던 모습이 가장 충격이었다. 같은 하늘 아래 연금술사맛 쿠키가 둘일 수는 없어! 어느새 연금술사맛 쿠키의 머릿속에는 성실한 뱀파이어맛 쿠키고 뭐고 얼른 원상태로 되돌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연금술사맛 쿠키가 이를 해결하는 새로운 용액을 만들어낸 것은 해가 지고도 한참이 지난 뒤였다.
쾅! 또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 뱀파이어맛 쿠키가 뭐라 말 할 새도 없이 곧장 입에 새로운 용액을 들이붓는 연금술사맛 쿠키.
뱀파이어맛 쿠키가 연신 컥컥거리는데도 한방울도 남기지 말라며 병을 아예 거꾸로 세워버렸다.
한참을 컥컥거리던 뱀파이어맛 쿠키가 하얗게 질려 쓰러지자 그제야 연금술사맛 쿠키는 한 건 했다는 듯 가벼운 걸음으로 사라졌다.
새로운 용액 덕분인지 잘 자고 일어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음날 일어난 뱀파이어맛 쿠키는 평소의 게으름뱅이였다고 한다. 이 일로 연금술사맛 쿠키는 잔소리를 조금 줄였다. 물론 여전히 용액을 홀랑 마셔버리는 뱀파이어맛 쿠키 덕에 잔소리를 아예 관두기는 어려웠지만 적어도 쿠키답게 살라는 잔소리는 줄어들었다고.
이 사건이 단순히 너도 똑같이 당해보라는 심보로 시작된 뱀파이어맛 쿠키의 못된 장난이었다는 사실은 뱀파이어맛 쿠키가 가루가 될 때까지 가지고 갈 비밀이다.
4.9. 자존심을 건 대결
"와, 젤리 파티다~!"
기다려왔던 축제! 마법사맛 쿠키가 파티 젤리를 산더미처럼 만들어냈다. 불꽃이 팡팡 터지며 공중에서 달콤한 젤리가 비처럼 쏟아졌다. 지켜보던 쿠키들은 젤리 비를 맞으며 탄성을 내질렀고, 마법사맛 쿠키는 으쓱거렸다. 저 잘난 척 하는 표정이라니! 연금술사맛 쿠키는 코웃음을 쳤다.
"나라면 저 평범한 젤리들을 훨씬 더 맛있는 젤리로 바꿀 수 있어!"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라구."
마법사맛 쿠키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외면했다. 약이 오른 연금술사맛 쿠키가 특별히 개발한 물약을 마법사맛 쿠키의 젤리에 부었다. 펑퍼펑! 물약을 만난 젤리들이 요란하게 폭발하더니 오색 곰젤리로 탈바꿈했다! 쿠키들은 산더미같은 곰젤리를 맛보며 열광했다. 의기양양한 연금술사맛 쿠키와 토라진 마법사맛 쿠키의 눈이 마주치자 불꽃이 일었다. 파팟! 딱, 따다닥! 두 쿠키는 서로에게 젤리를 사정없이 발사했다. 젤리즙이 사방으로 튀며 난리통이 벌어졌다.
"그만해~ 친구끼리 싸우지마… 즐거운 축제잖아~!"
그렇게 말하며 소환수 스노우킹을 타고 나타난건 슬픈 표정을 한 눈설탕맛 쿠키였다. 눈설탕맛 쿠키가 눈꽃 소환봉을 휘두르자, 이번엔 하늘에서 설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어지럽게 날아다니던 젤리들은 포근한 설탕눈에 뒤덮여 천천히 바닥에 쌓였다. 설탕눈은 달콤할 뿐 아니라 아주 아름다워서 두 쿠키를 포함한 모든 쿠키들의 시선을 끌었다. 곧이어 눈밭에는 거대한 젤리의 혈상이 만들어졌다. 달콤한 눈설탕 젤리였다. 쿠키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굉장해~ 여태까지 먹어본 젤리 중 제일 맛있어!"
"헤헤… 친구들을 위해 노력해봤어~"
눈설탕맛 쿠키는 볼을 붉히며 웃었다.
관심의 중심에서 벗어난 마법사맛 쿠키와 연금술사맛 쿠키는 자부심에 상처를 받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궁극의 곰젤리 연금술을 가뿐히 능가하다니 믿을 수 없어!"
"내 젤리 마법도… 밤을 새서라도 새로운 마법을 개발하겠어!"
4.10. 설산에서 나눈 약속
에픽 등급 3개의 조합으로 레벨을 올리기가 까다로운 인연. 이 스토리로 인해 다크초코 쿠키가 다크카카오 쿠키의 후손이라는 추측에 대한 근거가 드러났다. 그리고 어둠모드 스토리를 통해 실제로도 둘이 부자(父子)였음이 확정되었다."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너 정말 괜찮냐?"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모닥불에 손을 쬐며 자색고구마맛 쿠키가 물었다. 퉁명스러운 말투지만 내심 마음을 써주는 느낌이었다. 우유맛 쿠키는 씩씩하게 벌떡 일어났다.
"괜찮아요! 다크초코 쿠키님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라면 이정도쯤이야!"
"어엌!"
우유맛 쿠키의 용오름같은 기세에 균형을 잃은 자색고구마맛 쿠키가 뒤로 나동그라졌다. 하지만 회상에 빠져든 우유맛 쿠키의 초롱초롱한 눈은 이미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얘기했던가요? 다크초코 쿠키님이 선량하고 올곧은 마음씨로 우리 일족을 구해주신 그 날도 이렇게 추웠는데…"
"으아아아아!! 그만해!! 벌써 마흔 일곱 번째잖아!"
아이스밀크산 어귀의 우유 마을. 그곳에 사는 순백의 우유 일족은 신성한 우물에서 솟아나는 가장 차갑고 신선한 우유를 대대로 지키는 이들이다. 어느날 최고의 우유를 호시탐탐 노리던 거대크림늑대들이 습격해왔다. 순박한 우유 일족의 쿠키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을때, 흰우유보라를 헤치고 나타난 건 아름다운 외모의 한 전사였다. 전사가 자기 키만큼 거대한 검을 몇 차례 휘두르자, 크림늑대들은 거품을 뿌리며 쓰러졌다.
"나는 다크카카오 왕국의 다크초코 쿠키. 모두들 무사한가?"
전사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며 쌉싸름한 초코향을 풍겼다. 일족의 지도자 쿠키들은 다크초코 쿠키에게 사례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다크초코 쿠키는 고개를 젓기만 했다. 어린 우유맛 쿠키는 넋을 잃고 그 쿠키를 바라보았다. 그의 순도 높은 고결함은 우유맛 쿠키가 동경하던 강하고 순수한 쿠키의 모습 그 자체였다.
"다크초코 쿠키님! 전 언젠가 다크초코 쿠키님이 자랑스러워하실 우유맛 쿠키가 되겠어요!"
"하하! 멋진 꿈이구나. 나도 언젠가는 이 왕국이 우러러 볼 영웅이 되겠다고 네게 약속하지. 언젠가 다시 만나 더욱 우유다운 모습을 보여주렴."
그 말만을 남기고 다크초코 쿠키는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우유거품 너머로 사라졌다. 우유맛 쿠키는 어쩐지 쓸쓸한 그의 뒷모습을 보며 감동의 눈물이 차오르는 눈으로 미소지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그렇게 다크초코 쿠키님은 세상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계속 이어가신 거랍니다! 아, 그리고 이것도 말씀드렸던가요? 남쪽으로 향하신 다크초코 쿠키님은 그 이후…"
"그만두지 않으면 나 다 이거 부숴버린다!!"
자색고구마맛 쿠키는 둘이 같이 팬 장작을 향해 곤봉을 휘둘렀다. 우유맛 쿠키는 한 손으로 자색고구마맛 쿠키를 번쩍 들어올려 제지하고 그러거나 말거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최선을 다해 저항해보는 자색고구마맛 쿠키. 다크초코 쿠키를 향한 우유맛 쿠키의 사그라들지 않는 열정으로 그들의 모닥불은 오늘밤도 활활 타오른다!
4.11. 황혼 너머 사라진 불청객
실제로도 호밀맛 쿠키의 대사 중에 칠리맛 쿠키를 찾는 대사가 있는게 이것 때문이다. 그리고 칠리맛 쿠키를 찾아 방랑하던 호밀맛 쿠키가 드디어 칠리맛 쿠키를 찾아내는 내용을 담은 개인 퀘스트가 있다. 내용은 호밀맛 쿠키 참고.휘이이… 바람이 불면 탐스럽게 자란 호밀이 금빛으로 반짝인다. 유독 호밀농사가 잘 된 해였다. 원래도 맛있었지만 이번 호밀은 더 맛있겠다며 쿠키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깐깐한 파수꾼 덕분인지 이 밭에서 나는 호밀은 맛이 좋기로 유명해 마을의 모두가 보물처럼 여기고 있었다.
그 밀밭을 지키는 파수꾼 호밀맛 쿠키는 수확한 밀로 항상 음료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첫 잔을 특히나 좋아했다고. 이번 호밀은 질이 좋아서, 호밀맛 쿠키는 수확한 즉시 음료를 만든다는 자신의 룰도 어기고 하루 종일 음료 만들 준비를 하고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평소라면 들리지도 않았을 귀뚜라미 소리며 바람소리가 호밀맛 쿠키의 마음을 흔들었다. 마치 호밀맛 쿠키를 부르는것 같았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오늘 한잔 맛보고 내일 푹 쉬라고…
끼이익… 끼익… 헐거운 문짝이 바람을 맞아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창고 문이 전부터 말썽이었다. 슬슬 바꿀때도 되었지… 잠에 들지도 그렇다고 잠을 깨지도 않은 상태로 생각하고 있던 호밀맛 쿠키가 돌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끼익거리며 흔들렸다는 건 문이 열려있다는 뜻. 자신의 기억이 맞다면 창고 문은 닫혀있어야 했다!
산발인 머리를 흩날리며 총 두자루만을 챙기고 창고에 들이닥친 호밀맛 쿠키가 마주한 것은 텅 빈 호밀 창고였다.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인 것은 딱 한 포대 남은 호밀과 그걸 들고 막 창문을 넘으려던 칠리맛 쿠키. 호밀총을 탕탕 쏴대자 불청객은 질겁하며 창문 너머로 사라졌다.
길에 흘린 호밀을 보며 호밀맛 쿠키가 그 뒤를 쫓았지만, 얼마 안가 그 흔적도 뚝 끊기고 길 위에는 마치 놀리는 듯한 호밀 한톨만 덩그러니 남아있었을 뿐. 쿠키생 최대 행복이 될 예정이었던 호밀을 훔치다니! 호밀맛 쿠키가 그 호밀 한톨을 으적거렸다. 황혼 너머를 노려보는 눈빛이 형형했다.
호밀맛 쿠키는 그걸로 파수꾼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대신 붉디 붉은 판초를 걸치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고. 오늘도 호밀맛 쿠키는 생 호밀을 씹으며 황혼을 바라본다. 그 쿠키를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4.12. 악동의 밤
쿠키 중 제일 가는 악동이 누구야? 여러 쿠키들에게 물어보면 반드시 빠지지 않는 쿠키들이 바로 이 셋! 하나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탓에 쿠키들은 이 셋이 모이면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이 셋이 한자리에 모인 날이 오고야 말았는데…
때는 시끌벅적한 온 쿠키들이 모여 즐겁게 먹고 즐기던 축제의 밤. 그날따라 구름 한점 없이 맑던 하늘이 이 쿠키들을 부추기라도 한 것일까?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폭죽이 쏘아올려진 순간 체리맛 쿠키가 벌떡 일어난 것을 시작으로 숨죽이고 있던 악동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공중에서 터지는 체리 폭탄에 상큼한 과즙이 후두둑! 폭발음과 체리향에 정신 차리기 바쁜 와중에 질세라 건물이며 나무 여기저기에 색색의 버블껌을 마구 쏴대는 버블껌맛 쿠키 덕에 쿠키들은 혼비백산! 그걸 축제의 피날레라고 생각했는지, 팬케이크맛 쿠키는 폭발에 흩날리는 젤리들을 쫓아 오색빛깔 껌무늬가 생긴 지붕을 타고 슝슝! 누가 저 쿠키들 좀 말려줘요! 하지만 이 악동들을 누가 말릴 수 있을까? 사방이 온통 달콤 새콤 넘치는 당분에 환호하기도 바쁜걸!
펑! 어느새 폭죽이 다 터지고, 마지막인 거대 곰젤리모양 폭죽이 터져 밤하늘을 밝혔다. 본래라면 즐거운 축제를 회상할 잔잔한 풍경으로 기억되었을 테지만… 쿠키들의 기억 속에는 활짝 웃는 곰젤리와 함께 신나게 체리 폭탄을 던지는 체리맛 쿠키, 그에 질세라 버블껌을 쏴대는 버블껌맛 쿠키, 그리고 하늘을 종회무진하는 팬케이크맛 쿠키가 선명하게 남아버렸다.
악동들은 물론 다른 쿠키들도 넘치는 달콤함을 못이겨 함께 뛰놀았기 때문에 이 이후의 일은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다음날 온갖 달콤상큼한 냄새가 진동해 하루종일 청소만 해야했다는 것은 확실했다. 지금까지도 이 사건을 악동의 밤이라 부르며 이 세 쿠키가 한자리에 모일 때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을 보낸다고 한다.
4.13. 날고 싶어요 선생님
이 스토리를 본 팬들의 감상은 '그 악동 팬케이크맛 쿠키가 마침내 임자를 만났다'. 형인 롤케이크맛 쿠키가 킹덤에 출연해 이 광경을 보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기대하는 반응도 상당하다. 마침 롤케이크맛 쿠키는 동생이 편애를 받는 것 때문에 성격이 비뚤어져 버리기도 했고….하늘이 우릴 기다려요… 말하고 다닐만큼 하늘을 좋아하지만 좀 더 제대로 날고 싶어서 시작한 점프 연습은 영 차도가 없었다.
날개를 가지고도 높이 날아 오르질 못하는 이 쿠키는 바로 천사맛 쿠키. 매일 아침 높이를 확인하며 날기를 염원하기 만하던 어느 날, 천사맛 쿠키는 날 수 있는 쿠키를 찾아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여러 후보들 중에서도 눈에 띈 것은 별다른 도구 없이 슝슝 하늘을 날아다니는 팬케이크맛 쿠키였다. 열심히 뒷면에 달린 날개를 파닥거리며 팬케이크맛 쿠키를 찾은 천사맛 쿠키. 부탁이 있어요~ 말을 꺼내자마자 배고파~ 도토리 젤리 먹구 싶어! 하는 투정에 막혀 버렸다.
젤리가 있으면 되는 거지요…? 젤리쯤이야 얼마든지 구해올 수 있었다. 날 수만 있다면! 두손 가득 젤리를 가지고 다시 찾아온 천사맛 쿠키를 팬케이크맛 쿠키가 거절할 리 없었다. 오히려 잔뜩 신이 나서는 당장 시작하자며 천사맛 쿠키를 잡아당기기까지 했으니!
그리하야 시작된 팬케이크맛 쿠키의 비행 수업.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날개짓! 팬케이크맛 쿠키가 자신의 날개는 귀여울 뿐만 아니라 넓고 폭신해서 조금만 파닥거려도 쉽게 날 수 있다며 자랑까지 덧붙였다.
날개를 더 크게 펴줘~! 날아다닐 때 귀여운 표정을 지어야 해~! 먹던 젤리까지 내려놓고 이런 저런 조언을 덧붙이는 걸 보면 팬케이크맛 쿠키도 나름 진지한 모양. 팬케이크맛 쿠키가 열성적인 선생님이 되었으니 천사맛 쿠키도 성실한 학생이되는 게 인지상정!
헤헷…! 이정도면 됐지? 쉬지 않고 이어진 수업에 지친 팬케이크맛 쿠키가 풀썩 주저 앉았다. 배고파~ 쉴래~ 쫑알거리며 마지막 남은 젤리를 입에 넣는 순간, 더 할 수 있지요…? 눈만 동그랗게 뜬 팬케이크맛 쿠키에게 다시 젤리를 한아름 안겨주는 천사맛 쿠키 그 뒤로도 계속해서 팬케이크맛 쿠키가 지쳐 쓰러질때마다 젤리를 가져와 내밀었다고 하니 팬케이크맛 쿠키는 아마 하루종일 날개짓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지금까지도 천사맛 쿠키가 젤리를 들고 팬케이크맛 쿠키를 찾아가는 걸 보면 수업은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하는 천사맛 쿠키의 정성이 하늘에 닿을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
4.14. 초록빛 새벽
두 쿠키는 전부 식물과 관련되어 있으며 회복 능력을 쓸 수 있다.새벽 이슬이 마르지 않은 이른 아침이면 허브맛 쿠키의 정원에 잔잔하고 따뜻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용히 노랫소리를 들으며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월계수 나무에 물을 주고 벌레를 잡는 허브맛 쿠키.
월계수 나무는 이 둘이 함께하게 된 첫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때는 월계수 나뭇가지 너머로도 별이 수놓아진 하늘이 보이는 맑은날 밤. 허브맛 쿠키가 정성스레 가꾼 덕에 생기넘치는 정원에 처음 보는 쿠키가 안으로 들어섰다. 도둑일까 싶어 독하게 허브 향을 뿜으려고 했는데, 들어선 쿠키가 어쩐지 허브맛 쿠키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아 우선 지켜보기로 했다.
낯선 쿠키는 정원 가득한 식물들과 허브들을 보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꼭 이런 정원을 처음 보기라도 한 것처럼 연신 감탄을 내뱉었고 꽃을 피운 화분에는 인사까지 건네는 것이 아닌가. 소박한 웃음을 지으며 정말로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는 것만으로도 속에서 따뜻함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낯선 쿠키는 그렇게 정원을 한번 돌고는 한켠에 조용하고 노래를 읊조렸다. 그 소리에 정원을 살피러 온 허브맛 쿠키와 맞치는 것은 당연한 수순. 낯선 쿠키가 정원에 앉아있었음에도 그 음색이 따뜻해서인지 허브맛 쿠키가 놀라는 기색은 없었다고 월계수는 회상했다.
그 뒤로 매일 아침이면 클로버맛 쿠키가 찾아와 정원을 위한 노래를 불러주곤 했으니 아마 허브맛 쿠키가 정식으로 정원에 초대한 것은 아닐까. 눈을 감고 조용히 행복을 노래하는 클로버맛 쿠키와, 말없이 부드럽게 웃으며 정원에서 꽃 한송이 한송이 정성스레 물을 주는 허브맛 쿠키는 보는 쿠키들마저 평화로이 만들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4.15. 천사의 가호와 함께라면
영광스러운 마들렌 가문의 기사단장, 마들렌맛 쿠키! 망토에 흙먼지 한 번 묻혀본 적 없을 것 같은 이 빛나는 쿠키는 공화국을 떠나 처음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그의 멋진 모습에 감탄해주는 기사단원들이 없으니 도무지 평소의 위엄이 잘 살지를 않는것. 그의 충실한 부하 기사들은 평소 마들렌맛 쿠키의 등장에 박수를 치는 타이밍까지 연습한 유능한 쿠키들이었다. 그들의 환송을 받으며 소울 잼을 찾아 영웅적인 원정을 떠나온 것까진 좋았는데, 호응해주는 쿠키가 이렇게도 없다니. 뭘 모르는 이 땅의 쿠키들도 위대한 기사단장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친절한 표시가 필요했다.
고민하던 마들렌맛 쿠키는 어느날 이상한 광경을 포착했다. 생크림양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는 들판을 지나는데, 그 중 한 마리의 양이 성스러운 후광에 둘러싸여 있었던 것. 누군가의 부름을 받은 듯한 느낌에 이끌려 다가간 마들렌맛 쿠키. 사실 그건 한 무리의 양떼들 사이에서 휴식을 취하던 황금빛 곱슬머리의 천사맛 쿠키였다.
이거다! 마들렌맛 쿠키는 무릎을 쳤다. 나만큼 화려하지도 않은 이 쿠키를 이토록 성스럽고 천사답게 만들어주는 건 바로 황금빛 후광! 지혜로운 기사단장은 한동안 이 쿠키의 능력을 빌리기로 했다.
"내가 가는 곳마다 황금빛 후광을 비춰주면 된다. 하하! 빛의 수호를 받는 이 기사단장을 수행하는 일을 하게 되었으니 네게도 큰 영광인 셈이지!"
근거는 모르겠지만 굉장한 자신감! 천사맛 쿠키는 왠지 빠르게 설득당해버렸다.
"그게 소원이라면 들어드리죠…"
천사맛 쿠키는 그날부터 마들렌맛 쿠키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니며 충실한 스포트라이트가 되어주었다. 진흙탕을 헤치고 나갈 때도, 실수로 강에 빠질 때도 찬란하게 빛나는 기사단장!
때때로 새하얀 설탕말이 속도를 낼 때면 날갯짓이 서투른 천사맛 쿠키는 말꼬리를 붙들고 따라가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덕분에 마들렌맛 쿠키는 어딜 가든 번쩍번쩍, 한밤중에도 땅에 떨어진 별처럼 빛나 주위 쿠키들의 탄성을 샀다고.
빛의 수호를 받는 화려한 이방인 기사에 대한 소문은 가는 곳마다 구경꾼 쿠키들을 불러모았다. 천사맛 쿠키는 그런 쿠키가 있다니 굉장하네요, 라는 반응이었는데… 누구 얘기인지 대체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어쨌든 덕분에 마들렌맛 쿠키의 명성은 나날이 상승 중!
4.16. 아보카도 대장간의 의뢰인들
아보카도 대장간에 대한 소문이 용사맛 쿠키와 마들렌맛 쿠키의 귀에 동시에 들어갔을 때, 이미 파란은 예고된 일이 아니었을까?
무엇이든 다듬고 벼려서 최고의 도구를 만든다는 아보카도맛 쿠키. 성격마저 웬만한 전사 못지않게 호탕한 이 대장장이를 마들렌맛 쿠키는 꼭 만나고 싶었다. 자신의 마법검이 아보카도 오일을 만나 반짝반짝 광택까지 난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사제의 축복을 받은 백설탕 말을 타고 한달음에 달려온 마들렌맛 쿠키는, 역시 애마를 타고 광속질주로 달려와 대장간으로 막 들어서려던 용사맛 쿠키와 딱 마주쳤다. 운명적인 조우였다.
이제 막 전투를 한 차례 끝내고 검을 가다듬기 위해 달려온 용사맛 쿠키. 번쩍거리는 검과 갑옷을 걸친 이 외국의 기사를 보고는 그만 불쌍하게도 풀이 죽고 말았다. 왕국을 떠난 후 공주님을 모시며 오랜 시간을 방랑하느라 여기저기 흠집이 난 갑옷. 평소 같으면 이게 바로 영광의 흔적이라며 허름한 모습도 자랑스럽게 여겼을 텐데, 왜 하필 지금 바람 빠진 풍선처럼 자부심이 쪼그라드는 걸까!
그러나 마들렌맛 쿠키가 태연하게 용사맛 쿠키의 앞으로 새치기를 했을때, 용사맛 쿠키의 상처받은 자존심은 울부짖었다. 나는 참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모시는 분까지 욕되게 할 수는 없다!
"이국의 기사여! 내가 섬기는 공주님께서 나를 기다리신다. 새치기는 용납할 수 없다!"
"하하! 내 검에 광택을 내는 일이 더 시급하니 거기서 기다려라!"
용사맛 쿠키는 상대 쿠키의 뻔뻔함에 광분했다. 마들렌맛 쿠키는 초라하지만 진지한 이 쿠키가 좀 멋있어보인다는 생각을 한다. 공화국에도 공주가 있었으면 나도 저렇게 외쳤을 텐데! 하지만 그게 뭐 중요하겠는가? 어떤 공주도 마들렌맛 쿠키처럼 아름답게 빛나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호탕한 아보카도맛 쿠키는 껄껄 웃고 박수를 치면서 대결해서 이기는 쪽을 먼저 봐주겠다고 공언한다. 불에다 기름을 부은 격! 번개 같은 속도로 두 쿠키의 검이 부딪히고, 일격에 그만 아보카도 작업대가 뽀각, 반토막이 나버렸다고.
그래서 누가 먼저 검을 수리했냐고? 아보카도맛 쿠키가 작업대를 먼저 수리해야 해서 용사와 성기사는 모두 다음날까지 꼬박 기다렸다는 이야기.
4.17. 그런 쿠키는 모릅니다
어울려드리는 건 이정도면 됐습니다. 이제부터는 따로 행동하기로 하죠. 막 국경을 넘어선 순간 에스프레소맛 쿠키가 내뱉은 말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얼굴은 여전히 싱글싱글 쿠키좋게 웃고 있어서 마들렌맛 쿠키는 순간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바다 건너 거리마다 달달함과 고소함이 가득한 어느 공화국. 세상이 혼란한 것 같으니 바다 건너 대륙에서 전설 속 보물을 찾아 오라는 결정에 따라 시민대표로 에스프레소맛쿠키가, 기사 대표로 마들렌맛 쿠키가 파견단으로 선출되었다. 이 긴 여정의 시작은 나라의 중앙에 위치한 시민 광장.
몰려드는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해주고 멋진 자세도 취해주다보니 예정시간에 조금 늦긴 했지만… 출발에는 문제가 없었다. 물론 타국으로 떠나는 멋진 기사단장을 보러 몰려든 쿠키들 덕분에 나라를 떠나는 데에도 꼬박 한나절이 걸렸지만… 파견단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어찌 무시하랴!
그리고 나라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마들렌맛 쿠키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를 모르겠다. 오히려 처음부터 비협조적이었던 건 에스프레소맛 쿠키가 아니던가?
첫만남때부터 악수하자며 내민 손을 무시하고 설탕 말에 오르더니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출발하죠. 그렇게 딱 두마디하고는 입을 다물지를 않나, 몰려든 시민들에게 손이라도 흔들어주라는 말에는 묵묵부답. 아량 넓은 기사단장 마들렌맛 쿠키도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뭔가 걸리는 점이라도 있나? 망토를 휘날리며 멋지게 한마디 건넸더니 그 말도 꾹 끊어먹었다. 저에게 빛 마법은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방해죠. 날아오는 결정타에 마들렌맛 쿠키는 생전 처음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그렇게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산 넘고 물 건너 쿠키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한 왕국이 똑같은 왕국이라니… 이런 운명의 장난이 또 있을까! 에스프레소맛 쿠키는 그 점까지 거슬리는지 마들렌맛 쿠키가 걸어오는 것을 보면 자연스레 다른 방향으로 사라져버리곤 했으니 말 다했다.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을 시작하는 건 둘 다 처음일테니 서로 돕고 지내면 좋으련만, 이야기는 커녕 함께있는 모습도 보기가 힘들었다. 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기라도 하면 풀 수 있을텐데 자신도 답답하다며 하소연하는 마들렌맛 쿠키. 그 이유를 터놓고 말하게 되는 날이 언젠가는… 올 거라고 믿어보자.
4.18. 스파클링 주스 바 단골들
에픽 등급 쿠키 4개의 조합이라 레벨을 올리기가 가장 어렵다.살다보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하는 타이밍이 있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기 때문.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타이밍을 놓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쿠키가 있었으니…
허브맛 쿠키는 최근 판매 개시된 그린 허브 티를 마시러 스파클링 가게를 방문했다. 한적한 오후라 차를 맛보기에는 딱 좋은 분위기였다. 비틀거리며 들어온 뱀파이어맛 쿠키가 어깨에 손을 얹기 전까지는 말이다.
"왜 다들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건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말하는 투가 늘어지는 건 물론이고 말할 때마다 포도 주스 향기가 진동하는 걸 보니 이미 포도 주스를 잔뜩 마시고 온 모양이었다. 푸념하며 거의 허브맛 쿠키에게 매달리듯 기대는 뱀파이어맛 쿠키. 조금은 괜찮겠지 싶어 뱀파이어맛 쿠키의 푸념을 들어줬던 것이 문제였을까. 이만 가봐야겠다고 말하기 무섭게 뱀파이어맛 쿠키가 허브맛 쿠키를 붙잡아 앉혔다.
"내 얘기 좀 들어봐… 이상하지 않아~? 그냥 즐기며 살면 안되는거냐구…"
이 얘기는 아까도 들었던 것 같은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 허브맛 쿠키는 드물게 당황했다. 바로 그때, 허브맛 쿠키 옆 빈자리에 민트초코 쿠키가 다가와 앉았다. 따로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금방 앞에 음료가 놓인 걸 보면 평소 가게를 자주 방문했던 모양이었다.
"다음 잔은 다른 걸 마셔볼까 하는데… 추천해 주시겠어요?"
뱀파이어맛 쿠키에게 잡혀 뻘뻘대다가 갑작스레 질문을 받아 한번 더 당황해버린 허브맛 쿠키. 게다가 대답을 기다리며 짓는 미소는 또 어찌나 부드러운지! 그 미소에 대고 아뇨 집에 가려구요 말할 수 있는 쿠키가 얼마나 될까.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당연히 포도 주스 아니냐며 무겁게 어깨동무를 해오는 뱀파이어맛 쿠키 덕분에, 이만 돌아가고 싶은 허브맛 쿠키의 마음도 모르고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단골 손님이 둘이나 있으니 스파클링맛 쿠키가 대화에 끼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 어느새 주제는 스파클링맛 쿠키가 요즘 연구하는 음료로 넘어가 다음에 한잔씩 맛보고 평가해달라는 약속까지 잡혔다. 흔쾌히 그러자며 기대된다는 말이 오가는데 차마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저 다음에는 조금 일찍 만나요- 덧붙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