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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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벤 휘틀리 감독의 킬 리스트(Kill List)는 2011년에 개봉한 영국 공포 영화이다. 이 필요해 살인청부를 맡게 된 전직 군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폭력성이 꽤 강한 편이며, 선정성도 어느 정도 있다.[1] 개봉한 해 영국 독립 영화상(British Independent Film Awards)에서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갈을 연기한 마이클 스마일리(Michael Smiley)가 최우수조연상을 받았다. 로튼토마토에서는 76%, IMDb에서는 6.3점을 받았다.

2. 등장인물


제이: 영화의 주인공. 작중 시점으로부터 8개월 전 키예프에서 어떤 일을 겪고 전역하였다. 일은 하지 않고 놀고먹는다고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다가 친구인 갈과 함께 살인청부업을 하게 된다.
갈: 제이와 함께 군 복무를 한 동료이자 친구. 제이에게 살인청부업을 소개해줬으며 함께 작업한다.[2]
셸: 제이의 아내. 제이와 마찬가지로 전직 군인이다. 제이가 살인청부업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샘: 제이와 셸의 아들. 아버지 제이가 면도하는데 옆에서 괜히 툭툭 치거나 자는 걸 억지로 깨우는 걸 보면 버르장머리가 없다.
피오나: 갈의 여자친구. 하지만 제이의 집에 함께 놀러온 이튿날 이별을 통보한다.

3. 줄거리


주인공 제이는 키예프에서 돌아온 전직 군인이다. 8개월 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일을 하지 않고 백수로 지내는데, 이에 아내 셸은[3] 돈이 다 떨어졌다며 일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해댄다. 어느 날 제이와 마찬가지로 키예프에서 일을 했던 전직 군인인 갈이 여자친구 피오나와 함께 집에 놀러온다. 돈 문제로 신경이 곤두서있던 셸과 제이는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부부 싸움을 하게 되고, 결국 제이는 갈이 제안한 청부살인을 수락하기로 한다. 그 와중에 갈의 여자친구 피오나는 남몰래 화장실 거울의 뒷편에 기이한 심볼을 새겨놓는다.[4]
갈과 함께 고객을[5] 찾아가 피의 계약을 맺은[6] 제이는 신부, 사서, 하원의원 세 명을 살해하는 일을 맡는다.[7] 제이와 갈은 먼저 신부를 찾아가 권총으로 살해하는데, 신부는 죽기 직전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8] 두 번째 타겟인 사서는 포르노 수집가인데, 제이와 갈은 사서의 창고에서 어떤 비디오를 발견하고는 경악, 분노한다.[9] 분노한 두 주인공은, 살인을 저지르기 전 철저히 준비를 했던 신부 때와 달리 곧장 집으로 쳐들어가 사서를 두들겨 패며 비디오를 어디서 구했는지 추궁한다. 제이에게 고문을 당한 사서는 그린월드 가(街)에 영상을 제공한 사람들이 있다고 불고, 갈은 사서의 금고를 털어 돈과 문서 파일을 꺼내간다.[10] 갈이 금고를 살펴보는 사이 단 둘이 남겨진 제이에게 사서는 '저 사람(갈)도 당신이 누군지 아느냐, 당신은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다, 다 이해한다, 고맙다' 같은 말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던 제이는 열이 받을 대로 받아서는 사서를 고문한 끝에 살해하고, 이후 그린월드 가를 찾아가 영상제작자 둘마저도 살해한다.[11] 이후 호텔로 돌아온 제이는 창밖에서 피오나가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을 목격하는데,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피오나와 다시 만나게 된다.[12]
고객과 피의 계약을 맺을 때 칼로 벤 상처가 감염되었음을 깨달은 제이는 의사를 찾아가는데, 원래 있던 의사는 안 보이고 낯선 의사의 진료를 받게 된다. 이 낯선 의사는 감염된 상처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성생활 같은 무관한 사안에 대해서만 질문을 하더니, '현재에만 집중하라'는 이상한 조언을 한다. 그 시간, 사서의 금고에서 가져온 문서들을 살펴보던 갈은 그 문서가 자신들에 대한 것임을 알게 된다. 신부를 살해할 때 타겟을 관찰하던 자신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군 복무 당시 키예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서류 등을 발견한 갈은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깨닫고는 제이에게 일을 그만 두자고 한다.[13] 자신의 가족이 아끼던 고양이를 누군가가 살해한 채 집 앞에 던져놓은 것을 발견하여 기분이 좋지 않던 제이는 일은 그만 두자는 갈의 제안에 반대한다. 하지만 아내 셸이 걱정하며 일을 그만 두라고 하자 갈과 함께 고객을 찾아가 일을 그만 하고 싶다고 한다.[14] 하지만 고객은 가족까지 모조리 죽여버리는 수가 있다며 일을 마저 처리하라고 명령한다.[15]
하는 수 없이 아내 셸과 아들 샘은 시골로 피신하고, 제이와 갈은 마지막 타겟인 하원의원을 죽이러 떠난다. 하원의원이 사는 집[16] 근처의 산에서 야영을 하기로 하는데, 한밤중에 소음에 깬 제이는 지푸라기 가면을 쓴 사람들이 행진을 하는 집회를 발견한다. 제이와 갈은 무장을 한 채 행진을 따라가는데, 그곳에서는 사람을 목매달아 죽이는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분노한 제이는 발포하고, 이교도들은 주인공들에게 덤벼든다. 주인공들은 도망가지만 갈은 결국 심한 상처를 입고, 제이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친구를 죽인다. 제이는 아내와 아들이 피신해 있는 시골로 돌아오지만, 그곳에서도 정체불명의 습격이 계속된다.
저항 끝에 이교도들에게 잡혀간 제이는 그들이 쓴 것과 동일한 지푸라기 가면을 쓴 채 곱추와 칼싸움을 벌이고 결국 살해한다. 그런데 그 곱추는 사실 아내였고, 등에 아들을 업고 있어서 등이 굽은 것처럼 보인 것이었다. 칼에 찔려 피를 흘리는 아내의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기괴한 표정이 백미. 충격에 빠져 멍하니 서있는 제이에게 이교도가 다가와 왕관을 씌워 주고,[17] 영화는 끝난다.

4. 기타


영화가 불친절한 구석이 있다. 예를 들어 키예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몇 차례 언급이 있는데, 정작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영화 초반에 주인공이 아들 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보아 제이와 갈이 어느 인사를 보호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폭탄 테러를 당해 실패한 것이 아닌가 추측은 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며, 구체적인 언급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살해대상, 고객, 이교 집회 간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이 없다. 일단 영화 내에서 주어지는 떡밥들만을 가지고 추측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제이가 키예프에서 겪은 일 때문에 이교도 단체는 제이를 차기 교주 등으로 점지한 것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 고객은 제이에게 살인청부를 맡겼으며, 사서와 신부를 살해하는 것은 교주가 되기 위한 절차이다. 신부와 사서가 죽기 직전에 남긴 말들로 미루어보아 그 둘 역시 이교도 단체의 구성원이며, 제이를 교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고 생각한 것처럼 보인다. 제이에게 기이한 조언을 해준 의사 역시 이교도 단체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원의원의 경우 마지막 타겟으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직접 등장하는 장면은 없다. 다만 엔딩 크레딧에서는 제임스 닉커슨(James Nickerson)이라는 배우가 하원의원 역이라고 나오는데, 정작 작중에서는 그게 누군지 알 길이 없다. 추측을 하자면, 주인공들이 집회를 처음 발견했을 때 의식을 주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 그 사람이 하원의원이었을 수도 있다. 즉 그 하원의원이 제이 이전의 교주이며, 제이를 교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이 마지막에 살해당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제이가 총을 쏘는데도 도망치거나 맞서싸우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죽이라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것도 설명이 된다.
갈의 전 여자친구 피오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대놓고 이교도로 등장하는데, 제이에게 일을 맡기도록 유도한 것이 피오나일 가능성이 있다. 제이에게 살인청부업을 함께 하자고 처음에 제안한 것은 친구인 갈인데, 제이가 일을 맡기로 결정한 후 피오나는 갈과 헤어진다. 즉 제이에게 일을 맡기기 위해 친구인 갈에게 접근해서 (갈이 직접적으로 인지하지는 못하는 방식으로)살인청부업과 연결시켜주고, 제이가 일을 맡자 자신은 빠진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에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자 박수를 치며 왕관을 씌워 주는데, 아마 가족을 스스로 살해하는 것이 교주가 되기 위한 마지막 단계였던 모양이다.
이처럼 직접적인 설명이 부족하여 불친절하기는 하지만, 호러영화나 범죄 스릴러의 팬이라면 볼만 한 영화이다. 장르가 후반부에 가면 갑자기 포크 호러로 바뀌는 것이 이 영화만의 독특한 부분.

[1] 섹스 씬은 없지만 후반부 집회 장면에서 사람들이 발가벗은 채 나온다.[2] 그런데 타겟을 살해하는 건 모두 제이가 하고 갈은 후반부 집회 장면을 제외하면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다.[3] 아내 역시 전직 군인으로, 스웨덴에서 복무했다.[4] 항목 상단의 포스터에서 얼굴 왼편에 그려진 것이다.[5] 고객의 이름은 따로 등장하지 않으며, 엔딩 크레딧에서도 The client라고만 나온다.[6] 말 그대로 고객과 제이의 손을 칼로 베어 피로 계약을 맺는다.[7]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왜 죽여야 하는지 등의 정보는 일절 나오지 않는다.[8] 이때 권총으로 자신을 겨누고 있는 제이를 본 신부의 표정이 기묘한데, 마치 다 이해한다는 듯한 미소를 짓는다.[9] 어떤 비디오인지 관객에게는 보여주지 않지만, 전직 군인인데다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청부살인을 맡는 주인공들이 경악할 정도면 스너프 필름 같은 게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10]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라 못 볼 수도 있는데, 문서 파일의 표지에는 영화 초반에 피오나가 새긴 것과 동일한 심볼이 그려져 있다. 다만 제이와 갈은 이 심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11]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갈은 제이가 쓸 데 없는 살인을 저지른 것에 대해 일을 깔끔하고 완벽히 처리하지 못했다는 투로 비난한다.[12] 호텔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13] 피오나가 그린 것과 같은 심볼이 문서들 사이에서도 다시 발견되는데, 갈은 알아채지 못한다.[14] 참고로 아내인 셸 역시 제이와 갈이 맡은 일이 살인청부임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15] 이때 제이와 갈에게 '너희는 톱니다. 틀을 다시 짜야한다' 라고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는 사라진다.[16] 집이 무슨 성마냥 크고 아름다운데, 주인공도 사람 혼자서 저런 곳에 사는 건 좀 아니지 않느냐고 불평한다.[17] 이교도들 중에 살인을 맡긴 고객과 피오나가 속해있음이 이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