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모렐

 


1. 개요
2. 작중행적
3. 기타


1. 개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로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의 은인이다. 자녀로는 아들 막시밀리앙 모렐, 딸 쥘리 모렐이 있다.

2. 작중행적


에드몽 당테스당글라르가 몸담고 있던 모렐 상사의 사장으로 주로 모렐 씨라고 불린다. 과거에는 나폴레옹 지지파였다.[1] 부하였던 에드몽 당테스를 친자식처럼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아꼈으며, 덕분에 당글라르로부터는 미움을 사고 있었다. 파산 직전까지 몰렸을 때도 당글라르에게 돈을 빌릴 생각조차 안 했을 정도. 하지만 너무 어려워지자 어쩔 수 없이 찾아갔다 거절당한다.
본래는 에드몽에게 선장 자리를 넘겨주려 했으나, 그가 감옥에 갇히는 바람에 무산되고 만다. 혼자 남겨진 에드몽의 아버지 루이 당테스에게도 꼬박꼬박 생활비를 대주며 의리를 지켰고, 그가 식음을 전폐하여 자진했을 때 몰래 자신의 지갑을 집에 놓고 가 장례를 치를 비용을 대기도 한 선인이다. 나름대로 에드몽 당테스를 어떻게든 빼내보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 때문에 왕정이 복고되자 보나파르트 파로 몰려서 고생했다고 한다.
그 뒤로는 운이 없었는지 장사하러 나간 배는 줄줄이 침몰하고, 나중에는 모렐 상사가 부도신청을 해야 할 위기에 처하고, 마지막으로 믿었던 파라옹 호마저 침몰했다.[2]
다행히 이 시기 탈옥에 성공한 에드몽이 모렐 씨의 행적과 그때 사정을 알고, 모렐에게 은혜를 갚기로 결심한다. 에드몽은 톰슨 앤드 프렌치 상회의 대리인으로 변장해서 모렐 상사의 중요한 어음을 매입하여 석 달 간의 유예기간을 만들어준다. 그 석 달 동안 있는 것 없는 것 박박 긁어모아 간신히 부도를 막았지만, 미봉책이었을 뿐 석 달 후에도 여전히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배 한 척 없는 모렐 상회에 돈을 빌려줄 곳은 없었고, 모렐이 별로 찾아가고 싶지 않아하던 당글라르에게까지 찾아갔지만 당시 성공해 있던 당글라르는 모렐을 외면한다.[3]
결국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하려던 찰나,[4] 에드몽이 '선원 신드바드'의 이름을 빌려 모렐 씨의 딸인 쥘리에게 총 28만여 프랑의 빚을 다 갚은 어음과 물건을 잔뜩 실은 새 파라옹 호를 보내주어 불명예스런 자살을 피하게 해주고 덕분에 그의 상사는 기사회생한다.
이때 에드몽이 연출한 스케일이 굉장한데, '''파라옹 호와 똑같이 생긴 배 한 척'''에다가, 그 배가 싣고 올 예정이었던 물건까지 그대로 실어서 보냈다.[5]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원래 파라옹 호의 선장과 선원들까지 사전에 불러모아서 새 파라옹 호에 태워 입항을 시켰다.''' 새 파라옹 호 입항 전 돈을 구하려 돌아다니던 모렐이 우연히 회사를 나간 선원들이 좋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마주치고는 '내가 저렇게 차려입을 만큼의 돈은 주지 못했는데, 그나마 다행히 좋은 데 재취직한 모양이다.'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아 이미 그 시점에서부터 에드몽이 선원들에게 제법 두둑하게 챙겨주면서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결혼을 앞둔 쥘리에게는 지참금으로 쓰라며 다이아몬드까지 선물한다.[6] 모렐 가족은 이 때 도와준 사람이라는 뱃사람 신드바드를 찾으려 했는데, 애초에 에드몽이 쓴 가명인 만큼 당연히 찾는 건 불가능했다.
에드몽이 복수를 위해 준비하고 있던 십여 년 사이에 세상을 떠났고, 그래서 한창 복수귀로 활동하던 당시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작중 현재 시점에서 자식들이 나름 부르주아 정도는 되어보이는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아 사업도 제법 부흥시키는 데 성공한 듯하고[7], 말년에는 편하게 운명했다고 한다. 이때 오래 전 자신이 기사회생할 수 있게 도와주었던 그 은인의 정체를 마침내 유추해냈다고 하며, 유언은 "막시밀리앙, 그 사람은 에드몽 당테스였다!"였다고.

3. 기타


남자 캐릭터 중에선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에드몽임을 스스로 알아차린 유일한 인물이다. 다만 확실한 증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각종 정황증거를 보고 짐작한 것이다. 빚을 다 갚은 어음은 붉은 지갑에 들어있었는데, 이 지갑은 본래 에드몽의 아버지 루이 당테스가 죽기 직전 모렐이 벽난로 위에 슬쩍 놓고 간 것이다. 이 지갑에 든 돈으로 에드몽의 아버지의 과 장례비용을 다 댔는데, 이 지갑을 가스파르 카드루스가 가지고 있다가 부소니 신부로 변장한 상태의 에드몽 당테스에게 전해줬다. 에드몽은 이 지갑에다 어음을 넣어 모렐이 그 지갑을 놔둔 바로 그 자리에 갖다뒀기 때문에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
[1] 작중 초반부, 에드몽 당테스에게서 엘바 섬에 잠시 들렀다는 이야기를 듣자 은밀하게 "폐하께선 잘 계시던가?"라고 존칭을 써서 묻기도 하고, 당테스가 "모렐 가라면 나도 잘 알지, 그 집안에는 한때 나와 같은 연대에 복무했던 사람도 있으니"라고 했다는 나폴레옹의 말을 전해주자, 모렐 씨는 그게 바로 자신의 친척 아저씨 되는 '폴리카르 모렐'이라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2] 그 와중에도 선원들은 모두 구조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회사가 망할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선원들에게 봉급을 칼같이 지급할 정도로 정직하고 착한 사람. 게다가 선원들에게도 어찌나 인망을 얻고 있는지, 이 선원들도 배가 침몰했으니 회사 사정이 어려워질 거라며 자진해서 원래 봉급의 1/4인 50프랑만 받겠다고 했다가, 회사 사정이 자기들 생각 이상으로 나쁜 것을 알고는 그나마도 아예 안 받겠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모렐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돈을 쥐어주긴 했지만. 이를 보아 당글라르를 제외한 선원 모두를 아꼈던 것으로 보인다.[3] 당글라르의 출세길의 시작을 모렐이 열어준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자 당글라르의 인격이 제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4] 이때 피에르 모렐의 아들, 막시밀리앙 모렐이 이를 보고 경악하고 함께 죽겠다고 했지만 피에르 모렐이 너는 죽지 말고 네 어머니와 여동생을 보살피라고 타일러서 마음을 접었다.[5] 다만 3개월은 새 배를 건조해서 인도까지 갔다 오기에는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다. 그렇기에 조선소에서 비슷한 모습의 원래 있던 배를 사서 파라옹 호처럼 단장해 인도로 보냈거나, 배는 배대로 새로 만들고 화물은 화물대로 따로 구한 다음 어디 근처에서 접선해서 마르세유로 실어보냈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6] 하지만 모렐 가족은 이 다이아몬드를 팔지 않고 간직했으며, 10여년 후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모렐 일가를 방문했다가 은인이 남겨주신 선물이라며 소중히 모셔놓은 다이아몬드를 보고 속으로 감동하게 된다.[7] 쥘리의 연인이었던 엠마뉘엘이 자신도 모렐 가에 빌붙지 않아도 될 만큼의 돈을 모으기 위해 일하느라 둘의 결혼을 몇 년 미루었다고 하니 본격적으로 결혼 얘기가 오갈 즈음에는 모렐 가가 재산을 어느 정도 되찾았으리라고 볼 수 있다.